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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노트북 입니다.
어제 오늘 저는 이 책을 읽었는데요.
이전에 파친코도 그랬고, 이 책도 그렇고.. 왜 그런지 이런 잘 쓰여진(?) 소설들을 읽으면, 꼭 저도 한번 소설을 써보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에세이든 소설이든 작가의 모든 경험에서 나오는 글이라고 생각 되지만, 소설은 어디까지는 사실이고, 어디까지는 간접 경험이며, 어디까지는 상상이고, 어디까지는 다른 작품에서의 영감의 조합이다라고 마음껏 말할 수 있고, 독자의 상상력에 맡길 수 있는, 그래서 작가에게 진정한 자유를 주는 장르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제가 책 한권을 끝낼 수 있는 독한(?)사람인지는 모르겠지만, 이렇게 재밌고 입에 착 달라붙는 글들을 읽을 때면, 쓰고 싶다는 열망이 커지네요.
이 책은 55세인 양귀자 작가님이 거의 43세이실 때 나온 책입니다. 주인공 안진진이 이제 막 25이었기 때문에 혹시나 작가님의 젊으실 때 작품인가 했는데, 그 유명한 작가님의 왕성한 작품 활동시기의 거의 끝의 작품이라 그런지 정말 읽는 내내 표현하기도 힘든 잔잔한 감동이 계속 배어나오는 느낌이었습니다.
저는 이 소설의 줄거리나, 결말을 모릅니다. 일부러 찾아보지 않았고요,,!
그래서 1/3 조금 넘게 읽은 현재로는, 인생의 애환을 잔잔하게 묘사해서 공감가고 읽기 좋은 책이라고 느껴지지만, 작가의 메세지가 어떻게 전달될지는 아직 감이 오지 않습니다. 그저 기대만 될 뿐입니다..^^!
나는 똑같은 조건 속에서 출발한 두 사람이 왜 이다지도 다른 삶을 살고 있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어서, 그래서, 그만 삶에 대한 다른 호기심까지도 다 거두어버렸다. 이런 것이 운명이라면, 그것을 내가 어찌 되돌릴 수 있으랴. 인생은 탐구하는 것이 아니라 받아들여야만 하는 것, 이것이 사춘기의 내가 삶에 대해 내린 결론이었다.
주인공 안진진은 25살이며, 유독 엄마의 삶이 그녀의 삶 초기에 미치는 영향이 큰 것으로 보입니다. 어머니는 부모조차 헷갈릴 정도로 외모부터 학업이나 모든 능력, 성격까지 비슷한 쌍둥이 이모와 한날 한시에 동반 결혼식을 올렸지만, 그 결혼으로 인해서 삶이 극명하게 바뀝니다. 남자도 그렇지만, 특히 여성들도 결혼과 그 결혼을 이어가게 해주는 출산으로 인해서 참 운명이 많이 바뀌는 것이 현실인 것 같습니다. 여자의 인생은 항상 고단하고 힘들다는 메세지를 파친코에서도 직설적으로 전달한 적이 있습니다. 파친코 작가의 이민진 작가는 어린 시절 이민을 갔고, 그렇게 까지 불우한 삶은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어머니의 삶, 여자의 삶의 애환을 소설의 한 맥으로 다루는 것 같았습니다. 이 책에서도 그런 감정이 많이 느껴집니다.
첫 글에서도 말씀 드렸지만, 이 작가님은 (분명,,?) 애밀 아자르의 '자기 앞의 생'을 꼭 읽었을 것 같은 느낌을 받습니다. 그냥 읽은 것이 아니고, 많은 영감을 얻으신 건 아닐까,,! 하고요. 읽은 책이 많지 않은 저로서는.. 제가 아는 소설 선에서 그렇게 추론하게 됩니다. 그리고, 파친코 작가님은 '모순'과 '자기 앞의 생'을 함께 읽지 않으셨을까..! 하는 생각이 들고요,,! ㅎㅎ
어디까지나 저의 느낌이지만, 그럴 정도로 저는 이 세 책에서 비슷한 느낌이 계속 듭니다. 순탄치 만은 않았던 삶에 대해 뭔가 이야기하고 싶은 것이 많아서, 그걸 글로서 토해내는 느낌을 받습니다. 이민진 작가님은 부모님께 전해들은 배경과 조선인의 후예로서, 그리고 일본인 남편을 통해서 듣고 경험하게 된 일본에 남게된 조선인의 삶들과, 기가 막힌.. 사연들. 그런 것들로 인해 사명감까지 더해져 긴 시간 공들여 세상에 전하는 느낌입니다.
