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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이
2024년 11월 29일
In 주 1회 독서 후기 공유 모임
안녕하세요? 콩이입니다.
주말에 속초로 여행을 가게 되어 미리 업로드합니다.!
이번주에 눈이 정말 많이 왔는데 다들 무탈하신가요? 날씨가 갑자기 변하거나 할 때 위즈덤플로우 회원분들이 가끔 생각이 납니다. 잘 지내고 계신지 여쭤보고 싶어서 책을 더 시간 내서 읽게 되는 것 같아요.
이번 주는 한강 작가님의 작별하지 않는다를 읽었습니다. 작별하지 않는다를 읽을 때 눈이 많이 왔는데, 책 내용의 절반 정도의 배경이 폭설이어서 앞으로 눈이 많이 오는 날은 이 책이 생각날 것 같습니다.ㅎㅎ
책은 인선과 경하의 이야기입니다. 인선의 부모님은 제주4.3 사건 희생자의 가족이고, 피해자입니다. 인선의 엄마는 어릴 적 제주4.3 사건으로 대부분의 가족들을 잃었고, 그 중 오빠는 실종되었습니다. 인선은 어릴 적 엄마가 미워서 가출한 적이 있습니다. 다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저도 한때는 부모님이 이해되지 않아 미워했던 적이 있어요. 나이가 들고 또 다른 시선으로 부모님을 이해하게 되는 것 같아요. 인선도 어릴 때는 이해가지 않았지만 엄마가 돌아가시고 난 후에는 엄마가 얼마나 간절히 오빠를 찾아다녔는지 알게 됩니다.
사실 1950년대에 발생한 보도연맹원과 민간인 학살은 잘 모르던 이야기였습니다. 책을 읽고 내용을 찾아봤는데 너무나 충격적이었어요.. 어떻게 국가가 국민을 집단 학살할 수 있는지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이런 일이 발생한지 백년이 채 되지 않았는데, 그럼 희생자들의 가족도 아직 살아 있을거에요.. 그 시절에는 인권보다 이념을 중요시하던 때라고는 하지만 사상에 물든 이들을 통제할 목적으로, 그것도 지역별로 가입 할당제를 부과하여 할당제를 채우기 위해 민간인을 거짓으로 가입시켜 잔인하게 죽인다는게 찾아보면서도 믿기지 않았습니다.
인선의 엄마는 보도연맹원 학살로 죽임당한 오빠의 흔적을 찾아 다니지만, 결국 찾지 못합니다. 치매에 걸린 엄마를 인선이 돌보는데 아이가 되어서도 남겨진 희생자의 가족들은 어떤 정신적인 고통 속에서 사는지 알 수 있었어요. 너무 슬펐습니다ㅜㅜ
엄마는 나를 죽어가는 동생이라고만 생각하지 않았어. 언니라고 믿을 때가 더 많았고, 어떨 때는 낯선 사람으로 여겼어. 자신을 구하러 온 모르는 어른. 무서운 악력으로 내 손목을 붙잡고 엄마는 말했어. 구해줍서. 해가 저물면 엄마는 더 깊은 혼란에 빠져 집 밖으로 나가고 싶어했어.
이상하지. 엄마가 사라지면 마침내 내 삶으로 돌아오는 거라고 생각했는데, 돌아갈 다리가 끊어지고 없었어. 더이상 내 방으로 기어오는 엄마가 없는데 잠을 잘 수 없었어. 더이상 죽어서 벗어날 필요가 없는데 계속해서 죽고 싶었어.
책을 읽으며 처음엔 인선이 키우는 새가 등장한 것에 궁금증이 있었고, 나중엔 인선이 죽은 혼일까 경하가 죽은 혼일까 궁금했습니다. 근데 나중에는 그런 사실은 중요하지 않은 것 같았어요.
작가의 말에 “이 소설이 지극한 사랑에 대한 소설이기를 빈다” 라는 글을 보고 눈물이 찔끔 났습니다. 소년이 온다는 국가 폭력에 희생당한 남겨진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라면, 이 소설은 국가 폭력에 희생당한 사람들의 가족에 대한 사랑 이야기인 것 같습니다. 한강 작가님 책은 참 많은 생각을 하게 하고, 희생자분들한테 미안한 마음을 들게 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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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이
2024년 11월 17일
In 주 1회 독서 후기 공유 모임
안녕하세요? 콩이입니다.
정말 오랜만에.. 글을 쓰게 되어 민망한 마음이 있습니다.ㅎㅎ 그래도 노트북님, 딸기님, 글여행님 등 다들 잘 계시는지, 계속 책 읽고 계시는지도 궁금해서 오랜만에 와봤는데 정말 꾸준히 읽고 쓰고 계시는걸 보고 대단하다고 생각이 들었어요. 나름 바쁜 하루들을 보내고 있는데 가끔 와서 후기 남기고 같이 공유해도 될까요?
이래저래 핑계를 대며 미루다가 한강 작가님 책은 꼭 읽고 후기를 남기고 싶더라구요. 엄마랑 책을 가끔 같이 읽는데, 지난 5월에 엄마가 제주도 책방에서 소년이 온다를 읽고 싶은데 너무 마음이 아플까봐 못 읽겠다고 하셨어요. 9월 초에 서점갔다가 (노트북님 만난 교보문고요 ㅋㅋ) 내가 먼저 읽고 줘야겠다 싶어서 샀는데, 얼마 뒤에 노벨상을 수상하셔서 너무 놀랐고 정말 벅차올랐습니다. 제가 받은 것도 아니고, 제 가족이 받은 것도 아닌데 너무 기뻐서 여운이 정말 오래 가더라구요.
예전에 한강 작가님의 채식주의자를 읽었는데, 그때는 너무 충격적이었거든요..? 내용은 그런데 또 흡입력이 있어서 한 자리에서 쉬지 않고 읽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제가 미룬 탓도 있지만 ㅎㅎ 이 책은 읽는데 두달 정도로 오래 걸렸습니다. 읽는 내내 얼마나 많이 울었는지 몰라요, 문체는 덤덤한데 왜 이렇게 슬픔이 묻어 있는지.. 문장 하나 하나에 슬픔을 꾹 꾹 눌러 담아 쓰신게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소설인데 마치 그날 이후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주는 다큐멘터리 같았어요.
각 챕터가 그날을 기억하고 있는 사람들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 보여주는데요. 살아 남아도 살아 남은게 아니라 여전히 그 때에 머물러 여전히 힘들게 살아가고 있는 모습이 더 슬프고 처절했습니다.
나는 싸우고 있습니다. 날마다 혼자서 싸웁니다. 살아남았다는, 아직도 살아 있다는 치욕과 싸웁니다. 내가 인간이라는 사실과 싸웁니다. 오직 죽음만이 그 사실로부터 앞당겨 벗어날 유일한 길이란 생각과 싸웁니다.
당신을 잃은 뒤, 우리들의 시간은 저녁이 되었습니다. 우리들의 집과 거리가 저녁이 되었습니다. 더이상 어두워지지도, 다시 밝아지지도 않는 저녁 속에서 우리들은 밥을 먹고, 걸음을 걷고 잠을 잡니다.
당신이 죽은 뒤 장례식을 치르지 못해, 내 삶이 장례식이 되었습니다.
다시 책상 앞에 앉았다. 묵묵히 쌀알을 씹으며 드녀는 생각했다. 치욕스러운 데가 있다, 먹는다는 것엔. 익숙한 치욕 속에서 그녀는 죽은 사람들을 생각했다.
이 부분에서는 채식주의자가 생각났습니다. 어떤 폭력에 노출되고 고통을 감내하는 모습에서 닮아있는 것 같아요.
수배 중인 번역자의 이름 대신, 미국으로 이민 갔다는 편집장의 친척의 이름을 넣은 책이었다. 염려했던 이 책은 정작 검열과에서 두 문단만 삭제되어 무사히 인쇄소에 넘겨졌었다.
