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노트북 입니다.
오늘이 모순 독서 모임의 2차(마지막 날) 이네요.!
제가 한번 읽은 책이라서 사실, 독서 후기가 두 번으로 끝날 줄 알았는데, 역시 좋은 책들은 후기를 적을게 많은 것 같습니다. 이번 지나고도, 나~~ 중에 원하시는 회원님들이 계시면 한번 더 하고 싶네요. (그 때는 좀 더 회차를 늘려서 해보고 싶습니다.)
저는 이미 마지막 완독 후기를 적은 터라 오늘은 5.희미한 사랑의 그림자(p.97~120)에 대해서 적어보겠습니다.
안진진의 인생 이야기, 아버지, 어머니, 진모의 이야기가 참 뭉클하고 뭔가 애달프지만, 엄마와 이모의 인생 사이에서 이모의 삶을 선택한 안진진의 이야기에서 이 두 남자와의 연애 이야기도 빠질 수 없는 것 같습니다.
참.. 연애를 해 본 누구라도 안진진의 이 연애 이야기가 재밌고 설렜을 것 같아요.!
저도 한 때는 김장우 같은 환경에 김장우 같은 정서와 따듯함, 자상함을 가졌지만 거기에 더해 여자를 위해 성의껏 준비할 줄 아는 나영규의 모습도 갖춘 그런 사람을 만난적이 있습니다..! 정말 지구상에 제 영혼의 반쪽이라 생각할 만큼, 저의 가장 찬란한 젊은(?) 시절의 대부분의 시간을 함께 한 친구 였습니다.
많은 여성 분들이 아이를 낳고는, '내가 한 사람을 이렇게 까지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인줄 몰랐다'. 는 말을 많이 하시는데요, 저는 지금 아이가 너무 소중하지만, 제가 이토록, 죽도록 누군가를 좋아했던 기억이 처음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어쩌면.. 지금 제 아들이 제일 소중하고 없으면 죽을 것 같지만, 지금의 이 마음보다, 그 어떤 마음보다 강렬하게, 그것도 아주 오래도록 한결같이 유지되었던 적도 있었습니다. 제게 그 마음이 그토록 오래 유지 된다는 것 자체가 설레고 행복했던 것 같아요. 저는 원래가.. 뭐에 꽂히면 아주 오래도록 잘 변하지 않는 그런 사람인건 맞습니다. 변할 줄 몰랐던 제 마음도, 여러가지 시련과 이유의 조합으로 마침내, 아주 긴 시간이 지나 정신을 차리는 날이 왔었네요. 사실 마음이 변하진 않았던 것 같아요. 그래서 오래도록 마음도 아프고 그랬었네요. 상황을 인식하고 정신을 차렸다는 표현 보다는, 돌파구를 찾지 못할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었어요.. 그게 그토록 기다린 댓가 였는지, 그 시기에는 좀 회의와 실망을 느꼈던 것 같아요.
소설에서 김장우는 어려운 시절을 형제가 함께 의지하면서 살았기 때문에 특히 형과의 우애가 남다르자나요..?
저는 저희 아버지께서 그렇게 어려운 환경에서 사셨지만, 또 그만큼 형제간의 우애가 남다르셨거든요. 지금도 아버지는 누님들을 부모와 동급으로 생각하십니다. 저는 어린 시절엔 몰랐어요. 그게 그냥 아름다워 보였고, 고모들께서 할머니께서 저희집에 계셨기 때문에 정말 자주 찾아오시기도 했고, 돌아가신 후에도 한번 오시면 저희 집에 오래 머무셨는데요.. ^^..! 저는 고모들이 좋았지만, 그 모든건 엄마께서 아버지께 아무 말씀 없이 모두 맞춰 주셨기 때문에 그런 가까운 생활이 가능했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아무리 고모들이 저희와 아버지께 좋아도 엄마께는 시누이들 이셨으니까요. ㅎㅎ
저는 그런 모습을 항상 엄마의 입장에서 생각할 줄 몰랐으니, 아름답게 봐 왔었고, 김장우 같은 남자를 만나 연애를 하던 시절에도 그 깊은 형제간의 우애에 깊은 감명을 받아서, 저도 그 형제(동생) 에게 편지를 쓰고 뭐라도 막 주고 싶어했던 기억들이 납니다. 그 당시 그 상대의 동생도 항상 자기가 이담에 돈을 벌면 제게 차를 사주고 싶다며 저를 좋아했던 기억이 납니다. 제게 그런 모든 것이 또 다른 행복이기도 했었네요. 그리고 꼭 '그 형제간의 우애를 지켜주고 싶다.' 같은 다짐을 혼자서 했던 것 같은데, 그 당시는 어려서 몰랐지만.. 나이가 들어 결혼 생활을 해보니, 안진진이 말한 그 '너보다 형을 더 사랑한다 해도 이해해 달라.'는 듯한 김장우의 눈빛이 무엇인지 알 것 같기도 했습니다. 저희 엄마도 실제 아버지의 그 깊은 형제간의 우애에 대해 상처도 받고 이것 저것 양보같은걸 하시기도 한 케이스였는데, 저는 그렇게 지내는 것이 형제간 당연하다고 생각을 하고 자랐고요. 그 상황이 유지되려면 누군가는 그만큼 참고 희생해야 한다는 것도 그때까지도 몰랐어요. 안진진의 혜안은 정말 대단 합니다. ㅜ
