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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여행
2025년 1월 04일
In 주 1회 독서 후기 공유 모임
3권에서는 너무 마음 아픈 이야기들이 많이 전개되네요. 마을에 괴정이 돌아 마을 사람들과 최참판댁 윤씨 부인과 그댁의 중요한 하인들이 많이 죽어서 어린 서희와 길상 수동 봉순이가 똘똘 뭉쳐서 조준구와 홍씨부인에 맞서서 살아가는것이 넘 안타까웠습니다. 그 과정에 서희가 자신의 엄마를 험담하는 삼수와 홍씨부인을 혼내는 장면은 정말 통쾌했습니다. 괴정이 휩쓸고 간 이듬해에는 흉년이 들어 마을사람들이 굶어 죽게 되었을때 윤씨부인이 살았다면 곡식을 풀어 굶어 죽음을 면하게 도와주었을텐데, 잔꾀만 많은 조준구의 계략으로 조준구에게 도움이 될만한 사람들에게만 곡식을 주고 나머지는 한톨도 주지 않아 마을사람들을 분열시키는 결과를 초래합니다. 이런 모습을 보니 지금의 우리나라 정치현실이 잠시 떠오릅니다. 국민들을 갈라치기하고 자신의 이득을 위해 국민들을 선동하는 정치인들을 보는듯 했습니다. 어디서나 자신의 이익에 눈먼자들은 항상 있는가 봅니다. 함안댁 둘째 한복이가 마을로 왔을때 마을사람들의 인심의 변화를 보는것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살인자의 아들이라고 멀리하는 마음이 들다가 두만네가 먼저 어리고 불쌍한 한복이를 살갑게 대하니까 점차 사람들도 한복이를 조금씩 친절하게 대하는 태도를 보고 '선한 영향력'이란 이런것인가 라는 생각도 듭니다. 누군가의 선한 마음을 보면 주변사람들도 비슷한 마음을 가지게 하나봅니다. 한복이 돈을 모아 엄마 산소에 비석 세우겠다는 마음을 먹는데, 어린 한복이지만 함안댁이 아주 잘키운듯 합니다. 그런데 같은 부모 아래에서 나고 컸지만 형 거복이와는 너무나 다른 형제네요. 나쁜짓만 하는 거복이라도 한복이는 아버지 평산 보다는 거복에게 더 혈육의 정이 있는가 봅니다. 아버지 평산은 지나다가 만난다 해도 아는채 하고 싶지도 않을 만큼 역겹다고 하고, 형 거복은 만난다면 붙잡고 울고 싶은 심정이라고 하니까요. 어리고 착하고 순수한 한복이를 보는것도 마음 아팠습니다. 마을을 떠나 힘들게 살다가 돌아온 임이네에 대한 마을사람들의 마음의 변화도 재미있었습니다. 처음에는 타지에서 거지꼴로 온 임이네를 애처러워 하다가 윤씨부인이 너그럽게 대하며 도움을 주면서 부터 행색이 나아지게 되니 마을사람들은 임이네를 미워하거나 질투의 감정까지 느끼게 됩니다. 누구나 자신보다 못한 처지에 있을때는 연민의 마음이 들지만, 자신보다 나아지고 또 겸손도 없고 예의 없어 보이는 태도를 보이면 바로 좋게 보이지 않고 미움이 싹틉니다. 그러므로 자신의 형편이 좋든 안좋든 무례한 태도는 누구의 마음도 살 수가 없네요. 윤씨 부인이 서희를 데리고 최참판댁 농토를 둘러 보러 떠나는 장면이 있었는데, 오늘날 대기업 회장이 자녀를 데리고 경영수업을 하러 그룹사들을 방문하면 저런 모습을 보이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많은 땅을 소작농들을 거느리고 탈없이 경영하려면 윤씨 부인처럼 촉도 빠르고 사람을 보는 안목도 있어야할듯 싶습니다. 어린 서희도 할머니 윤씨부인의 이런 당찬 모습을 보고 커서 앞으로 힘겨운 삶을 잘 헤쳐나갈거란 기대가 됩니다. 용이도 무척 안타깝습니다. 진정한 사랑은 월선이였는데, 그 사랑이 이루어지지 않으니, 사랑없는 강청댁과 정없이 결혼하여 의무감에서 무의미한 결혼생활을 하고 또 마음에도 없이 그냥 잠시 욕정을 참지 못하고 임이네에게 임신을 시켜서 임이네까지 거두고 사는 모습이 힘겨워 보였습니다. 용이도 월선이도 그냥 서로 마음이 향하는대로 살았으면 좋았을텐데... 무당의 딸이라는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자신의 인생을 마음대로 살지 못한 두사람의 사랑이 마음 아픕니다. 3권은 읽는 내내 마음 아파하면서 읽었네요. 다음에 이어지는 4권도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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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여행
2024년 12월 21일
In 주 1회 독서 후기 공유 모임
먼저 읽으신 분들은 토지 6권 후기를 쓰시는데 저는 이제야 2권 완독하고 후기를 올립니다. 다른분 진도와는 다르지만, 저는 그냥 제 일상을 보내며 제가 편하게 읽고 싶을때 읽고 후기를 쓰야겠다는 생각입니다. 늦은 후기지만 이해해 주시길 바랍니다. 토지가 긴 책이라서 처음에는 부담이 될수 있겠다 생각되었는데, 읽다 보니 조금씩 스며들게 되네요.^^ 윤씨부인이 두아들 최치수와 환이를 대하는 태도가 엄마가 맞나 의심이 들 정도입니다. '어느 편에도 기울 수 없는 양켠 먼 거리에 두 아들은 존재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둘의 존재가 윤씨 부인에게는 버거운 존재로  인식되었을것 같지만... 저로서는 이해할 수 없는 내용들 입니다. 배다른 자식이더라도 자식인데 말입니다. 체면과 체통을 중히 여기는 도도한 양반가여서 자신의 허물을 덮고 싶은 마음이 앞섰기 때문일거라는 생각도 듭니다. 윤씨부인이 두아들을 대했던 태도가 계속 마음 속에 머무르면서 일상에서도 문득문득 떠오릅니다. 윤씨부인의 죄책감에서 두아들 모두에게 어미로서의 정을 주지못했다는 생각도 듭니다. 모정이 없지는 않았을텐데... 모정이 그리웠을 두 아들을 생각하니 안타깝습니다. 며칠전 국립중앙박물관의 비엔나 분리파예술가들 작품 전시회에서 에곤쉴레가 떠오릅니다. 모정을 받지 못한 예술가의 작품이 너무나 적나라하게 표현된 작품들을 보며 같은 사물도 마음에 따라서 달리 보이고 표현되는구나 느꼈습니다. 그의 젊은 모습의 사진은 멋진데 그의 자화상 그림은 겉모습에 내면이 중첩되어 아프고 날카롭습니다. 치수도 구천도 그런 마음을 갖고 살지 않았을까 생각됩니다. 결국 치수는 구천을 죽이고 싶어서 사냥을 빌미삼아 지리산 구석구석을 찾아 나섭니다. 치수는 구천의 출생의 비밀은 모른채 말입니다. 자신의 아내와 눈맞아 도망간 사람이 원수 같았겠지요. '18장.초록은 동색' 에서 같이 따라간 하인 수동이 구천이 잡히기 직전에 도망갈수 있게 도와줍니나. 수동의 구천에 대한 병적일 만큼의 연민과 숭배가 또다시 상전의 배신을 안하리라 장담 못하는 것을 치수도 알고 초록은 동색이라 느낍니다. 비슷한 처지의 사람을 보면 우리는 동병상련을 느끼듯이 말입니다. 귀녀와 평산의 음모. 그리고 그 음모에 가담한 칠성. 최치수의 아이를 가졌다 속이고 최참판댁 재산이라도 누려보려는 그들의 음모는 결국 무산되고 최치수만 평산에게 살해당합니다. 윤씨 부인은 아들이 아이를 가질수 없는 몸인것을 알아서 귀녀와 평산 칠성의 음모를 알고 관가에 신고 합니다. 이들이 붙잡히고 결국 살인죄로 평산은 죽음을 맞게 되는데... 평산의 아내 함안댁이 너무나 불쌍합니다. 평생 남편 잘못 만나 고생하고서 결국 살인자의 아내로 사느니 죽음을 택하고 자살하는 함안댁의 마음이 어떠했을까? 두 아들을 남겨두고 자살을 하네요. 함안댁과 임이네의 상반된 모습이 너무 대조되어 보였습니다. 칠성이 살인을 직접하지는 않았지만, 결국 한몫 챙겨보려 한 나쁜 마음에서 가담한거는 인정하고 잘못을 뉘우치는 모습을 보여야 했을텐데... 억울하다고만 하니 마을사람들도 동정의 마음조차 없어지고 말았지요. 2권 마지막 함안댁 무덤 장면은 눈물이 나고 슬프네요. 함안댁 아이들은 앞으로 어떻게 자랄까? 걱정되면서 3권의 이야기가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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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여행
2024년 12월 08일
In 주 1회 독서 후기 공유 모임
이번주 저는 다낭 여행을 다녀왔어요. 월요일 출발해서 금요일 도착했지요. 근데 화요일 밤에 네이버 뉴스에서 비상계엄령 뉴스를 봤어요. 너무 놀랐지요. 전쟁 나는건가? 근데 대통령의 일방적인 계엄령이었고, 그날 밤 내내 핸드폰으로 뉴스를 보며 상황을 지켜봤습니다. 제일 걱정인것은 아들의 군입대 문제였어요. 12월 3일 3시까지 입대 지원 마감이더군요. 아들은 내년 3월에 입대하려고 육군 의무병, 공군, 해군 세군데를 모두 지원한 상태입니다. 곧 1차 발표가 나고 화상 면접보면 최종 확정되어서 3월에 입대하는겁니다. 이런 시국에 군대 가도 되나? 걱정되어서 저는 취소방법을 급하게 찾아봤어요. 최종 발표가 나면 어렵지만, 1차발표후에는 취소가 가능한가 봅니다. 그래서 급히 아들한테 톡해서 취소가능하면 취소하자고 했습니다. 아들도 비상계엄이 뭔지 모르니까 '비상계엄이 뭐야' 묻는 겁니다. '서울의 봄' 영화 봤잖아. 거기서도 비상계엄상태였어. 군대 민간인들 다 위험한 국가 혼란상태에 내리는거야. 5.18을 책으로 영화로만 접해본 저도 무서웠지만, 아들은 그 마저도 더 모르지요. 얼마전 읽었던 '소년이 온다' 한강 소설도 떠오르더군요. 우리나라가 이지경이 되니 싱가폴 사는 언니도 톡으로 걱정이 한가득입니다. 주위에 군대보낸 엄마들 엄청 걱정하고 있다고... 다행히 비상계엄은 신속히 국회에서 움직여 조기종료 되었지만, 그 원인인 대통령탄핵이 되지 않고 있어서 언제 어떤일이 생길지 너무 불안합니다. 아들에게 군대 미뤄보자고 설득했는데, 아들은 이미 마음먹고 군대가려 했기에 번복하기 싫은가 봅니다. 군대문제를 빨리 해결하고 학교다니고 싶다는데... 이런 작은 바람도 마음 졸이며 군대를 보내야 하는 엄마 심정이 너무 안좋습니다. 어제는 싱가폴언니가 영상을 보내줬습니다. 군대보낸 아버지가 군에 있는 아들과 통화한거라고요. 언니는 그거 듣고 눈물 난다고 하는데, 저도 그 아들 음성이 꼭 철없는 우리 아들같아 눈물이 납니다. up https://youtube.com/shorts/4QS1iWZEVU8?si=rwkpooBhF5fJ55up 빨른시일에 불안한 시국이 안정될수 있길 바랍니다. 법과 질서는 국민만 지켜야 하는 것이 아니라 권력을 가진자들이 더 지켜야 하는 것이고, 그렇게 하지 않을시는 국민이 권력을 주지 않는다는것을 알도록 해야겠습니다. 어제 오늘 내내 뉴스보면서 답답한 마음에 몇자 적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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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여행