제 인생 영화 중 하나로 꼽는 “타인의 삶”이 떠올랐습니다. 최근에 재개봉해서 영화관에 다녀 왔었는데요. 이 영화에서 동독의 비밀경창이 진보적인 성향을 가진 예술가들(블랙리스트)을 감시하는데, 작가 중 한명이 실체를 폭로하고자 서독에 출판하기를 원하는데 감시가 심해 서독 작가의 이름을 빌려 출판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혹시 안보신 분들이 계시다면 추천합니다..! ㅋㅋ
인간은 무엇인가. 인간이 무엇이지 않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패배할 것을 알면서 왜 남았냐는 질문에, 살아남은 증언자들은 모두 비슷하게 대답했다. 모르겠습니다. 그냥 그래야 할 것 같았습니다. 그들이 희생자라고 생각했던 것은 내 오해였다. 그들은 희생자가 되기를 원하지 않았기 때문에 거기 남았다.
에필로그는 작가님이 책을 쓰게 된 과정인 것 같아요. 희생자가 되지를 원하지 않아서 남았다는 말이 마음을 울렸습니다.. 어린 학생들이 고문받고, 무고하게 죽어갔다는 사실이 믿기지가 않습니다. 읽으면서 내가 이 때 광주에 있었다면 어떻게 했을까? 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는데, 결말을 알고 있어서 답을 못 내리겠더라구요. 같은 사람으로서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이에요..
다음엔 작별하지 않는다를 읽고 싶은데 이 것도 제주43사건의 이야기라고 해서 망설여집니다,,
수능날 책을 다 읽었는데요. 제가 수능볼 때는 너무 추워서 덜덜 떨었던 기억이 있는데 올해 수능은 춥지가 않네요ㅎㅎ 모두들 다음주부터 날이 많이 추워진다는데 감기 조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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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이
2024년 9월 04일
In 삼국지 - 나관중 원작, 이문열 평역.
안녕하세요! 콩이입니다.
8권을 다 읽게 되어 완독 후기를 짧게 나마 올리려고 합니다.
다른 분들은 이번주에 10권까지 끝나실텐데.. 제가 좀 늦어서 늦게라도 꼭 다 읽고 후기 남기고 싶습니다.
8권에서는 관우와 장비 그리고 조조가 죽게 됩니다..
• 관우는 팔에 화살을 맞았는데 화타가 살을 가르고 뼈를 긁어내는 와중에도 웃으며 참아냅니다. 화타전에도 없는 이야기라 연의에서 지어냈을 가능성도 있지만, 그만큼 관우의 자부심을 알 수 있는 대목이었습니다.
• 보면서 관우의 죽음 부분에서는 너무 의아한 면이 많았습니다. 유봉이 관우를 도와주지 않은 것도 그렇고..공명은 관우로 하여금 조조를 치게 했으나 관우의 뒤를 지켜주려는 노력이 없었습니다. 공명이 등장했을 때부터 묘한 신경전이 있었는데 관우가 죽음에 이르기까지 방관한 것도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결론적으로 공명은 비록 관공이 그토록 참혹한 최후를 맞기를 바라지 않았다 하더라도 그가 떨어질 위험성에 대해 의외로 냉담했던 것만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 ‘관우의 끝 모르는 자부심도 민중적인 매력을 더해 주었음에 분명하다. 벌거숭이 힘의 지배를 받는 난세일수록 자부심같은 고급한 정신의 사치는 지켜내기 어렵다.’
8권에서는 조조에 대해 의견을 기재해 주신게 재밌었습니다.
• 조조는 백성들에게 무리하게 세금을 거두거나 괴롭히지 않았고, 큰 싸움이 끝났을 때마다 죽은 장병들의 가족에게 땅을 나누어 주었다고 합니다. 악인으로 기억되는 것치고 백성들에게 잘 베풀었는데, 유비는 마음을 샀지만 조조는 백성들에게 잘 대해주고도 마음을 얻지 못한 것인가 싶어 씁쓸했습니다.
• 조조 군사를 부리는 면은 무모해보일 수는 있으나 그만큼 자신의 순간 동물적인 판단에 자신감이 있었을 것 같습니다. 자신을 믿지 못하면 부딪혀가며 계책을 바꾸는 건 쉽지 않을 것 같아요.
• 조조가 악인으로 기억되는 것에, 중국인들이 이상형으로 보는 군주는 유방인데 조조는 그 반대편에 선 인간형이라는 이야기도 재밌었습니다. 회사 팀에 삼국지를 엄청 좋아하는 팀원이 있는데, 초한지도 읽는 것을 추천해 주시더라구요. 나중에 항우와 유방의 이야기도 읽게 되면 재밌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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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장비는.. 정말 어이없게 죽음을 맞게 되어 허탈했습니다.
남은 두 권에서는 재갈량과 사마의의 이야기가 나올 것 같아 기대됩니다. 남은 두 권도 열심히 읽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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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이
2024년 8월 18일
In 삼국지 - 나관중 원작, 이문열 평역.
안녕하세요! 콩이입니다.
부랴부랴 7권을 완독해서 자기 전 짧게나마 후기를 쓰고 자려고 합니다. 코로나는 다 나은 것 같은데, 다른 분들은 괜찮으신지 궁금하네요. 이번 주도 고생하셨습니다~!
• 위연과 황충의 싸움을 유비가 용인술로 말리게 됩니다. 용인술의 뜻을 찾아보니 ‘다른 사람의 말이나 행동을 너그럽게 받아들이어 인정하는 기술이나 재주’라고 합니다. 황충은 유비에게 위연을 험구함으로써 옹졸함을 보였는데도, 유비는 황충이 말리는 바람에 위연을 용서해 준다는 거짓말로 위연의 잘못을 빌게 만들었습니다. 윗 사람으로서 너무 지혜롭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그리고 유비가 서천을 장악하고 법령과 조규를 제갈공명에서 맡기는데요. “나라의 여러 법령 가운데 으뜸은 죄벌을 다스리는 형률일 것이오. 착한 사람은 마음놓고 살 수 있고 악한 자는 두려움을 품게 모든 죄는 무거운 벌로 다스리도록 하시오”. “유장이 어둡고 약해 덕으로 다스리지도 못하면서 그 형벌마저 위엄이 없어 군신의 도리가 차차 어지러워졌던 것이오. 총애하는 자만 벼슬을 높이니 벼슬이 높아질수록 남을 해치고, 무턱대고 따르는 자에게만 은덕을 베푸니 은덕받는 자는 거만해졌소.” 요즘 어지러운 뉴스들이 많이 뜨는데, 그런 뉴스를 보면 드는 생각이어서 공감되었습니다.
• 7권의 후반부는 조조가 자신에게 반기를 들려고 하는 복황후를 죽이고 딸을 황후로 책봉하였고, 맏아들을 세자로 책봉하였고, 스스로 천자가 될 준비를 마쳤습니다. 복황후를 때려 죽였을 때 작가님이 덧분인 말이 있습니다. “조조가 한 일이 지나쳤다고 해서 복완이 곧 충의의 사람이라 단정지을 수 있을까. 악인에게 해를 입었다고 해서 그가 무조건 선인이라 믿는 것이야말로 선악의 지나친 양분법이 아닐까.” 사람은 입체적이니 작가님도 그런 시작으로 조조를 바라보고 계신 것 같습니다. 가끔 저도 양분법적으로 생각하게 될 때가 있는데 뜨끔하게 만든 문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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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이
2024년 8월 16일
In 삼국지 - 나관중 원작, 이문열 평역.
안녕하세요! 콩이입니다.
코로나 덕분에(?) 집에서 나가지 못하고 책을 읽을 시간을 갖게 되어 내심 좋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요즘 유행하는 말로 럭키비키입니다ㅋㅋ 이번주에 5권, 6권을 완독하게 되어 기쁘고 이 틈을 타 7권도 빠르게 읽어 보려고 합니다.
그리고 저는 시 도서관에서 빌려서 보는데, 누군가가 제 뒤를 바짝 쫒고 있어서.. 반납을 늦게 하면 다음 권을 바로 읽을 수 없을 수도 있겠구나 싶은 압박감도 생겨서 재밌습니다.
