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순에 대해 독서 모임을 참여하겠다고 마음을 먹고 책을 구매한 날에 민음사tv 에서 게스트로 나온 찰스엔터가 인생 책으로 모순을 추천하는 걸 보고 운명적인가? 싶었습니다 ^^
모순을 읽을 기회가 와서 좋았습니다. 읽어보니 왜 많은 사람들의 인생 책인지 알 것 같은 마음이었어요. 너무 너무 좋았습니다. 나중에 더 나이 먹고 한번 더 읽어보고 싶은 책입니다.
“나영규와 만나면 현실이 있고, 김장우와 같이 있으면 몽상이 있었다. 사랑이라는 몽상 속에는 현실을 버리고 달아나고 싶은 아련한 유혹이 담겨있다. 끝까지 달려가고 싶은 무엇, 부딪쳐 깨지더라도 할 수 없다고 생각하게 만드는 무엇, 그렇게 죽어버려도 좋다고 생각하는 장렬한 무엇.”
“나는 특별하고 한적한 오솔길을 찾는 대신 많은 인생선배들이 걸어간 길을 택하기로 했다. 삶의 비밀은 그 보편적인 길에 더 많이 묻혀있을 것이라 확신하고 있으므로.”
“이 쌍둥이 자매들은 똑같이 책에 의지하는 성향이 강한 편이었지만, 선택하는 책은 이토록이나 정반대였던 것이다. 마치 그들의 삶처럼.”
나는 솔직히 안진진이 김장우와 결혼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두려울 정도로 큰 사랑을 느꼈음에도 불구하고 나영규와 결혼한 이유는 이모의 죽음이 크게 작용했을 것 같다. 안진진은 쌍둥이 엄마보다 이모와 닮았으니까. 아니면 안진진이 엄마의 딸이기 때문에 엄마와 반대되는 선택을 한 걸까? 이모는 안정적인 가정이 있지만 무덤 속처럼 편안한 삶이 아닌 사람답게 살고 싶어 했다. 반면 엄마는 가정폭력에 시달리고 끝내 치매가 온 남편을 돌보고 있지만 누구보다 성실하고 긍정적으로 살고 있다. 쌍둥이의 모습이 너무 모순적인 것 같다.
"모순이라는 추상적 개념어를 가장 구체적인 현실을 다루는 소설의 제목으로 삼기에는 좀 무겁다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우리들 삶의 내면을 들여다보면 모든 것이 모순투성이였다. 이론상의 진실과 마음속 진실은 언제나 한 방향만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었다. 그렇다면 이것 이상 구체성을 띤 제목은 없을 터였다."
작가 노트에 있는 글입니다.
“떠돌아다니던 그 많은 낮과 밤의 아버지 시간들 중에 그런 내가 차지한 시간은 얼마나 될까. 어느 슬픈 일몰의 시간에 혹시 나를 생각하며 축축하게 눈시울을 적신 적은 없었을까.”
돌아와 잠든 아버지를 바라보며 안진진이 한 생각인데, 표현하진 않지만 계속 아버지를 그리워한 딸이 떠올라 너무 슬펐습니다. 안진진은 딸로서 아버지를 미워할 수도 있었지만, 그러지 않았고. 아버지를 옹호하고 자신이 만난 남자들과의 관계에서 자신이 아버지와 닮았다는 것과 떠난 아버지의 마음까지 깨닫게 될 정도로 아버지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그리워하던 아버지가 치매에 걸려 자신을 알아보지 못 했을 때 마음은 정말 속상했을 것 같아요..
나영규를 선택한 것 만큼 돌아온 아버지를 반기는 안진진도 어색했어요
어째서? 라고 생각하다가 술만 먹으면… 이라고 했던 구절이 생각 나더라구요
술안먹고 아버지가 보여준 다른 세상이 있을 것 같네요
덕분에 모순을 더 깊게 즐겼어요
나눠주셔서 감서해요
콩이님,,! 같은 책을 이렇게 나누는 기쁨이 참 쏠쏠 합니다.
저 역시, 그렇게 기다리던 아버지가,, 그렇게 초라한 모습으로 찾아왔을 때 안진진의 마음을 생각하니 마음이 아팠네요. ㅜ 진모가 아버지를 생각하는 마음, 자신들을 두고 떠났던 아버지 이지만, 그런 아버지를 실망시키고 싶어 하지 않는 아들의 마음이 느껴져 또 마음이 아팠습니다.
“나는 특별하고 한적한 오솔길을 찾는 대신 많은 인생선배들이 걸어간 길을 택하기로 했다. 삶의 비밀은 그 보편적인 길에 더 많이 묻혀있을 것이라 확신하고 있으므로.”
저도 많이 산건 아니지만,, 이제껏 살아오면서 어쩌면 많은 인생들이 하는 말은 틀린 말이 없다. 그런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저는 20대 저라면 상상도 못했을 그 선택을 안진진이 간파하고 한 것이 대단히 놀랍게 느껴지네요.
김장우가 느꼈을 아픔은 저도 가슴이 아프지만,, 그렇다고 안진진을 비난할 순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소설 이야기 하자면 한도 끝도 없네요.. ㅎㅎ
즐거운 독서 셨다니, 읽는 저도 기뻤습니다.!
또 또 다른 책들도 함께 해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