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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악산
2025년 4월 19일
In 주 1회 독서 후기 공유 모임
요즘 날씨가 요상합니다
추웠다가 더웠다가 비가 왔다가 우박도 내렸다가 해가 났다가 좀 잡을 수가 없습니다.
이러다가 제대로 봄을 즐기지도 못하고 여름을 맞이 할 것 같은 생각이듭니다.
따뜻한 봄을 좀더 즐기고 싶은데 자연이 허락을 할지 모르겠습니다.
이책은 문형배 전 헌법재판소 헌법재판관이 퇴임후 어디 강연에서 이책을 언급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읽게 되었습니다.
주인공 이름은 이영초롱으로 부모님의 파산으로 당분간 고모와 함께 살게 됩니다.
고모 이정희는 고고리섬 보건지소에서 의사로 생활 하고 있으며 친구 이규정에게 매일 부치지도 못할 안부 편지를 씁니다.
이규정과 이정희는 대학 동기인데 어떤 사건으로 인해 이규정이 피의자가 되고 그 장면을 유일하게 목격한 이정희의 진술을 증거로 감옥에 가게 됩니다. 사실 만을 말했는데 친구가 감옥에 가게 되어 이정희는 여러방면으로 노력을 했으나 끝내 감옥에 가게 되고 이정희와는 사이가 멀어지게 됩니다. 그 이후 이정희는 친구 이규정에게 보내지 못하는 안부 편지를 매일 씁니다.
주인공은 그 섬에서 복자라는 동갑내기 친구를 만나게 복자를 통해 섬을 배우고 소통을 하며 복자와 많은 시간을 함께 보냅니다
그러던 어느날 어린 마음에 자신의 몇 마디가 어떤 결과를 가져 올지 몰랐던 주인공은 복자의 부탁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알고 있던 사실을 주민들에게 솔직하게 이야기 하고 그로 인해 상처를 받는 사람이 생기고 복자와도 거리가 멀어 집니다. 이영초롱 역시 복자의 안부를 물어 보는 보내지 못할 편지를 쓰기 시작합니다.
다행이도 고모 이정희도 이영초롱도 이규정과 복자에게 용서를 받고 다시 친구가 될 수 있는 기회가 생기게 되고 각자의 방법으로 이규정과 복자를 도우려고 합니다 .
사실을 있는 그대로 말한게 누군가를 곤란하게 만들 수 있다는 사실 그것도 소중한 친구를 힘들게 만들었다는 것은 견디기 힘든 죄책감이 있을 거라는 것은 누구라도 쉽게 짐작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둘다 보내지도 못한 안부 편지를 계속 썼을 것입니다.
자신들이 상처를 준 사람들의 안부가 궁금하면서도 차마 물어볼수가 없는 그 마음이 이해가 되었습니다.
누구의 잘 못 일까요? 그들의 말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 예측을 못하고 사실 그대로를 말한 이정희와 이영초롱의 잘못일까요?
저는 그 사실을 자신들의 목적 수단으로 사용한 사람들이 잘 못 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들의 편의대로 믿고 싶은 대로 그렇게 누군가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갖게 만든 사람들이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하얀 거짓말이라는 것이 있긴 하지만 사실을 말하는게 평생 죄책감을 갖고 살아가야 할 큰 잘 못인지
고고리에서 다시 서울로 올라간 이영초롱은 열심히 공부해서 판사가 됩니다. 하지만 사회생활을 잘 하지 못했던 이영초롱은 다시 제주도로 내려가서 복자를 만나게 됩니다. 복자는 산재문제로 병원과 소송중에 있었습니다. 누가봐도 불리한 싸움에서 이영초롱은 판사로 복자를 위해 노력을 하지만 결국 아무 도움이 되지 못하고 소송에서도 물러나게 됩니다. 다행이게도 복자는 끝까지 포기 하지 않고 증거를 모으기 위해 노력하고 여러 사람들의 도움으로 재판에서 이기게 됩니다.
이정희는 이규정이 출소후 죽기 2년전에 사이가 회복되고 이규정이 병으로 죽고 난후 이규정의 아들을 돌보며 살아갑니다.
이제 나는 슬픔에 대해 완전히 아는 사람이 되었으니까
슬픔은 차갑고 마음을 얼얼하게 하는, 아이스크림 같은 것이었다. 그러니 그만한 선택이 없었다.
주인공 이영초롱은 부모님의 파산으로 본인은 제주도에서 좀더 배를 타고 가야 있는 고고리 섬에서 보건지소 의사로 있는 고모에게 동생은 삼촌 집에서 생활하며 간혹 전화로 서로의 안부를 확인합니다. 동생이 웃지 않기를 하고있다고 말하자 영초롱은 반대로 웃기 훈련을 하고 있다고 하며 방법을 동생에게 알려 줍니다. 그리고 생각합니다. 슬픔이 무엇인지
내가 과거 이야기를 잘 하지 않고 딱히 그리운 시절도 없다고 말하기는 했지만 그건 다 잊어서는 아니었다. 그냥 무거워서 어딘가에 높고 왔을 뿐이었다. 어느 계절의 시간 속에, 기억 어딘가에 넣어 놓고 열어보지 않았을 뿐이었다 그러다 오늘처럼 잠들 수 없을 때면 밀려 왔다. 모든 것들이.
감당하기 버거웠던 시절의 추억들을 애써 기억하려 하지 않으려고 했던 마음이 들어나 있는 구절 이었습니다.
좋았던 시절이 없지는 않겠지만 그끝에 따라오는 잊고 싶었던 순간들이 더 많아서 기억해봤자 아프기만 한 기억이라
외면하고 지우려 했던 기억들도 어느 순간 밀물 처럼 밀려 들때가 있습니다. 그럴때 한없이 약해지기도 하고 깊은 어둠속으로 가라 앉는 기분을 알 것 같은 문장이었습니다.
복자는 그런 제순이의 눈썹이 일종의 농담 같은 거라고 했다 그리고 농담은 우리에게 일종의 양말 같은 것이라는 명언을 남겼다. 우리의 보잘것 없고 시시한 날들을 감추고 보온하는 포슬포슬한 것. 농담을 잘하는 사람들을 곁에 두면 하루가 활기차다고도 했다.
복자는 키우는 개들에게 눈썹을 그려주곤 했는데 왜 그렇게 하는거냐고 묻는 이영초롱의 질문에 하는 일종의 농담 같은 거라고 대답합니다. 농담이 양말 같은 거라는 표현이 좋았습니다. 우리 몸 중에서 가장 험한 일을 담당하고 있는 발을 감싸주고 보호해주는 양말. 농담 한번으로 힘들고 보잘 것 없는 하루 중에 한번쯤은 실없이 웃을 수 있게 해 주는 것 그런 양말 같은 사람이 곁에 있다면 그럭저럭 버틸 만 하겠다 싶었습니다.
열세살의 어린 아이들이 왜 그렇게 사는게 팍팍해서 애써 스스로 농담을 만들어 내야 했는지 안쓰러웠습니다.
"감사하지 말라니까. 준법은 감사나 죄송의 대상이 아니야"
"네?"
"나는 법을 대리할 뿐이고 법은 공동체의 규약일 뿐 감사할 필요도 죄송할 필요도 없어. 그런 건 사람이나 아니면 돌문어한테 하는 거야."
간혹 뉴스에서 보면 피의자들이 감형을 받기 위해 판사에게 반성문을 제출한다고 하고 그것을 이유로 진심으로 뉘우치고 있다고 판단하여 감형이 되기도 한다는 말을 들은적이 있는 것 같습니다. 왜? 피해자에게 사과를 직접하지 않고 판사에게 할까 늘 의문이고 불만이었습니다. 피해자가 용서를 하지 않았는데 판사는 무슨 자격으로 감형을 하고 말고를 정하는 걸까? 이게 맞는 걸까 늘 궁금했습니다.
'법을 다루는 사람들은 메스를 든 의사와 같다'는 말이었다. 의사들에게 인체를 찢는 용기가 필요한 것 처럼 우리 역시 타인의 삶을 찢고 들어가는 용기가 필요하다. 하지만 타인의 삶 속으로 들어가야 하는 자가 필연적으로 짊어지게 되는 무게와 끊임없이 유동하는 내면의 갈등과 번민은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익숙해지지 않았다.
법 집행으로 누군가의 삶을 찢고 들어간다는 표현이 법 집행의 무거움을 잘 보여 준다고 생각했습니다.
판사들의 판결문 몇 문장으로 누군가의 인생이 송두리째 파괴 될 수도 있고 정의 실현이 될수도 있고
그 무게와 고뇌가 시간이 지난다고 해서 익숙해질 수 없는 것들이고 한편으로는 익숙해 지면 안되는 것들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판결이란 선악의 분별이 아니라 그저 제도적 분리에 불과하다고 했던 말이 아프게 떠올랐다
과거 서울에 있을 때 선배 판사와 대화 중에 판사 생활이 그냥 쓰레기 분리 같은 선악의 분별이 아니라 제도적 분리라고 차갑게 말한적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제주도에 와서 친구 복자의 소송에 관여 하게 되면서 그 속에서 불합리하게 돌아가는 상황을 보면서 예전에 자신이 했던 말을 후회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절대 선이나 절대 악은 없다는 생각을 갖고 있지만 보편적인 선과 악은 분명 존재하고 판사라고 하면 인간성이 결여된채 법에 의해서만 판결한다고 한다면 그 판결이 100% 동의를 받기는 쉽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이책이 판사들의 실존적 고민을 가장 잘 표현한 소설이라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판사는 일상에서도 무거운 책임감과 함께 해야 한다는 것과 법조계에서도 여성 법조인으로 살아가는건 쉽지 않다는 것을 작가는 말해주고 있었습니다.
모든 직업이 소명의식이 필요하기는 하지만 특히 의사나 판사들 처럼 누군가의 인생을 파헤쳐야 하는 사람들은 그들의 행동과 말 한마디에 좀더 신중을 기하고 자신의 직업에 막중한 책임감과 소명감을 가지고 임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그래야 책속에서도 이야기 했듯이 존경받을 수 있는 사회지도층이 될수 있는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봄비가 내리는 주말 남은 시간 잘 보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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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악산
2025년 4월 12일
In 주 1회 독서 후기 공유 모임
이번 주는 벚꽃과 함께 했던 시간들이었습니다. 하얀 꽃이 어찌나 화사한지 도시 이곳 저곳에 하얀 빛깔을 뽐내고 있는 벚꽃 덕분에 어디를 봐도 눈이 즐거운 봄 날 이었습니다.
이번에 제가 읽은 책은 철학은 날씨를 바꾼다 라는 책입니다. 부제는 삶을 쓰다듬는 위안의 책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제목 만으로도 어떤 내용의 책인지 알 것 같다는 지레 짐작을 하고 읽었는데 저의 오만이었습니다.
작가가 철학자이자 시인이라 그런지 서정적이고 아름다운 문장들이 빼곡해서 철학적인 인용도 많음에도 그리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날씨를 선물하는 일기예보라는 제목의 프롤로그는 그 내용을 여기에 다 옮겨 놓고 싶을 정도로 마음을 빼앗겼습니다.
비가 오면 젖은 흙 속에서 깨어난 나무 향기가 밀려온다. 태어나기도 전에 이미 탯줄을 통해 몸에 스며들었던 것 같은 그 내음은,
내가 어떤 방황을 하더라도 결국 대지의 일원이라는 것을 알려준다. 툭 툭 소리가 점점 커지는 하늘을 겨우 가린 우산 아래서, 비가 부딪치며 짙은 색이 천천히 번지는 산책로 담벼락을 한참 바라보기도 한다. 비가 오는 이 예외적인 하루를 좋아한다. 하루라는 낱말은 아주 가볍고 보드라운 어떤 생명 같아서 발음할 때마다 선물처럼 반갑고, 어제의 시간으로 보내야 하는 일이 아쉽다.
내일은 비가 온다고 하던데 나무 향기와 예외적인 선물 같은 하루를 느낄 수 있을지 기대가 됩니다.
삶, 우주, 그리고 모든 것에 대한 해답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라는 소설과 동명의 영화를 소개하는데
아득히 먼 우주에서 두번째로 똑똑한 컴퓨터인 '깊은 생각'에게 사람들은 삶, 우주, 그리고 모든 것에 대한 해답이 무엇이니 질문을 던집니다. 컴퓨터는 750만년 동안 연산한 42라는 답을 줍니다. 그리고 답이 마음에 들지 않을 거라고 말합니다. 제대로 된 질문을 던지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하며 제대로 된 질문을 찾기 위해 새로운 컴퓨터를 만들 것을 제안하는데, 그 컴퓨터 바로 지구 입니다.
저도 그동안 성급하고 잘못된 질문을 많이 하고 살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떻게 하면 쉽고 빠르게 ㅇㅇㅇ 잘 할 수 있을까요?
스스로 시간과 노력을 들여 답을 구할 생각보다는 그분야에 성공한 사람들의 정답을 쉽게 구하려고 했던 어리석었던 질문들이 떠올랐습니다.
해답은 널려 있지만, 제대로 된 문제를 가진 사람의 눈에만 보인다. 아무런 문제의식 없는 빈털터리가 그것을 집어 들면 그저 돌멩이, 아니면 영문 모를 '42'라는 숫자로만 나타난다
제대로 된 질문을 가지고 있다면 남들은 그냥 지나치는 것에서 해답을 찾을 수도 있다고 합니다.
비슷한 일상들이고 풍경들을 얼마나 주의 깊게 살피는가에 따라 삶을 풍요롭게도 만들고 인생의 해답을 찾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요즘 사람들이 챗지티피를 많이 분야에서 사용하는데 내가 질문하는 이상의 수준으로 답이 나오지 않는 다고 하더라구요
내가 어떤 질문을 가지고 있냐에 따라 얻을 수 있는 정답이 달라 질 수 있음을 상기 하게 되었습니다.
기생충의 예술과 철학
기생충의 예술을 생각하면 저는 가장 먼저 영화 기생충이 생각납니다.
저자는 기생충을 처음 접한 예술로 시골쥐와 도시쥐를 언급합니다. 언뜻 시골쥐와 도시쥐에서 기생충이 나왔었나 잠시 고민했다가 저자의 다른 시선에 감탄 했습니다.