6권은 제갈량의 꾀가 돋보였던 것 같아요. 제갈량은 모두의 머리 꼭대기에 있는 것 같습니다. 어떻게 바람의 방향까지 바꿀 수 있지 싶었습니다. 그리고 기다리던 적벽대전이 나온 부분이라 더 재밌게 읽었습니다.
• 거짓으로 남을 속이는 꾀보다, 주유와의 내기에서 이기려 조조에게 화살 십만개 이상을 빼앗아 온 꾀가 정말 기발했습니다. 저였다면.. 열심히 화살을 만들다 죽었을 수도 있을텐데 말이에요.
• 또 방통의 연환계도 신박했습니다. 어떻게 조조한테 연환계를 하게끔 설득할까 싶었는데, 조조 군들의 배멀미를 이용하다니요.
• 6권에서는 특히 정사와 연의가 다른 부분을 찝어주는 평역가 의견이 많이 기재되어 있어서 좋았습니다. 재밌는 스토리가 끝나면 꼭 연의에서 과장되거나 지어낸 이야기라고 해서 놀랐는데요. 적벽대전의 이야기도 그렇고, 제갈량과 주유의 싸움, 조조의 패배를 부풀린 점, 유비의 혼인 등이 그렇습니다. 5권에서부터 읽으면서 주유도 공명이랑 머리를 견주어 볼만 한 인물이라고 생각했는데, 뒤로 갈수록 공명한테 쉽게 속다가 일찍 죽는 인물로 묘사되어 안타까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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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이
2024년 8월 14일
In 삼국지 - 나관중 원작, 이문열 평역.
안녕하세요! 콩이입니다.
다들 날씨가 이렇게 더운데 잘 지내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다른 분들 글도 같이 읽어야 하는데 이래저래 바쁘다 보니 책 완독하기에 집중해서 그러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 아쉬워요.
요 며칠 코로나에 걸려서 골골대다가 이제야 4,5권 후기를 남기게 되었습니다! 요즘 회사에서도 코로나에 많이 걸려서 그런지 저도 결국 확진이고.. 최근에 조카가 태어났는데 조카 걱정도 되더라구요 ㅠㅠ 회원님들도 건강 유의하시고 더운 여름 잘 보내셨으면 좋겠습니다. ^^
현재 5권까지 읽었는데, 4권~5권이 제일 재밌었어요!!! 특히 5권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어서 다음 권이 더 궁금해졌습니다. 안타깝게도 4권을 읽자마자 반납해야 해서 글을 발췌하지 못했습니다 ㅠㅠ
[4권]
• 관우가 너무 멋있습니다.. 목숨을 버릴지언정 의리는 버리지 않는 모습이 감동적이었고 그런 관우를 인정하고 보내주는 조조의 모습도 멋있는 모습인 것 같아요.
• 유비한테는 조조가 갖지 못한 의리 충만한 장수들이나 모사들이 있는 걸 보면 조조가 마음을 얻는 데에는 좀 부족한 면이 있긴 한 것 같습니다.
[5권]
• 5권에서는 초반에 좀 의심스러웠던(?) 유비의 속마음이 있어서 재밌었습니다. 겉모습처럼 속마음도 어질기만한 사람이었는지 궁금했는데 전략적으로 소탈하고 야심없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그렇고, 유표 앞에서 술에 취해 실언하는 모습도 그렇습니다.
• 유비의 다양한 모습을 볼 수 있어서 좋았는데, 또 유비가 서서를 보낼 때 손건에게 “다른 사람을 시켜 어머니를 죽이게 하고 그 아들을 쓴다는 것은 어질지 못한 일이다. 또 그를 붙들어두는 것은 모자간의 도리를 끊는 짓이나 마찬가지로, 의롭다 할 수 없다. 우리는 죽는 한이 있더라도 어질지 못하고 의롭지 않은 일을 할 수는 없다” 라고 했습니다. 그 후에도 조조에게 쫒기는 와중에 백성들과 함께 이동한다던지 하는 모습들은 확실히 조조와 반대되는 성격인 것 같아요.
아무리 난세라 하더라도 사람의 기본 도리를 지키기가 쉽지 않은데 난세에 어진 모습을 보여주니 백성들이 따르지 않을 수 없었을 것 같습니다. ‘무릇 큰일을 하려는 이는 반드시 사람을 그 바탕으로 삼아야 하는 법이오. 이제 그 바탕 되는 사람이 내게로 몰려오는데 어찌 버리고 갈 수 있겠소?’
• 5권은 유비의 제갈량 만나기 프로젝트였는데 제갈량도 유비의 정성스러운 모습에 져주기도 했지만, 좋은 모사를 만날 때 자신도 그 모사가 내는 계책의 옳고 그름을 알아볼 안목이 있어야 합니다. 제갈량이 관우 장비의 인정을 받고 내세우는 계책이 들어맞을 때 되게 재밌었습니다. ㅋㅋ 그동안 공명은 언제 나오지 기다렸는데 보람이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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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이
2024년 7월 29일
In 삼국지 - 나관중 원작, 이문열 평역.
안녕하세요! 콩이입니다.
호기롭게 시작했는데 3권부터 일정이 밀려 속상한 마음이 듭니다 ㅠㅠ 그래도 늦었지만 부지런히 쫒아가보겠습니다!
조조는 정말 요즘 말로 입체적인 인물인 것 같습니다. 조조의 낙양 입성부터 천하가 운명처럼 조조의 품으로 들어오는 것 같은 때도 그렇지만, 여러가지 사건으로 다양한 모습을 갖고 있습니다.
• 여자를 탐하는데 정신이 팔려 기습에 도망치다 맏아들 조앙을 잃은 사건인데, 조조는 맏아들을 잃었다는 것 보다 아끼는 장수인 전위를 잃은 슬픔이 더 컸다고 합니다. 삼국지 다른 버전을 잃지 않아서 잘 모르겠지만, 이 책이 좋은 이유가 이문열 선생님의 평역이 덧붙여진 게 시야를 넓힐 수 있어서 좋습니다. 이기로 해석되는 부분도 실로 영웅에게나 가능한 매서운 결단으로 볼 수 있다. 그 경우 아들을 대신해 죽는 것은 세상의 범부라도 할 수 있다. 그러나 작은 인정에 끌리지 않고 자기 목숨의 무게와 아들의 목숨이 가진 무게를 냉정히 헤아려 결단하는 것은 범부로서는 오히려 어려운 일이다.
• 줄어든 양식으로 군사들의 원성이 높아지자 그 화살을 돌리기 위해 왕후를 죽인 일은 정말 경악스러웠습니다. 자기 편의 사람의 목숨을 말 그대로 이용한 것이 섬뜩했습니다. 이문열 선생님은 조조의 여러가지 모습을 부각시키려고 노력하신 것 같습니다. 어떤 때는 거창한 대의로 가리기도 하고, 어떤 때는 사실 자체를 말살시키거나 거꾸로 미화하여 드러나지 않고 있으나, 조조처럼 번득이는 임기응변의 재능이 있고 그때같이 필요에 쫓길 때 과연 그 같은 수단을 쓰지 않을 동양적 영웅이 몇이나 되겠는가.
• 여포를 정리할 때 스스로 죽음을 택한 진궁의 가솔들을 돌봐주라고 명령한 모습은 그 전에 봤던 모습들과는 다르게 또 인정이 넘쳤습니다.. 정말 다양한 면을 가지고 있네요 ㅎㅎ
반면 3권을 보니 유비도 마냥 인덕이 넘치는 모습만을 가진 인물은 아닌 것 같습니다.