2024년 11월 30일
In 주 1회 독서 후기 공유 모임
박경리 작가의 대하 소설 '토지'를 읽게 될줄 몰랐는데, 노트북님과 딸기님의 후기를 보며 자연스럽게 책을 찾아보게 되었습니다. 혼자서는 이렇게 긴 소설을 도전하지 못할것 같아서, 이번기회에 나도 한번 읽어보자는 마음이 생겼습니다. 저는 한주에 한권을 읽지는 못할것 같고, 2주에 한권 읽는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소설은 처음엔 사투리 적응이 쉽지 않았는데, 읽다보니 자연스럽게 구수한 사투리에 스며드는듯 했습니다. 1권에는 전체적으로 인물들이 많이 등장합니다. 그들간에 많은 사연이 숨어 있는듯이 암시를 하고 있기도 하고요. 특히 구천과 별당아씨의 이야기는 궁금증만 증폭된 상황입니다. 소설의 배경지 경남 하동 평사리에 최참판댁과 그에 소속된  노비들 그리고 마을 작인들과 향반들의 소소한 이야기들에서 작은 시골마을이 연상됩니다. 제가 가장 인상깊은던 것은 이시절이라 그런지 아니면 시골이라 그런지 식사때가 되었을때 이웃이 찾아오면 꼭 식사를 하도록 권하는 모습에서 훈훈한 인심을 느끼게 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최참판댁에는 손이 귀한데, 그 많은 재산을 모두 남자들이 아닌 부인들이 일구었다는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물론 재산을 일구는 과정이 흉작이 들었을때 주민들에게 쌀을 내어주는 대신 전답을 가져가는 방식이 좀 비겁하고 몰인정한 방식이기는 했으나, 돈없는 양반보다는 재력있는 양반가를 일구고 살아가려는 여인들의 의지가 보였다는 생각이 듭니다. 용이와 월선의 이야기는 이루어 질수 없는 첫사랑의 애틋함이 엿보였습니다. 아무리 무당의 딸이더라도 서로 좋아하는 사이를 갈라 놓은 월선엄마가 이해가 안가기도 했습니다. 마음에도 없는 결혼을 하게된 월선도 용이도 결국에는 자신이 원하는 결혼생활을 하지 못하고 힘들게 살게 되었고, 결국 피해자는 강청댁 같이 남편이 있어도 사랑을 받지 못하고 사는 상대 배우자들도 피해자가 되고 마니까요. 서희엄마 별당아씨의 이야기는 앞으로 나오겠지만, 1권에서는 자식(서희)이 있는데도 다른 남자를 따라 나섰다는 것이 이해가 안갔습니다. 앞으로 이야기에 제가 이해할만한 사연이 있을지? 궁금해 집니다. 그리고 윤씨부인이 아들 최치수를 사랑하는 마음이 있는지도 의심이 됩니다. 아들이 바라는 어머니로서의 따뜻한 사랑으로 잘 대해주지 못한것 같거든요. 1권은 이처럼 궁금증을 자아내는 부분들을 많이 내포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이어질 내용들이 많으니까 기대하면서 읽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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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여행
2024년 11월 15일
In 주 1회 독서 후기 공유 모임
한강의 채식주의자 책 안에 채식주의자, 몽고반점, 나무불꽃 세편의 연속된 단편이 실려 있습니다. 채식주의자는 주인공 영혜의 남편시점에서, 몽고반점은 영혜의 형부시점, 그리고 나무불꽃은 영혜의 언니 인혜 시점에서 전개되는 소설입니다. 주인공 영혜의 시점이 없는 소설이다 보니 주변인들을 통해 영혜를 유추할 수 밖에 없습니다. 전편 몽고반점에서 영혜의 형부와 영혜가 온몸에 꽃을 그리고 비디오 아트를 촬영합니다. 그 뒤 이야기가 나무불꽃에 연결 되는데요. 그 비디오 영상을 언니 인혜가 발견하고 영혜는 정신병원에 들어가게 되고, 인혜 남편은 정신은 이상없었지만 인혜랑 헤어지게 됩니다. 이 스토리가 보통사람들의 입장에서는 도무지 이해가 안가는 상황입니다. 정신적인 문제가 있는 처제와 형부의 불륜인가? 불륜으로 보기도 힘듭니다. 영혜는 형부와 어떤 정신적 교감도 없기때문입니다. 형부는 예술을 하는 사람인데, 이정도는 예술로서 허용이 된다는건가? 그러나 이런 예술이 타인에게 어떤 영감을 줄수 있을까? 의문이 듭니다. 영혜는 육식을 거부하는 채식주의자 인데 다른 사람의 말은 잘 듣지 않으면서 왜 형부의 꽃 페인팅한 육체를 통한 비디오아트 촬영은 허용했을까? 그리고 마지막에는 형부와 성교까지 담긴 영상을 만드는것 까지 하게 됩니다. 이게 예술이라고? 나중에 언니 인혜에게 이 영상을 들키고, 결국 119로 두사람은 실려갑니다. 저로서는 이 소설이 잘 이해가 안가지만 인혜만은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인혜는 영혜랑 같은 부모아래에서 성장합니다. 가부장적이고 가끔 폭력적인 아버지 아래에서 3형제는 맞고 큽니다. 아들은 아버지께 맞은 스트레스를 동네 친구들을 패는걸로 풀고, 언니 인혜는 어머니를 도우며 아버지 술국도 가끔 끓여 주어서 아버지가 인혜한테는 덜 폭력적인데, 눈치도 없고 살갑지도 않은 둘째딸 영혜는 아버지의 매를 고스란히 맞으며 어디 풀지도 못하고 큽니다. 아마 어린시절의 이러한 가정환경이 영혜의 정신세계를 힘들게 한것이 아닌가 짐작됩니다. 인혜는 누구보다 성실하고 현실에 잘 적응하며 헌신적으로 살아가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여동생 영혜가 입원한 정신병원에 가서 돌봐주고 있습니다. 다른 가족들은 모두 외면하고 마는데도요. 그리고 그녀는 자신을 이렇게 생각합니다. p230 시간이 훌쩍 흐른 뒤에야 그녀는 그때의 영혜를 이해했다. 아버지의 손찌검은 유독 영혜를 향한 것이었다. 영호야 맞은 만큼 동네 아이들을 패주고 다니는 녀석이었으니 괴로움이 덜했을 것이고, 그녀 자신은 지친 어머니 대신 술국을 끓여주는 맏딸이었으니 아버지도 알게 모르게 그녀에게만은 조심스러워했다. 온순하나 고지식해 아버지의 비위를 맞추지 못하던 영혜는 어떤 저항도 하지 않았고, 다만 그 모든 것을 뼛속까지 받아들였을 것이다. 이제 그녀는 안다. 그때 맏딸로서 실천했던 자신의 성실함은 조숙함이 아니라 비겁함이었다는 것을. 다만 생존의 한 방식이었을 뿐임을. 주인공 영혜는 이런 폭력적인 가정의 희생자였던겁니다. 그리고 인혜도 마찬가지이고요. 가해자는 아버지인데도 인혜는 본인도 저항하지 못하며 방관만 했다 생각하면서 영혜를 구해주지 못한것을 자신의 잘못으로 뉘우치기도 합니다. 결국 영혜는 정신병원에서 육식뿐만 아니라 모든 음식을 거부하고 몸이 말라가서 죽음을 맞고자 합니다. 그리고 자신은 그 어떤 해로움도 끼치지 않는 나무가 되고 싶어합니다. 단지 물과 햇빛만 있으면 살수 있고 누구에게도 피해를 주지 않으면서 이로움만 주는 나무와 자신을 동일시 합니다. 사람은 이렇게 살면 결국 죽을수 밖에 없는데... 이런 동생을 보면서 인혜는 자신이 이런상황을 바꾸고 싶지만 바꿀수가 없습니다. 지난날을 돌이켜 보면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선택을 바꾸었으면 상황이 달랐을까 스스로 자책하며 인혜도 세상살이에 점점 지쳐갑니다. 그러나 인혜는 영혜처럼 나락으로 떨어질수가 없습니다. 아들 지우가 있기 때문입니다. 책임지고 사랑해야하는 아들이 있기에 인혜는 모든 힘든 현실을 견디고 성실히 하루하루 버티어갑니다. 결국 이소설은 가정폭력이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이라고 할 수 있을것 같습니다. 그리고 같은 환경에 노출 되었더라도 개인의 위치나 성향에 따라 극복의 한계가 다르다는것도 제시합니다. 많은 TV프로그램들 중에서 오은영박사님이 진행하시는 부부관계나 자녀문제관련 프로그램을 보다 보면 그 뿌리에는 언제나 어린시절 부모로 부터 겪은 상처들이 발단이 되어서 결혼후 문제를 일으키거나 자녀양육 방식에 문제를  보이는 경우가 무척 많습니다. 저도 커오는 과정에서 언니와 남동생 사이에서 겪은 부모님에 대한 약간의 불만들이 있었고, 이 불만을 표출하기 보다는 내가 좀 더 잘 해야하는 위치라는걸 스스로 깨닫고 잘 하려고 애써면서 살아온것 같습니다. 그러다 보니 내 주장보다는 주위를 살피는 성향이 내 안에 자리 잡았고, 자책하는 경향도 많아지고(인혜처럼), 스스로 결정해야 하는 상황에 다다랐을때 다른사람의 의견을 먼저 묻게 되고 살아가며 주체적인 삶을 못살고 있구나 느낄때도 많습니다. 