기생충 기식자는 숙주가 없이는 생존이 힘듭니다. 기생충 또는 기식자를 숙주의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 내는 역할로 설명합니다.
어떤 그리스털에 불순물을 집어넣어보라, 그러면 어려분은 요행히도 트랜지스터를 생산하게 될것이다. 반도체를 말이다. 이때 부터 사람들은 도태를 이해했다. 기식자는 재가동자이다. 그는 불가역적인 순환을 창조하고, 하나의 방향을 창조한다. 그는 방향을 만든다.
<Parasite> 세르(철학자
도시쥐를 기생충으로 봤다면 우리가 흔히 부정적인 개념으로 알고 있는 기생충에 관한 새로운 시선을 보여 주었습니다.
기생충(기식자)가 새로운 질서와 방향을 만들어 줄 수 있다는 주장은 흥미로웠습니다. 가령 저 같은 경우는 혈당 스파이크가 생기기 시작했는데 혈당 스파이크의 조절을 위해 식단을 바꾸고 식후 간단한 운동을 시작하여 제 몸의 기생충에 맞서 새로운 질서를 만들고 적응하려고 노력 중에 있습니다.
우리의 사회적 벽들은 타인(기식자)의 개입을 통해 부서질 수 밖에 없다. 타인의 침투는 방어되거나 거부될 문제가 아니라, 침투받은 자를 변화하게 만드는 문제, 새로운 신체와 질서를 탄생시키는 문제이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타인의 개입을 막을 수 없고 결국 부서질수 밖에 없다면 그것은 다시 더 나은 것을 만들수 있는 기회가 될수도 깄겠다 싶었고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나 자신을 변화 시킬 것인지는 내 몫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근대와 인간 주체의 탄생
근대란 연표상의 객관적인 어떤 기간을 가리키기보다는 하나의 '태도'라는 점이다. 근대의 어원이 라틴어 형용사'modernus(모데르누스)는 '가까운'이라는 뜻을 지닌다 . 가까움이란 지금의 시점에 대해 가까운 것이니, 곧 새롭다는 뜻이다. '근대'란 자신의 현재를 새로운 시기로 감지하는 태도인 것이다.
근대는 인간이 주체인 시대를 말하고 있습니다. 자연의 법칙을 인간은 이성을 이용하여 자연의 질서와 법칙을 정리하고 자연을 인간이 이용할 수 있는 대상으로 만들어 버렸다고 합니다.근대는 종교에도 들어가 신의 자리에 인간을 세우고 예술에서도 미학이라고 하여 인간의 감성이 아름다움의 척도로 설명합니다.
하지만 근대인은 늘 조급하고 늘 바쁘고, 늘 경쟁하며, 늘 피로와 자연의 파괴를 끌고 다니고 있다고 합니다.
인간의 오만함과 어리석음을 말하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자연과 다른 종들과 함께 어울리며 살아가야 하나 인간 주체로 인간이 자연과 다른 종들도 다 통제 할 수 있다는 오만함이 결국 인간 자신에게도 독이 되어 돌아와 우리가 그 댓가를 치루고 있다는생각이 들었습니다.
인간 주체가 되는 근대인 될 것인지 인간의 계획을 뒤로 한채 미지의 시간으로 나아가는 현대인이 될 것인지 생각해 보게 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사랑의 말
'사과는 빨갛다'와 같은 문장은 그것을 말하는 일이 그 문장을 유효한 것으로 만들진 않는다. 현실의 사과가 빨간색일 경우 이 사실에 의존해 저 문장은 참된 것으로 유효해진다. 그러나 어떤 말은 꼭 입으로 내뱉어야만 유효해진다. '사랑한다'와 같은 말, '맹세한다'와 같은 말이 여기 속한다.
사랑의 말은 말해지는 순간 비로소 현실이 된다.
우리는 가까운 사람에게 얼마나 사랑한다는 말을 하고 있는지 묻고 있습니다.
제가 사랑한다는 말을 가장 많이 편하게 하는 사람은 작은딸 입니다.
엄마께도 남편에게도 어른이 되어 버린 큰 딸에게도 왠지 사랑한 다는 말을 하기엔 어색해서
말을 하지 않아도 알고 있겠지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사랑은 말을 해야 현실이 되고 맹세가 되고 의미가 있다고 하니
어색하고 쑥쓰럽지만 사랑의 말을 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에필로그 쓰다듬는 손길
모든 삶은 위안을 필요로 한다. 강한 이에게도 약한 이에게도 삶은 끌고 가기 힘든 수레인 까닭이다.
저자는 무엇에 위로를 받는지 물어 보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손이 그 담당을 하고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손을 잡고 쓰다듬으면서 마술적인 일들이 일어난다고 합니다. 누군가를 위로하기도 하지만 누군가를 쓰담듬고 보호하면서 자신이 위로를 받는 다고 합니다.
쓰다듬는 손길은 다른 이에게 베푸는 손길이지만, 동시에 세상에서 가장 부드러운 것을 어루만지는 손길이다. 그 손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것을 꼭 끌어안고 있는 손, 축복받는 손이다.
저는 내 가까이에 있는 가족에게 사랑한다고 말하고 쓰다듬어 주고 그렇게 위로를 주고 받는 따뜻한 날씨를 선택하기로 했습니다.
이번책 역시도 모든 내용을 다 정리하기엔 저의 실력으로는 역부족이었습니다. 마음을 울리는 좋은 글들이 많았고 편견에 차 있는 저의 사고를 깨워 주기도 얼어 붙어 있던 감성을 깨워주는 고마운 책이었습니다.
남은 주말 잘 보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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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악산
2025년 4월 09일
In 주 1회 독서 후기 공유 모임
제가 노인 복지 현장에서 일하면서 다양한 노년의 모습을 만났고
그분들의 모습이 멀지 않은 나의 미래 모습이라는 것을 부정할 수 없었고
그러면 좀더 나은 노년 생활을 위해서 나는 무엇을 준비하고 실천해야 할까 라는 생각을 많이 하고
그때 그때 깨닫거나 새롭게 깨우치게 된것들을 목록으로 작성하기도 했습니다.
그 첫번째가 건강입니다.
건강은 아무리 강조해도 모자람이 없는 것이지요
그중에서도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강이 하지 근력 유지 입니다.
제가 지난번 후기에서 존엄성에 대한 이야기를 하였는데
제가 존엄한 삶을 위해 끝까지 지키고 싶은 것 중에 하나가 걸어서 화장실 가기 입니다.
지팡이나 워커에 의지해도 좋고 그것도 안되면 기어서 가는 것도 괜찮습니다.
최대한 마지막까지 화장실을 제 힘으로 출입하는 것이 첫번째 목표입니다.
노년의 어르신들이 마지막까지 힘들어하고 거부하는것이 기저귀 착용입니다.
기저귀 착용으로 인해 어떤 보이지 않는 마지노선을 넘어가는 느낌이 들때가 많습니다.
요실금 팬티 까지는 받아 들일 예정입니다.
정말 제 자식에게 엄마 기저귀를 갈게 하고 싶지 않습니다.
어떻게든 하지 근력을 강화 하고 유지하는게 목표입니다.
무릎 관절염 ,골절을 관리하고 예방 하세요 그리고 척추 질환으로 인한 보행 장애도 많습니다. 허리 도 다치지 않게 조심하세요 본인에게 맞는 방법을 찾아 근력 운동 하시는 걸 추천 드립니다.
못 걸으면 너무나도 삶의 질이 떨어집니다.
길게는 십년 가까이 좁은 방안을 벗어나지 못하고 살아야 할 수도 있습니다.
두번째는 치매에 관한 것입니다.
치매 예방을 위해서는 운동과 독서, 새로운 언어 공부, 긍정적인 사고 등이 필요하다는 것은 다들 알고 계실 겁니다.
위의 필요 조건들 대부분이 뇌를 자극 하는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는 청력 유지를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청력이 저하되면 의사소통 능력이 저하되고
그로 인해 뇌에 전달 되는 자극 역시 줄어 들게 되면서 인지기능 저하에 영향을 미치는것 같습니다.
그밖에서 청력 저하로 인해 의사소통 능력이 저하되면 대인관계에도 문제가 생기고 성격도 예민해져 스스로가 힘들어 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자식들과 같이 사는 경우 모시고 계시는 부모님이 청력저하로 잘 못 들으시면 같은 말도 여러번 반복해야 할 때가 많아 스트레스 받는 것을 많이 봤습니다.
좋은 유전자를 타고 나서 청력이 오래 유지 되면 좋겠지만
어쩔수 없이 청력 저하가 시작 되면 되도록 빨리 보청기를 착용하세요
요즘 보청기 작아서 착용하고 있어도 눈에 잘 띄지도 않습니다.
치매는 아직까지 완치가 안되는 질병입니다. 조기에 약물을 복용하세요 그래야 악화를 늦출 수 있습니다.
세번째는 경제적인것에 관한 것입니다.
내 재산전부를 자식들에게 알리지 말자 라고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유산 문제로 자식들 얼굴을 못 보고 자시들 사이가 틀어지는 것을 정말 많이 봤습니다.
살아 있는 동안 똑같이 나누어 줄 수 있는 상황이 안된다면 모르게 나눠 주세요
그리고 되도록 다 주지 마세요 제발 씁쓸한 이야기지만 재산이 있어야 대접을 받습니다.
여러 자식 중에 한 명에게 많은 재산을 나눠 주는 순간 파국의 길로 접어 들수도 있습니다.
제가 이렇게 격하게 표현하는 것은 정말 부모 자식간에 사이가 좋지 않거나 형제간에 사이가 안 좋은 이유 대부분이
재산 문제 였습니다.
금액이 문제가 아닙니다. 누가 더 받고 덜 받고에 예민해 합니다.
차라리 재산이 없으면 형제들 끼리 의기 투합하여 부모님을 모시는 경우는 종종 봤습니다.
네번째는 자식들에게 내 방식만을 고집하지 말자 입니다.
오래 살다 보면 자신 만의 방식이 생기고 그 방식을 바꾸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로 인해 자식들과 의견 충돌이 생길 수 있는데
무조건 싫다거나 안된다거나 하지 말고 최소한 시도는 해보거나
진지하게 고민은 해 보시길 바라겠습니다.
이일을 하면서 만난 보호자들이 하시는 말씀 중에 공통적으로 하는 이야기가
우리 부모님이 고집이 세다 또는 별나다 라는 말입니다.
좋은걸 해드리고 싶어도 싫다고 하셔서 못해드린다고 말씀들 하십니다.
다섯번째는 걱정은 속으로 하자 입니다.
나이가 들면 밤 잠이 줄어들고 새벽에 일찍 깨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때 이생각 저 생각 하다보면 걱정이 늘어나기도 합니다.
얼마전에 비행기 사고를 기억하실 겁니다.
그때 있었던 일입니다.
한 어르신(90세 정도 되신 할머니)의 아들이 마침 동남아에 가 있었는데
비행기 사고 소식을 듣고 아들에게
한국 올때 비행기 타고 오지 말라고 말씀하셨던 일이 있었습니다.
제가 그 아들이었다면 참 난감 했을 것 같습니다.
걱정을 안 할 수는 없고 10가지가 걱정이 되더라도
그중 한두가지만 이야기 하는게 좋다는 생각입니다.
걱정은 할수록 늘어나는 것 같습니다.
제 이야기를 어떻게 들으셨는지 모르겠습니다.
어디까지나 제 개인적인 견해 이고 저의 다짐들입니다.
오늘 언급한 것 말고도 몇가지가 더 있지만 너무 길어질 것 같아
여기까지만 하도록 하겠습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사례를 들고 싶었지만 그러면 또 너무 길어져서
최대한 간단하게 요약하였습니다.
제가 생각만 하던 것을 이렇게 글로 적으며 정리하는 것은 처음이라
좀 미흡하거나 오해를 불러 일으킬 문장이 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되는데
감안하고 읽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다음 후기로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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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악산
2025년 4월 06일
In 주 1회 독서 후기 공유 모임
안녕하세요
다사다난했던 한주가 지나갔습니다. 어제는 역사적으로 또 한번의 큰 일이 있었던 날이었습니다.
결과가 다행스러웠던 분도 있을 수 있고 안타까웠던 분도 있었을 거라 생각합니다.
아무쪼록 혼란스러운 나라를 안정 시켜주고 국격을 올려주고 국민들이 정치에는 크게 신경을 쓰지 않고 각자의 본업에 충실할 수 있는 살기 좋은 나라를 만들어 줄 수 있는 새로운 리더가 나왔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사람이 '나 답게' 늙고 죽으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돌봄이란 무엇일까?
평소에 제가 늘 생각하고 고민하는 것 중에 하나가 어떻게 해야 살아 있는 동안 존엄성을 지키면서 살아 갈수 있을까
그러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무엇이고 내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입니다. 이것은 지금 그 시간을 보내고 있는 노인 분들을 위한 고민이기도 하고 앞으로 그 시간을 보내게 될 저를 위한 고민이기도 합니다
건강도 해야 하고 경제적 여유도 있어야 하고 적당히 사회 생활도 해야 하고 가족 관계도 좋아야 하고
대충만 생각해도 많은 조건들이 갖추어져야만 죽기 전까지 존엄성을 지키면서 살수 있겠구나
하지만 그것 또한 내 의지와 노력 만으로는 안되는 것이라 어쩔 수 없이 타인의 돌봄을 받아야 하는 경우가 온다고 한다면
어떤 식의 돌봄이 가장 존엄성을 헤치지 않으며 최대한의 자유를 보장해 줄 수 있을까 에 대한
해답을 이책에서 찾을 수 있기를 바라며 책을 읽었습니다.
이 책의 저자는 일본에서 요리아이(한데묶음)이라는 노인요양 시설 소장으로 돌봄노동에 종사 하면서 겪었던 노인돌봄 현실을 바탕으로 돌봄에 관한 궁극적인 목적과 돌봄을 받는 자와 돌보는 자 둘다 만족 할 수 있는 환경과 방법을 제시하고 있었습니다. 요리아이는 폐쇄 시설이 아니라서 입소중인 노인들이 언제든 외출이 가능하고 식사 시간도 자유롭고 최대한 노인들의 자유를 보장해 주고있는 시설이었습니다.