• 유안이 유비에게 자신의 아내를 죽여 고기를 내어준 이야기는 경악스러웠습니다. 물론 책에서처럼 사실과 다르게 과장되었을 수도 있고, 그 시절의 이야기니 그럴 수 있겠거니 싶지만서도..ㅠㅠ
• 유비는 워낙 인덕이 있는 캐릭터로 기록되지만, 여포의 호의에도 불구하고 여포를 구해주지 않았다는 점은 유비에게도 천하를 갖고 싶은 욕심이 있고 마냥 인덕이 있는 모습만 있는 건 아니구나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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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중에 조조와 유비가 어떻게 붙게 될지도 궁금하고, 옥새의 주인이 끝내 누가 될지도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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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이
2024년 7월 15일
In 삼국지 - 나관중 원작, 이문열 평역.
안녕하세요! 콩이입니다.
이런 기회가 아니면 아마 앞으로 시도하지 않을 것 같아서.. 저도 용기내서 지정 도서 읽기에 참여했습니다. 분기가 끝난 뒤라 바빠서 좀 빠듯했지만 2권까지 읽으니 시도하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릴 때 만화로 된 삼국지는 읽었는데 책으로 읽으니 그때 기억이 새록 나네요. 그때는 에피소드에 집중했다면, 지금은 인물들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어릴 적 생각했던 인물들이 어떻게 재평가될지 앞으로 기대되는 부분입니다. 읽다 보니 모르는 한자어가 많아 시간이 좀 걸림에도 불구하고 너무 재밌습니다! 그리고 워낙 오래된 책이긴 하지만 지금에도 교훈으로 삼을 법 한 지혜들이 있어서 더 재밌는 것 같습니다.
[1권]
• 세간에 떠도는 근거 없는 소문을 유언비어라 한다. 그런 유언비어가 떠돌게 되는 원인은 두 가지로, 하나는 정치적 폭력에 의해 언로가 막혀 있을 경우이고, 다른 하나는 정당성을 공적으로 확보하지 못한 집단 또는 개인이 자기를 드러내지 않고 상대를 공격하는 비열한 수단으로 쓰는 경우이다. 슬기로운 사람은 유언비어를 들어도 전하지 않는다. 진실은 확인할 길이 없고, 꾸며댄 자나 퍼뜨린 자의 주관과 목적만 되풀이 강조되는 그런 종류의 뜬소문을 다시 전하는 것은, 잘해야 용기 없는 정의의 주관에 뇌동하는 것이 되고 자칫하면 악당을 쓰러뜨리기 위한 다른 악당의 계교를 도와주는 결과가 되기 때문이다.
• 조조의 그 같은 결정은 곧 그의 정신이 전통적인 유가의 가르침과 결별하는 걸 뜻하기도 했다. 그때껏 그가 힘들여 걸어온 것은 충, 효, 인, 의의 길이었다. 하지만 그것은 태평스런 시대의 원리였고, 돌이킬 수 없는 혼란의 시대에는 맞지 않았다.
[2권]
• 동탁이 죽음까지 이르기 까지 흥미진진했고, 폭군이 어이없게 죽어서 통쾌하기 까지 했습니다. 어릴 때 봤던 만화 삼국지에서는 동탁의 배에 심지를 꽂고 불을 붙이니 몇날 며칠 동안 불이 꺼지지 않았다는 내용이 기억나는데 그런 내용은 없더라구요^^..
• 2권에서는 조조가 돋보였습니다. 동탁을 암살 시도하다 들켰을 때도 그렇고 처세술에 능한 것 같고, 주위에서 하는 충언은 잘 받아들입니다. 그리고 여포의 계책에 걸려 크게 당했을 때도 자신의 잘못임을 인정하고 앞날을 모색하는 모습에서 큰 인물인 걸 알 수 있었습니다.
• 비록 정의일지라도 지나치게 독선에 흐르면 화가 따른다는 이치. 여포를 꼬드겨 동탁을 처리하는 것까지 성공한 인물인데.. 왕윤의 죽음은 좀 아쉬웠습니다.
#이문열 #삼국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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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이
2024년 6월 23일
In 주 1회 독서 후기 공유 모임
~p.136
<2박 3일의 남도기행> 1993
• 인적 없는 광주 호반에서 무등산을 바라보니까 전혀 달라보였다. 나는 그때 그 좋은 경치를 몰라보고 일본 비와호 유람선상에서 후지산을 바라보면서 천하의 절경처럼 탄성을 지른 나의 천박한 관광 여행을 돌이켜 보면서 심한 부끄러움을 느꼈다.
• 어찌 일본 여행뿐일까. 80년대 초에 처음으로 유럽 구경을 해 보고 나서 나는 그쪽 문화뿐 아니라 그쪽 농촌의 풍요한 아름다움에 거의 경도돼 있었다. 그러나 여직껏 어떤 지면에도 기행문 비슷한 것도 쓴 적이 없다. 그쪽 것에 경도된 마음은 우리의 초라한 문화와 엉망으로 훼손되고 오염된 자연에 대한 혐오감과 표리를 이루고 있었기 때문에 섣불리 남 앞에 드러내기가 싫었던 것이다.
요즘엔 엔저현상으로 일본 여행을 가는 사람이 늘었다. 우리 회사에서만 해도 같은 실에서 여러 명이 일본 여행을 가곤 한다. 나는 19년도 초에 항거라는 영화를 보고 다시는 일본 여행을 가지 않겠다고 마음을 먹었는데, 이후 그 해에 일본 불매운동이 있었으나 지금은 우리가 언제 그랬었나 싶다. 여행을 좋아해서 해외 여행을 많이 다녀본 편이고 일본만 해도 5-6번을 갔었는데, 그 영화를 본 직후에는 일본 여행을 하면서 맛있는 일본 음식과 깨끗한 거리 그리고 친절한 일본 사람들까지 좋아했던 내 모습이 너무 부끄러웠다. 앞으로도 나는 웬만하면 여행으로 가지 않겠지만.. 회사에서 다녀온 사람들이 일본에 대해 찬양을 할 때면 속으로 불편한 마음이 생기곤 한다.
<특혜보다는 당연한 권리를> 1982
• 어떤 자리에서나 극단적인 편견에 치우친 말일수록 목청이 높다. 극단적인 편견이란 남의 말을 받아들일 생각이 전혀 없는 생각이기 때문에 그걸 나타내는 목소리까지도 우선 배타적이다. 남의 목소리를 철저하게 배제하려면 제 목청을 높일 수밖에 없다. 남의 생각을 조금이라도 받아들일 태세가 돼 있으면 그건 이미 극단적인 편견이 아니다. 극단적인 편견이 때로는 옳은 생각일 수도 있지만, 그게 혐오감을 주는 이유는 바로 그 폐쇄성 때문에 그 이상의 발전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 폭력이 용기와 다르듯이 편견은 신념과 다르다. 신념은 마음을 녈고 얼마든지 남의 옳은 생각을 받아들임으로써 자신을 살찌우려 들지만 편견은 남의 옳은 생각을 두려워하는 닫힌 마음이다. 정말 두려운 건 목청 높은 편견이 아니라, 그 목청에 대세를 맡겨 버리는 양식 있는 사람들의 소극적인 태도인지도 모르겠다.
• 인간답게 사는 길도 나만 인간답게 살면 그만이라고 생각하면 쉬울 수도 있지만, 그런 생각 자체가 이미 인간답지 못하다. 이웃이 까닭없이 인간다움을 침해받는 사회에서 나만은 오래오래 인간다움을 지키고 살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야말로 인간 이하의 어리석음이다.
박완서 선생님은 31년도에 태어나셨고 마흔 쯤부터 작품 활동을 하셨다. 작가님의 책을 어릴 때는 읽었지만 커서 제대로 읽는 건 처음인 것 같은데.. 글이 솔직하고 소박하다. 옛날 분이셔서 생각에 차이가 크지 않을까 싶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감가는 문구들이 많았다. 진짜 어른같은 분이신 것 같다.
요안나님의 후기를 계기로 책을 구매했고, 엄마가 먼저 읽은 다음에 내가 읽기 시작했다. 엄마는 옛날 엄마 어릴 적을 떠올릴 수 있어서 좋았다고 했는데 나도 얼른 마저 읽어보고 싶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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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이
2024년 6월 12일
In 주 1회 독서 후기 공유 모임
안녕하세요! 콩이입니다. 완독 후 후기를 쓰고 싶어서 욕심내다가 좀 늦었습니다. 책이 꽤 두꺼웠어요 ㅎㅎ..
