안녕하세요. 노트북 입니다.
이번주는 새로운 회원님들께서 공식적으로 함께하시는 첫 날인데요,
가다쿵님은 이번주 집안에 일이 있으셔서 참석을 못하시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미리 사정을 말씀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다음주부터 오신다고 합니다.)
무무선샨님은 오시는 걸로 알고 있고요.
치악산님께서는 이번 주 맨 처음으로 후기를 올려주셨네요. ^^
또 다른 한 분은 아기가 7개월 이신데, 갑작스럽게 생긴 일로 독박 육아를 하게 되어 한동안은 못 오실 것 같습니다.
그래서 총 여섯 분이 될 것 같네요.
첫 주라서 참고로 말씀 드립니다.
아마 차주 부터는.. 못 오시게 되면, 댓글에 간단히라도 말씀 주셔도 될 것 같습니다. ^^
저는 12권을 결국 다 끝내지 못했는데요.
다른 무엇보다 작년 11월부터 저를 괴롭히는 산만함이 크네요.
필요해서 신경을 쓰게 되는 것이지만, 이 산만함을 어떻게 극복할지도 지금 제게는 숙제 같은 느낌입니다.
그래도 토지를 읽는 동안에 느껴지는 감동은 항상 너무나 따듯하고 좋습니다.
어떻게 이렇게 사람 마음을 애잔하게 만드는지.. 이 소설이 가지는 또 하나의 매력 같습니다.
12권에서는 봉순이가 물에 몸을 던져 죽습니다.
석이가.. 봉순이의 망가지는 마음에 분노하여 봉순이의 뺨을 때리고 무릎을 꿇고 울어버린 이후, 봉순이도 석이의 마음을 알았습니다. 이미 선생님이 되고 결혼도 하고 아이들도 낳은 석이지만.. 한때 자신을 진심으로 좋아했고, 지금도 이렇게 망가진 자신을 위해 눈물을 흘리는 남자라는 것을요.
사람 사는 것이 다 그렇겠지만, 뭐 이렇게 뜻대로 안되고.. 특히 왜 사랑이 다 빗나가는지 모르겠네요.
봉순이가 길상과 혼인 하였더라면? 길상은 독립운동을 위해 남을 수 있었을까..?
(서희라는 너무나 듬직한 존재가 아내였기 때문에 두 아들과 아내를 두고 혼자서 독립운동을 위해 남을 수 있었던 것이 아닐까..? 언제가 길상이 보고싶지 않다면 거짓말이라 하겠지만, 최소한 마음이 아프진 않다고. 왜냐면 고생은 안할거니까. 라는 말을 했던 것처럼.)
그런 생각을 했었는데, 이제는 차라리 기생이 된 이후에라도 석이와만 인연이 되었더라도.. 이런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마지막에 자신이 너무 슬퍼하면, 법으로 만난 인연도 아닌 봉순이 나쁜 사람(남자를 꼬득인 아편쟁이 기생)이 되기 때문에 그렇게 슬픔을 드러내지도 못하는 석이가 안타까웠습니다.
석이의 아내 을례를 보면서.. 역시나 배우자의 가장 큰 덕목은 올바른 인성인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정말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그것인 것 같습니다.
연인이 아닌 기본적으로 사람을 사랑하는 마음, 역지사지로 헤아리는 마음, 안쓰러워할 줄 아는 마음이 있는 사람이어야 한 세상 함께 이겨낼 수 있겠다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무리 소설이라지만, 남의 결혼을 두고 함부로 말하긴 싫지만.. 석이 만큼은 결혼을 잘 못 했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착한 시어머니, 올바른 석이를 두고.. 처음부터 그들의 이전 삶(삯바느질과 물지게)을 알게 된 이후 더 안쓰러워하는 것이 아닌 수치스러워하고 무시하는 인성, 화가난다 하여 아픈 자식조차 내 팽개치는 사람이 저도 미웠습니다. 특히.. 손주들 생각해서 그 시절에도 며느리 눈치보고 달래며, 아프고 우는 손주들을 보는 석이네가 불쌍하게 느껴졌습니다.