우리나라에 있는 노인 요양 시설을 생각하면 안에서 열어 주어야만 들어 갈 수 있고 식사 시간 역시도 특별한 이유가 없는 한 정해진 시간에 식사와 간식을 먹을 수 있고 기저귀 교체 시간도 정해져 있어 돌봄의 받는 노인들의 자유가 많이 제한이 되어있는게 현실 입니다. 물론 그것이 나쁘다고만 할 수는 없습니다. 폐쇄가 되어 있어 안전하게 관리가 될 수 있고 규칙적인 생활 패턴을 가지게 되어 규칙적인 배변 습관이나 건강 관리에 도움을 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관리 시스템은 돌봄을 효율적으로 하기 위한 돌봄을 제공 하는 자 들의 입장이 더 많이 반영 되어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요리아이 같은 시설이 만들어 지기 까지는 좀더 시간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할머니는 '먹지 않겠다'는 선택을 이어 갔다. 올바른 것도 그릇 된 것도 아니었다. 받아 들인다거나 받아 들이지 않는다고 할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 긍정도 부정도 할 수 없는 세계가 있는 지는 모른 다고 생각했다.
할머니는 따님이 지켜보는 가운데 죽었다.
내가 할머니의 보호자라고 하면 나는 그 선택을 존중 할 수 있을까요?
음식섭취를 하지 않으면 서서히 사망에 이르게 되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고 의학의 힘을 빌리면 충분히 영양분 공급이 가능할 수 있는데 지켜 보는 것은 자살을 방조 하는 것은 아닐까 싶기도 하고 내 마음 편하자고 할머니의 의지와는 상관 없이 강제적인 돌봄을 행하는 것이 맞는 것인지는 쉽게 답을 내릴 수 없는 문제 였습니다.
하지만 할머니의 선택이 제가 훗날 나의 마지막을 생각했을 때 경우의 수중 한가지였습니다.
더이상 삶의 의미를 찾지 못하거나 내가 생각하는 기준에서 벗어나 인간으로서 존엄성을 지키는 못하겠다는 생각이 들면 스스로 곡기를 끊고 천천히 마무리를 해야 겠다는 생각을 지금도 여전히 하고 있는 중입니다.
그때의 일을 지금도 생각한다.
할머니는 '죽음'과 맞바꿔서 마스크를 벗은 게 아니었다.
'연명'을 원하지 않아서 산소 마스크를 벗는 선택을 했다고는 생각 할 수 없다. '아무튼 싫어' 라로 했던 것이다.
논리적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싫어'를 따르는 결정이 있었던 것 같다. 그 결정은 '미래' 로 부터 '지금' 을 생각하지 않는 '지금' 으로 부터 '미래'를 예상하지 않는 '지금'만을 붙잡으려 하는 육체에서 비롯된 염원 같았다.
내일이 또는 미래가 의미가 있는 나이는 언제까지일까? 라는 생각을 종종 하곤 합니다.
지금을 산다는 건 어떤 것을 의미하고 무엇을 말하는 걸까? 인지기능 저하로 인해 판단력이 흐려 졌다고 해서 그 판단이 잘 못 되었다고 말할 수 있을까? 지금을 의미있게 내가 원하는 대로 사는게 과연 잘 못된 일일까 온전하지 못한 인지상태에서도 지금을 의미있게 살려고 하는 본능이나 염원이 진짜 있는 건 아닐까? 그렇다면 존중 받아야 할 선택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제가 만나는 여러 어르신(노인)들은 하루 하루 사는게 고역이라고 말씀하십니다. 반쯤은 진심이 아니라는 것을 알긴 하지만 왜 이렇게 오래 살아서 힘든지 모르겠다. 지금이라도 죽었으면 좋겠다라는 말씀을 많이 하십니다. 그런 분들에게 어떻게 삶에 의미를 전해 드려야 할지 정말 답을 못 찾습니다. 그저 제가 할 수 있는 말은 자식들 얼굴 한번이라도 더 보시는게 좋지 않냐고 기껏 제가 생각해낸 위로는 그정도 입니다. 타인의 도움으로 기계의 도움으로 살아갈 만큼 미래가 의미가 있는 나이는 언제까지일지 생각해 볼 만한 문제라는 생각이 듭니다.
저도 노인복지 현장에서 종사하고 있는 상황이고 한때 시설에서 일한 경험도 있어 책 속의 많은 내용들이 공감이 되고 집중해서 읽을 수 있었고 그때 만났던 많은 어르신들의 모습이 떠오르고 돌봄에 있어 미흡했던 제 모습을 반성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혹시 또 노인요양시설에서 일을 하게 되거나 혹은 노인요양시설을 운영하게 된다면
어떤 방향으로 돌봄을 제공해야 할지도 고민하게 하는 시간 이었습니다.
지금은 재가 시설이 아니라 재가 복지 쪽에서 일을 하고 있고 가정내에서 돌봄을 받거나 불편한 몸으로 독거 중인 어르신을 대상으로 상담을 하고 일을 하고 있는 상태라 그런 어르신들에게는 어떤 돌봄의 형태가 좋을지 생각해 보기도 했습니다. 돌봄의 형태는 조금 다를 지라도 인생의 마지막을 지나고 있는 어르신들이 존엄성을 지키고 조금이라도 삶의 만족을 할수 있는 쪽으로 도와야 하는 것은 가족뿐 아니라 사회와 국가적으로 고민하고 함께 풀어나가야 할 숙제라는 생각이듭니다.
지금 제가 하고 있는 일과 관련된 책이라 책 내용뿐 아니라 제가 일하면서 겪었고 평소 생각했던 것들을 다 이야기 하자면 너무 길어 질것 같아 이정도에서 마무리를 할까 합니다.
혹시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제가 생각하고 있는 노년을 잘 보낼 수 있는 실제적인 방법들에 대해 이야기를 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이번에도 토요일에 시작한 후기를 하루가 넘겨 마무리 하게 되었습니다.
남은 주말 잘 보내시고 힘찬 한주를 시작하시기를 바라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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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악산
2025년 3월 31일
In 주 1회 독서 후기 공유 모임
안녕하세요 치악산 입니다
오늘은 날씨가 요상한 날이었습니다.
아침에는 눈보라가 쳤다가 비가 오다가 해가 났다가 하루에 몇 계절이 지나간듯한 날이었습니다.
산불로 고생중인 지역에나 비가 흠뻑 내려 더이상 산불로 인한 인명 피해나 재산 피해가 없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숲이며 나무들 그리고 생활 터전, 오래된 문화 유산이 그것을 지키기 위해 오랫동안 해 왔던 노력이 무색하게
한순간에 잿더미로 변하는 모습을 지켜 보는건 정말이지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예전에 제가 살던 동네에서도 동네 아이들이 산에서 불장난을 하다가 산불이 난적이 있었는데
자연발화가 아니라 사람들의 부주의로 인한 산불은 발생하지 않도록 각별히 신경 써야 할 것 같습니다
주말을 이용해 산이라도 가볼까 했는데 당분간은 산에 가는 것도 조심해야지 싶습니다
회원님들은 한달에 평균 몇 권의 책을 구입하시나요?
저는 예전에는 평균 다섯 권 정도구입했었습니다. 알라딘 온라인을 많이 이용하는 편이었는데
꽤 오랫동안 가장 상위멤버 자격을 유지했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미쳐 읽지 못한책, 한번 읽었지만 오래 소장하고 싶은 책, 한번 읽었지만 더 이상 찾지 않을 것 같은 책들이
자꾸 쌓여 많은 공간을 차지 하기 시작했습니다.
중간 중간 가족들이나 지인들에게 나눠 주기도 했지만 그럼에도 조금씩 쌓여 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올해는 최대한 책 구입을 자제하고 도서관을 이용하거나 집에 쌓여 있는 책들을 읽어야 겠다고 올 초에 다짐 했었습니다. 이 책 역시 작년 김영하 작가의 마케팅에 현혹 되어 장바구니에 담아놨다가 책 표지나 제목이 딱히 끌리지 않아 구입하지 않고 있었는데얼마전 도서관 신착 코너에 있길래 빌려와서 읽게 되었습니다.
읽고 나서 소감은 구입했어도 좋았겠다 김영하 작가가 괜히 추천한게 아니구나 싶었습니다.
이책을 간단히 소개 하자면
야심만만한 문제 해결사 줄리아. 위대한 사랑을 꿈꾸는 독서광 실비
다른 사람을 보살피는 에멀라인, 타고난 예술가 세실리아
네명의 파다바노가의 자매들과 윌리엄이라는 외로운 한 남자의 이야기 입니다.
파다바노가의 네 자매들은 서로 너무 사랑하고 의지하고 아끼며 한 몸 처럼 지내는 반면
윌리엄은 자기가 태어나고 얼마 후 누나가 죽고 우울증에 빠진 부모님 밑에서 사랑과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자라다
우연히 농구에 소질이 있음을 알게 되고 농구를 통해 사람들과 어울리게 되고 그렇게 잘 살아갈 것 처럼 보이는 인물입니다
줄리아는 사랑때문에 더 행복하고 밝아졌지만 실비와 달리 사랑을 삶의 이유가 아니라
잘 쌓아올린 삶의 일부라고 생각했다
줄리아가 어떤 성격의 인물인지 잘 보여주는 구절입니다
아버지 찰리는 줄리아를 로켓이라고 부릅니다. 줄리아에게는 직선으로 이어지는 삶의 목표가 있었고 계획대로 인생을 만들어 갈수 있다고 생각하는 인물이었습니다. 결혼과 출산 역시 계획에 맞추어 실행하지만 줄리아의 남편 윌리은 인생의 방향도 달랐고 속도도 달랐습니다. 줄리아는 자신이 윌리엄에 관하여 제대로 알고 있지 못했다는 사실을 끝내 받아 들이기 힘들어하고 윌리엄의 극단적인 선택으로 두 사람의 결혼 생활은 끝나버리고 맙니다.
줄리아는 항상 자신 만만하고 동생들의 문제에 가족의 문제에 해결을 하는 사람으로 그려지는 만큼 능력있고
열정적인 모습이 인상적인 인물이었습니다. 인생이 자신의 계획대로 흘러 갈수 있다고 생각하는 모습은 좀 불안하기는 했었고 윌리엄과의 문제에서 줄리아의 선택이 이해가 쉽게 되지 않기도 했었지만 누구나 살아가면서 최고의 선택은 하는 것은 아니고 그 당시 줄리아에게는 그것이 최선의 선택이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넌 아직 어려서 모르겠지만 인생은 정말 짧아. 중요한 것을 위해 중요하지 않는 것을 멀리하는 널 말리고 싶지 않았다.
넌 나랑 비슷해, 실비. 둘다 학교나 직장이 우릴 채워 주리라 기대하지 않지. 우린 그보다 더 중요한 무언가를 찾아서 창밖을 내다 보거나 우리 안을 들여다봐"(중략) "넌 더 많은 것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에 시간에 맞춰 지루한 수업에 들어가거나 말도 안 되는 규칙을 지키는 것이 무의미한지 늘 알거야.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차이를 몰라, 그래서 주변에서 시키는 대로 하지. 물론 그렇게 사는 게 짜증도 나고 지루하기도 하지만 인간의 삶은 원래 그런 거라고 생각해. 하지만 너랑 나는 다행히도 꼭 그렇지는 않다는 걸 알지."
네자매의 아버지인 찰리와 실비가 어떤 성격의 소유자인지 알게 해주는 문장 이었습니다.
네 자매중 실비가 찰리를 가장 많이 닮았고 찰리에게 가장 많은 영향을 받았습니다.
실비는 내면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자신의 감정을 숨기지도 않았고 세상 사람들에게 이해받지 못할지라도 자신의 사랑에 당당했습니다. 네 자매중 특히 줄리아와 사이가 좋았던 실비는 자신의 사랑으로 인해 언니와 사이가 멀어졌지만 그럼에도 자신의 사랑을 포기하지 않았고 누군가를 살려냈고 살아갈 수 있는 힘이 되어주었습니다.
이책에서는 작은아씨들에 관한 언급도 종종 나오는데 실비가 조와 가장 닮았다는 생각을 하면서 읽었습니다.
"언니들은 우리가 어린애라고 생각하지" 세실리아가 말했다. "엄마는 모두가 항상 망하기 직전이라고 생각하고 난 둘다 아니야. 대학에 가고 싶었던 적도 없어. 나 혼자 공부해서 해낼 거야. 아기랑 같이. 이건 내인생이고, 내 선택이야. 누구의 짐도 되지 않을 거야." 157센티미터인 세실리아가 어깨를 쫙 펴고 마지막 문장을 으르렁 거리듯 말했다.
에멀라인과 쌍둥인 세실리아는 어린 나이에 임신을 했고 가족들의 걱정 앞에 자신의 선택을 당당하게 말합니다.
스스로 비혼모를 선택하고 자신의 선택에 후회하지 않고 예술가로 성공하여 당차게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사람으로 나옵니다. 아이를 선택한 대신 집에서 나가야 했고 엄마 로즈는 그런 세실리아를 만나려 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네 자매는 서로를 챙기며 세실리아를 세심하게 보살펴 줍니다. 스스로 선택한 삶에 끝까지 책임을 다하는 세실리아의 모습이 기특하기도 하고 대견하기도 하고 어리지만 용기는 있는 모습이 멋져 보이는 세실리아였습니다.
"난 조시를 사랑하고 싶지 않았어." 에멀라인이 말하며 자기 커피잔을 빤히 보았다. "난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을 고르는게 아니라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힘들었어. 누구를 사랑하느냐에 따라 모든 것이 바뀌니까"
쌍둥이중 하나인 에멀라인은 동성인 조시를 어쩔 수 없이 사랑하게 되었다고 말합니다. 아이를 가질 수는 없지만 에멀라인과 조시는 서로를 위하여 또다른 가족의 모습을 보여주며 잘 살아갑니다. 어머니에게 인정을 받지는 못했지만 파다바노가의 자매들은 에멀라인의 선택을 존중하고 힘이 되어줍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고를수도 없고 그 사람으로 인해 모든 것이 바뀜에도 멈출 수 없는게 사랑이라는 것이 작가가 생각하는 사랑에 관한 정의이고 이책을 관통하는 하나의 메세지가 아닌가 싶었습니다.