이런것을 극복하기 위한 방편으로 내 가치관을 확실히 세워야 한다는 생각에 독서로 도움을 받고 있는것 같습니다. 같은 부모 아래에서 컸어도 위치가 다르다 보니 형제간에도 다들 다른 성향으로 클수밖에 없는 거지요. 그러나 이런 상황은 어느 가정에서나 흔히 있지만, 가정폭력만은 예외인듯 합니다. 육체적 정신적 폭력을 당한 아이들이 나중에 어떤 결말로 나타날지 그것은 아무도 모르기에 부모로서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도 깨닫게 됩니다. 그리고 이 소설에는 사회적인 폭력도 암시되어 있습니다. 채식주의자 라는 특이한 상황을 설정했지만, 그 외에도 특이한 상황에 처한 이들에 대한 이해나 배려가 없는 사회환경임을 느낄수 있습니다. 모든것이 다 갖추어져야만 행복하고 그중 하나라도 빠지면 불행하다는 안나카레니나 법칙(행복한 가정은 모두 엊비슷하고, 불행한 가정은 모두 제각각 이유가 다르다)을 총균쇠에서도 언급합니다. 그런데 어떻게 모든 조건이 만족할 수가 있을까요? 한두가지 부족하더라도 내가 가진것에 좀 더 무게를 두고 작은 행복을 자주 느끼며 살아가는것이 어차피 한번 사는 인생인데 더 낫게 사는게 아닐까 생각하며... 후기를 마무리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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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여행
2024년 11월 10일
In 주 1회 독서 후기 공유 모임
'채식주의자'는 지난번 제가 읽고 후기를 적었던 '몽고반점'의 앞편 이야기입니다. 채식주의자, 몽고반점, 나무불꽃 세편이 주인공 영혜를 둘러싼 연속된 이야기였습니다. 아직 뒤편 '나무불꽃'은 읽지 못했습니다. 다음주에 읽고 나머지 후기를 쓰고 오늘은 일단 '채식주의자'를 쓰겠습니다. 채식주의자를 읽으며 제가 과연 주인공 영혜를 이해할 수 있을까? 의문이 생깁니다. 그래서 저는 작가의 시선에서 이해해 보려고 합니다. 한강 작가는 왜 일반적이지 않아 보이는 영혜라는 인물을 설정하여 우리에게 무엇을 말하려고 했을까? 이런 관점에서 생각하니 영혜라는 인물을 조금은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영혜는 어느날 무서운 꿈을 꿉니다. 피가 가득한 고깃덩어리들 속에서 헤메다가 자신이 온몸에 핏투성이가 되고 본인이 먹었는것 같기도 한 핏덩어리 고기들을 꿈에서 봅니다. 그리고 그날 부터 영혜는 고기를 먹지 않습니다. 또 다른 꿈은 영혜가 어릴적  자신의 다리를 물은 개를 아버지가 오토바이에 묶어서 끌고 다니다가 핏투성이가 되어 죽게하고 그 개고기를 온가족이 나누어 먹습니다. 영혜도 먹었고요. 어린시절 강렬했던  충격 때문에 꿈을 꾼것인지 모르지만, 그 꿈 이후로 영혜는 육식을 거부하는 일명 채식주의자가 됩니다. 그리고 그녀의 가슴을 옭아매는 듯한 브레지어도 안하고, 남편과의 잠자리도 거부하고, 온통 그녀의 생활은 정상이 아닌듯 보입니다. 채식주의자 편은 영혜의 남편시점에서 소설이 전개됩니다. 잘나지도 못나지도 않은 지극히 평범한 남편은 영혜가 너무나 평범해서 편할것 같은 여자라 결혼을 합니다. 그럭저럭 평범한 결혼생활을 하다가 갑자기 아내가 변합니다. 집안의 고기를 온통 버리고 육식을 일체 하지 않고, 잠도 잘 못자서 여위어 가는 아내가 걱정되기도 하지만 영 불편합니다. 그래서 처가집 장모와 처형께 사실을 알립니다. 장모 생신날 온가족이 처형네에 모여 식사할 시점에 일이 벌어집니다. 영혜가 음식을 제대로 먹지 않자, 설득도 하고 걱정도 하고 했지만... 끝내 먹지 않는 영혜에게 성질급한 아버지가 딸의 빰을 때리고, 탕수육을 손에 쥐고 영혜 입에 우겨넣습니다. 영혜는 거부의 몸짓 끝에 칼로 자신의 손목을 긋습니다. 남편은 이런 부인이 정말 많이 불편합니다. 여기까지는 영혜를 둘러싼 온 가족들의 이야기였습니다. 여기서 가장 충격인것은 가부장적인 아버지의  태도입니다. 굳이 먹지 않겠다는 육식을 끝내 억지로 먹여야 했을까? 우리네 엄격하신 부모님 세대에는 자식은 무조건 부모님께 순종해야하는 유교의식이 밑바탕에 깔려 있었지요. 그래서 딸의 행동이 이해할 수 없는 가족들은 모두 자신들의 방식으로 딸을 설득하려했고요. 영혜도 조금은 과장된 면이 있어보이지만 작가는 왜 이런 인물을 주인공으로 했을까? 생각해 보게되었습니다. 그건 아마도 우리가 지극히 정상이라고 생각한것들이 정말 정상이 맞나? 라는 의문을 품게 하려고 했을까? 왜 육식을 거부하면 안된다는걸까? 건강이 걱정이 된다면 좀더 건강한 채식을 권할수도 있는것인데... 우리가 갖고있는 가족간에 걱정이 되어서 한 충고나 당부들이 받아들이는 입장에서는 압박이고 폭력이 될수도 있음을 시사해 주는것 같습니다. 사람은 다양하고 여러 모습으로 살 수도 있는데, 다르다는 이유로 삐딱하게 보고, 소외시키거나 강제로 바꾸려고 한것은 아닌가? 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가족중 어느누구도 영혜의 입장을 이해해 보려고 했던 사람은 없었습니다. 모두가 자신의 입장에서 영혜를 바꾸려고 했을 뿐입니다. 그리고 저는 영혜가 인간의 폭력성과 잔인함에 구역질이 나서 육식을 거부한것이 아닌가 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얼마전 불교대학에서 배운 내용중에 싯다르타가 새가 벌레를 쪼는 모습을 보고 왜 하나가 살기위해서는 하나가 죽어야 하는지? 고뇌를 하며  출가를 하게 되는 모습을 봤습니다. 인간이 살기위해 그 많은 동물들을 무차별적으로 사육하고 죽여서 먹고 있습니다. 그러나 또 동물은? 초식동물도 풀과 식물을 먹고 살아갑니다. 자연의 생태계는 자신이 살기위해 어떤 다른 생명이 죽이고 맙니다. 여기까지 생각이 다다르니 살기위해 죽이는 과정의 연속이 되네요. 그러나 살기위해 죽이는건 최소한이 되어야지 그 이상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이 낯선 소설로 비정상을 규정해 버리는 우리사회를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어느 누구도 정상 비정상을 규정할 수 없고 다양성을 존중해야 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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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여행
2024년 11월 04일
In 주 1회 독서 후기 공유 모임
'1장 어린새'를 읽은후.... 이 소설은 '나'가 없고 '너'가 있습니다. 주인공이 2인칭입니다. 이 글을 보면서 문득 떠오른 영화가 있습니다. '쉰들러리스트'. 유대인 학살 흑백영화인데, 모두가 흑백인데 작은 꼬마소녀가 빨간원피스를 입고 나옵니다. 꼬마소녀는 주인공이 아니지만, 주위에서 모든것을 관찰하고 있는듯 합니다. '소년이 온다'의 '너'도 비슷한 설정같기도 했고, 장면 하나하나가 머릿속에 영화 장면을 떠오르게 만드는 소설입니다. 너는 친구 '정대'가 가까이에서 총에 맞는 장면을 목격하고 무서워서 피합니다. 친구곁에서 친구를 보살피면 너도 친구처럼 될까봐 두렵습니다. 친구처럼 다른 사람들도 총과 무기에 무차별 공격을 당합니다. 그래서 결국 시신이 되어 나란히 보호자를 기다립니다. 너는 시신들이 보호자 곁으로 갈수 있게 도움을 주며 친구를 찾습니다. 그러나 친구도 친구누나도 모두 찾을수가 없었습니다. '2장 검은 숨'을 읽은 후... 처음에 '나'가 없는줄 알고 읽다가 2장에는 '나'가 나옵니다. '너'의 친구인 '나'는 죽은 영혼입니다. 소설의 주인공이  죽은 영혼으로 나온다니... 기존에 보지 못했던 형식이라 새롭습니다. 5.18 광주사태로 희생된 시신들 가운데 한명인 '나'는 너무나 소박하고 평범한 소시민입니다. 이런 '나'에게 '왜?' 라고 밖에 질문할수 없는 현실이 우리의 현실입니다. '나'는 주위의 여러 시신들 사이에 층층이 끼어서 내가 아는 사람을 찾아봅니다. 그러나 아무도 없는것 같아 외롭습니다. 이렇게 외로운 죽음을 맞은 나는. 왜 죽었는지 이유를 모릅니다. 생명이 태어남에는 이유가 없지만, 죽음에는 이유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 당연히 모든 인간은 죽지만, 병으로든 사고로든 이유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주인공 나는 왜? 국가가 이런 평범한 소시민을 이렇게 비참한 죽음에 이르게 했는지 이유를 설명해야 합니다. '3장 일곱개의 빰' 을 읽은 후 3장에는 그녀가 나옵니다. 그녀의 나이는 24세. 어려운 집안 형편으로 대학을 중퇴하고 소규모 출판사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언론 규제가 심했던 전두환 정권시절. 81년부터 88년까지 대한민국 대통령을 지낸 이 인물은 그 기간 자신이 쿠테타로 잡은 정권을 유지하기 위해 언론을 통제하고 문화예술인들을 통제합니다. 왜냐하면 자신이 저지른 일들이 알려지면 안되니까요. 3장의 그녀도 그런 시절에 겪은 일들이 개인에게 어떤 상처들을 남겼는지 보여줍니다. 