"내 삶의 뿌리를 더듬기 위해 어머니가 등장하는 것이 꼭 부끄러운 일만은 아니다."
점점 나이가 들고 세상을 더 알아 갈 수록, 사람들의 삶에서 부모와 성장 배경은 어쩔 수 없이 밀접한 연관이 있다고 느껴집니다. 어린 시절, 성인이 되어서도 지금보다 어린 시절에는 저는 '그런 것 따위는 중요하지 않다.' '그런 것에 얾메이는 것은 상당히 구차하다.' 라고 생각을 했었는데, 더더 갈구하고, 더더 알아가고 해보니.. 다시 제 눈에 보이는 새로운 세상들이 있었습니다. 여기 소설에서도 안진진의 청소년기 3번의 가출이나 어린 시절의 가난이 결국 아버지에 의한 가난과 불행 때문이었을 거라고 충분히 짐작이 가도록 이야기가 전개 되지만, 소설에는 전혀 나오지 않는 또 그 아버지의 성장과정과 어린 시절은 어떠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이 소설의 작가의 말처럼 노력으로 어느 정도까지는 커버할 수 있다고 믿고 싶으며, 그것이 몇 세대에 거쳐 반복이 되면 긍정의 복리효과가 나올 것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작가도 불우한 가정, 서글픈 인생인 듯 글을 써도.. 결국 주인공 자신은 이러하다. 라고 글을 써 놓았네요.
저도 어쩌면,, 스스로 그런 걸 핑계 삼는 것은 오히려 자존심이 상한다. 하는 심리가 있는 것 같기도 하고요..!
'가정에, 혹은 사회에, 아니면 제도에 책임이 있다고 말하는 사람들을 나는 별로 신뢰하지 않는다. 가끔 그런 분석들을 명분으로 내세우고 자신의 방종을 정당화 하려는 젊은 애들을 만나는데 그럴 때마다 나는 그들의 교활암을 참을 수 없어 한다. ... 영악함만 있고 자존심은 없는 인간들.'
우리들은 남이 행복하지 않은 것은 당연하게 생각하고, 자기 자신이 행복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언제나 납득할 수 없어한다.
저는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지 않았다면 삶을 반밖에 이해하지 못했을 것 같습니다. 아니면.. 1/3이나 이해 할 수 있었을까 싶네요. 그 전에는 제 삶은 제가 꿈꾸고 상상한대로 계속 그렇게 살게 되는 느낌을 받았는데요,,! 모든 건 결혼도 하고 출산도 해보면서.. 제가 바꿀 수 없는 것, 받아 들여야만 하는 것, 그리고.. 제게도 남들과 다른 일들이 생긴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 안에서도 행복을 찾고 감사함을 느끼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받아들이기 힘든 날도 아주 가끔은 있습니다. 나이가 들 수록 남들을 더 잘 이해하게 되는 것도 이 때문인 것 같기도 합니다.
인생은 바로 이런 것이었다. 나의 인생에 있어 '나'는 당연히 행복해야 할 존재였다. 나라는 개체는 이다지도 나에게 소중한 것이었다. 내가 나를 사랑하고 있다고 해서 꼭 부끄러워할 일만은 아니라는 깨달음, 나는 정신이 번쩍 드는 기분이었다.
인생은 그냥 받아 들이는 것이 아니라 전 생애를 걸고라도 탐구하면서 살아야 하는 그 무엇이다.