"난 뭘 하고 있지?
내가 왜 이러고 있지?
난 누구지?"
부서질듯 위태로운 윌리엄의 독백입니다. 그가 태어나고 며칠뒤 그의 누나 캐롤라인 죽고 그의 부모들은 너무나 큰 슬픔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윌리엄은 그런 부모에게 방치되고 죽어야 할 사람은 캐롤라인이라 아니라 자신이어야 했다는 생각이 평생을 따라 다닙니다. 그런 윌리엄에게 자신을 찾게 해주는 진정한 사랑을 만나게 되고 자신의 온전한 삶을 살아가게 됩니다. 부모가 자식에게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생각하게 해주는 인물이었습니다. 자식을 하나 잃었지만 또 다른 자식이 있는데 어떻게 본인의 슬픔을 이겨내지 못하고 자식을 방치하여 그림자 처럼 살아가게 할수 있을까 이해가 되기도 이해가 안되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부모에게 받은 상처를 다른 사람에게 치유 받을 수도 있구나 나를 진정으로 인정해 주는 한 사람만 있어도 그 힘으로 살아갈수 있구나 싶었고 그런 사람을 나중에라도 윌리엄이 만나게 되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상실이 전부가 될 줄은, 모든 순간의 일부가 될줄은 말이예요.
누군가를 잃는 것이 너무나 많은 것을 같이 잃는다는 뜻인줄은 몰랐어요"
찰리가 죽은 후에 찰리를 그리워 하며 실비가 한 말이었습니다.
어린 시절 아버지가 돌아가셔서 늘 아버지가 그리운 저는 많은 공감이 가는 문장이었습니다.
아버지와 함께 지냈던 시간 보다 아버지 없이 지낸 시간이 훨씬 더 길지만
아버지의 빈자리는 시간이 지난다고 저절로 메꿔 지는건 아니더라구요
이제는 아버지가 돌아가셨던 연세와 비슷한 나이가 되었고 충분한 어른이 되었지만
지금도 종종 아버지의 빈자리가 크게 느껴지고 사무치게 그리울때가 있습니다
아마 실비는 아버지에게 정서적으로 많은 영향을 받았기 때문에 소설 내내 아버지를 떠올리며 그리워 하는 모습이 그려져 있었습니다. 이렇게 또 소설 속에서 제가 가지고 있는 저의 모습중에 하나를 만난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삶은 기회였다. 하나씩 차례차례 열어봐야 하는 서랍장이었다.
저는 이 말이 좋았습니다. 삶은 기회라는 말이 좋았습니다. 기회라는 단어는 부정적인 곳 보다는 긍정적인 곳에 많이 쓰이는 만큼 열어보지 않은 서랍장에는 인생을 풍요롭게 만들어줄수 있는 것들로 채워져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그 서랍장에 무엇이 들어 있을지는 그동안 어떻게 살아 왔느냐에 따라 그 속에 담겨 있는 것이 다를 수도 있겠지만
노력과는 상관 없이 누구에게나 매일 매일 새로운 하루가 주어 지는 것이 매일 새로운 기회가 찾아온다는 희망 같은 말이라 마음에 남았던 부분이었습니다.
실비는 어떤 이야기든 여러 번 할수록 부정확해진다고 어딘가에서 읽은 적이 있었다. 인간은 쉽게 과장한다.
지루하다 싶은 부분은 점점 빼고 재미있는 부분을 점점 더 첨가한다. 이야기를 반복하다 보면 세부적인 내용과 시간
순서가 바뀐다. 그러다 보면 이야기는 진실 보다 신화에 가까워 진다
저는 그동안 얼마나 많은 이야기를 신화로 만들었을까 생각했습니다. 말은 신중하고 적게 할수록 좋은 것이구나 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기억의 오류도 생기고 좀더 재미있게 이야기를 하다 보면 어쩔수 없이 사실과는 다른 부분이 생기고 진실과는 멀어 질수 있겠지만 한편으로 생각하면 같은 이야기를 여러번 반복한 다는 것은 그만큼 그 이야기가 전할 만한 가치가 있고 사람들에게 어떤 메세지를 전해 준다면 신화에 가까워 지는 것도 괜찮지 않나 라는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도 들었습니다.
어른들은 바보예요 내 목표는 자라서도 바보가 되지 않는 거예요
줄리아의 딸 앨리스가 한말입니다
아마도 중요한것 보다는 중요하지 않은 것들에 시간을 많이 보내고 있는 어른들의 모습을 말하는게 아닌가 싶었습니다
자신 내부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고 보이는 것에 신경을 쓰며 살아가는 나 역시 바보이구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가 지금 중요하지 않은 것들을 하느라 지나쳐 버리고 있는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생각해 보는 시간이 필요하겠구나
지금까지는 바보 처럼 살았지만 앞으로 남은 시간 만이라도 현명하게 살아 가려면 내가 무엇을 바꿔야 할까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문장이었습니다.
두사람은 윌리엄에게서 등을 돌렸다. 윌리엄은 자신도 캐럴라인과 앨리스에게 똑같이 등을 돌렸음을 이제야 깨달았다.
그는 정말이지 자기 부모님보다 나을 것이 없었다. 세 사람 모두 사랑과 시간을 받아 마땅한 사람들에게 그것을 주지 않았다. 윌리엄은 공원에서 농구공을 튀기는 외로운 소년을 떠올리면서, 아마도 처음으로 부모님의 관심을 마땅히 받아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 순간 윌리엄은 부모님을 용서했다.
자신의 존재가 딸의 인생을 망쳐버릴 수도 있다는 걱정 때문에 자신의 딸도 없는 존재처럼 잊고 살았던 윌리엄이 무엇이 잘못 되었는지 비로소 알게 되고 윌리엄도 마침내 부모님의 용서하고 자신의 딸과 마주할 용기를 내게 됩니다.
그 시절에는 이해할 수 없었던 부모님들이나 어른들의 행동이 그 나이가 되어서야 또는 그와 비슷한 상황이 되어서야 비로소 이해가 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저는 그랬던것 같습니다. 윌리엄은 나이가 들기도 했고 그리고 자신을 진심으로 지지해주는 좋은 친구들과 새로운 가족들이 생겨서 자신의 아픔과 마주하고 털어낼수 있었던게 아닌가 싶었습니다.
네 자매를 찾아온 감당하기 힘든 운명
사랑과 슬픔, 용서와 관용의 드라마
가족에게 버림 받고 몸과 마음이 모두 무너졌을 때,
사랑이 우리를 구원할 수 있을까?
책을 읽는 내내 파다바노가의 네 자매들은 보이지는 않지만 단단한 끈으로 연결되어 있는 느낌이었습니다,
누군가와 그렇게 강하게 연결된 느낌은 어떤 것일지 궁금하기도 했습니다.
만약 있었다면 세상에서 가장 든든한 내편이 되었을거라는 확신이 들기도 했습니다.
파다바노가의 자매들이 30년에 걸친 분량이 많기도 하고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는 소설이라
후기 쓰기가 버거웠습니다 그래서 지난 토요일에 시작하여 오늘에서야 마무리를 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지금도 마음에 드는 후기는 아니지만 언제까지 붙잡고 있을 수는 없어서 부족하지만 여기서 마무리 하려고 합니다
언제나 마음에 드는 후기를 남길 수 있을지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다음에는 좀더 나은 후기로 찾아 뵐수 있도록 노력해 보겠습니다
이제 내일이면 4월 입니다. 봄 향기 가득한 4월 되시기를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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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악산
2025년 3월 21일
In 주 1회 독서 후기 공유 모임
생각보다 책을 빨리 읽게 되고 오늘 좀 시간이 되 서 이른 독서 후기를 남길 수 있게 되었습니다.
어제는 해가 없어 쌀쌀하더니 오늘은 봄이 성큼 다가온 느낌입니다.
이제 슬슬 겨울 옷을 정리할 때가 온것 같습니다.
이 책은 워낙 유명한 책이라 모르는 분이 없을 거라 생각하고 먼저 읽어 보신 분도 많을 거라 생각합니다.
저는 데미안, 유리알 유희 그리고 세번째로 읽는 헤르만 헤세 책입니다.
수레바퀴 아래서는 작가의 자전적인 요소가 들어가 있다고 들어서 그런지 헤르만 헤세의 삶의 엿보는 기분으로 책을 읽었습니다.
도입부에 한스 기벤라트가 신학교에 가기 위해 시험을 준비하고 아버지와 함께 도시로 나가 시험을 치르고 시험을 망쳤다고 생각하여 의기소침해 있다가 뜻밖의 결과 만족해 하며 여유 있는 시간을 보내는 모습이 작년에 입시를 치른 큰 딸아이의 모습을 연상하게 했습니다.
수능시험을 보고 면접을 위해서 학교에서 매일 선생님들과 면접 준비를 하고 이른 새벽 아이를 태우고 면접장소에 데려갔던일, 자동차 뒷자석에서 희미한 불빛에 의지해 마지막으로 면접 준비를 위해 노트북을 보거나 자료를 보고 있는 아이들의 모습 그리고 비슷비슷하게 생긴 아이들이 줄지어 면접 장소로 들어 가던 모습....
뿐만 아니라 면접을 보고 나서 질문들이 너무 쉬웠고 꼬리를 무는 질문도 없는게 면접에 떨어질 것 같다고 하며 의기소침해 하던 모습과 다행이도 합격소식을 듣고 입학하기 전까지 신나게 친구들과 시간을 보내던 모습이 너무 흡사해 놀랄 정도 였습니다. 물론 우리 아이가 한스 처럼 아주 뛰어난 아이는 아니지만 그 과정들이 너무 비슷하고 심리 마저 크게 다르지 않아 지난 시간들을 떠오르게 하는 장면들이 많았습니다.
학교 선생은 자기가 맡은 반에 한 명의 천재보다는 차라리 여려 명의 멍청이들이 들어오기를 바라게 마련이다. 어찌보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선생에게 주어진 과제는 무절제한 인간이 아닌, 라틴어나 산수에 뛰어나고, 성실하며 정직한 인간을 키워내는 것이기 때문이다.
큰 아이가 입학하기전 학교에서 주최하는 모임에 몇번 참석을 하였는데 그중 한번 선배가 학교 생활의 팁이라고 알려준것이 있었습니다. 다글로라는 앱인데 이것이 무슨 앱이냐면 들려 오는 음성을 텍스트로 다 변환해주는 앱입니다. 강의 시간에 교수님의 강의를 녹음하고 이 앱을 통해 텍스트로 변환해서 그 자료를 이용해 시험공부를 한다고 합니다. 학생들의 각자의 생각보다는 교수님 말씀을 그대로 외워서 시험을 보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야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는 듯 했습니다. 그런데 이것이 우리 아이의 학교뿐만 아니라 소위 우리가 말하는 명문대학에서도 다들 그렇게 공부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런 앱이 있기전에는 교수님 강의 녹음을 모여서 글로 옮겨 적는 스터디도 있었다는 얘기를 들은적이 있으니 아마도 어제 오늘 이야기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헤르만 헤세가 100도 더 전에 비판한 교육 현실이 하나도 변한게 없다는 사실이 놀라울 따름이었습니다. 창의성, 창의력을 좋아하지만 막상 천재적인 창의력 앞에서는 보수적으로 변해버리고 그 창의력을 키워주지도 발휘할 기회도 주지 않는 것이 지금 이사회가 과거로 뒷걸음질 치고 있는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이책에서 눈여겨 보았던 것 중에 하나가 사랑에 빠진 한스의 감정 변화 였습니다.
모든 것이 이상하게도 다르게 변해 있었다. 아름다움을 자아내며 마음을 설레이게 만들었다. 과즙 찌꺼기를 먹어 통통하게 살이 오른 참새들은 요란스럽게 지저귀며 쏜살같이 하늘을 날고 있었다. 하늘이 이처럼 높고, 아름답고, 그리움으로 푸르게 물들었던 적은 한 번도 없었다. 강물이 이다지도 맑시도강렬한그무엇이한스의가슴기고 청록색의 거울처럼 미소짓던 적이 없었다. 둑이 이리도 눈이 부시리만치 하이얀 거품을 내뿜은 적이 없었다. 모든 것이 장식을 두른 그림처럼 새로이 그려져 투명하고, 산뜻한 유리판 뒤에 세워진 듯이 보였다. 또한 모든 것이 한바탕 축제가 벌어지기를 기다리고 있는 것 같았다.
한스의 가슴속에서도 이상하리만치 굳건한 감정과 처음으로 느껴보는 눈부신 희망의 파도가 세차게, 불안하게, 그리고 달콤하게 굽이쳤다. 하지만 동시에 이것이 단지 하나의 꿈에 지나지 않으며 결코 실현될 수 없다는 겁에 질린 절망적인 불안감이 그의 마음을 흔들어놓았다. 이 모순적인 감정은 희미하게 솟구치는 샘물이 되어 있었다. 몹시도 강렬한 그 무엇이 한스의 가슴 깊숙이 묶여진 사슬을 끊고, 자유를 만끽하려는 듯했다. 그것은 아마도 흐느낌이거나 노래거나 부르짖음이거나, 아니면 떠들썩한 웃음이었을 것이다.
한스가 엠마를 통해 알게된 감정묘사가 사랑에 빠져 행복하기도 하고 두렵기도 한 첫 사랑의 생생하게 그려지는 대목이었습니다. 한스가 첫사랑 엠마를 만났듯이 우리 아이도 곧 연애를 하고 그 감정에 취해 행복해 하기도 하고 어쩌면 실연의 아픔을 겪을 수도 있겠구나 싶었고 한스가 엠마를 만나 느끼는 첫사랑이 시작되는 미묘한 감정과 흥분들 그런 감정들이 우리 아이의 미래가 될수 도있겠다 싶어 좀더 곱씹으며 읽게 되었습니다. (어쩌면 저는 모르지만 벌써 겪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불쑥 드네요...) 아직 공식적인 연애를 한적이 없어서 그저 미래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한스는 자신 속에 숨겨져 있던 사랑의 비밀을 너무나도 빨리 알고 말았다. 그것은 달콤하기보다는 차라리 쓰디쓴 맛이었다.