그녀는 왜 이유없이 일곱뺨을 맞고 고통속에서 하루하루 맞은 뺨들을 잊어려 애써야 했을까요? 잊지 않으면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는걸 알아서 그랬는지... 개인의 힘은 미약했지만, 끊임없이 민주화를 외치며 대학가에서 했던 데모들이 오늘날 우리가 조금은 언론의 자유를 획득한것인지? 아니면 지금도 여전히 현 정권에게 불리한 뉴스들이나 정보매체들은 불이익을 당하고 있는지? 그래도 이제는 여야가 분명 다른 목소리를 내고는 있지만, 이것이 진정 국가와 시민을 위한것인지 일개 정치인 개인의 이득을 위한것인지... 89학번인 제가 대학시절에 봤던 그 많은 대학현장에서의 구호와 외침들이 잠시 떠오르면서 저는 데모현장 그 뒤편 어딘가에서 '지켜보는 이' 였을뿐이었네요. '4장 쇠와 피'를 읽은 후 4장은 광주사태때 계엄군에 맞서 항거하던 대학생 시민 진수 이야기가 나옵니다. 한 인간의 권력욕을 만족시키기 위한 희생의 댓가가 이렇게 잔인할 수 있는것인가? 진수는 충분히 당시 현장에서 도망갈 수 있었는데도 되돌아 왔습니다. 무엇이 그를 안전하지 않은 그곳 도청에 돌아오게 한것일까? "p116 자신이 완전하게 깨끗하고 선한 존재가 되었다는 느낌이 얼마나 강렬한 것인지. 양심이라는 눈부시게 깨끗한 보석이 내 이마에 들어와 박힌 것 같은 순간의 광휘를." 진수는 보석 같은 양심의 소유자였기에 되돌아왔나 봅니다. 그리고 그해 감옥에서의 여름과 가을. 그들이 겪었던 몇달간의 학대가 그들의 인생을 어디로 몰고 갔는지. 진수와 영재의 이야기에서 알 수 있었습니다. 인간은 유리와 같아서 한번 금이 간 상태에서는 결코 그 전 상태가 될 수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이들의 희생이 뒤받침 되고서야 오늘이 있었구나를 알 수 있었습니다. 역사는 과거부터 줄곧 반복됩니다. 같은 인간이기 때문에 반복되나 봅니다. 저는 어린 아가의 순수한 눈동자를 보며 인간의 '성선설'이 맞다고 생각하며 살아왔습니다. 사회에서 살아 남으려고, 악하게 된다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런데 그렇지 않나 봅니다. 인간의 유전자 깊숙한 곳에 '성악설'이 박힌 채 태어나고... 어느 순간. 개인의 이익을 위한 그 순간에 그것이 발동되나 봅니다. "p134 그러니까 인간은, 근본적으로 잔인한 존재인 것입니까? 우리들은 단지 보편적인 경험을 한 것뿐입니까? 우리는 존엄하다는 착각 속에 살고 있을 뿐, 언제든 아무것도 아닌 것,  벌레, 짐승, 고름과 진물의 덩어리로 변할 수 있는 겁니까? 굴욕당하고 훼손되고 살해되는 것. 그것이 역사 속에서 증명된 인간의 본질입니까?" 작가는 이렇게 묻고 있습니다. '5장 밤의 눈동자'를 읽은 후 5장에는 광주사태 이후 20년이 지난후 그날의 증언자들을 찾아서 인터뷰를 요청하는 윤이라는 사람이 나옵니다. 증언자 10명중 2명은 스스로 목숨을 끊고 8명의 증언자중 7명은 이미 인터뷰를 허락해서 진행중이고... 나머지 한명. 마지막 한 여자의 증언을 얻고자 합니다. 그러나 그녀는 그날의 기억을 다시 되새겨서 증언한다는것이 너무나 힘듭니다. 그녀가 광주사태 이후 살아온 20년의 세월도 녹녹치 않습니다. 광주사태로 수감되고 그곳에서의 며칠간 겪었던 치욕적인 성고문으로 그녀는 정상인으로 살기에는 돌이킬수 없는 상처를 안고 돌아왔기 때문입니다. 평범한 여공이었고, 자신들도 존엄한 인간이기에 노조에서 잠시 활동한것이 다였지만, 광주사태때 시민의 한사람으로 참여한것이 빨갱이라는 누명을 받고 누군가의 감시를 받으며 살게됩니다. 그렇게 나마 살아난것이 그날 죽어서 희생된 사람들에게는 또 미안함을 느끼며 그날의 죽음들을 늘 생각하고 악몽으로 그들을 맞대하곤 합니다. 평범하기 그지없는 한 여자의 일생을 국가가 이렇게 만들었다는 것을 국가는 이제는 인정하고 진정한 사과를 해야합니다. 지금 사과한들 그녀들의 인생이 보상될 수는 없겠지만 미래의 또 다른 그녀들이 만들어지지 않기 위해서라도. 그리고 무조건 권력자가 불리한 상황이 되면 빨갱이라는 누명을 씌워 한 사람의 일생을 송두리째 앗아가는 그런일들이 반복되어서는 안되겠습니다. 우리의 현대사는 이런 일들의 연속이었고, 그것을 깨치기위한 희생들로 조금씩 바뀌어 가고 있는데, 진실은 언젠가는 밝혀 진다는것을 이 소설이 말해주고 있습니다. '6장 꽃핀 쪽으로' 를 읽은 후 6장에는 동호 할머니와 가족들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문간방 삭월세를 사는 친구 정대와 즐겁게 살던 어린 중학생 동호. 광주 사태로 정대의 죽음을 목격한 동호는 친구의 시신이라도 찾겠다고 도청에 남아 있다가 계엄군의 손에 총 맞아 죽고 맙니다. 동호를 데려 오려고 필사적으로 애썬 할머니와 작은형은 결국 동호를 못만나고, 데려올수도 없었고... 다음날 싸늘한 시신으로 동호를 대합니다. 무슨 잘못을 어린 학생이 했나요? 할머니는 또 무슨 잘못을 했길래 어리고 귀한 손주를 잃어야 했을까요? 광주시민들은 그것을 묻고 있습니다. 모두 비슷하고 슬픈 사연을 가슴에 안고서요. 그 가족들은 모두 같은 아픔을 품고서 오늘도 이곳저곳에서 겨우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 아픔을 남긴 군부 독재자 전두환은 결국은 사과도 없이 잘 살다가 갔습니다. 이런 일이 또 일어나지 말라는 법은 없으니... 우리는 이런 일을 또 다시 겪지 않기 위해 5.18 광주를 기억해야 하겠습니다. '에필로그 눈 덮인 램프' 를 읽은 후 에필로그를 보고 이 소설 속 인물들이 작가의 고향 집에 살던 사람들의 이야기였음을 알았습니다. 작가가 서울로 이사 온 후에 광주사태가 벌어진겁니다. 그러니까 작가의 집이 조금만 더 늦게 서울로 왔더라면, 작가가 광주에 그당시에 살았더라면, 이 소설속 인물들의 이야기는 작가 본인의 이야기일 수 도 있는것입니다. 그리고 만약 계엄군이 광주가 아닌 내가 사는 지역으로 왔었다면 내 이야기 일수도 있는거구요. 이처럼 작가는 우리 이웃의 아픔을 고스란히 전해줍니다. 그리고 역사는 반복되지만, 이 속에서 우리가 번복하지 말아야 할 것들을 알려줍니다. 한강 작가는 저랑 비슷한 연배에 동시대를 살아온 비슷한 정서의 사람입니다. 나와 다른점은 그녀는 전라도 광주에서 태어나서 9살 까지 살았었고, 나는 경상도 어디쯤에서 나고 자랐습니다. 1980년 5월 18일에 있었던 '광주 사태'를 저는 아무것도 모른채 자랐고, 대학을 다니면서 알게됩니다. 좁은 땅덩어리에서 이런일을 모르고 살아올수 있었다니... 우리가 살아온 시대가 이러한 시대였고, 지금은 내가 아는것이 얼마이고 또 모른것이 얼마인지 모른채 삼삼오오 곁에 있는 누군가들과 어우러져 살아가고 있습니다. 다만 지난 과거의 사실을 소설로 접해도 용납이 되는 시기여서 다행이고 이런 역사적 사실을 배경으로 개인의 감성을 섬세히 묘사한 책이 세계인의 자랑인 노벨상에 이름을 올리고, 우리는 난해한 번역없이 작가의 감성을 고스란히 느끼며 어렵지 않게 노벨상 수상작을 읽을수 있어서 자랑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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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여행
2024년 10월 18일
In 주 1회 독서 후기 공유 모임
출발 1. 기대에 대하여 이 책에는 여행에 대한 이야기들이 나옵니다. 요즘 저는 여행에 관심이 많고, '어떻게 여행할까?' 를 생각하며 읽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이 책을 시작해 봅니다. 우리는 여행하면 항상 기대와 행복 낭만 등등 좋은것들을 떠 올립니다. 막연하게 상상할때와 실제 여행은 또 다르다는 것을 출발하고서야 깨닫게 되는 순간들이 많지요. 그래서 이책에는 이렇게 말합니다. [p25 귀중한 요소들은 현실보다는 예술과 기대속에서 더 쉽게 경험하게 된다. 기대감에 찬 상상력과 예술의 상상력은 생략과 압축을 감행한다. 이런 상상력은 따분한 시간들을 잘라내고, 우리의 관점을 곧바로 핵심적인 순간으로 이끌고 간다.] 내가 기대한 여행지에서 찰나의 행복감을 위해 우리는 많은 수고를 하고 그 댓가를 치르고 가는 겁니다. 그렇게 간 여행지에서 예상치 못한 문제들에  대면했을때 걱정 불안 근심들은 여행의 행복 보다 더 많은 시간을 차지하지요. 하지만 그 시간들은 여행을 다녀온후에는 다 잊혀지게 되고, 멋지고 아름다운 순간들로 우리의 기억속 자리를 차지하고 맙니다. 이런 순간들을 예술에서 표현했기에 우리는 현실과 예술의 간극을 느낄수 밖에 없는것이고요. 저는 여행을 몇년전부터 조금씩 다녀보면서 여행을 하는 순간 보다 가기 전 상상하고 기대하는 순간과 다녀온 후 여행을 돌아보며 사진 정리와 그곳에서의 기억을 떠올리며 후기를 적는 순간들이 더 행복하다고 생각했는데, 이 책을 읽고 왜 그를수 밖에 없었는지 깨닫게 되네요. 여행지에서는 내가 상상하는 이외에 많은 것들이 보이고 머릿속을 오가고 하니까 진짜 소중한것에만 집중할수가 없었던 겁니다. 그것을 이책이 바로 지적해 주네요. 제가 결코 이상했던것이 아니어서 다행입니다.ㅎ 그래서 저는 최근에는 가족여행밴드나 개인밴드에 여행이나 기록하고 싶은 일상을 정리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글로써 정리하면 제 경험이 제게 어떤 의미였는지가 명확해지고 또 미처 깨닫지 못한 것들도 깨닫게 되는 좋은 효과가 있더군요. 