결국 결혼은.. 지금의 제 소중한 아이를 만나는 것이 저의 운명이었는지, 이번엔 반대의 의미로 김장우와 나영규의 또 다른 면들의 조합을 가진 한 남자를 만나 결혼을 하게 되었습니다. 남편은 연애 시절부터 지금까지 좀 한결 같은 사람이기도 하고, 그런 면은 저도 고마운 부분 입니다. 뭔가를 계획하고 이벤트를 함께 하진 않지만, 굳이 따지면.. 안진진의 이모부? 같은 사람에 가깝네요.. ^^..!(저는 저의 원 가정부터 그 이후 아주 오랜 시간 동안 이벤트는 항상 당연하게 챙겨오던 삶을 살아서 인지, 아직까지도 이벤트에 소홀한 남편이 익숙하지만 이해가 잘 안가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제는 저도 피곤해서 대충 넘기고 있네요..;) 또 어느 한편으로는 나영규 덕에 알던 데이트 코스에 데려가도 누구와 왔는지 궁금해 하지 않고 그대로 맘 편히 즐겨주는 그런 느긋함을 가진 사람이기도 하고요. 그냥 오래 살기 편한 그런 사람 입니다..ㅎㅎ 섬세함이 거의 없다고 해야 할까요 ^^:: 그래서 그런지 저는 참, 이 소설을 읽으며 내내 결혼 생활에 대해서도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답니다.
그래도 확실한건, 남편은 인생의 가장 큰 목표(아이와의 행복)을 공유하는 동지같은 존재죠..! 뭔가 저랑 정서가 다른 것 같기도 하지만, 아이와 함께 셋이서 웃는 많은 날들에서 남편은 제게 빠질 수 없는 존재 입니다. 저의 지금 이 행복에 남편이 빠진다는 건 상상하기가 힘드네요. 서로가 다르다는 걸 부인할 순 없지만, 누구도 대신 할 수 없는 소중한 존재 입니다. 그래서 저는 아이가 저희 품을 떠나도, 그 동안 가정을 위해서 애쓴 남편을 위해 주고 싶다. 하는 생각이 드네요..!
소설을 읽으며, 참 인생은 알 수 없다. 생각하게 만들던 저의 연애들과.. (그 전의 연애들도 있지만, 희안하게 딱 두가지만 제게 아주 중대한 일이었던 것 처럼 느껴지는 두 연애 들과) 결혼 생활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아직까지도 그 때 그 시절의 저라면 좋아했을 노래들을 들으면 그렇게 뭔가 달콤쌉싸름한.. 뭔가 아리면서도 설레는 그런 감정들이 들어요..! 특정 누군가가 그리운건 절대 아니고, 그 시절의 저의 정서로? 돌아간 그런 느낌을 받아요.
가을 밤 아주 조금 쌀쌀한 저녁에 산책을 하며 들었을 듯한 그런 노래를 혼자 다시 듣고 있는 느낌이네요..!
제게 아직 그런 감성이 남아 있다는 것에 스스로 놀라기도 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저는 끝내 지키지 못했지만, 그런 연인들의 사랑을 응원하는 마음이 항상 있습니다.
오늘 딸기님의 후기처럼, 참 자신은 결국 그렇게 살지 못했지만, 왜 이렇게 영화나 책에서 만큼은 사랑의 크기로만 주인공들이 선택해 주길 바라는지, 모순이란 생각이 드네요.
이렇게 글로 털어 놓다가 어느 순간 일기처럼 숨길지도 모를 그런 글도 써봅니다.
이 책 모임을 이번 독서 모임 회원님들과 함께 할 수 있어서 너무 감사했습니다.
(어디에 사시는지, 누구신지도 사실 정확히 모르지만.. 그냥 책으로 만나 삶의 친구 같다는 생각이 자주 듭니다.
모두 모두 정말 감사드립니다.!)
노트북 드림.
이벤트랑 먼~ 남자 저희집에도 살고 있어요~ 일상에 소소한 부분도 일러줘야 하는 남자라...
아마 남편분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노트북님이 있어 행복하다 느끼는 순간이 자주 있을 것 같아요
봄 나들이 만큼 설레고 좋은 시간이 앞으로 펼쳐지길 빌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