그러나 한스는 사랑이라고 생각했던 엠마에게 배신을 당했다는 것을 알게 되고 분노에 찬 고통과 어두운 고독에 사로잡히게 됩니다. 그 사랑이 이루어졌다면 그나마 한스가 견딜수 있지 않았을까 싶었습니다. 학업의 실패, 사랑이라고 생각했던 것에 대한 배신 이것들이 결국 한스를 차가운 물속으로 데려가고 맙니다.
실패했다고 해도 자신을 이해하고 있는 그대로를 받아주고 응원해 주는 사람이 단 한사람이라도 있었더라면 한스가 덜 외로웠고 극단적인 선택 까지는 하지 않았을까 싶었습니다.
한스가 자유롭고 반항적인 영혼을 가진 하일너의 영향으로 학업에 소홀하게 되고 성적이 떨어지게 되더라도 아직은 좀 미숙한 아이들 옆에 강제적인 규율이나 훈계 대신 성숙한 어른의 조언이나 충고가 있었다면 한스가 신경쇠약이까지 걸리는 않았을 텐데 시간이 걸려도 다시 제자리를 찾을 수 있지 않았을까 싶었습니다.
한스가 실패를 하고 고향으로 돌아 와서 어린 시절을 그리워 하며 마을 돌아다니는 모습은 한스가 찾고 있었던 건 걱정 없던 어린시절의 순수했던 그때와 안락함, 편안함이 아니었을까 생각했습니다.
안타까운 것은 한스가 시험에 합격하여 신학교에 입학 했을 때나 낙오하여 집으로 다시 돌아 왔을 때나 진정으로 한스를 위해 주고 생각해주는 인물이 없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생각했던게 한스에게 한스를 무조건 사랑해 주고 지지해 주는 엄마라는 존재가 있었으면 어땠을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면 한스가 좀더 견디기 쉽지 않았을까 그래서 자신의 목숨을 버리는 일 따위는 하지 않지 않았을까
앞에서 저의 큰 딸 이야기도 했지만 지금도 한스가 살던 그 시대와 크게 다를 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모든 사람들이 성공 할 수는 없고 어떤 사람들은 뒤쳐지거나 낙오하거나 실패를 경험하게 될수 밖에 없습니다.
그런 젊은이들에게 아이들에게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사회적 제도가 뒷받침 된다면 좋겠지만
아직 그런 시스템은 부족한 상황이고 우리 아이들이 한스라고 한다면 떨어지는 한스를 밑에서 받쳐주는 든든한 에어 매트리스 같은 부모가 되어 주어야 겠구나 생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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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저의 큰 딸이야기를 하자면 큰 딸이 한창 입시 준비를 했던 말 중에 하나가 대학 입시에 실패하면 대학을 포기하고 공장에 취직해서 일하고 싶다는 말이었습니다.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리냐는 생각이 떠올랐지만 그런 말을 하는 아이의 심정이 어떨까를 생각하니 마음이 아팠습니다. 인생이 대학 입시로 성공이냐 실패냐로 나뉘는게 아닌데 대학 입시에 실패해도 자기 갈길을 잘 찾아 가는 사람들도 많은데 세상에는 니 나이에는 모르는 많은 길이 있는데 너무 극단적으로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아 몹시 걱정이 되었고 만약 정말 실패해서 공장에 취직을 한다고 하면 나는 어떻게 해야 할까 진지하게 고민을 해보기도 했습니다. 고민의 결과는 늘 그렇듯 좀 기다려 주자 혼자 이겨 낼수 있게 그냥 옆에서 지켜봐주고 응원해 주자 라고 마음 먹었습니다. 아이들을 키우면서 조급해 하는 건 정말 아무 도움도 되지 않더라구요 생각보다 많은 문제들이 시간이 해결해 주는 경험을 했던 터라 제가 생각한건 우리 아이가 어떤 모습으로 있던 아이의 편이 되어 지켜봐주고 응원해 주자 였습니다.
학업에 실패하고 신경쇠약이 걸려 돌아온 아들에게 기술공이 되어보라고 채근 하는 대신 한스가 스스로 이겨 낼수 있는 시간과 여유를 주었다면 단 한 사람이라도 한스가 기댈 사람이 있었다면 그래도 살아가지 않았을까 싶었습니다. 그래서 책을 읽는 내내 한스에게 엄마가 있었으면 어떻게 달라 졌을까를 생각하며 읽었습니다.
한 사람이 세상을 살아가는 데 다른 사람들로 부터 살아가는 힘을 얻을 수 있다면 자기를 진심으로 생각해 주는 단 한사람이면 충분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사람이 부모님일수도 있고 형제자매 일수도 있고 친구나 연인일수도 있고 단 한 사람만 내편이 있다면 충분하지 않나 싶습니다.
더 이상은 말하고 싶지 않습니다 당신이나나, 우리 모두 저 아이에게 소홀했던 점이 적을 않을 거예요. 그렇게 생각하진 않으세요?
그나마 한스를 진심으로 걱정했던 구둣방 아저씨의 마지막 대사입니다. 지금도 수레바퀴 밑으로 직접적으로 밀어 넣지는 않았지만 밀려 들어가는 아이들을 그냥 내버려 두고 있는 모습들이 떠오르는 대사였습니다
이 책은 엄격한 규율과 제도로 아이들을 통제하는 기성 세대를 비판하고 있는 것 외에도 엄마 같은 존재의 부재 그리고 사랑이라는 감정에 눈뜬 소년에서 청년으로 변해가는 모습이 머릿속에 남는 책이었습니다.
다시 읽어 보니 하고 싶었던 말은 많아서 이것 저것 이야기 하다보니 횡설 수설 한 감이 있는것 같습니다.
감안하고 읽어 주시길 부탁 드리겠습니다
언제나 만족할 만한 후기를 쓰게 될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제법 따뜻해진 요즘 입니다.
주말 가족들과 좋은 시간 보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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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악산
2025년 3월 16일
In 주 1회 독서 후기 공유 모임
독서 후기를 하고 나서부터 일주일이 금방 지나가는 기분입니다.
일주일 동안 책을 읽고 토요일이나 일요일에 후기를 올리고
그리고 주 중 에는 시간 날 때 마다 다른 회원 분들 후기를 읽고 댓글을 남기고
숙제 같은 기분이 들기도 하지만 매주 한 권 의 책을 읽고 후기를 남기고 있다 는게 뿌듯하기도 합니다
봄이 온 지 알았는데 이번 주는 다시 날이 쌀쌀해 진다고 하니 마지막 꽃샘 추위인가 싶습니다.
올해는 봄도 짧다고 하는데 그래서 그런지 덥지 않는 따뜻한 햇빛이 유난히 도 기다려 지는 올 해 입니다.
이번에 제가 읽은 작은 땅의 야수들은 한국계 미국인 소설가가 쓴 소설로 외국에서 많은 찬사를 받았고 2024 톨스토이 문학상을 수상한 작품입니다. 책 표지에 써있는 그대로 잊어서는 안 될 우리 역사를 전 세계에 알린 소설이라는 큰 의미가 있는 책입니다.
소설의 시대적 배경은 1917년 일제 시대부터1964년 1차 인혁당 사건이 일어나던 때 까지 입니다.
책의 시작은 한때 대한제국의 군인이었던 사냥꾼이 홀로 범 사냥을 나갔다가 어린 호랑이를 만나지만
호랑이가 먼저 공격하기 전에 호랑이를 함부로 죽여서는 안된다는 아버지의 말씀을 떠올리며 새끼 호랑이 사냥을 포기하고 내리는 눈 속에서 추위에 배고픔에 지쳐 쓰러져 있다가 사냥을 나갔다가 길을 잃은 일본 군인들에게 발견되어 목숨을 구하고 일본 군인을 산속에서 데려 내려오고 그때 일본 군인 야마다와 인연을 맺으며 시작이 됩니다.
산속에서 홀로 며칠동안 범의 흔적을 쫓아 다니는 사냥꾼의 모습과 호랑이 한마리면 큰 돈을 만질 수 있음에도 사사로이 호랑이를 사냥하지 않고 눈밭에서 곱게 누워 고요히 죽을 기다리는 사냥꾼의 모습은 아주 인상적인 장면이었습니다.
소설속의 주인공 중 한명인 옥희는 아주 가난한 집안에 장녀로 태어나 남동생들에게 항상 양보를 하면서 지내오다 기생집에 하녀로 들어 가기로 했는데 일이 꼬이는 바람에 자의로 기생 견습생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돈을 벌 수는 있지만 사람들에게 멸시를 받는 기생이라는 직업을 선택할 수 밖에 없었던 당시 10살이었던 옥희 선택이 안타깝긴 하지만 그 길이 아니면 늙고 병든 남자에게 팔리듯 시집을 가 고생을 하는 대신 기생을 택한 옥희의 결정이 충분히 이해가 되기도 했습니다.
사냥꾼의 아들로 태어나 아버지 어머니가 다 돌아가시고 시집가는 누나의 짐이 되기 싫어 도망치듯 집을 나가 경성에서 거지 무리의 대장 생활을 시작하게 되는 정호는 타고난 싸움꾼으로 묘사됩니다. 그리고 배고픔을 면하고 안전된 보금자리를 마련하기 위해 보호지 명목으로 상인들에게 돈을 갈취하고 반항하는 상인이 가게에서 행패를 부리는 모습은 설득력이 떨어져서 안타까운 사연을 가진 주인공임에도 고개를 갸웃하게 하는 설정이 아쉽기도 했습니다.
정호의 모습과 옥희의 모습은 예전 드라마나 소설 속에서 단골 소재로 나왔던 인물들이라 조금은 진부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초반이지만 책의 내용이 어느정도 예상될 수 밖에 없어 저는 몰입도가 좀 떨어지기도 했습니다.
정호는 옥희를 사랑하게 되지만 옥희는 가난한 양반 집안의 아들로 주경 야독을 하고 있는 한철이라는 인물을 사랑하고 한철이 일을 그만두고 공부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뒷바라지를 하지만 기생이라는 신분 때문에 한철과는 결국 헤어지게 됩니다. 한철과 헤어지고 나서도 끝까지 한철을 잊지 못하던 옥희의 모습에 정호 역시 옥희에게 마음이 차갑게 식어 버리기도 합니다.
역시나 예상을 벗어나지 못하는 전개였습니다. 소설 속의 나오는 여성들이 대부분 기생들이다 보니 남녀 연애 이야기가 빠질 수 없었고 읽다 보면 역사 소설 보다는 연애 소설에 가깝지 않나 싶은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리고 남녀 사이에 정사신도 여러번 나와 좀 과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딱 꼬집어서 뭐라고 말하기는 좀 애매하지만 인물 묘사나 상황 묘사들이 미국에 이민간 한국계 미국인의 정서가 보이는 것 같았고 그것이 새로운 면도 있었지만 한계가 보이는 느낌이 들기도 했습니다.
기생으로 생활 하던 옥희는 기생을 하면서 배웠던 춤과 연기로 배우로도 성공을 하고 큰 돈을 벌게 되지만 전쟁 막바지에 이르게 되면서 나라 상황이 어려워 배우 생활도 그만 두게 되고 한철을 뒷바라지 하면서 모아두었던 재산도 얼마 남지 않게 되었고 미래가 암울한 상황에 처하게 되고 반면 이깡패 생활을 하다가 사회주의자 이명보이라는 인물 밑으로 들어가 독립운동가가 되어 상해에서 활동을 하기도 합니다.
옥희 모습을 통해 그 당시 백성들이 얼마나 빈곤하고 궁핍하고 어렵게 살았는지 엿볼수 있었고 정호의 모습에서 이름없는 독립투사들의 일상 모습과 그 당시 독립 투사들이 체력 단련을 위해 평소에 테니스를 즐겨 했다는 이야기는 기존에 몰랐던 새로운 사실 이었습니다.
이책에서 인상 깊었던 장면을 꼽자면 3.1운동 장면과 8.15해방을 맞은 날의 장면이었습니다.
모두 집에 꼭꼭 숨겨두었던 태극기를 들고 나와 대한 민국 만세를 외치는 백성들의 모습과
총칼 앞에서도 굴하지 않고 독립만세를 외치는 독립을 바라던 백성들의 모습은 너무나 감동적이었습니다.
3.1운동으로 많은 독립투사들이 감옥에 투옥 되고 자주 독립을 하지는 못했지만 독립에 희망을 버리지 않았던
우리나라 선조들의 숭고한 희생에 절로 고개가 숙여지기도 했습니다
6.25전쟁을 거치고 옥희는 제주로 내려가 새로운 인연을 만나게 되고 정호는 간첩으로 몰려 사형을 당하며 소설은 끝납니다. 제목에서 말하는 작은 땅의 야수들은 그 당시 우리나라에 살고 있던 나라를 위해 또는 자신의 숙명에 굴하지 않고 묵묵히 삶을 살아낸 많은 사람들이 아닌가 싶습니다
비슷한 시대를 배경으로 한 토지를 읽고 난 후라 토지에 비해 개연성이 떨어지는 설정들과 좀 극단적인 인물설정 들이 몰입을 방해하고 재미를 반감시키기도 했지만 그럼에도 그 당시 우리나라의 역사를 전 세계에 알렸다는 점에서 이 소설은 가치가 있는게 아닌가 생각했습니다. 제가 언급한 에피소드 외에도 함께 이야기 나누면 좋을 것같은 이야기들이 많이 있었지만 지면으로 다 담기에는 어려워 많이 부족한 후기이지만 이정도로 마무리 할까 합니다
다음 주말에는 타지에서 대학을 다니고 있는 아이를 만나러 가기로 되어 있어서 주말을 지나고 후기를 올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남은 주말 잘 지내시고 건강한 한주 보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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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악산
2025년 3월 09일
In 주 1회 독서 후기 공유 모임
날이 많이 풀려 낮 기온이 제법 따뜻해지고 있습니다.
우수 경칩이 지나니 봄이 오긴 오는 것 같습니다
작년에 제철 행복이라는 책을 읽고 절기를 눈여겨 보기 시작했습니다
다음 절기는 춘분인데 춘분은 낮과 밤의 길이가 같은 날입니다. 이제 춘분이 지나면
낮은 길어지고 밤은 짧아 지기시작합니다. 이제 더워질 날이 얼마 남지 않은 것 같습니다.