그리고 여행의 군더더기들은 모두 사라지고 액기스들만 남는 작업이 됩니다. 그래서 귀찮더라도 꼭 정리하는 습관은 길러두는것이 좋은것 같습니다. 이책에서 기억에 남는 다른 구절은 [p35 인간 종들 가운데 다음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걱정하며 살아가는 집단은 먼 옛날 진화의 과정에서 결정적으로 중요한 자리에 올라서게 되었을지도 모른다. 이 조상들은 순간순간의  경험을 제대로 음미하지는 못했을지 모르지만, 어쨌든 살아남아 후손의 성격을 형성해주었다. 반면 이들보다 집중력이 강했던 동료들은 자신이 현재 속해 있는 시간과 장소에  몰입하는 바람에, 눈에 보이지 않는 들소의 뿔에 받혀 비극적 종말을  맞이하게 되었다.] 저는 가끔 현재에 집중하지 못하고 다가올 미래를 대비하고 걱정하고 계획하곤 하는데, '나는 왜 이렇게 사는가?' 하고 스스로 자책할때가 있었습니다. 일어날 확률도 크지 않은 미래의 일들에 마음과 정신을 빼앗길때가 많았는데, 이 또한 살아남은 우리 종족 조상들의 성격을 닮았다고 이 책이 말해주네요. 조금은 위안이 된다고 할까요? 하지만 이제는 현재의 순간들에 집중하고 즐기고 싶은 마음 커서 미래의 걱정들은 잠시 접고 싶을때가 많습니다. 그러나 유전자의 힘때문인지 그게 쉽지는 않네요. 알랭드 보통의 글을 읽으며 그의 통찰력이 대단해 보입니다. 2. 여행을 위한 장소들에 대하여 이 장에서는 여행을 하기 위해 거쳐가야만 하는 장소들에서 느껴지는 감정들에 대한 이야기들이 나옵니다. 휴게소, 공항, 비행기, 기차, 호텔, 주유소 등등 그리고 이 장소를 이야기하기 위해 시인 샤를 보들레르와 화가 에드워드 호퍼를 거론하고 있습니다. 샤를 보들레르는 다섯살에 아버지를 잃고, 1년뒤 어머니는 그가 싫어하는 남자와 재혼해서 가정에서의 행복과 사랑을 느낄수 없는 환경에서 자랐습니다. 그래서인지 항상 어딘가로 떠나려고 하고 다른곳에서 안정감을 찾으려 했나봅니다. [p48 삶은 모든환자가 자리를 바꾸어야 한다는강박감에 사로잡힌 병원이다. 늘 여기가 아닌 곳에서는 잘 살 것 같은 느낌이다. 어딘가로 옮겨가는 것을 내 영혼은 언제나 환영해 마지않는다.] 이 문장을 읽으니 샤를 보들레르가 안스러워집니다.가정과 집은 안정된 보금자리이고 밖에서 지쳤을때 위안을 주는 곳이어야 한다고 저는 생각하고 있는데, 보들레르는 그 반대였으니까요. 한 인간의 인생에서 부모와 가족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비단 보들레르 뿐만 아니라 많은 예술가들에게서도 볼 수 있는 부분들이었습니다. 여행하기 위해 거쳐가는 곳들 즉 휴게소나 기차안 도로나 식당 호텔 등을 우리는 필히 거쳐가는데, 이곳 풍경들을 떠올리며 알랭드 보통은 화가 에드워드 호퍼를 거론합니다. [p68 집단적 외로움과 마주치자 에드워드 호퍼가 그린 유화 몇점이 떠올랐다. 그의 그림들은 황량함을 묘사하고 있지만 그 자체가 황량해 보이지는 않는다. 오히려 보는 사람이 자신의 슬픔의 메아리를 목격하게 함으로써 그 슬픔으로 인한 괴로움과 중압감으로부터 어느 정도 벗어나게 해준다. 어쩌면 우리가 슬플때 우리를 가장 잘 위로해주는 것은 슬픈 책이고, 우리가 끌어안거나 사랑해줄 사람이 없을때 차를 몰고 가야 할 곳은 외로운 휴게소인지도 모른다.] 가끔 여럿 있는 공간속에서도 외로움을 느낄때가 있습니다. 나를 온전히 공감해 줄 사람이 없을때 혹은 가족안에서도 혼자인 기분일때도 있고요. 그런데 그를때 문득 낯선곳으로 가서 나와 비슷해 보이는 사람을 만나면 그냥 곁에 그런 사람이 존재 한다는 것만으로도 위로가 될때가 있습니다. '나만 그런게 아니구나...' 이것이 어쩌면 내가 피하고 싶은 것을 정면으로 마주하면 그게 그리 큰것이 아니었다고 깨닫게 되는 경우와 비슷한것 같습니다. [p72 일반적으로 공동의 고립감은 혼자서 외로운 사람이 느끼는 압박감을 덜어주는 유익한 효과가 있다. 도로변의 식당이나 심야 카페테리아,  호텔의 로비나 역의 카페 같은 외로운 공공장소에서 우리는 고립의 느낌을 희석할 수 있고, 따라서 공동체에 대한 독특한 느낌을 다시 발견할 수 있다. 가정적인 분위기의 결여, 환한 불빛, 익명의 가구는 흔히 거짓으로 느껴지기도 하는 가정의 위안으로부터 구원을 얻을 수 있는 통로로 여겨질 수도 있다.] 우리는 공동체 속에서 안정감을 느끼고 또 어쩔수 없이 혼자일수 밖에 없는. 외로움도 감수해야 하는. 부조리한 인간. 이기에... '불안과 고독'을 어떻게 극복할것인지 저마다의 방법을 강구해야 할것 같습니다. [p80 우리가 자신의 진정한 자아와 가장 잘 만날 수 있는 곳이 반드시 집은 아니다. 가구들은 자기들이 불변한다는 이유로 우리도 변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가정적 환경은 우리를 일상생활 속의 나 라는 인간, 본질적으로는 내가 아닐 수도 있는 인간에게 계속 묶어두려고 한다. 호텔 방들 역시 정신의 습관들에서 벗어날 수 있는 비슷한 기회를 제공한다.] 매일 똑 같은 장소에서 반복되는 일상을 하다 보면 '내가 누구인지?' 자각하지 못한채 주어진 대로 살아가기 마련입니다. 물론 나는 항상 변할 수 있고 어제의 내가 오늘의 내가 아닐수 있지만, 진정한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발견하려면 낯선곳, 낯선 환경, 불편한 문제들에 봉착했을때 새로운 내가 더 잘 나오기 때문에 여행이 이런 모든 환경을 제공해 주는것 같습니다. 즐거움과 행복만을  추구하는것이 아니라 낯선곳에서 나와의 만남을 통해 새로운 나로 거듭나는 과정이 여행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저는 올해 마지막 여행으로 12월 베트남 다낭을 계획하고  있어서 비행기와 호텔을 예약해 두었습니다. 베트남은 처음 가보는곳이라 설레임도 있고 가는 과정에서 준비할것 들도 있습니다. 함께 가는 이들이 남편과 이모 이모부 이렇게 네명이 가게되어 외로움을 느낄 시간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여럿이 의견이 충돌할때 이따금 외로움이 몰려올수도 있고... 열심히 사는 베트남 사람들을 보고 저도 자극을 받아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고 다짐할수도 있고... 어떤 감정들이 들지? 저도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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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여행
2024년 10월 12일
In 주 1회 독서 후기 공유 모임
이번주에는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으로 전국민이 기뻤던 한주였지요. 김대중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이후 노벨상을 탈수 없었던 우리 나라에 대중 문화예술이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순간이 된 것 같아서 저도 뿌듯했습니다. 그런데 저는 한강 작가의 작품을 읽어 본적이 없었어요. 그래서 어떤 글을 썼을까? 궁금했는데, 마침 집에 2005년 이상문학상 작품집이 있었고, 거기에 한강의 '몽고반점'이 대상  수상작으로 있다고 남편이 알려주었어요. '몽고반점'은 70페이지의 짧은 단편 소설입니다. 그래서 단번에 읽을 수 있었어요. 노벨문학상이나 다른 여러 수상작들을 보면, 읽고 바로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몽고반점 역시 작가가 표현하고자 하는것이 무엇일까? 바로 알기는 힘든 작품이었어요. 그렇지만 작가는 소외된 개인의 내면을 표현하고 싶었던 듯 했습니다. 평범한 사람이라면 조금 난해할것 같고 작가에 대한 이해가 좀 더 필요한 책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작가는 연세대 국문학과 89학번인데, 아마도 마광수 교수님의 강의를 듣지 않았을까? 짐작이 되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며 잠시 마광수 교수님도 떠오랐거든요. 너무 시대를 앞서가서 외설과 예술의 경계를 넘나 들며 인정받지 못하고 결국 스스로 생을 마감했었지요. 몽고반점에는 영혜라는 인물이 있습니다. 정체 모를 꿈으로 인해 육식을 거부하게 되고 이는 부모님과 주변사람들의 이해를 못받게 됩니다. 결국 채식주의자로 불리게 되지요. 아직 한강작가의 맨부커 상 수상작 '채식주의자'를 읽지 못했는데, 그 책에 영혜가 주인공이었을까 궁금하기도 합니다. 영혜는 또 아기들이 가지고 있는 몽고반점을 성인때까지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결혼생활도 적응하지 못하고 결국 정신이상자로 몰려서 정신병원에도 입원하고 자살시도도 합니다. 이렇게 한 인간이 타인에게 이해 받지 못하고 힘겨운 삶을 살아가는데, 그녀의 언니 인혜는 영혜를 도와주고 싶어 남편에게 부탁합니다. 비디오 아트 작업을 하는 남편은 생활력 있는 부인과 아들을 둔 평범한 가장이나 부인에게 권태감을 느끼고 자신의 작품에서도 본인의 외모에서도 모두 만족스럽지 않은 상태입니다. 그런 그에게 아이같은 몽고반점이 있는 처제는 새로운 태고적 순수함의 상징으로 다가옵니다. 