문득 제 아들은 어떤 배우자를 만나게 될까,,! 생각을 했었는데요,
아마도 제 아들이 진심으로 사랑하게 될 상대라면 다른건 몰라도 마음 하나는 정말 따듯한 사람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말 다른 건 몰라도, 엄마인 제가 아들을 봤을 때 그 마음 하나는 알겠거든요. 너무나 여리고 따듯한 아이인데요.. 그래서 잠시 다짐을 해보게 되었습니다.
아들이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말한다면, 아무것도 생각지 말고 무조건 환영해 주자.
아들이..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 할 수 있게 꼭 응원해주자.
지금 해 봤자 아무 소용없는 그런 다짐을 하게 되었습니다.
[토지]를 읽으면서 이전에는 생각지 못했던 것을 깨닫게 되는 것이 두 가지가 있었습니다.
하나는 독립군도 사람 사는 세상처럼 결국 다양한 사람이 존재한다는 것을 생각하게 되었고,
또 하나는 친일파, 민족 반역자들이 가지는 그 '정신적 궁지'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독립군이 모두 조국의 독립만을 목표로 하나가 된 것이 아니고, 그 안에서도 권력의 쟁탈전, 정치, 음모, 독립을 빙자해 사기를 치는.. 다양한 사람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고, 왜 그럴 수 있다는 생각을 못 해봤을까 싶었습니다.
또 하나는 친일파들의 소행이 왜 그리.. 실제 일본경찰이나 헌병대보다도 더 과격했는지도 이해하게 되었습니다.(용서된다는 뜻은 아니고요.)
민족반역자들에게는 조선인이 사실은 적은 아니요, 그렇다고 일본이 그들의 동지도 아닌 것입니다.
철저한 외톨이라는 것인데, 그 소외의 불안에서 벗어나기 위해 그들이 생각하는 그 강자에 더 강력히 편입되길 원했을 것입니다. 그래서 이성과 양심은 없고, 생존을 위해 더 포악하고 더 교활해 졌던 것이지요. 에리히프롬의 [자유로부터의 도피]에서 잘 설명해 준 (소외로부터의) 불안을 극복하기 위해 인간이 선택하는 길이 그대로 떠오르는 장면이었습니다.
또한 한쪽에서는 검사,의사,사업, 유학을 운운할 때, 어느 한쪽에서는 홍이의 운전기사 모자만 보아도 선망의 대상이 되는것을 보고, 한 개인이 성장하기 위한 모든 것에 주변 환경이 얼마나 중요한가도 생각해 볼 수 있었습니다.
책은 거의 모든 장면에 대해서 떠오르는 생각이 있고, 할 말이 있지만 모두다 나눌 수 는 없습니다.
하지만 오늘은, 그 정겨운 글들에서 생겨나는 그리운 감정들만 조금 더 적어보고 싶습니다.
저는 소설에서 주갑이 아재를 무척이나 좋아합니다.
왜 그런지, 이 분의 말과 모든 행동에서는 사람 사는 냄새가 나거든요.
너무나 정겨운 분입니다. 주갑이 아재가 죽는 장면이 나온다면 몹시 슬플 것 같습니다.
주갑이 아재가 혜관스님께 했던 말중에,
"지금쯤 고향에 있었으면 보릿국을 먹을 것인디, 파릇파릇하게 돋아나는 것 연하디연한 것을, 뜨물 붓고 된장을 연허게 풀어서 끓인 국 냄새가, 봄 냄새여. 깡보리밥을 말아서 무짠지허고." 하며 침을 꿀꺽 삼킵니다.
회원님들도 이런 음식들을 좋아하시는 지 모르겠네요,,!
저는 정말 글만 읽어도, 맛이 상상이 되고 그립습니다.
갑자기.. 저희 고모들과의 추억이 너무나 생각이 났습니다.
저희 친가쪽은 유독 형제들간의 우애가 애틋합니다.
어린 시절에 고모들이 나물 캐고, 칼국수 하시고, 도토리 주워서 도코리묵 쑤고 그런걸 너무 좋아하셔서 많이 따라 다녔습니다. 봄냉이 캐서 해먹는 그 무침과 된장국을 잊을 수 없고요. ㅜ 호박잎 쪄서 맛있는 된장 양념에 싸먹는 그 맛을 진심 잊을 수 없습니다.