올해도 많이 덥다고 하니 걱정이 되기는 하지만 화사한 봄꽃이 기다려 지기도 합니다.
이번주에 제가 읽은 책은 여행의 기술이라는 책으로 여행 가이북인가 싶었습니다.
여행을 대하는 기존의 시선을 바꾸어 좀더 색다르게 여행을 즐길수 있을까 읽게 되었습니다
여행을 강요하는 분위기에 거부감을 보이는 분은 있었으나 여행을 싫어하는 분은 본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특히 요즘은 해외 여행이 특별한 일이 아닌 세상이 되어 가까운 나라는 국내 여행을 하듯 다니는 분들도
많은 것 같았습니다. 물론 저도 여행을 좋아하고 시간과 금전적 여유가 된다면 지금보다 좀더 자주 여행을
다니면 좋겠다는 생각이고 지금도 가고 싶은 해외 여러나라를 리스트업 중입니다.
결론 부터 말하자면 이책은 단순한 여행 가이드북이 아니라 여행의 장소와는 상관없이
우리의 시선을 달리하여 여행을 통해 우리의 삶을 좀더 깊이 있게 들여다 볼수 있는 시간이 되도록 안내하고 있었습니다.
우리는 여행을 가기전에 여행지에 대한 기대와 환상을 가지고 떠나게 되지만 막상 그곳에 가보면
상상했던 것과는 다른 현실에 실망을 하게 되는 일이 흔한것도 사실 입니다.
그리고 때로는 현실적인 문제들로 인해 새로운 장소에 대한 감동을 제대로 못 느낄수도 있다고 합니다.
"나의 유순한 상상력이 알아서 가져다 바치는 광경들을 거부하고 늙은 멍텅구리들처럼 해외여행이 필요하고,
재미있고, 유용할 것이라고 믿다니, 내 정신이 잠시 착란을 일으켰던 것이 분명하다."
좀 극단적이고 염세적이기는 하나 어느 정도는 수긍이 되는 내용이라 읽으면서 웃음이 났습니다.
나는 어쩔수 없는 늙은 멍텅구리이구나 싶었습니다.
때때로 큰 생각은 큰 광경을 요구하고, 새로운 생각은 새로운 장소를 요구한다.
예술을 하는 분들이 특히 글을 쓰는 분들이 작품을 끝내고 소진되어 버린 에너지를 채우기 위해 또는 새로운 작품을 구상하기 위해 여행을 떠난다는 이야기를 종종 듣기도 합니다. 예술가는 아니지만 우리들도 새로운 장소에서 새로운 생각을 얻고 새로운 에너지를 얻고 일상의 현실적인 문제를 풀어낼수 있는 실마리를 찾기도 합니다.
저는 주말이면 치악산을 올려다보거나 원주 시내를 내려다 보거나 아님 커다란 통창을 통해 저수지나 호수를 감상 할 수 있는 카페를 찾아 주중에 쌓인 스트레스를 씻어내곤 합니다. 여건상 여행을 자주 갈수 없는 저에게 여행 대용품 쯤 됩니다.
꼭 멀리 가지 않더라도 평소에 보던 것과 다른 풍경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그 순간만큼은 일상의 지루함을 잊을 수 있는
힐링의 시간이 됩니다. 작가의 말 처럼 여행의 장소 보다는 그 곳에서 어떤 시간을 보내느냐가 여행의 기술인것 같습니다.
이런 것들 옆에 있으면 인간은 그저 늦게 나타난 먼지에 불과한 것으로 보인다. 숭고함은 우주의 힘, 나이, 크기 앞에서
인간의 약함과 만나는 것이다. 이것은 유쾌 할 수도 있고, 심지어 사람을 도취시킬 수도 있다.
여행을 통해 위대한 자연 앞에서 숭고함을 느낄 때가 많습니다. 그 앞에서 인간이 보잘 것 없는 먼지 같은 존재로 느낄 수도 있지만 감탄이 절로 나오는 자연 앞에서 새로운 힘을 얻기도 합니다. 오래되고 위대한 자연 앞에서 찰나의 순간을 머무르는 존재 이기에 지금 이 순간을 즐기고 최선을 다하는 것 밖에 별 다른 도리가 없구나 싶기도 합니다.
사람이 아무리 느리게 걸으면서 본다고 해도, 세상에는 늘 사람이 볼 수 있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이 있다 .
빨리 간다고 해서 더 잘 보는 것은 아니다. 진정으로 귀중한 것은 생각하고 보는 것이지 속도가 아니다.
작가는 여행 장소를 좀 더 잘 살피기 위해 데생이나 말 그림을 추천하고 있습니다. 그것들을 통해
자신의 취향을 찾게 되고 조개 껍질이나 돌멩이에도 찬양을 할 수 있다고 합니다.
여행지에서 카메라를 이용하여 아름다움을 남길 수도 있지만 그림이나 글을 통해 나의 눈길을 잡는 대상을 남겨보는 것도여행의 기술이 될 수 있겠구나 그러다 보면 그동안 그냥 지나쳤던 것들에서 새로움을 찾아내고 아름다움을 찾아 낼 수도 있고 그것이 여행을 좀 더 풍성하고 의미 있게 만들 수 있겠다 싶습니다.
일단 저는 그림은 자신 없고 말 그림을 통해 아름다움을 잡아보도록 해볼까 생각 중 입니다.
작가가 이 책을 통해 계속 하고 있는 메세지는 우리가 어떤 시각으로 바라보고 어떤 마음으로 대하는 가 입니다
익숙한 것이라도 우리가 낯선 시선으로 바라본다면 침실로도 여행을 할수 있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여행으로 부터 얻는 즐거움은 여행의 목적지보다는 여행하는 심리에 더 좌우될수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 책은 여행이라는 경험을 통해 얻은 깨달음을 일상에서 적용하여 더 깊이 있는 삶을 살수 있도록 도와 주고 있는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이책에는 재미있는 은유적인 표현들이 많았고 작가의 뛰어난 통찰력이 보이는 문장들이 좋았던 책으로
이 작가의 다른 책도 궁금하게 만들었습니다. 제가 느낀 감정이나 깨달음들을 아직은 온전하게 글로 표현하지 못하는 것이 몹시 그저 아쉬울 뿐입니다.
여행하기 좋은 계절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여행 계획이 있으시다면 기존의 여행 방법과는 다른 방법으로 여행을 계획해 보시기를 권유 드립니다.
이번 한 주도 잘 보내시고 따뜻한 봄날 되시길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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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악산
2025년 3월 01일
In 주 1회 독서 후기 공유 모임
나를 만든 세계,나가 만든 세계
'아무튼'은 나에게 기쁨이자 즐거움이 되는,
생각만 해도 좋은 한 가지를 담은 에세이 시리즈 입니다. 위고,제철소, 코난북스, 세 출판사가 함께 펴냅니다.
하미나는 《미쳐있고 괴상하며 오만하고 똑똑한 여자들》이란 책에서 우울증에 힘들어하는 여성들의 이야기를 담았고 자신 역시도 심한 우울증을 겪은 듯 했습니다. 그런 작가가 잠수, 프리다이빙이라는 스포츠를 통해 자신이 가진 고통을 치유하고 있는 듯 했습니다.
더 버틸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 때마다 프리다이빙을 했다. 프리다이빙은 공기통 없이 지기만의 숨만큼만 바다에 잠수해 있다가 올라온 스포츠다. 익사의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해 또 다른 익사의 고통을 선택했다는 것이 이이러니하다고 느낀다. 그런 의미에서 프리다이빙에 대해 쓴다는 건 두려움에 대해 쓴다는 것이 아닐까. 무서워서 한 발짝도 더 뗄 수 없을 때 어떻게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지에 대한 이야기 말이다. 왜 굳이 그래야 할까? 왜 굳이 고통과 불편함과 두려움을 겪으면서도 뭔가를 보려고 할까? 스스로 이 질문을 많이 했다. 생각해보니 이렇다. 아름다움을 직관하고 그게 얼마나 좋았는지를 사람들과 나누는것, 삶에서 진정으로 축구할 만한 게 있다면 오직 이런 것뿐이기 때문이다.
책 내용은 프리다이빙을 하면서 보았던 아름다운 바닷속 풍경 보다는 프리다이빙이라는 스포츠를 통해서
성장해 나가는 작가의 모습이 주로 그려져 있었습니다. 프리다잉도 스포츠 있고 경기가 있다보니 자신의 기록을 갱신하기 위해, 좀더 깊은 바닷속으로 잠수하기 위해 지상과 물속에서 숨쉬기 훈련, 숨참기 훈련등을 통해 자신의 신체를 조절하고 하면서 조금씩 성장하는 모습에 응원하는 마음으로 책을 읽었습니다.
글쓰기이든, 잠수든 마음먹은데로 쉽게 되지 않는게 인생이고 때로는 좌절하고 포기하고 싶을 때도 많지만 주변에서 도와주는 사람들의 응원을 통해 다시 하번 할수 있는 힘이 생기는 것 같습니다.
실패에 울음을 터뜨리기도 하지만 못하는 연습, 내려 놓는 연습, 힘 빼는 연습을 계속 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초급이나 고급이나 똑같아요. 똑같은 상황에 부딪히는 거예요."
"강사 아무것도 아니에요."
맞다. 우린는 각자 자기의 다이빙을 하고, 각자 자기의 삶을 살고, 각자 자기의 싸움을 하고 있을 뿐이다.
각자의 삶이 있고 싸움이 있다는 말이 저에게 해 주는 말 같았습니다.
어제 큰애가 기숙사에 입소 했습니다. 매일 보던 얼굴을 이제는 한달에 한번이나 두번 정도 볼수 있게 되었습니다. 좀예민했던 아이였던 지라 그만큼 손이 많이 갔고 그래서 좀 편할거라 생각했는데 남들이 흔히 말하는 빈둥지 증후군이라고 하는 심리적 증상과 신체적 증상으로 힘이드네요.
이것또한 저와의 싸움이라 마음다스림과 어느정도의 시간이 지나면 좋아지겠지만 지금은 아이의 빈자리가 너무 커서 솔직히 감당하기가 힘듭니다.
무언가에 집중하면 좀 나을까 싶어 이렇게 글쓰기도 하고 있지만 잘 집중 안되고 아직은 시간이 필요한것 같습니다
여기에는 먼저 아이를 독립시키신 선배님들도 계시고 아직 한창 육아중인 분도 계시고 출산을 앞둔 분도 계시지만 아이와 함께한 이십년이라는 시간이 참 짧네요. 남들보다 한 시간 일찍 등교하던 아이라 새벽에 일어나 아침을 준비할때는 조금 귀찮기도 했는데 지금은 그것 마저도 그립네요
더 길어지면 궁상스러워 질까봐 오늘은 여기 까지만 하겠습니다
회원님들 모두 가족분들과 즐거운 연휴 보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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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악산
2025년 2월 23일
In 주 1회 독서 후기 공유 모임
안녕하세요 치악산 입니다.
토요일에 가족 모임이 있어 후기가 조금 늦었습니다.
제가 지난주에 읽은 책은 2025 현대문학상 수상 소설집으로 수상자 김지연의 좋아하는 마음 없이 외 수상작가의 자선작 우리가 바닷속을 지날 때 를 비롯하여 수상후보작 구병모/엄마의 완성 ,권여선/헛꽃, 송지현/유령이라 말할 수 있는 유일한, 이주혜/괄호 박은 안녕, 최진영/울루루-카타추타 까지 해서 총 일곱 작품이 실려 있습니다.
단편이라는 특성 때문에 사용된 소재나 제시하고 있는 주제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을 제공하지 못하지만, 이것들은 우리가 살고 있는 시공간의 모습을 알려 주는 소중한 편린이 된다. 그리고 이 시공간의 조각들이 모여 만들어내는 시대의 이미지는 지금 여기 한국인이 가진 삶의 정념을 그려내고 있다고 생각한다
-서희원 심사평중
제가 일년에 한권은 문학상 수상 소설집을 읽는 이유를 심사위원께서 멋진 말로 잘 표현 해 놓으셔서 옮겨 보았습니다. 더불어 잘 알지 못했지만 단편을 읽고 잘 모르던 작가를 알게 되어 그 작가의 다른 글들로 찾아 보며 새로운 작가를 만나게 되는 계기가 되기도 합니다.
몇년은 젊은 작가 수상 소설집을 읽다가 작년에 현대문학상 소설집을 읽고 제 취향에는 현대 문학상 소설집이 더 맞는 것 같아 올해도 읽게 되었습니다.
수상작인 '좋아하는 마음 없이'의 작가인 김지연 작가는 작년 젊은 작가상 수상 소설집에도 반려빚 이라는 작품으로 만났었던 작가 였습니다.
좋아하는 마음 없이 작품 내용은 전형적인 사람이 되고 싶었던 주인공 안지는 자신의 호불호 보다는 사람들의 평판을 신경쓰며 자신의 호불호를 쉽게 바꿀수 있는 사람으로 전 남편과 서로 좋아 죽는 것만 빼면 썩 괜찮은 연애를 했고 혼전 임신으로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아 일년동안 키웠습니다. 그러다 전 남편이 바람을 피웠고 그로 인해 이혼을 하고 좋아 죽을 것 같은 현재의 남편을 만나 살고 있는 여성 입니다.
그러던 어느날 전남편이 사망을 하고 왠일인지 사망 보험금의 수익자가 안지로 되어 있어 사망 보험금 문제로 전 남편의 내연녀 이자 현재 안지 아이의 새엄마인 여자를 만나게 됩니다.
그 여자는 남편이 죽었지만 안지의 아이를 계속 키우고 싶어하고 안지 역시 자신의 친아들을 키우고 싶은 생각이 없어 합니다.
그리고 전 남편의 사망 보험금의 대부분을 안지의 친아들 양육비로 주기로 합니다.
두 여자는 이야기를 마치고 그 여자가 먼저 자리를 뜬후 안지는 그 여자가 지갑을 두고 간것을 알게 되고 지갑속에서 안지의 전 남편, 그여자 그리고 안지의 아들이 함께 찍은 가족사진을 보게 되고 그것을 꺼내어 자신이 간직합니다.