김초엽 작가의 다른 작품이 더 재밌다는 평도 있어서 다른 책도 궁금해졌습니다. 저는 처음 읽어본 거라 꽤 재밌게 읽었어요! 장편 소설이지만 에피소드가 다양한 느낌은 아니라 몰입감이 있진 않았지만, 소재가 저에게는 너무 신선했습니다. 저는 SF, 디스토피아 물을 좋아하는 편인데 균류를 소재로 한 SF 소설은 처음이었어요.
지구에는 다양한 균류(범람체)가 살고 있고, 이 범람체는 하나의 개체가 아닙니다. 태린은 지상으로 가서 늪인이라는 존재를 만나게 되는데, 늪인들은 인간처럼 인격체를 가지고 있지 않고 범람체와 몸 속에서(그리고 몸 외부에서) 공존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인간들의 세계에서는 범람체와 접촉하면 광인으로 변해 죽게 되는 줄로만 알고 있었는데, 범람체와 공존하며 살아가는 늪인도 있다는 사실, 그리고 태인 또한 일종의 늪인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집니다.
범람체들은 자아가 없으니 본능으로 서로를 탐색하고, 늪인들에 의해 서로를 배웁니다. 인간들은 범람체를 나쁘게만 보지만 늪인들처럼 범람체와 공존하는 사람들도 있어서 좋고 나쁨을 판단하기엔 좀 어려웠어요.. 결국 책에서는 지구는 인간들만의 것이 아니라고 말하고 싶어하는 것 같습니다.
• 자아란 착각이야. 주관적 세계가 존재한다는 착각. 너희는 단 한번의 개체 중심적 삶만을 경험해 보아서 그게 유일한 삶의 방식이라고 느껴
• 인간으로 태어난 이상 살아가야 한다. 이 삶도 마찬가지다. 난 이 삶을 선택하지 않았다. 하지만 살아가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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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이
2024년 6월 04일
In 주 1회 독서 후기 공유 모임
안녕하세요! 콩이입니다.
김초엽 작가의 파견자들이라는 책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엄마랑 여동생이랑 제주도에서 1주일간 휴가 보내다 왔는데요. 숙소 근처에 작은 책방에서 사인본을 팔길래 덥석 구매했어요 (서점에서 북토크를 진행했었다고 합니다).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노트북님께서 예전에 카톡방에 도서 리스트(?)를 주신 적이 있는데 거기 있었던 게 생각났거든요!
저는 SF, 판마지 소설을 좋아해서 그런지 너무 너무 재밌게 읽고 있습니다^^ 얼른 완독하고 싶어요! 완독 후기도 금방 올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지상은 광증 아포로 뒤덮여 사람들은 지하 도시에서 살고 있습니다. 인간 중 파견자를 선별하여 지상에서 범람체를 조사하는 역할을 맡긴다. 주인공 태린은 광증 저항성이 높은데, 자신이 존경하는 이제프를 따라 파견자가 되고자 하고, 그 과정에서 태린에게 벌어지는 이야기입니다.
김초엽 작가에 대해 궁금해서 인터뷰를 찾아봤습니다.
• 인간은 각자 따로 떨어진 객체이고 개인이고, 그래서 서로에 대해서 완전하게 이해할 수 없다. 또 오직 1인칭의 주관적인 시점으로만 평생을 살아간다. 그런 점이 인간이라는 종에게 아주 고유한 특성을 부여하지만 동시에 인간성의 한계도 만들어 낸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인간성의 핵심인객체 중심성을 벗어날 수 있을까 고민했고 그 결과로 곰팡이를 모티브로 한 범람체라는 지상 생물체를 생각하게 됐다.
• 공존이나 공생이라는 단어가 주는 느낌이 그저 편하고 좋게만 다가올 때가 있지만, 사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서로에게 고통이 격렬하게 또 치열하게 침투하는 관계이다. 어떤 존재와 함께 산다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가. 또 함께 하다 보면 서로 많은 걸 내어줘야 하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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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이
2024년 5월 26일
In 주 1회 독서 후기 공유 모임
안녕하세요! 콩이입니다.
아이를 키우는 네(4) 가족의 이야기이다. 네 가족은 수도권 외각 지역에 만들어진 꿈 미래 실험 공통주택에 입주하게 된다. 주택 가격이 저렴한 대신 서명해야 할 까다로운 요건들을 지켜야 한다. 네 부부는 아이들을 공동 육아를 하고자 계획을 세우고 성실하게 실천하려고 노력하는 스토리이다.
책에 나오는 등장인물들이 이 책에서 하고 싶은 이야기인 것 같아서 등장인물들을 정리해 봤습니다.
1) 고여산&강교원 : 강교원은 가족 사업을 하고, 고여산은 가정주부이다. 남편이 벌어오는 돈은 적고 아이에게 드는 비용은 많이 들고, 혼자 고군분투하며 가정 일을 돌봐도 남편과 시댁에서는 인정받지 못한다.
• 품을 들였던 매순간의 노동과 의무가 10원어치의 의미도 없다고 선고받기란 자주 있는 일이었다. 일상에서 여산과 일가친척의 입을 통해확인 사살당하기도 여러 번이었다.
2) 손상낙&조효내 : 조효내는 집에서 재택하며 동화책 표지 작업을 외주 받아서 하는 화가이다. 때문에 재택하는 조효내가 당연스럽게 집에서 아이를 키우지만.. 말이 재택이지 아이를 보면서 일하는 것은 쉽지 않다. 조효내는 항상 새벽에 일을 하고 잠을 제대로 못 자니 예민해지고 정신이 없다. 시댁에서는 많이 벌지도 못하는데 왜 힘들게 일을 해서 아이도 제대로 못 키우고 일도 제대로 못 하냐고 타박을 한다. 그럴거면 그만두라고.
• 평생을 남편만 보고 살았던 시어머니는 프리랜서의 정의를 ‘언제라도 내킬 때 일할 수 있는 사람’으로 알았다.
조효내는 일이 좋아서라기 보단 꿈이 있으니 몸을 갈아서라고 이어 나가고 싶은게 아니었을까? 우리나라는 참 타인의 상황을 두고 쉽게 본인들의잣대로 판단하기를 좋아하는 것 같다. 심지어 조효내는 본인이 자리를 비웠을 때 손상낙이 공동 육아에 동의했다는 사실이 마음에 안드는데, 재택하는 본인이 당연히 참여해야 한다는 시선이 힘이 든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공동 육아에도 항상 제대로 참여를 못하고 홍단희는 효내를 못마땅해한다.
3) 전은오&서요진 : 전은오는 망한 영화감독인데 꿈은 있지만 돈을 못 벌어서 집에서 육아를 한다. 공동 육아에 적극적이며 다른 사람들의 미묘한신경전에 전혀 신경쓰지 않고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성격이다. 서요진이라고 번듯한 직업이 있는 건 아니다. 서요진은 아는 언니의 약국에서 카운터를 보는 비정규직인데 이마저 불안하다. 하지만 그런 아내의 속도 모르는 남편은 경제력이 없다 보니 속으로 아내에 대한 자격지심이 있었던 것같다. 전은오는 공동 육아를 하며 본인의 기분에 따라 아내의 돈을 시원시원하게 쓰는 편이고 서요진은 그런 사실을 알고 비난하지만 전은오가 되려 화를 낸다..;;
살아가면서 자신이 처한 상황과 태도와 생각 등 자신에 대해 객관적으로 볼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으로서.. 전은오처럼 이상은 높은데 노력하지 않고 심지어 노력은 하고 있더라도 가정에 경제적인 도움이 되지 않으면 부부로서 다른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을 노력하지는 못할 망정.. 기분에 따라 돈은 쓰고 싶은데 잔소리는 듣기 싫고.. 이런 사람을 좀 싫어하는 편이다.