그렇게 다가온 처제에게 비디오 아트 작품의 모델을 제안하게 되고, 영혜는 형부의 제안을 받아들이고 작품을 찍습니다. 전라의 상태에서 온몸에 활짝핀 꽃을 그려서 자신이 진짜 활짝핀 꽃처럼 생기를 다시 얻게 되는데... 형부는 이속에서 자신의 욕망이 타오릅니다. 예술을 완성하는것인지 자신의 내면의 욕망을 채우는것인지? 알수는 없지만, 정신적으로 불안전한 처제에게는 이것이 어쩌면 자신을 가장 잘 꽃피우는 행위인듯 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사실을 아내인 인혜가 알게 되고, 동생과 남편의 행위에 충격을 받지만, 침착함을 유지하고 정신병원 치료를 권유합니다. 한강 작가가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작가가 아니라면 이 소설이 말하는 표면적인 내용을 보고 처제와 형부의 불륜 같은 내용이라 치부했을 터인데, 이 속에서 말하고자 하는 작가의 의도를 다시 생각해 보게 됩니다. 우리는 자신 속에 있는 욕망을 있는 그대로 다 실현하며 살 수는  없습니다. 그렇다고 꾹 참고 욕망이 없는 듯이 살면 그것이 병적으로 우울감이나 정신병으로 힘겨운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이것을 참지도 않고 또 그렇다고 다 욕망을 이루고 살지도 않고 적당하게 욕망도 이루고 남들에게 상처도 안주고 살 수 있을까? 고민하게 되는 시점이 있습니다.(남편시점) 그리고 세상의 잣대에 맞추어 적당히 타협하고 적당히 적응하며 사는 사람들은 결코 알수 없는 소외되고 순수한 힘없는 개인은 어떻게 한 세상을 살아가야 할까? 이런 생각도 하게 하는 작품입니다.(영혜 시점) 그리고 성실히 자신의 의무를 충실히 다하고 개인보다는 사회나 가족에게 충실한 사람은 결국 자신의 행복을 잃고 사는 경우가 있는데 이러한 개인은 이기적으로 살아야만 행복할수 있는것인가? 이런 생각도 하게 됩니다.(인혜시점) 짧은 소설 속에서 주인공들의 내면을 생각하며 내 마음과 내 삶도 돌아볼수 있게 해서 한강 작가가 여러 상을 수상할수 있었던것일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어쨌든 우리나라도 노벨상을 수상할 수 있는 강국이 되었음에  기쁘고 희망차지만, 지구 한편에는 전쟁으로 목숨을 잃는 이들이 있다는것을 상기시키고 축하잔치를 못하게 했다는 한강 작가의 인품을 느낄수 있어서 더 한강 작가가 위대해 보입니다. 온국민이 들썩임에도 차분함을 간직한 작가인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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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여행
2024년 10월 06일
In 주 1회 독서 후기 공유 모임
저는 요즘 이 책을 읽습니다. 이 책은 어떤 모습으로 나이 들어갈지 작가의 바램을 적은 수필집입니다. 한번에 많이 읽지 않고 하루에 몇편씩 조금 읽습니다. 저의 하루를 어떤 모습으로 채워 나가야 할까 생각하며 읽게 되어서 좋습니다. 소노 아야코는 일본 작가이며 폭력적인 아버지로 인해 부모님은 이혼하셨고 불우한 어린시절을 보냈으며 선천적 고도근시로 어둡고 폐쇄적이었으나 아이러니하게도 이러한 부조리는 소설가로서 성장하는데 밑거름이 되어주었습니다. 소설가의 편견이 심했던 시대에 반골기질의 소노 아야코는 망설임 없이 소설가의 길을 선택하고 평생 독신을 꿈꾸었습니다. 그러나 같은 문학 동인지 멤버인 남편을 만나 결혼하고, 친정 어머니와 시부모님과 한집에 살면서 나이듦과 죽음에 대한 자연스러운 통찰을 담아 다수의 작품활동을 하는 작가입니다. 작가의 이력에 비해 수필집은 아주 편안하게 읽히고 앞으로의 제가 어떻게 늙으면 좋을지 청사진을 보여줍니다. 나이가 들더라도 누군가의 도움을 청하지 말고 혼자서 독립적인 삶을 꾸려가라는 말씀이 있고 스스로 해결하지 못하는 일은 일단 포기하라고도 합니다. 같은 연배끼리 사귀는 것이 노후를 충실하게 하는 원동력이라는 글도 있습니다. 제가 50대가 되고 인생 2막이 시작 되는 시점에 늙음과 죽음을 바라보는 시선을 어떻게 해야할까 고민하게 됩니다. 그리고 제 주위의 인간관계들도 돌아 보게 되고요. 젊을때와 중년시절 또 지금의 노년을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제가 만나는 사람들은 조금씩 변하고 있습니다. 요즘은 예전의 관계를 유지하려고 애써기 보다는 내가 만나고 나서 마음이 좋아지고 서로 부담이 안되는 관계를 좋아하게 됩니다. 그래서 속깊은 관계는 조금만 하고 '느슨한 연대'라는 말처럼 얕더라도 서로간에 적당한 거리를 유지해서 부담없이 취미며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는 관계가 여럿있는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나이들수록 단순한 생활이 좋은것 같습니다. 이 책도 한편이 짧고 단순하지만 제게 좋은 방향을 편안하게 제시해 주고 있어서 휴식 같은 책이 되고 있습니다.
[10월 1주 독서모임][독서중] 나는 이렇게 나이들고 싶다/소노 아야코 지음 content me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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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여행
2024년 9월 09일
In 삼국지 - 나관중 원작, 이문열 평역.
7월부터 시작한 삼국지 10권을 9월 시작 즈음에야 끝내게 되었습니다. 길다면 긴 시간 매주 한권씩 10권을 끝낸다는것이 쉽지 않은 일인데, 함께 도모함으로써 힘을 얻어 끝을 보는군요. 10권에서는 제갈공명이 여섯번이나 기산으로 나가 싸우기를 거듭하며 천자를 도와 중원을 되찾고 한실을 다시 바로 세우고자 했으나 이는 사람의 뜻대로 되지 않고 목숨이 다해 죽음을 맞습니다. 공명이 신기가 있는 듯이 매번 그가 꾸미는 전략이 비범하여 사마의는 항상 그의 계책에 숨은 뜻이 있을까 의심하며 조심하게 되고 결국 공명이 죽어서도 사마의를 쫓을 수 있게 되기까지 이릅니다. 아무리 소설이라지만 한사람의 영웅을 거의 신적인 존재로 만들다보니 읽는 이가 조금 흥미가 떨어지는 마음이 들때쯤에 54세의 나이에 폐결핵으로 사망하게 됩니다. 공명이 신이 아니라 인간임을 죽음으로써 알게 되네요. 이런 나라의 중심을 잡던 공명이 죽은후의 혼란함은 가히 짐작할만 합니다. 이 또한 미리 예상하고 공명이 또 그 방책을 여럿에게 일러두었지요. 공명 아래에서 권력욕을 숨죽이고 있던 위연이 도발하게 되고 양의가 도발에 맞서게 되니, 공명 죽음 후의 촉의 정세가 서로가 또 서로를 잡아먹는 형국이 됩니다. 이런일은 촉 뿐만이 아니라 어느 나라에서고 일어나는 일이겠지요. 이렇게 삼국지의 영웅들이 모두 죽음을 맞고 그 후세들이 그 자리를 차지하며 비슷한 일들이 반복되고  위 촉 오 삼국은 계속해서 싸움을 거듭하다가 사마염이 위를 어어받아 진으로 삼국을 통일하게 됩니다. 나라가 안정되지 않은 시점에 저마다 자신이 대권을 잡아야 한다고 명분을 세우며 싸움을 일으키고 있는 내용들을 읽다보니 저는 그 속에 숨은 지혜나 교훈을 찾기 보다는 왜 인간은 이토록 권력욕에 사로 잡혀 서로를 죽여야 하는가? 라는 회의감이 들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의 정치도 이런 모습을 하고 있지 않나 생각이 들고 또 지금 일어나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스라엘 전쟁이 잠시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요즘 제가 관심을 가지는 내용은 싯다르타의 가르침에 대한 것이기에 인간의 욕망과 욕심을 채우기에 급급한 소설이 조금 불편하고 눈에 안들어오는것은 어쩔수가 없었나 봅니다. 제가 책을 읽는 방식이 한줄이라도 제 마음을 울리는 책읽기를 좋아하기에 긴 역사 전쟁 소설이 제게 지금 시점에서는 좀 힘든면이 있었나 봅니다. 인간이 긴세월을 살고 역사속에서 배움을 얻어 좀 더 향상된 모습을 가질것 같지만, 역사는 계속 반복된다는것을 이 소설을 통해 알게되었습니다. 조조가 권력을 차지하는 모습이 조조의 후대가 권력을 빼앗기는 모습으로 재현되듯이 말이지요. 그리고 태평성대한 세상이 오면 잘 살것 같지만, 그 안에서는 또 인간의 게으름과 타락이 싹트게되고 결국 그 나라는 패망에 이르게됩니다. 난세에 영웅이 탄생하듯이 어려움을 이기는 과정에서 인간은 좀더 발전하고 나아가는듯 합니다. 그러하니 늘 평안하지도 늘 피폐하지도 않는 적당한 중도의 삶을 지향함이 맞다는 생각이 듭니다. 긴 호흡 함께 할수 있게 이끌어주신 노트북님 감사드리고 먼저 읽기를 끝내고 늘 응원의 댓글을 주신 딸기님께도 그리고 그외 다른 멤버분들도 감사드립니다. 다음에는 자유독서로 후기나눔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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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여행
2024년 9월 01일
In 삼국지 - 나관중 원작, 이문열 평역.