그리고 좋아하는 마음없이 전 남편의 가족 사진을 간직하고 있는 안지의 이야기는 안지 지인들과 함께 하고 있는 가장 해괴한 에피소드 대회에서 명예의 전당에 오르게 됩니다.
소설의 줄거리는 대충 이렇습니다.
주인공 안지는 남편이 바람을 피우고 이혼을 원했을때도 그렇게 화를 내지 않았고 도리어 자신이 불청객인가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자신의 친 아들을 그렇게 좋아하지도 않았습니다.
저에게는 이해하기 힘든 부분 이었습니다.
남편은 그렇다 쳐도 내가 열달을 배속에서 품고 있다가 죽을 고비를 넘겨가며 낳고 일년이라는 시간을 키운 아이에게 정이 없다는 것이 선뜻 이해 되지 않았습니다.
문득 첫 아이를 출산 했을때가 생각 났습니다.
저는 첫 아이를 종합병원에서 낳았는데 출산 후에 아이를 바로 못 보고 뒷 마무리를 다 하고 병실에 돌아가서 몸을 추스린후에 아이를 만났었습니다.
둘째는 개인병원에서 낳았는데 세상에서 나오자 모자 얼굴을 보여주었 것과는 달랐습니다.
어쨌든 병실 침대에 누워 있는데 잠시 후에 깨끗하게 씻겨서 포대기에 쌓여있는 갓 태어난 아이가 제 아이라고 하며 간호사가 데리고 왔습니다.
그때 처음 든 생각이 이 아이가 정말 내 아이가 맞을까 였습니다. 병원의 실수로 혹시 바뀐다고 해도 내가 알수 있는 방법이 없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핏줄의 당긴다는 느낌은 받지 못했던것 같습니다. 물론 아주 잠깐 든 생각이었고 저와 남편을 닮은 외모에서 내 아임을 부정 할수가 없었습니다.
소설속의 안지의 감정과 제가 느꼈던 감정은 아마 다른 것이겠이겠죠
안지는 이른 결혼을 했는데 실패로 끝났다. 아니, 그걸 실패라고 할 수 있을까? 이혼을 한 것 사실이지만 안지는 자신의 인생에서 그 일을 실패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다고 생각 했다. 그뒤로 더 행복해졌다고 할 수는 없을지언정 조금 더 자기 자신에게 가까운 삶을 살게 되었기 때문이다.
소설의 첫 도입부입니다. 제가 선뜻 이해하지 못하는 감정이지만 안지를 응원 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가 이 첫 시작 때문이었습니다. 좋아하지 하는 마음 없이 가족과 사는 것은 어떤 모습일까요?
꼭 엄마는 자신의 아이를 좋아해야 하는 걸까요?
자신의 아이를 좋아하지 않는 마음은 비난 받아야 하는 걸까요?
사실은 지금도 좀 혼란 스러운 마음입니다. 기존에 제가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에 부정을 당했지만 불쾌하지만은 않은 이해가 되는 것 같은 마음은 무엇일까요?
책을 읽고 제 생각을 정리하고 어느 정도의 결론을 내리고 후기를 썼어야 하겠지만 이번에는 쉽게 결론을 내릴수가 없었던 것을 이해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수상 후보작 중에 권여선의 헛꽃이라는 작품 하나만 더 소개 할까 합니다.
주인공 혜영은 30여년의 교직생활을 명예퇴직하고 이혼녀로 홀로 살고 있는 중년의 여성입니다.
혜영이에게는 여동생 혜진이 있고 홀로 살고 있는 엄마 신숙이 있습니다.
혜영은 신숙이 아플때 마다 과도하다 싶을 정도로 간호를 합니다. 신숙을 간호할 때 마다 방광염, 우울증, 불면증을 달고 나오는 혜영을 두고 혜진은 주두성자 같다고 하며 너무 자학적인 효도를 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혜영은 그런 혜진을 이해 할수 없습니다.
혜진은 어릴적에는 외할머니 유재에게 행맹이 빠진 년이라는 말을 듣고 자랐고 결혼을 하고 나서는 남편에게 헛꽃이라는 이유로 일주일만에 이혼을 하자는 말을 들었습니다.
신숙을 간호하면서 읽었던 소설 톨스토이의 전쟁과 평화 에필로그에서 헛꽃이라는 단어를 만나게 됩니다. 소설속의 소냐는 고아로 로스토프 백작 집에 얹혀 살면서 그 집 딸인 나타샤와 같이 자라고 그 집 아들인 니콜라이와 결혼을 약속합니다. 하지만 서른살이 된 소냐는 여전히 그집에서 살고 있으면서 니콜라이와 결혼을 하지 못하고 그집에서 묵묵히 도맡아 하고 있었고 그런 소냐를 나타샤는 헛꽃이라고 부릅니다.
그러면서 혜진은 자신이 어렸을때 들었던 행맹과 헛꽃, 그리고 주두성자에 관한 뜻을 찾아 보게 됩니다.
행맹은 반쪽이라는 뜻으로 행맹이 없다는 말은 반푼이라는 말이고 헛꽃은 열매를 맺지 못하는 꽃을 말한 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주두성자는 높은 기둥 위에 올라가서 수행하는 성자를 이르는 말로 점점 도를 넘어 강박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을 말합니다.
그러던 어느날 혜진은 엄마인 신숙이 길에서 넘어져 일어나지 못하고 당장 보호자가 필요하다는 전화를 받게 되고 서둘러 짐을 챙기다가 예전에 길에서 넘어졌던 자신의 모습이 신숙의 모습과 겹치면서 멈칫하게 되고 자신이 어릴때 들었던 "하이고! 이 헹맹이 빠진 년아!' 소리내어 말하게 됩니다.
그러면서 나쁜 말을 쉴새 없이 쏟아 내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되고 나쁜 말들의 사슬로 부터 풀려나 자유러워 질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을 느낍니다.
그순간 혜영이에게 전화가 오고 엄마의 소식을 전하면서 자신을 헛꽃으로 대하지 않은 유일한 사람, 자신이 헛꽃이 될까봐 걱정해준 유일한 사람이 있다는 것을 때닫고 울음을 터뜨립니다.
작가는 질문합니다.
한 사람을 놓고 , 그녀는 없는 사람이라고, 그녀의 소망과 욕망을 무시해도 된다고, 그녀의 헌신과 희생에 감사하지 않아도 된다고, 그녀는 헛꽃일 뿐이라고, 그녀의 내부는 헛꽃 속처럼 텅 비어 있다고, 감히 인간이 인간에게 그런 참혹한 판단을 내려도 되는가
라고...
이 책에 실린 인물 들 중에 가장 안타까운 인물이 혜영이였고 감정 이입이 많이 되는 인물도 혜영이었습니다.
벌을 받고도 마음이 편안해 했던 혜진에게서 저의 모습을 보았습니다. 어릴적 사랑을 받은 기억이 거의 없고 사랑을 받지 못하는게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지냈던 저의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일찍 친아버지가 돌아가시고 홀 어머니 밑에서 남동생과 자라면서 어머니는 저에게 희생(딸이라서 대학을 보내줄수 없다 취직해서 돈을 벌어라)을 강요하기도 했고 한 풀이(술 취한 모습으로 신세한탄, 딱히 기준이 없던 체벌을 가장한 신체적 폭력)의 대상이 되기도 했었습니다. 물론 엄마의 정서적 학대가 아주 심하지는 않았지만 자존감은 낮았고 그래서 엄마에게 동생에 비해 하찮은 취급을 당해도 그렇게 분노하지 않았습니다. 다행이도 저는 저를 헛꽃이라고 부르지 않고 아껴주고 생각해 주는 좋은 사람을 만나 낮은 자존감도 많이 회복하고 나 스스를 많이 아끼게 되었습니다.
제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장기 요양 등급을 받은 어르신들에게 요양 보호사를 보내드리는 일을 하고 있는데 타인 요양 뿐 아니라 가족 요양을 하는 분들도 많이 있습니다. 딸이 친 부모님에게 며느리가 시어머니를 모시면서 요양 서비스를 제공 하는 경우를 말합니다. 같이 살고 있으면서 자녀들이 서비스를 제공 하는 경우도 있고 매일 방문하여 서비스를 제공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가족 요양 서비스를 시작하기 전에는 자녀들이 돌아가면서 부모님을 찾아 뵙고 보살펴 드리다가 가족 요양을 시작하게 되면 점차 부모님 보살피는데 소홀해 지고 가족 요양 서비스를 제공 하는 자녀가 부모님을 전적으로 보살피면서 수발의 부담이 늘어나는 경우가 많아져 고충을 호소하는 분들이 종종 있습니다.
소설 속에서는 동생이 언니의 과도한 효도를 말리고 있지만 현실 속에서는 각자의 여러 이유로 누군가(형제 자매, 아내 등 대부분이 여성들이라는 사실은 가슴 아픈 현실 입니다)의 희생을 모른척 하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됩니다. 물론 예외의 경우도 있습니다.
여하튼 혜진이 자신을 아끼는 사람이 되었으면 하고 계속 바랬습니다. 효도를 하되 과도한 희생을 하지 말고 자신의 몸도 보살피면서 살아 갔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그 누군가의 희생을 고마워 하는 사람들이 많아 졌으면 좋겠습니다.
이외에도 완경을 맞은 엄마와 딸의 이야기, 일년전 죽은 사람에 대한 남겨진 이들의 기억에 관한 이야기, 번역을 하며 소진된 자신의 내면을 채우기 위해 일본으로 여행을 떠난 여성의 이야기, 어린아이를 구하고 죽은 남자의 아내와 아들의 이야기 등
모두 기존의 소설에서는 쉽게 보기 힘들었던 전개 방식, 인물표현이 기억에 오래 갈 것 같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제가 소설을 읽기 힘들어 하는 이유가 소설 특성상 독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소설을 이해할수 밖에 없는데 저는 그걸 힘들어 사람이었습니다. 이해 수준이 낮아서 일수도 있고 어릴적 자라온 환경 으로 인해 사회적 공감 능력이 결여된 탓도 있고
여튼 소설 보다는 결론이 명확하게 나와있는 비문학을 즐겨 읽었던 이유를 다시 한번 깨달았습니다.
익명을 방패 삼아 평소에는 잘 하지 않던 감추고 싶던 저의 모습을 털어 놓았는데 부디 읽는 분들이 불편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남은 저녁 시간 잘 보내시고
2월의 마지막주 잘 마무리 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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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악산
2025년 2월 15일
In 주 1회 독서 후기 공유 모임
약간은 부담이 되는 두번째 독서 후기 입니다
이책은 소셜미디어를 기웃거리다가 어떤 댓글에서 언급된 자극적인 제목이 눈에 끌려 읽게 된 책입니다
먼저 책 날개에 있는 작가 소개를 조금 옮겨 보겠습니다
윌리엄 해즐릿은 당대 최고의 문장가요 에세이스트였다. 그는 자유사상가이자 이단아였고, 반체제 운동의 열렬한 옹호자였다. 그런 견해를 갖는 것은 위험한 시대였다.
1778년 영국 메이드스톤에서 급진적인 유니테리언 목사의 둘째 아들로 태어났고,
1812년 <모닝 크로니컬>의 의회 출입 기자로 일하기 시작해서 약 십 년 만에 에세이스트로서 또 문학과 미술, 연극 비평가로 활약했다. 그러나 철두철미한 급진적 정견 때문에 보수주의자들에게 증오의 대상이 되었다. 그럼에도 1820년에 부활한 《런던 매거진》의 '스타' 기고가 였다.
해즐릿은 사회에 근본적 변혁이 필요하다는 신념을 죽을 때까지 조금도 굽히지 않다가 1830년 런던 소호의 허름한 하숙집에서 쓸쓸히 세상을 떠났다.
"고강도의 지혜와 재치를 필요로 하는 분들께, 시니컬한 대화를 즐기고 어둠은 탐구할 가치가 있다고 믿는 분들께 해즐릿을 추천한다."
장강명
버지니아 울프는 1930년 윌리엄 해즐릿 사후 100주년을 맞아 에세이를 썼고, 에세이를 쓰기 위해 8개월에 걸쳐 해즐릿의 방대한 전작을 다 읽었다고 합니다.
"탁월한 지성의 소유자. 말이 필요 없는 당대 최고의 에세이스트."
버지니아 울프
위의 두 인물 외에도 여러인물들이 윌리엄 해즐릿을 극찬한 글들이 책 뒷표지에 실려 있습니다
작가 소개는 이정도로 하고 책 이야기를 시작하자면,
인간이 가지고 있는 어두운 본성, 악의에 대해 신랄하게 파헤치고 읽고 있으면 남들에게 감추고 싶은 민낯이 까발려 지는 느낌이었습니다
<혐오의 즐거움에 관하여>
인간은 악을 갈망하는 마음이 있어서 나쁜짓을 해도 운좋게 생각되는 비뚤어진 쾌감을 얻는다. 나쁜 짓은 변함없는 만족의 원천이기 때문이다.
감정은 이해보다 열정과 한편이다
증오에는 물리는 일은 있을 수 없고, 농축된 악의 처럼 잘 보존되는 것도 없다. 우리는 모든 일에 싫증을 내지만 타인을 조롱하는 일에는 그렇지 않다. 그리고 그들의 결점이 우리자신에게는 없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죽음의 공포에 관하여>
인간은 모두 죽는다고 생각하지만 언제나 자신은 예외다.
우리 모두는 지금 이순간이 영원하기를 바란다는 것이다. 지금 있는 그대로, 세상도 우리 마음에 드는 그대로 남아 있었으면 한다.
<질투에 관하여>
가장 아픈 질투는 우리 자신보다 못한 사람을 향한 질투다
질투는 격정의 잉여분 내지 파생물, 또는 삶의 모든 좋은 것들을 독점하고픈 마음의 파생물이다.
<비위에 거슬리는 사람들에 관하여>
호감을 살만한 거의 모든 자질이 있는데도 비위에 거슬리는 사람들에 관해 말하고자 한다. 이렇게 운이 없는 것은 우선 그들의 태도에 무언가 있기 때문이다. 그 근원에는 비뚤어지고 비사교적인 감정 상태가 있다.
마음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 보다 더 섬세한 하나의 계측기 이다.
