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시작 첫장에서 '어느날 아침 문득' 이라는 첫 말 처럼 나도 어느날 아침 문득 모순이라는 책을 펼쳤다면 어떤 하루가 펼쳐졌을지 궁금해지는 책이었었다. 모순이라는 책의 제목으로 내 머리속에 그려본 예상안과 정확히 빗나가는 책의 내용은 넘길수록 흥미로웠다.
내가 살아보지 못한 또 다른 인생을 살고 있는 그녀는 '안진진'. 이름에서 고등학교 시절 글을 잘 짓던 문학소녀였던 친구가 생각나기도 했고, 가출해서 며칠 우리집에 머물렀던 친구가 생각 나기도 했다. 세상을 향한 그녀의 시니컬한 시선과 유머스러운 그녀의 말투가 좋았다. 그녀의 엄마처럼 '내가 부모를 잘못만났네! 상사복이 없네!'라는 한탄이 없는 것이 신기했다. 스스로의 삶도 다른 이의 삶을 볼때도 '그럴수 있지'라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그녀의 해석이 좋았다.
그리고 두 남자 사이에서 갈등하는 안진진을 보면서 나홀로 쫄깃해지도 했다. 계획적인 김장우, 감성적인 나영규. 한번에 두 남자라니!! 과연 그녀의 선택이 궁금해져서 책장을 넘기는 속도가 빨라졌을지도 모르겠다.
그녀의 아버지, 돌아가신 아버지가 생각나 움찔 했다. 안진진의 아버지도 나의 아버지도 마음이 아픈 사람이 었을 것이다. 그리고 부들부들한 소녀를 단단한 어머니로 만들기에 충분한 인생 빌런이었을 것이다. 진모와 안진진이 어머니가 시장에서 돌아올 때까지 들리는 모든 문박의 기척들이 혹여 아버지인가 긴장하며 보낸 밤은 나와 내 동새의 밤과도 닮아 있었다. 같은 동네에 살았다면 마음을 의지하는 친구가 되었을지도 모르겠다.
살인미수에 대처하는 안진진과 어머니의 자세.
살인을 시도했지만 미수에 그쳐서 다행이야. 잘될꺼야 라고 생각한 안진진, 그리고 살인미수인 아들을 가진 자기 인생을 실컷 한탄하고 통곡하면서 시간을 보낸 안진진의 엄마. 그리고는 척척 아들을 살릴 방법을 진행한 엄마를 보면서 앞서 소설에서 설명했던 삶보다 얼마나 고단하고 힘든 삶이 었을지 짐작이 되지 않았다. 어떤 일이 그녀에게 있었길에 그녀는 이런 일에 능숙해 보일 만큼이 되었을까?
남편의 삶의 휘청거리는 두 여자(쌍둥이 엄마들)를 보면서도 안진진의 선택이 궁금해서 귀를 쫑긋거리게 되는 이 소설의 매력의 마지막에 나를 어디로 대려갈지 궁금하다.
오랜만에 시원하게 아프고 땡땡이 치고 왔네요. 아픈게 좋은건 아니지만 시원한 땡땡이가 주는 소소한 즐거움도 있네요. 다음 이야기를 기다리면서 짧게 마무리 해 봅니다
다음 이야기에서 또 뵈어요~
몽염님 글을 읽다보니 정말 그러네요. 안진진이 자신의 처지를 한탄하는 말을 한적이 없었다는것을요. 아버지의 무책임한 행동 때문에 굳건해진건지 원래 천성이 그러신건지 모를 안진진 어머니의 삶을 보며 안진진도 그렇게 살아야한다는 것을 배워왔던건 아니었을까하는 생각을 해봤어요. 남자들 사이에서의 갈등의 과정을 보는것도 흥미진진했어요. 저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