심지어 전은오가 집에 있지만 공동 육아에 필요한 반찬은 서요진이 퇴근 후 준비한다..
4) 신재강&홍단희 : 홍단희는 리더십있고 타인에게 관심이 매우 많디. 이런 캐릭터가 있어야 모임이 유지가 된다고 생각하지만 홍단희는 남의 시선을 중요시하고 모임을 계획하는게 상당히 과한 면이 있다. 신재강은 언변이 좋고 사람을 대할 때 선이 어디까지인지 본능적으로 잘 아는 사람인데 그걸 교묘하게 이용하는 면이 있다. 신재강 차가 고장나면서 서요진과 카풀을 하게 되는데(위치가 위치인지라 차가 없으면 출퇴근이 불가능함), 서요진에게 교묘하게 추근덕댄다. 서요진은 분명 불편함을 느끼지만 선은 넘지 않고 또 말하는 내용이 따지고보면 이상할게 없기 때문에 함부로 거절의 의사표현은 하지 못한다. 그리고 서요진의 성격상 여기서 다른 사람들에게 폭로하면 언변이 좋은 신재강은 빠져나가고 본인만 예민한여자가 될게 뻔하기 때문에 어느정도 참아준다.
신재강이라는 캐릭터가 정말 불편했는데 나도 이런 사람을 겪어본 적이 있기 때문이다. 추태를 날리지만 교묘하게 본인을 포장해 내가 거절하기어려운 상황을 만들고 은근 내 머리 위에서 갑질하는 듯한 불편한 느낌을 받은 적이 몇번 있었다.
끝에 가서는 요진이 폭발하여 주택을 먼저 나가게 된다. 요진이 폭발한 데는 신재강 때문도 있지만, 큰 딸 때문도 있다. 네 가족의 자녀 중 요진의딸이 가장 나이가 많았는데 공동 육아를 하면 나이가 많은 요진의 딸부터 나이가 어린 애들까지 다 같이 모여 놀이를 하다 보니 요진의 딸이 나이가 어린 아이들을 돌봐주고 챙겨주는 일이 잦았다. 그리고 공동 육아에 참여하는 어른들은 요진의 딸을 믿고(어련히 알아서 잘 챙길까 하는) 아이들에게서 눈을 떼고 수다를 떤다던가 하는 일이 많았다. 요진의 딸도 아직 아이인데..
• 어른이 셋이나 있는데 왜 시율이는 동생들을 돌보는 역할을 자련스럽게 하게 되었나. 누가 시율이를 지목하여 맡기지 않았더라도 어떻게분위기가 그토록 당연하다는 듯 형성되었나. 요진의 내부에서 둥지를 튼 서어함에 정점을 찍었다.
* 조남주 작가(82년생 김지영) : 소설을 읽는 내내 가족, 이웃, 자연, 공동체 같은 따스하고 풍요로운 단어들이 서늘하게 느껴졌다. 그리고 이것이진짜 현실임을 나는 알고 있다.
사실상 수도권 외각 지역에 공동 육아를 하기 위해 들어왔다는 것부터가 네 부부가 풍요로운 삶을 살고 있진 않다는 의미로 보인다. 누구의 도움을 받지 않고서야 경제 생활을 하며 아이를 키우는 것이 현실적으로 힘들기 때문에 공통주택이 생겼고, 목적은 너무나 이상적이지만 현실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이상적이지 않다. 이는 우리 모두가 알고 있지만 애써 희망회로를 돌리고 노력하며 살아가는데, 불편한 사실을 꼬집는 소설인 것 같다. 아이를 키운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고 요즘엔 남편의 육아 및 가사 참여도가 높아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아내의 노동력이 아직은 상대적으로 많이 들어간다는 것을 부정할 수는 없다.
구병모 작가의 작품은 이로서 세 번째 인데, 파과, 아가미, 네 이웃의 식탁이 있다. 파과와 아가미처럼 장면, 대화, 인물 모두가 디테일했고 재밌었다. 이번 작품은 다른 두 권에 비해 매우 현실적이었다. 이 책은 현실에 있을 법한(아니 존재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이고, 현실에 가까운 것을 알기에 씁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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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이
2024년 5월 19일
In 주 1회 독서 후기 공유 모임
안녕하세요! 콩이입니다.
이번주는 지난주에 이어 민음사 오늘의 젊은 작가 시리즈 중에 하나인 장진영 작가의 치치새가 사는 숲을 완독했습니다.
여자 어린이(중학생)의 이야기에서 부터 시작한다. 주인공은 어릴 때부터 서서히 폭력에 익숙해 지는데, 어린애의 시각에서 글이 이어지다 보니폭력이라도 자각을 하지 못하는 것 같다.
어릴 때부터 자녀를 잘 돌보지 않는 부모님으로부터 받는 폭력, 초등학교때는 왕따를 당했는데 (정당화 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게 되고 싶지 않아 중학생때는 가해자가 되고, 나중에는 성폭행까지 이어진다.
주인공의 부모는 자녀에 관심이 없었다. 먹고 살기 바빠서라기에는 주인공이 전교 2등을 해도 관심이 없었으며, 생일에는 미역국만 끓여 주고 소고기는 부모 둘이 몰래 먹었다. 주인공은 자각하지 못했지만 그의 언니는 일치감치 깨닫고 일찍이 독립을 했다.
중학생 때는 소위 잘나가는 여자애와 친하게 지내게 되면서 성적인 것에 눈을(?) 뜨고 어릴 때부터 부모로부터 받은 폭력을 자각하지 못하여, 남자친구와 하는 스킨십에서도 문제를 느끼지 못한다. 반에 한명씩 있는 장애인을 괴롭히는데 적극적으로 동참하는데 이유는 잘나가는 친구의 눈에 들고 싶기 때문이다.
모든 것을 다 부모 탓을 할 수는 없지만 어떤 것이 잘못된 행동이고 옳고 그름을 부모한테 배우지 못해서 올바른 선택을 못하는 걸로 생각했다..
언니 회사로 반찬을 가져가면서 보게 된 차장님과 우연히 저녁을 같이 먹게 되며, 두번 째 만남에는 성관계를 갖게 된다. 차장님은 계획 하에 가까워졌다. 나중에는 눈치 챈 주변 사람들에 의해 처벌을 받게 되지만..
• 나는 불행한 기억을 사랑했다. 불행에 집착했다. 마음속 보석함에 불행한 기억을 모았다. 내 사랑은 악취미였다.
어릴 때부터 사랑을 받지 못해서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몰랐던 것 같다. 우리 사회에 어딘가에는 이렇게 살아가는 아이들이 있을 것 같아서 안타까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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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이
2024년 5월 12일
In 주 1회 독서 후기 공유 모임
안녕하세요! 콩이입니다.
이번주에는 구의 증명이라는 책을 완독했습니다. 교보문고를 갔다가 우연히 사게 된 책인데 15년도에 초판이 나왔고 최근에 판매량이 늘었다고합니다. (사실 나는 읽고 나서 산걸 후회했다.. 그냥 대여해서 읽어볼걸ㅎㅎ)
결론부터 말하자면.. 내용은 파격적이라기 보단 조금 불쾌했다.. 구와 담의 사랑(아름답지 만은 않은) 이야기인데, 구가 죽고 담이 구를 먹는다; 처음엔 조금 당황했지만 말 그대로 먹는 게 맞는지, 비유적인 표현인지 궁금했다. 끝까지 읽은 결론은 식인이 맞는 것 같다.
• 괴롭다는 것은 몸이나 마음이 편하지 않고 고통스럽다는 뜻이다. 괴로움 없는 사랑은 없다.
구와 담은 어릴 때 우연히 친해져 사랑에 빠졌다. 사랑이라는 단어로 부족할 정도로 서로에게 서로밖에 없었다. 서로 비슷한 가정 환경에 의지를많이 했고, 커 가는 과정에서 담은 많은 죽음을 겪었다. 함께 친했던 동생 노아의 죽음을 목격했고, 유일한 가족인 할아버지와 이모가 죽었다. 그리고 구는 부모님이 남긴 사채 빚에 허덕이다 빚쟁이들에게 맞아 죽었다.