지금은 연세도 많이 드시고, 또 편찮으셔서.. 저희와 무척 가까운 시간을 보내신 고모 두 분들을 자주 못 뵙니다.
제가 대학 시절에 항상 주말이 다가오면 전화를 하셨거든요. 빨래 거리를 공부하느라 바쁜 제가 하지 말고 꼭 다 싸오라고요. 그리고 주말마다 고모네 집에 와서 든든하게 잘 먹고 가야 또 공부를 한다고, 서울에 사시니까 저를 챙겨주시려고 거의 정말 매주 연락을 주셨습니다. 가면 정말 불고기 등등 맛있는 반찬과 찌개들을 한상 해서 저를 차려주셨어요.
당시에 고모께서는 50대셨는데.. 은행에 다니는 친척언니가 과로하면 실수할 수 있다며, 돌도 안된 아기를 데리고 사셨습니다. 지금 제가 아이를 키우니.. 생각만 해도 고모의 그때 삶이 얼마나 힘드셨을텐데 저를 그렇게 챙기셨는지, 제 빨래 거리도 여자 아이는 깔끔해야한다며 다 손빨래로 빨아주시고 했던 기억이 납니다. ㅜ
그때는 제가 애를 키워본적이 없기 때문에.. 고모가 얼마나 힘드신줄도 몰랐던 거지요. ㅜ
아이를 키우며 너무 생각나서 전화를 드리면, 말도 마라고. 그때는 잠도 부족하고 완전 골병 들었다고 하시거든요..
아이를 낳고, 엄마도 많이 생각났지만 고모가 많이 생각나서 더 자주 전화도 드리고, 그동안 챙기지 못했던 걸 저도 더 많이 챙기게 되었습니다.
귀가 잘 안들리신다고 해서, 제가 보청기를 사드리고 싶었는데 알아보니 정말 비싸더라고요;
그런데 나라에서 지원금제도가 있다는 것을 알고, 고모께서 해당이 되시는지 알아보겠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그 때 고모께서
"늙어서 나라에 도움도 안되면서.. 괜히 비싼 지원금 받아서 안그래도 힘든 젊은 사람들한테 무게를 지우는 것 같아 죄스러운 마음이 든다. 그런건 안하고 싶다."
고 하셨습니다.
저는 고모께서 진심으로 하시는 말씀인 걸 너무 잘 알았기 때문에, 또 한번 감동을 받았습니다.
이런분도 계신데.. 정 반대의 분도 계시고.. 참 세상엔 다양한 사람이 존재한다고 당시에도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저는 고모랑 정말 통화를 자주 했었는데, 작년에 아이를 가정보육을 결정하고 저의 활동(?)을 정리한 이후로는.. 제 맘이 힘이 나지 않아서 일지.. 고모께도 연락을 거의 드리지 못했었습니다.
갑자기 주갑이 아재의 저 대사를 보는데, 무척이나 고모 생각이 나네요.
이 소설이 그런 것 같습니다. 별거 아닌데 사람의 마음을 건드리는 대사들이 너무나 많거든요.
그럼 갑자기 무언가가 너무 생각나고 그립거나, 누군가가 막 보고싶고 생각납니다.
너무 신기한 소설이네요.
오늘 후기는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12권을 완독하면.. 또 주말이 아니어도 남겨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노트북 드림.
안녕하세요 노트북님
노트북님의 글 잘 읽었습니다.
토지를 읽으면서 저는 봉순이에게 마음이 많이 갔었는데 봉순이의 삶이 참 애달프다는 생각을 많이 하고 그녀의 죽음에 안타까웠던 기억이 납니다.
노트북님의 고모님 이야기를 들으니 참으로 훌륭한 생각을 가지신 어른이시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조카들을 위해 골병이 들 만큼 희생을 감수하시고 나 자신의 안위보다 다음세대의 짐을 조금이라도 덜어 주시려고 하는 모습이 존경스럽다는 생각입니다.
나이가 든다고 모두 어른이 되는건 아니라는 생각을 늘 하고 있었기에 어쩌다 참된 어른을 만나게 되면 그렇게 반갑고 감사할수가 없습니다.