9권에서는 유비가 죽음을 맞이 합니다. 유비가 죽으면서 공명에게 유비의 아들을 도와서 될 만한 인물이면 도와주고, 재주가 모자라 도와도 안될 인물같으면 공명이 성도의 주인이 되도록 하라고 유언을 남깁니다. 유비는 공명에게 나라를 내놓음으로써 죽은 뒤까지 공명을 은혜와 의리로 묶어 놓습니다. 이에 반해 조조는 사마의가 남다른 재주를 지녔음을 알고 그를 무겁게 쓰지 않습니다. 그래서 사마의는 조조가 살아 있을때는 불우 했으나 끝내는 위를 찬탈하고 맙니다. 이것이 유비와 조조의 사람에 대한 투자에 있어서 차이점 입니다. 유비는 어떠한 경우에도 사람을 희생시키는 법이 없다는 점이고 이것이 민중적 인기를 끈 요소이기도 합니다. 9권에서 또 다른 인상적인 부분은 공명이 강유를 얻게 된 경위입니다. 아무리 적이더라도 그 인물됨을 알아본 공명은 널리 어진 이를 얻어 평생 배운 바를 전하려 했는데, 강유가 그 적임자 임을 알리고 그를 인정해줌으로써 비록 적이더라도 자기의 사람으로 만들게 됩니다. 강유 또한 자신을 알아봐 준 공명에게 항복하지만 그것은 부끄러움이 아니라 기쁨이 되었습니다. 세상에서  나를 인정해 주는 사람에게 마음을 다 바치는것이 사람의 인지상정인가 봅니다. 저 또한 저의 가치를 알아봐주는 사람에게 마음이 많이 가는것은 어쩔수 없네요. 그리고 저도 다른 사람의 가치를 알아봐주고 인정해주는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책에는 이런 구절도 있습니다. '삼국지는 젊어서는 읽고 늙어서는 읽지 말라' 고 한다고요. 세상 사람들을 보는 관점에 있어서 젊어서는 많은 역경을 헤쳐나가야 하기에 여러 인물들의 심리와 그에 따른 처세나 전략등을 놓치지 않고  미리 알수있는 지혜를 갖추라는 뜻에서 젊어서 읽으라 한것 같은데.... 저는 젊어서 못읽고 늙어서 읽게 되네요. 늙어서 읽지 말라고 한것은 이미 많은 것을 경험했고 내려놓을 것은 내려놓고 복잡하게 살지 말라는 뜻에서 읽지말라고 한걸까요? 어쨌든... 이제 삼국지 9권을 끝냈으니 다음주 마지막 10권이 남았습니다. 끝까지 힘내서 읽어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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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여행
2024년 8월 24일
In 삼국지 - 나관중 원작, 이문열 평역.
삼국지 8권에서는 너무나 많은 일들이 벌어집니다. 관우가 죽고, 조조가 죽고, 조조의 아들 조비가 천자에 오르고, 장비가 죽습니다. 창창하던 영웅호걸들도 죽음을 피해갈수는 없었네요. 관우가 독화살을 팔에 맞고 화타가 치료해 주는 장면이 있습니다. 뼈를 깍는 아픔이 있는 치료였으나 눈살한번 찌푸리지 않고  이겨낸 것을 보고 과연 관우라서 가능한 일이었을듯 합니다. 이 치료로 관우는 회복이 되어갑니다. 그러나 똑같이 조조의 경우는 머리가 아파서 도저히 견디지 못할 정도였으나 화타가 머리를 가르고 바람을 빼야 한다고 했는데, 화타를 믿지 못하고 치료를 거부해서 결국에 조조는 병으로 죽고 말지요. 조조는 사람을 믿지 못하는 면이 있었고 또 치료과정을 듣고 관우만큼 의연하게 견딜 용기가 없었던듯 합니다. 이문열 작가에 의하면 어떤이는 삼국지연의를 읽으면서 세번이나 책을 던졌다가  집어든다고 말하는데, 첫번째가 관우가 죽을때이고, 두번째는 유비가 죽을때이고 마지막은 제갈공명이 죽을때 라고 합니다. 이쯤 되니 8권에서 책을 한번 던져야 하는군요.ㅎ 관우와 장비의 죽음은 모두 거느리고 있던 장졸들의 이탈에 의해 죽게 됩니다. 관우는 성정이 너무 거세고 스스로를 지나치게 높이 여기는데가 있고, 장비는 성미가 급하여 거느리는 부하들을 함부로 다루다가 변을 당합니다. 아무리 빼어난 장수라도 겸손할 줄 알아야 하고 부하를 귀하게 여길 줄 아는 마음을 갖추어야만 배반을 당하지 않게 된다는 교훈을 줍니다. 조조의 죽음을 맞아서 이문열 작가는 연의를 지은 나관중이 조조에게 지나치게 엄격했다고 말합니다. 무엇보다도 조조를 그렇게 몰아간 데 으뜸가는 공을 세운 것은 나관중의 사관 때문이라는 겁니다. 명건국에 관여한 나관중이 이민족 왕조인 원을 축출하고 한민족의 정통사관을 정립할 필요성을 느껴서 혈통을 근거로 유비에게 정통성을 부여하게 된거라고 합니다. 조조와 유비가 이렇듯 작가에 의해 평가가 달리 되기 때문에 우리가 삼국지를 읽을때는 이러한 점을 염두에 두어서 좀더 객관적인 시각에서 봐야할듯 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조조를 많이 싫어하면서 읽었는데, 조조의 죽음을 통해 그를 다시 생각 해 보게 되었습니다. 조조를 다르게 평가한 진수에 의하면 조조는 인재를 거두어 쓰되 모두 그 그릇에 맞게 썼으며, 사사로운 정보다는 능력을 먼저  헤아렸고, 쓸때는 지난 허물을 상관하지 않았다 합니다. 조조는 여러면에서 강점이 많아 현실적인 정치가로서는 거의 완벽한 자질을 갖춘 사람이라고 합니다. 어찌보면 자신의 능력보다 주위 사람들의 도움으로 왕의 자리에 오른 유비에 비해 조조가 훨씬 능력이 뛰어난 사람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런면에서 삼국지 조조편은 어떨까? 궁금해집니다. 그리고 8권에서 가장 치명적인 장면은 조비가 옥새를 받고 천자의 자리에 오르는 과정입니다. 헌제에게 거의 강압적으로 옥새를 빼앗지만, 조비는 두번 거절하고 또 다음으로 헌제가 직접 여러 신하들 앞에서 옥새를 직접 갖다 바치게 까지 하는 형식을 거칩니다. 세상사람들의 나무람을 없애기위한 명분을 쌓기 위해 이렇게 까지 해야했었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저는 이부분에서 책을 한번 던질 뻔 했었습니다. 겉치례 체면과 대의명분을 중시하는 사상이 엿보였달까요? 진실을 까고 보면 너무 치졸한 행동이 아닐수 없습니다. 서양은 신을 믿지만 중국은 신이 아닌 역사를 믿고 중시한다는 말이 이런점에서 확인이 되네요. 같은 결과라도 과정을 어떤절차를 거쳤냐에 따라 역사의 평가가 다를것을 염두에 둔 행동이었겠지요. 조조가 문관들을 무관들 보다 좀더 혹독하게 다루었다고 하는데, 아마도 문관들에 의해서 조조가 평가되고 역사가 기록되기 때문에 좀더 문관들에게 철저하게 대할수 밖에 없지 않았을까? 개인적으로 생각해 보게되었습니다. 이렇게 8권의 후기를 마칩니다. 이제 두권이 남았네요. 일요일에 후기를 주로 남기는데 저는 내일 일요일 부터 2박 3일 제주도로 가족여행을 가서 좀 더 서둘러 후기를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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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여행
2024년 8월 18일
In 삼국지 - 나관중 원작, 이문열 평역.
이번주에는 삼국지 6권 남은 부분과 7권 완독을 했습니다. 끝없는 싸움이 이어지고, 권력과 욕망을 충족하기 위한 계략들을 읽고 있으니, 자뭇 지치는 느낌도 듭니다. 제가 이런 분야를 그리 좋아하지 않구나 알게 되었네요.ㅎ 그래도 시작했으니 끝까지 읽어야지요. 이곳 분들의 후기를 읽다보니 저는 삼국지 책을 읽을때 보다 후기를 읽으며 더 감동하게 됩니다. 7권 첫부분에서 조조와 가후가 마초와 한수에게 한 이간책이 나옵니다. 영웅들이 한짓이라고 보기에는 그 잔꾀가 너무 얄미워 보였습니다. 그런데 또 이 이간책이 먹혀 들어갑니다. 저는 사람 사이에서 이간질 하는 사람을 가장 싫어 하는데, 조조의 이런 모습을 보니 더 싫은 느낌이 듭니다. 그리고 조조와 유비가 사람을 대하는 태도에서 대비되는 장면이 나옵니다. 서천이 위험할때 장송이 조조에게 힘을 빌리러 갔으나 조조는 장송의 외모만 보고 그를 홀대하고 심지어 장송의 말에 기분 나빠하며 몽둥이질 해서 내쫓습니다. 조조의 힘을 빌리지 못한 장송은 돌아오는 길에 유비를 찾아가서 어떤 사람인지 알아봅니다. 그런데 유비는 조조와 완전 다르게 극진히 자기를 대접하는 모습을 보고 유비야 말로 서천을 다스릴만한 인물로 보게 됩니다. "조조는 어진 이를 가볍게 보고 선비를 함부로 대접하니 걱정은 같이 나눌 수 있어도 즐거움은 함께 할 수 없는 사람일세. 하지만 유황숙은 그와 달라 나는 이미 그분께 익주를 바치기로 했네." 유비는 이렇게 사람을 대하는 태도에서 존중하고 인정해주는 모습을 보이는데, 진짜 자신이 원하는 걸 얻기위해 그것을 직접 말하지 않고 상황을 만드는 재주가 아주 뛰어납니다. 조조와 유비의 대비되는 모습은 원정을 떠날때 어떤 전략을 세우는가도 다릅니다. 조조는 한둘 미더운 사람을 골라 근거지를 지키게 하고 나머지는 모두 이끌고 나가는데, 유비는 주력은 고스란히 근거지에 남겨서 지키게 하고, 늦게 얻은 사람들 즉 그동안 쌓인 여력들을 이끌고 원정을 나갑니다. 요즘 기업에 비유하자면 새로운 업종으로 진출할때 거기에 전력 투자하는것이 조조이고, 기존 주력사업의 중요성을 알아서 신규투자는 신중하게 하는것이 유비입니다. 오늘날 사람들이 볼때는 조조는 진보적 급진 개혁파처럼 보이고 유비는 보수적 온건파로 보일듯 십습니다. 젊은 사람들에게는 조조가 좀더 낫다고 생각할수 있는 부분입니다. 조조가 점점 권력에 욕심이 더해갈때 동소가 아첨하며 위공의 자리와 더불서 구석을 더해 받아 조조의 공덕을 기려야 한다고 하니 조조는 내심  흐뭇해하며 일이 진행되길 바라는데, 한실의 충신 순욱이 들어서 입바른 소리를 합니다. 조조를 도와 힘을 아끼지 않은 순욱이지만 조조의 끝없는 욕망을 지켜볼수는 없었지요. 이런 충신 순욱마저 조조는 죽음으로 그를 대합니다 죽는 순간 순욱을 괴롭힌것은 조조를 잘못 본 자신의 어리석음에 대한 후회가 아니라 마시면 마실수록 더 목말라진다는 바닷물 같은 인간의 권력욕에 대한 자신의 무지였습니다. 인간의 욕심은 정말 끝도 없고 그 끝없는 욕심을 내려놓은 법을 모르면 결국 자신이 그 욕심의 희생양이 되는것임을 알아야 할듯 합니다. 요즘 저는 '돈의 심리학' 이라는 책을 읽고 있는데, 여기서도 인간의 돈 욕심이 절제를 알고 사람의 심리를 알아야 함을 강조합니다. 7권에서 가장 훈훈했던 이야기! 위연과 황충의 서로간 견제하는 모습에서 유비가 한 말이 너무 지혜롭고 훈훈했습니다. 위연이 군령을 어겨서 힘든 상황이 되었고 황충은 이런 위연을 벌주어야 한다고 유비에게 말했습니다. 그러나 유비는 위연도 황충도 소중한 자신의 장수였기에 둘이 잘 지내길 바라는 마음에 황충이 하지도 않은 말 즉 위연을 용서해 달라고 지극히 유비에게 간청했노라고 거짓말을 해서 위연도 황충도 서로 감격하게 됩니다. 이런것이 '하얀거짓말'이 겠지요. 거짓말이 다 나쁜것만은 아님을 깨닫게 됩니다.ㅎ 뒤부분에 조조의 금기 가운데 하나가 나옵니다. 사욕에 눈이 멀어 주인을 판 자는 자신에게 아무리 큰 이익을 갖다 주어도 용서하지 않았고, 아무리 자신에게 매섭게 저항해도 그 주인을 위해 힘을 다한 이는 되도록 해치지 않으려고 했습니다. 조조 자신이 사욕에 눈이 먼 자이기에 그런 사람들의  습성을 잘 알고 더 잘 알아보고 그 끝이 어떤지 누구보다 잘 알기에 그렇게 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이렇게 7권도 마무리 해봅니다. 읽을때는 지루한듯 하다가도 후기를 적으려고 책을 뒤적이며 정리하다보니 나름 좀더 흥미진진해집니다. 이제 삼국지도 후반으로 치닫게 되네요. 으샤으샤 힘내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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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여행
2024년 8월 12일
In 삼국지 - 나관중 원작, 이문열 평역.