• 열예닐곱 살 때부터 매일 짐을 이고 나른 구의 팔 근육은 마르고 팽팽하여 근사했다. 솜씨 좋게 깎아놓은 연필 같았다. 그 시절, 내 손을 꼭쥐고 나의 방향을 가늠해주던 구의 손과 팔. 그것을 뜯어먹으며 나는 절반쯤 미쳤다. 완전히 미치지는 않기 위해 나를 때리며 먹었다. 내볼을, 눈을, 내 사지를 때렸다. 내가 무엇을 먹고 있는지 똑똑히 보기 위해서. 잊지 않기 위해서.
• 이모의 몸을 태우는데, 이모의 몸이 그렇게 사라지는게 무서웠다. 고통에 시달리다 죽은 이모의 몸을 다시 불 속에 밀어넣기 싫었다.
작가의 필력은 좋아서 내용은 완전히 이해하지 못했지만 사랑하는 모두를 잃은 담의 마음과 죽었음에도 담을 떠나지 못하는 구의 마음이 느껴져서슬펐다. 이모를 화장하는 장면에서는 몇 년 전 친할머니가 돌아가실 때 화장터에서 생각했던 감정과 비슷해서 눈물이 났다. 평생을 고생만 하다 암으로 돌아가셨는데 그 마저도 자식들에게 짐이 되기 싫어서 정신력으로 버티다 짧은 시간만 앓고 가셨다. 암 선고를 받자 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몸상태가 너무 안좋아 졌고, 화장할 때는 할머니가 너무 불쌍했다.
담은 너무 사랑했던 이모의 장례식을 치를 때, 할 수만 있다면 평생 이모의 몸과 같이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데 이 때문에 구를 먹은건가 싶다..
• 담아. 이젠 됐어. 넌 다 했어. 이 장례를 끝내야지. 끝내고 살아야지. 아주 오래 살아야지.
이 책은 호불호가 심한 편이라 후기를 찾아보니 좋았다는 평도 많았다. 나도 막 읽었을 때는 감정이 요동쳤는데 뒤이어 생각해 보니 조금 마이너한 감성과 내용에 불쾌감이 들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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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이
2024년 5월 05일
In 주 1회 독서 후기 공유 모임
안녕하세요! 콩이입니다.
처음에는 솔직하게 조금 음침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중간쯤 읽고 노트북님의 후기를 봤는데 노트북님께서는 주인공이 자폐를 갖고 있을 수도있다고 하였고, 그에 공감할 정도로 보편적이지 않은 사고방식을 하고 있는 것 같았어요. 다자이 오사무의 생애를 보니 책의 주인공은 완전하게 작가 본인이 투영된 캐릭터인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아마 작가가 마약 중독 때문에 가족에 의해 정신병원에 입원하게 되었을 때의 감정이 고스란히담긴 것 같아요. 인간 실격..
후반부까지 읽었을 때 요조가 끊임없이 자기 혐오를 하는 부분들에서는 두개의 인격체가 대화하는 것처럼 느껴질 때도 있었습니다. 약간 천사와악마가 나를 두고 대화하는 것 같은 이미지가 떠올랐어요.
인간 실격.
진정한 폐인.
누구나 어느정도는 가면을 쓰고 살아가겠지만 요조는 자기혐오와 아버지에 대한 두려움 등 복합적인 마음, 그리고 나약한 마음까지 자신을 진정한폐인으로 몰아간 것 같아요. 요조의 마지막 모습은 좀 씁쓸하고 안쓰러웠습니다..
다자이 오사무의 생애와 비교할 수는 없겠지만, 현실을 살다 보면 이상과 괴리감을 느낄 때도 있고 사람답게 살아야지 하는 마음과 대립해 어느 정도는 현실과 타협할 때도 있습니다.. 보통 사람들은 그럴 때도 있지 하고 넘어간다면 주인공과 작가는 그러지 못했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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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이
2024년 4월 09일
In 모순
모순에 대해 독서 모임을 참여하겠다고 마음을 먹고 책을 구매한 날에 민음사tv 에서 게스트로 나온 찰스엔터가 인생 책으로 모순을 추천하는 걸 보고 운명적인가? 싶었습니다 ^^
모순을 읽을 기회가 와서 좋았습니다. 읽어보니 왜 많은 사람들의 인생 책인지 알 것 같은 마음이었어요. 너무 너무 좋았습니다. 나중에 더 나이 먹고 한번 더 읽어보고 싶은 책입니다.
“나영규와 만나면 현실이 있고, 김장우와 같이 있으면 몽상이 있었다. 사랑이라는 몽상 속에는 현실을 버리고 달아나고 싶은 아련한 유혹이 담겨있다. 끝까지 달려가고 싶은 무엇, 부딪쳐 깨지더라도 할 수 없다고 생각하게 만드는 무엇, 그렇게 죽어버려도 좋다고 생각하는 장렬한 무엇.”
“나는 특별하고 한적한 오솔길을 찾는 대신 많은 인생선배들이 걸어간 길을 택하기로 했다. 삶의 비밀은 그 보편적인 길에 더 많이 묻혀있을 것이라 확신하고 있으므로.”
“이 쌍둥이 자매들은 똑같이 책에 의지하는 성향이 강한 편이었지만, 선택하는 책은 이토록이나 정반대였던 것이다. 마치 그들의 삶처럼.”
나는 솔직히 안진진이 김장우와 결혼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두려울 정도로 큰 사랑을 느꼈음에도 불구하고 나영규와 결혼한 이유는 이모의 죽음이 크게 작용했을 것 같다. 안진진은 쌍둥이 엄마보다 이모와 닮았으니까. 아니면 안진진이 엄마의 딸이기 때문에 엄마와 반대되는 선택을 한 걸까? 이모는 안정적인 가정이 있지만 무덤 속처럼 편안한 삶이 아닌 사람답게 살고 싶어 했다. 반면 엄마는 가정폭력에 시달리고 끝내 치매가 온 남편을 돌보고 있지만 누구보다 성실하고 긍정적으로 살고 있다. 쌍둥이의 모습이 너무 모순적인 것 같다.
"모순이라는 추상적 개념어를 가장 구체적인 현실을 다루는 소설의 제목으로 삼기에는 좀 무겁다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우리들 삶의 내면을 들여다보면 모든 것이 모순투성이였다. 이론상의 진실과 마음속 진실은 언제나 한 방향만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었다. 그렇다면 이것 이상 구체성을 띤 제목은 없을 터였다."
작가 노트에 있는 글입니다.
“떠돌아다니던 그 많은 낮과 밤의 아버지 시간들 중에 그런 내가 차지한 시간은 얼마나 될까. 어느 슬픈 일몰의 시간에 혹시 나를 생각하며 축축하게 눈시울을 적신 적은 없었을까.”
돌아와 잠든 아버지를 바라보며 안진진이 한 생각인데, 표현하진 않지만 계속 아버지를 그리워한 딸이 떠올라 너무 슬펐습니다. 안진진은 딸로서 아버지를 미워할 수도 있었지만, 그러지 않았고. 아버지를 옹호하고 자신이 만난 남자들과의 관계에서 자신이 아버지와 닮았다는 것과 떠난 아버지의 마음까지 깨닫게 될 정도로 아버지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그리워하던 아버지가 치매에 걸려 자신을 알아보지 못 했을 때 마음은 정말 속상했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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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이
2024년 4월 03일
In 모순
안녕하세요! 콩이입니다.
모순 1차 후기를 쓰려고 합니다. ~7장까지 읽었습니다.