기분을 상하게 하는 가장 효과적인 무기는 진실이다메마르고 비위에 거슬리는 솔직함은 친구들을 지치게 만든다. 급소를 찌르는 냉정한 진실을 내뱉는 사람은 가는 곳마다 불구대천의 적을 만든다
이것은 솔직함이 아니라 후안무치이다
인간은 가식에 속지 않는다. 속기로 선택할 뿐이다.
<학자들의 무지에 관하여>
천재의 힘을 알고 싶다면 셰익스피어를 읽으면 된다. 학식의 하찮음을 알려면 셰익스피어 주석가들을 연구하면 된다.
저의 수준으로는 작가의 의도를 이해하기가 쉽지않았고 더불어 작가가 처한 시대 상황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여 몇번을 곱씹어가며 책을 읽어야 했고 그래서 책장이 쉽게 넘어가지 않아 힘들었음에도 작가가 파헤치는 인간의 악한 본성에 수긍이 갈때면 실소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내가 혐오하는 것들은 무엇이며 나에게도 혐오의 즐거움이 있는지, 내가 비위에 거슬려 하는 사람들은 어떤 부류인지, 내가 책을 읽고 있는게 진실을 외면하고 허상을 쫒고 있는 것인지,
평소에 마주하기를 꺼려 했던 부정적인 나의 생각들과 감정들을 마주하는 시간들이었습니다
저는 때론 남의 불행을 즐기기도 했었고, 남의 아픔에 무관심하기도 했었고, 남이 가진것을 이유 없이 시기 하기도 했었습니다 . 하지만 그런 음흉한 제 모습을 남들에게 들키지 않으려고 애써 감출때가 많았습니다
그런데 윌리엄 해즐넛의 글을 읽고 있자니 그런 제 모습들이 평범하고 당연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그런 의도의 책은 아닙니다 ㅎㅎ
더 나은 인간이 되기 위해서 자신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먼저라고 한다면 어둡고 불쾌한 부분일지라도 직면하고 잘못을 깨달아야 변화가 가능할수 있을것입니다. 그런면에서 이 책은 저에게 그런 역할을 해주었습니다. 물론 실천을 하지 않는다 작가가 말한대로 하찮은 지식에 불과하겠지요
사실 이책은 이야기 나눌 많은 소재를 갖고 있고 시니컬하면서도 재치있고 유쾌한 문장들이 너무나 매력적인 책임에도 제 능력의 한계로 다 나누지 못해서 너무나 안타까울 뿐입니다.
여러분들이 혐오하는 것은 무엇인지
비위에 거슬리는 사람들은 어떤 부류인지 궁금하네요
저는 예의가 없는 사람들을 싫어합니다. 특히 솔직함을 내세워 배려가 없고 무례한 사람들은 대하기가 거북스럽고 되도록 마주치지 않으려고 노력합니다. 그것이 사소한 것일지라도 저의 사람을 판단하는 기준이 되고 선을 긋고 일정한 거리를 두려고 합니다.
예의가 없는 사람과 어울리며 지내면서 스트레스를 받느니 친구가 없는 쪽을 택하게 되더라구요 ㅎㅎ
회원님들은 어떠신지요?
남은 주말 잘 보내시고 다음주에 또 새로운 책으로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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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악산
2025년 2월 08일
In 주 1회 독서 후기 공유 모임
안녕하세요 치악산 입니다.
이책을 읽기 시작한지는 오래 되었는데 이제서야 완독을 했습니다. 이책은 도서관 신간 코너에서 제목에 이끌려 읽기 시작한 책이었고 흥미로운 내용이지만 쉽게 진도가 나가지 않아 완독하는데 애를 먹은 책이었습니다.
이책에서 인생의 절반은 중년 시기를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나이로 이야기 하자면 40대부터 65까지를 중년이라고 볼수 있는데 중년의 시기에 겪는 위기와 그 위기를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인생의 남은 시간을 어떻게 잘 보낼수 있을지 안내서 보다는 지도의 역할을 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이책은 모두 7챕터로 되었있고 각 쳅터 별로 독자에게 질문과 생각할꺼리를 던져 줍니다.
우리 인생길의 한가운데에서 나는 올바른 길을 잃고 어두운 숲속에서 헤매고 있었다.
-알리기에리 단테
1챕터에서는 오십의 삶을 뒤흔드는 질문들이라는 주제로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중년의 위기는 존재하는 것인지 ,중년에 찾아온 실존적인 질문들, 가장 빛나는 시기인 중년을 위한 철학 안내서로 중년이 인생 최고의 시기가 될수 있음을 철학적으로 탐구해보고자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항상 죽음의 그림자 속에서 살아간다는 말은 진부하다. 우리가 삶의 그림자 속에서 죽어간다는 말도 똑같이 진실이다.
-로널드 드워킨
챕터2에서는 우리모두 죽음을 향해 나아간다라는 내용으로 중년은 삶의 유한성에 대해 깨닫기 시작하고 그로 인해 각기 다른 이유로 고통을 느끼기 시작하며 그 고통에 대처하는 방법은 현재를 바라보며 그 순간을 살아가는 것이라고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당신은 중년이 되어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지도 모른 채 갑자기 50대의 얼굴을 한 자신을 응시한다. 지난 세월을 돌이켜보면 당신이 살 수도 있었던 다른 삶의 영혼들이 보인다. 당신의 집에는 또 다른 당신이 될 수도 있었던 삶의 영혼들이 떠돌고 있다.
-힐러리 맨텔
챕터3에서는 후회없이 살았다고 말할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통해 인간이면 누구가 후회를 하게 되고 무언가를 후회한다고 해서 꼭 잘못된 선택을 했다는 의미는 아니며 그저 우리가 선택을 했기 때문에 채울 수 없었던 다른 욕망이 우리 내면에 남아 계속 빛나고 있을 뿐이라고 합니다.
당신은 에전에 어떤 문제가 있었고 이제는 그 문제가 없습니까? 나는 내가 되고 싶었던 사람이 되지 못한게 이제 두렵지 않습니다.
-필립 샤푸이
쳅터4에서는 오십을 과연 인생의 정점일까 라는 질문을 합니다. 중년에게는 풍부한 인생경험, 인식, 거리두기 세가지의 자산으로 자기 인생 계획을 선명하게 하고 자유롭고 풍요로운 삶을 살아가도록 권유하고 있습니다.
"인생의 모든 목표를 실현했다고 가정합시다 . 당신은 즐겁고 행복할까요?" 나의 내면에서 억누를 수 없는 목소리가 분명하게 대답한다. '아니요!"
-존 스튜어트 밀
쳅터5에서는 숨 가쁘게 달려 왔는데 무엇이 남았는가 라는 질문을 합니다. 어떻게 해야 우리에게 남은 시간을 사용할수 있는지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인생이란 한편으로 주관적으로 만족스럽고 다른 한편으로는 자기외부의 객관적으로 값진 것에 이바지 할때 유의미하다고 말합니다.
내 인생에는 낙이 없었다. 아이는 독립했고, 남편은 아프고, 지금까지 해온 글쓰기에도 회의가 들었다. 나는 중년 여성을 괴롭히는 투명 인간이 된 듯한 씁쓸한 기분이 들었다. 나는 누구의 눈에도 띄고 싶지 않았다 수많은 사람의 얼굴도 보고 싶지 않았고 선의의 조언이랍시고 건네는 말도 듣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사라져버렸다.
-카티야 오스캄프
"살아 있다는 게 중요해. 그 외의 모든 것은 시간 낭비야."
-A.L. 케네디
쳅터6에서는 설렘과 경이는 모두 어디로 갔을까라고 질문합니다. 중년이 되면 반복적이고 안정된 삶으로 생기를 잃어버리게 된다. 허나 객관적으로 가치 있는 일에 부지런히 참석하여 '삶의 경이'에 기여한다면 더 의미 있는 존재로 거듭날수 있다고 합니다.
절대 길을 잃지 않는다는 건 살아 있지 않다는 뜻이다.
-리베카 솔닛
챕터7에서는 우리는 살아 있기에 길을 잃는다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인생의 절반을 지나면서 오히려 애매한 상황에 놓인 채 깊은 무력감을 느낄수 도 있다고 합니다. 그러므로 길을 잃었음을 받아들이고 미지의 영역을 탐색해 볼것을 권하고 있습니다.
중년의 시기가 40세 부터라고 하면 저는 오래전에 중년이 되었고 중년의 위기를 조금씩 느끼기 시작하고 있었습니다. 결혼을 하고 아이들을 키우면서 시간이 어떻게 흘러 가고 있는지 생각하지 못했고 올해 큰 아이가 성년이 되면서 새삼 내가 많이 나이가 들었구나 실감을 하면서 서서히 아이들을 떠나 보낼 시기가 다가 왔음을 그로 인해 인생의 공허함을 조금씩 느끼던 찰나에 이책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나만 이런 감정을 느끼는 것은 아니구나 다행이다 싶었습니다. 또한 중년이라는 시기가 비관적이지만 않고 오히려 인생의 가장 빛나는 시기로 충만한 삶을 살아갈수 있는 경제적 자유와 풍성한 경험을 가지고 있는 최고의 시기가 될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 되었습니다. 내려 놓아야 할 것은 내려 놓고 갖지 못한 것에 대한 집착은 버리고 가진 것에 대해 감사함을 느끼고 순간 순간의 소중함을 생각하며 살아 가자 라는 생각이 듭니다.
인생이 아름답고 의미가 있는 것은 유한성이라는 이유 때문이기도 하지만 죽음을 피해 갈수 없다는 것은 한편으로 두렵기도 합니다. 인생의 시간에서 점점 오른쪽으로 기울어 가면서 죽음이 가까워 오는 것은 막을수 없는 현실이고 그 죽음을 두려워 하지 않을 수는 없지만 두려워만 하고 있기에는 남은 시간이 아직 짧지 않으므로 앞으로의 인생을 좀더 의미있게 보내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좀더 구체적으로 고민하게 되는 시간 이었습니다. 아마 쉽게 해답을 찾을수는 없겠지만 해답을 찾아가는 과정 자체 만으로도 의미가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책을 읽으면서 깨달은 것과 느낀 것들이 많았으나 제 짧은 필력으로는 다 표현 하기가 힘이들어 이 정도로 독서 후기를 마칠까 합니다.
책을 읽고 미흡하지만 이렇게 글로 후기를 정리하고 있으니 쉽지는 않지만 책을 좀더 깊이 있고 집중해서 읽을수 있는 계기가 되어 그동안 책을 읽으면서 제 스스로 부족하다고 느끼고 있던 부분을 채울수 있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회원님 모두 남은 주말 잘 보내시고 다음주에는 다른책의 후기로 찾아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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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악산
2025년 1월 26일
In 주 1회 독서 후기 공유 모임
첫 독서 후기를 올리게 되니 살짝 긴장이 됩니다. 지난주 목요일날 가족 여행을 갔다가 오늘 돌아와서 독서 후기도 늦고 책도 많이 읽지 못했지만 읽은 부분까지 짧게 라도 후기를 남겨 보려고 합니다.
먼저 이책은 도서관에 갔다가 신착 코너에서 제목이 눈에 들어와 아무런 정보 없이 선택하여 읽고 있는 책입니다. 인생의 절반을 지나가고 있는 시점에 지난 날도 돌아보고 남은 인생에 대한 고민 해결에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으로 읽고 있습니다.
Chapter 1에서는 오십의 삶으 뒤흔드는 질문들이라는 내용으로 영원한 자연앞에 한낱 찰나에 지나지 않은 인생에서 중년의 나이에 겪는 위기에 대한 의미를 찾아 보고 중년에 제기되는 실존적인 의문들에 대한 해답을 찾는데 길잡이 역할을 해주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당신의 질문은 인간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관한 것이므로 답할 수가 없습니다. 인간은 '살 수 있는'대로 살아갑니다. 개인에게 규정되거나 알맞은 길이 따로 있는 게 아닙니다. (....) 하지만 당신이 자신만의 길을 가려 한다면 그 길은 어디에도 규정되어 있지 않고, 미리 알 수도 없으며, 한 걸음씩 내디딜 때마다 저절로 생겨날 것입니다."
-칼 구스타프 융
인간의 수명이 100세까지 라고 한다면 이제 절반쯤 지나고 있는 시점에 앞으로 남은 시간들은 지나온 시간들 보다 변화가 줄어 들고 자칫 무미건조하고 지루한 시간들로 채워질 가능성이 높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종종 했었고 유의미한 시간들을 보내기 위한 계획들을 생각해 보곤 했습니다. 아직은 양육해야 할 아이들이 있어 그 아이들에 의해 제삶도 변화가 생기겠지만 짧게는 5년에서 10년 후쯤 아이들이 독립을 하고 나면 남편과 무얼하며 지내야 할지 어떻게 하면 인생의 후반부를 즐겁게 지낼수 있을지 그러기 위해서 미리 준비해야 할것들은 무엇인지 자주 이야기를 나누는 편인기는 하지만 아직 명확한 것은 정하지 못했습니다. 다만 위로가 되는 것은 이런 고민들이 중년을 지나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고민하는 것이고 이 책 내용에 의하면 예전 위대한 예술가들도 중년의 위기에 예술성이 떨어져 고민을 하는 시기가 있었다고 하니 조금 위로가 되기는 합니다.
아직은 책 초반부라 이 책에 대해 정확한 정의를 내리기는 힘들지만 흥미로운 부분들이 있어 재미있게 읽을수 있을것 같습니다. 이것으로 첫 독서 후기를 마칠까 합니다. 다음 독서 후기는 좀더 알차고 제시간에 올릴수 있도록 해 보겠습니다.
명절 잘 보내시고 가족들과 좋은 시간 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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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악산
2025년 1월 19일
In 회원 자기 소개
안녕하세요 저는 강원도 원주에서 남편과 딸 둘 그리고 고양이 한마리와 살고 있는 사십대 후반 워킹맘입니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은 사회복지사로 일하고 있고
책은 되도록 편식하지 않으려고 노력 중입니다
올해 읽고 싶은 분야는 미술에 관한 책과 철학에 관한 아주 쉬운 책들을 읽어볼까 싶습니다
책을 통해 좋은 분들과 소통하고 싶어 가입했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글을 써본적이 없어서 제 글에 부족함이 많더라도
양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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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악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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