이렇게 글로 생각을 나누는게 익숙하지는 않지만 저처럼 글을 읽고 이해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는 사람에게는 생각을 정리할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제 약점을 보완할수 있어 좋습니다.
다음주가 벌써 기대가 됩니다.^^
노트북님이 쓰신 주갑이 아재이야기.
저도 이런 소박하고 정감있는 글에서
옛시절을 많이 떠올립니다.
모든이에게 과거 추억들은 소중한 그리움을
담고 있지요.
우리 마음 깊숙이 파고드는 소설속 작은 장면들이
이 소설의 가치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별거 아닌데 사람의 마음을 건드리는 대사들'
이런 대사들을 통해. 그리고 후기글을 통해.
함께 감정을 나눌 수 있었서 너무 소중합니다.
노트북님의 가족 친지 얘기를 들으면
또 그게 큰 울림과 함께 잔잔한 미소가 지어지곤
합니다.
그런 가정에서 자라셔서 이런 글들이
나오는구나 싶습니다.
고모님 이야기도 감동적입니다.
언젠가 노트북님이 자전적 소설을 쓰시고
싶다고 하신 말씀이 생각나는데,
노트북님이 만약 소설을 쓰신다면
그 소설은 따뜻함이
'작은아씨들' 감성 같지 않을까?
저는 가끔 상상하곤 합니다.^^
오늘도 좋은 후기글 읽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네 맞습니다. 노트북님의 글이 너무 공감이 갑니다. 고모님 이야기를 들으면서 토지가 우리의 정서 어느 부분을 건드리고 있다는 생각을 저도 했습니다. 그 시절을 산건 아니지만 문득문득 나의 어린시절 순간의 장면이 생각이 나고, 나를 애틋해하시는 할머니가 생각이 나고...저도 그랬습니다. 또 고모님의 말씀에서 저도 너무 감동을 받았습니다. 젊은 사람들의 노고를 대신한 세금을 내가 써서 되겠냐는 말씀. 고개라 절로 숙여지는 말씀이었습니다. 그런생각을 전 해본적이 없었거든요. ㅜㅜ 그런 따뜻한 분이시니 주변분들에게 어떻게 하셨을지 말하지 않아도 알것 같습니다.
따뜻한 주갑아재에게서 그런 체취를 맡으셨군요. 이 소설의 가장 큰 장점이 아닌가 싶어요.
마음이 따뜻해지는 이런 거요. ㅎ
친일파 얘기는 저도 그런 생각을 했어요.
사실 그들을 자세히 이해하려고 노력한적도 없었고 그들안에서 어떤 갈등이 있었는지 애써 외면하려고 했다는 말이 더 맞을지도 모르겠네요. 맞아요. 그들도 사람인데 왜 이런저런 갈등이 없었을까요.
그들의 더 모진 행동들은 결국 자신을 지키고 보호하려는 본능이었다는 것을 분명히 알게 된 시간이었습니다.
인간 심리를 공부하면 인간은 다 비슷하다...는 결론이 나지 않을까 싶은 생각도 하게 됩니다.
누구를 만나 결혼하느냐는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함이 없겠어요.
내가 만약 다른 사람과 결혼을 했다면 지금 나의 삶이 달라졌을까.. 물론 달라졌겠죠.
그런데 나의 본연의 마음은 변하지 않았을거니까 아마도 모양은 달라졌겠지만 자세가 달라지지는 않았을거란 생각도 하게 됩니다. 어디서나 나의 마음가짐 그리고 나의 자세를 가다듬는 일은 어떤 상황에서도 내가 할수있는 유일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모양은 다르지만 본연은 다르지 않은 나의 삶을 살게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잘살고 못살고의 문제가 아니라 내가 생각하고 의도하는 대로 살아가는 삶. 그게 가장 중요하고 내가 지켜야할 자세라고 생각을 노트북님이 쓴 글을 읽고 다시 한번 하게 됩니다. ㅎ
노트북님과 오늘도 많은 얘기를 하게 되네요. 그래서 즐겁고 행복합니다. ㅎ
그리고 신입회원들의 소식도 감사합니다. 모두 어서 참여하셔서 즐거운 시간 함께 하면 좋겠어요.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