아무리 내적 갈등이 있더라도, 결국 제게도 인생은 전 생애를 걸고라도 탐구하며 살아야 하는 그 무엇이 맞는 것 같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제 어린시절의 기억을 상기시켜 주는 구절들이 몇 가지 있었습니다.
글을 더 많이 쓸 수도 있지만, 아직은 그 이야기들을 글로 쓸 때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본의 아니게 제가 사랑하는 부모님께는 상처가 될 수도 있을 글이라는 생각이 들어서요..! 그래서 더 나중에 글로 쓰려고, 페이지를 접어 두었습니다.
(저는 책에 밑줄과 낙서는 많이 하면서도, 유독 책 종이를 접지는 않는데, 이번에 처음 접었습니다. 그 만큼 언젠가는 꼭 글로 쓰고 싶은 구절이기도 합니다.)
이 책에서 의아할 정도로 이해가 안가는 구절들도 있습니다.
작가는 부자집 이모네서는 고급 프랑스집 레스토랑에서 외식을 하는데, 자기네는 기껏해야 일년에 세 네번 돼지 갈비집에서 연기와 싸우며,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주문하고, 질서 없는 곳이라는 듯 표현 하는데, 조금 반감이 갔습니다.
저는 유독 초등학교 때에 비해, 중학교 시절 과도기를 거쳐 고등학교 시절에는 집안 살림이 좋아진 케이스 이지만, 그것은 아버지의 결단과 두 분이 합심으로 노력하신 결과이기도 합니다, 자칫 그런 이벤트가 저희 집에 없었다면.. 계속 제가 이전에 글로 남겼던 초등학교 시절의 삶이 계속 되었을 텐데요.
어린 시절을 떠올리면, 그리고 살림이 좋아졌던 고등학교 시절이어도 돼지 갈비집 외식은 생각만해도 재밌고 행복한 시간 입니다. 그것도.. 일년에 3~4번 외식이라니요.. ㅎㅎ 그럴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엄청 행복한것이었을 텐데요. 저는 지금도 외식할때, 소고기는 너무 비싸서 누군가를 사드리는 게 아니라면 거의 집에서 구워먹고, 돼지 갈비 정도로 즐거운 마음으로 즐길 수 있을 정도로 먹습니다. 이 소설에서 유독 자신의 삶을 비관하는 쥐어 짜는 듯한 표현을 꼽으라면 이 부분을 들고 싶습니다.
그리고 서울에 건평 18평 단독 주택에 살게 된 후에도 참 가난한 삶으로 묘사하지만.. 그럴 필요까진 없어 보였습니다.
얼마나.. 감사하고 풍요로운 삶인가요..! 그 정도면요.. ^^:!
이 대목에서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사람들의 생각은 모두 자신의 상황에 따라 천차만별일 수 밖에 없다는 것을요.
읽은 건 120 페이지(5장) 까지 인데, 오늘 후기는 겨우 1,2장 까지만 썼네요.
이렇게 자세히 다 쓰고 나야, 비로소 책 전체에서 느꼈던 큰 것들이 생각이 나더라고요,,!
오늘은 여기까지 쓰겠습니다.
3월 모임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4월 모임은 아주 조금의 충원을 받고, 기존 회원님들께 여쭤 보겠습니다.
(4월에는 책을 정해서 단발적으로 하는 모임도 가져 보려고 합니다. 그래서 매일 모임은 많은 회원님들 보다는, 으샤으샤 글로 기록하시는 걸 꾸준히 함께 하실 러닝메이트와 함께 하는 것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
감사합니다.!
노트북 드림.
노브북님의 정성스런 후기를 보니 이 책이 무척 궁금해 집니다.! 저도 인생에 부모님이 크게 자리잡고 있는데 아이를 낳기전과 낳은후에는 부모님에 대한 감정도 달라지고 한 여성으로써 삶이 크게 바뀐 상황들이 세상을 다르게 바라보기도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