모순이라는 책이 많은 사람들이 인생 책이라고 꼽기도 하고, 진진이가 생각하는 인생에 대한 정의가 책의 초, 중, 후반에 갈수록 바뀐다고 하는데, 책의 마지막의 정의가 어떨지 궁금합니다. 3일만에 절반 정도까지 다 못 읽으면 어쩌지 하는 걱정도 있었는데, 책이 술술 읽혀서 시작부터 느낌이 좋았습니다. ㅋㅋ
"참 이상한 일이지만, 이십대에는 가만히만 있어도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얽어맬 수 있는 기회들이 심심찮게 찾아온다. 이십대의 젊음이라는 것은 어떤 조건과도 싸워 이길 수 있는 천하무적의 무기이니까."
이 문장에 너무 공감이 됐습니다. 요즘엔 회사에서 20대 직원들을 보면, 속으로 좋을 때지~ 라고 하는데 그럴 때 마다 꼰대같다는 생각이 문득 들곤 합니다.ㅎㅎ 부러움을 떠나서 이십대만의 찬란함이 있는 것 같아요.
[나영규]
"앞으로 영화에 저녁식사까지 적어도 네 시간 이상을 이 남자와 더 지내야 한다고 생각하니 갑자기 아무 데서나 내려 집으로 돌아가고 싶어졌다. 이 남자와 같이 지낼 앞으로의 네 시간에 대해 아무런 궁금증이 없다는 사실이 어쩌면 가장 견디기 어려운 것인지도 몰랐다."
[김장우]
"나는 쉽게 하늘색 전화기 앞을 떠날 수 없었다. 동전은 넘치도록 많은데, 뒤에서 빨리 끊어달라고 재촉하는 사람도 없는데, 조용조용 꽃가지를 흔들고 있는 라일락은 저리도 아름다운데, 밤공기 속에 흩어지는 이 라일락 향기는 참을 수 없을 만큼 은은하기만 한데.."
“나는 왜 갑자기, 어딘가에서 그 남자의 냄새나는 양말을 깨끗이 빨아놓고 잠들 수도 있다고 생각했을까..”
나영규를 만날 때는 궁금한게 없어서 집에 가고 싶던 마음이, 김장우에게 전화를 걸었을 때는 전화가 닿지 않아 아쉬움이 가득한 마음인걸 보면 진진이는 김장우에게 더 끌리고 있는 것 같습니다. 궁금한게 없는 건 좋아하는 마음이 없는 것과 동일한 의미라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영규는 인생의 계획이 있는 반면, 김장우는 가난한 사진작가이니.. 안정적인 결혼생활을 하려면 이모처럼 안정적인 사람과 결혼하는게 맞나? 싶기도 했고,, 역시 결혼은 아직 저한테는 어려운 문제같아요.
[엄마]
"어머니만큼 뺄셈에 능숙한 사람이 어디 있으랴. 양말을 팔고, 메리야스를 팔고, 나중에는 세수수건까지 다 팔았지만, 남는 돈이 온전하게 어머니의 주머니로 들어가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남펴이 빼 가고, 아들이 빼 가고, 하다못해 야속한 세상까지도 어머니의 돈을 빼앗아 갔다. 물론 나도 빼앗아 갔다..."
진진의 어머니는 삶이 너무 고될 것 같아요.. 가정폭력에 시달리는데 아들까지 문제를 일으키고.. 아휴 ㅠㅠ 반면 쌍둥이 이모랑은 너무 다른 삶을 살고 있어서 스스로 비교가 많이 될 것 같습니다.
저도 엄마 생각이 났습니다. 으레 그렇듯 우리 아빠도 엄마 속을 썩일 때가 있었는데, 그럴 때는 아빠가 정말 밉기도 했어요. 요즘엔 더할 나위 없이 화목하지만, 최근에 엄마랑 데이트하면서 아빠 얘기를 하는데, 엄마가 “사랑이 문제야~” 라고 하하시더라구요, 기분이 복잡미묘했습니다.ㅎㅎ 아마 진진이의 어머니도 남편과 가족을 사랑하기에 버틸 수 있던 게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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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이
2024년 3월 31일
In 독서모임 6기 24년 3월 평일 매일 챌린지 후기
안녕하세요! 콩이입니다.
3월 독서 후기를 작성해보려 합니다.
역시나 아쉬운 부분이 있었지만, 그래도 자기 앞의 생을 읽고 대화도 많이 한 것 같아 좋았습니다. 3월에 총 두권을 읽었습니다. 자기 앞의 생과 동물농장입니다. 자기 앞의 생은 단톡방에서 추천해 주셔서 읽었는데, 정말 감동적이었습니다. 동물농장은 내용은 알지만 책 한권을 다 읽어보지 않아서 읽게 되었는데 자기 앞의 생과는 다른 교훈을 주었어요. 1984도 읽어보고 싶습니다.
문득 위즈덤 플로우를 같이 할 수 있어서 너무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4월에는 더 많이 읽을 수 있게 노력하겠습니다^^. 4월에 첫 책으로 읽을 모순도 너무 기대 중입니다.
3월에도 감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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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이
2024년 3월 26일
In 매일 매일 읽고 쓰는 독서 챌린지
안녕하세요! 콩이입니다.
오늘은 동물농장을 완독하였습니다. 이 책에서 독재자인 나폴레옹의 모습과 독재자가 되는 과정이 제가 알고 있는 독재자의 모습과 일치해서 무서웠습니다.
나폴레옹이 지도자가 된 직후에는 동물들은 노예처럼 일했지만 행복했습니다. 모두가 노동에 대한 대가를 평등하게 받는다고 생각했나봐요. 하지만 나폴레옹은 점점 독재자의 모습으로 변해가는데요. 자신이 내쫒은 스노볼이 곡물을 훔쳤다, 헛간을 망가뜨렸다, 이런 식의 소문을 계속 내면서 자신의 입지를 굳건히 합니다. (너무 우리나라 정치인 같은 모습이었어요 ㅋㅋ 왜 회사에서도 팀원들끼리 똘똘 뭉치려면 공동의 적이 필요하다는 말이 떠올랐는데, 예나 지금이나 인간의 모습은 변하지 않나 봅니다..). 나폴레옹은 또 자신에 반하는 동물들은 처형을 합니다.
"모든 동물은 평등하다. 그러나 어떤 동물은 다른 동물들보다 더 평등하다."
크.. 통찰력있는 문장인 것 같습니다. 인간에게 착취당하던 동물들이 혁명을 일으켰는데, 결국 동물한테 착취를 당하는 모습과, 돼지가 인간인지 인간이 돼지인지 구분되지 않는 같은 결말까지 넘 재밌었습니다.
저는 읽으면서 물론 독재자도 별로지만.. 선동과 정치질에 너무 쉽게 당하고 결국 자신들도 노예가 되어가는 다른 동물들도 조금 답답했어요. 이래서 좋은 지도자를 뽑기 위해 국민들고 공부하고 생각하고 행동할 수 있어야 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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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이
2024년 3월 25일
In 매일 매일 읽고 쓰는 독서 챌린지
안녕하세요! 콩이입니다.
~p.61
돼지가 똑똑한 동물이라는 것은 알았지만 책에서도 그렇게 묘사되는걸 보니 옛날부터 알고 있는 사실이었나봐요. 동물에 비유하고 있긴 하지만, 너무 인간세계와 다를 것이 없다는 것이 놀라웠습니다. 글을 깨우친 돼지들이 권력을 잡는 걸 보면 리더한테는 읽고, 쓰고, 설득하는 능력이 중요한게 맞나봐요. 그렇게 농장이 유지되나 싶었는데.. 그 돼지들이 좋은 농작물을 차지하고, 모두를 위한 일이라고 표방하며 자신들의 욕심을 채우고, 끝에는 본인들끼리 싸우는 내용을 읽으니 넘 소름이었습니다..! 끝에는 어떻게 될지 궁금하네요.
주말에 캠핑다녀온 후기를 같이 적을까 합니다~! 제가 캠핑을 좋아하는 이유는 우선 아무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있어서 입니다! 그저 저녁으로 뭐 먹지 같은 생각만 합니다 ㅋㅋ 휴식을 취할 수 있고 평온해서 좋아합니다. 가족 단위로 오는 캠퍼들을 보면 애들 정서에도 좋겠다 하는 생각도 가끔 해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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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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