지난주 5권 완독후 후기를 작성해서 뿌듯했는데, 이번주 여러 스케줄이 있어서 6권을 완독 못하고 후기를 적게되어 아쉽지만, 그래도 읽은 부분(235쪽)까지는 후기를 적어보겠습니다. 6권에서는 유비와 손권이 연합해서 조조를 물리치는 적벽대전이 나옵니다. 이 전투에서 제갈공명의 활약은 거의 신의 수준이라고 볼수 있네요. 이런 공명의 비범함을 안 주유가 공명을 없애려고 열흘안에 화살 10만개를 만들라고 임무를 주고 임무를 못할시 그것을 구실로 공명을 죽이려고 하는데, 공명은 단 사흘안에 만들어 내겠다고 합니다. 주유도 노숙도 이런 호언장담하는 공명이 어처구가 없었지만, 항상 뭐든지 해내는 공명이니 기다려봅니다. 주유는 내심 좋아하고, 노숙은 걱정하면서요. 근데 공명은 주유 몰래 노숙에게  배 스무척과 배마다 군사 30명만 딸려서 빌려달라고 부탁합니다. 주유 몰래 빌린 배로 조조에게 접근하여 상대편 화살을 완벽하게 얻어내는 장면에서 혀를 내두를 정도로 감탄했습니다. 비록 소설이라 허구일지언정 이런 전략을 쓸수가 있구나 싶었네요. 그리고 조조의 군사들이 수군에 적합하지 않아서 배멀미가 심해  힘들었는데,  방통이 조조에게 배들을 묶어서 연결하면 배멀미도 덜하고,  묶은 배 사슬위에 널빤지를 깔면 배 사이를 사람이 지나다닐 수도 있다하여 얼른 방통의 계책을 받아들입니다. 그러나 이모든것은 주유가 조조를 상대로 펼치는 사항계를 돕는 계책이었지요. 방통은 비정하리 만큼 철저하게 조조를 농락한 샘입니다. 그렇게도 명민한 조조를 속이고 적벽대전에서 승리할수 있었던 것은 주유의 깜쪽같은 계책들이 잘 맞아 떨어졌고, 공명의 선견지명이 큰 역할을 한 덕분입니다. 공명은 어떻게 한겨울에 동남풍이 부는 날을 예측할수 있었을까요? 신기할 따름입니다. 한지역을 오래 연구하면 알수도 있다고 하니 공명은 모든 방면에서 뛰어난 사람임에 분명합니다. 주유와 공명의 머릿싸움은 정말 볼만했습니다. 그러나 항상 공명이 한수 위였고, 공명은 정말 사람이긴 한건가? 싶은 생각이 들정도로 삼국지는 제갈공명을 엄청난 사람으로 만든 소설인것 같습니다. 다음은 관우와 황충의 싸움 장면이 인상적입니다.  황충은 예순에 가까운 노장이지만 홀로 만명을 상대할 만큼 용맹한 장수인데, 관우와의 싸움에서는 말에서 떨어져 관우에게 목숨을 잃게되는 순간이 옵니다. 그러나 우리의 정의로운 관우가 불리한 적군의 장수를 바로 죽일수는 없어서 말을 갈아타고 오라고 하지요. 이런 관우의 사람됨을 알게된 황충은 이후의 관우와 싸움에서 함부로 관우를 죽이지 못합니다. 아무리 서로 적군으로 만났을지언정 다 같은 인간임을 알고 인류애가 작용한것이라 생각됩니다. 현대의 전쟁에서도 이런 일들은 발생할텐데, 적군이 죽지 않으면 내가 죽는 마당에 이렇게 할수 있는 사람은 몇이나 있을까? 싶습니다. 이렇게 삼국지 6권은 유명한 이야기들이 많이 나와서 흥미진진합니다. 지난주 제가 바빴던 이유는 아크릴화 그림수업을 시작하였고, 금토 이틀은 지리산 근처에서 전원주택을 지어서 살고 있는 남편 친구네를 방문하고 왔습니다. 남편 대학시절 친구 네커플이 만나서 오랜만에 회포도 풀고 장작불에 고기도 구워먹고 지리산 풍경을 볼수 있는 전망대도 구경하고 너무 좋은 시간을 보내고 왔습니다. 저마다 상황들이 달라서 사는 이야기들은 다들 조금씩 달랐습니다. 저의 요즘 활동들 (미술 전시관관람, 독서모임, 정토회 불대수업)을 이야기 해주니까, 다른세상 이야기인듯이 남편친구 와이프들이 신기해 했습니다. 이 모든 시간들은 한편의 추억으로 간직되었고, 다음 만남을 기약하며 돌아왔습니다. 이제 조금씩 더위는 한풀 꺽이는 한주가 되길 바래보며, 다시 코로나가 재유행한다고 하니 건강 유의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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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여행
2024년 8월 04일
In 삼국지 - 나관중 원작, 이문열 평역.
이번주에 4권 남은 부분을 다 읽고 5권까지 완독하게되어 개인적으로 뿌듯합니다. 계속 진도가 늦어지고 있어서 한편으로 마음이 불편했었거든요.ㅎ 어젯밤 올림픽 양궁 남자개인전을 보느라고 후기쓰기가 늦어졌네요. 5권을 다 읽고 후기를 쓰고 싶어서 자정이 넘어서야 5권을 완독했습니다. 우리나라 선수들의 양궁 경기를 보고 있노라면 너무나 통쾌하고 전률이 흐르는것을 느낄수가 있습니다. 양궁에서는 전종목 금메달을 땄다고 하니, 우리나라의 양궁실력은 정말 대단한것 같습니다. 끝까지 경기에 집중하는 모든 선수들이 정말 대단해 보입니다. 삼국지 5권은 제가 지금껏 삼국지 읽은 부분가운데 가장 흥미롭고 좋았습니다. 아마도 제갈량이 나와서 그런것 같습니다. 유비가 주위에 책략가가 없어서 이곳저곳을 떠돌다가 정말 제대로 사람을 만난것 같습니다. 그런데 제가 특히 좋았던 부분은 제갈량을 얻기위한 유비의 노력입니다. '사람의 일은 정성이다. 오직 정성을 다하는 것만이 그를 얻어낼수 있는 길 이다' 라고 하며 제갈량을 만나기 위해 세번이나 찾아가고 또 마지막에는 낮잠을 자는 제갈량을 옆에서 한참을 기다리기 까지 했습니다. 제갈량도 유비의 그러한 태도를 보고 인품에 감동하여 책략가의 자리를 계속 거절하다가 끝내는 유비를 따라 나선것 같더군요. 그리고 유비의 사람에 대한 태도는 조조의 공격에 쫓길때 함께 따라 나선 백성들을 끝까지 버리지 않고 챙기려했던 모습입니다. 제갈량도 곁에서 보고 답답해 하면서도 살짝 감동한듯 했습니다. 조조도 유비의 그런 모습을 보고 깨닫게 되지요. '사고 팔았던 사람들의 사이는 거래가 끝나면 모든것이 끝난다. 그러나 주고 받았던 사람들의 사이는 그 주고 받음이 끝나도 이어지는 그 무엇이 있다. 나는 어떤 이득을 위해  백성들의 마음을 사려 했기 때문에 더 큰 이득에 내몰리면 그들을 팔아버릴 수도 있다. 하지만 그는 애초에 이득을 사지 않았기에 이득으로 팔아버릴 수가 없다.' 이렇게 조조는 자신과 유비의 차이점을 알게됩니다. 사람을 대할때 나에게 이득이 되는지를 기준으로 만난다면 그 관계가 이득이 없다면 언제든지 끊어지고 맙니다. 하지만 사람간에 정으로 연결된 사이라면 이득에 관계없이 신뢰가 생기고 그 관계는 지속될수 있습니다. 그러한 가치관을 가진 사람을 만난다면 귀하게 여기며 관계에 대한 노력을 하고, 정성을 다 하는것이 맞다고 봅니다. 그런점에서 유비와 제갈량  그리고 관우의 사람에 대한 가치관이 제가 추구하는 가치관과 비슷하기에 이런 내용이 나오는 부분에서 제가 공감하며 재미있게 읽게 되는것 같습니다. 다음으로 제갈량의 선견지명은 정말 대단한것 같습니다. 사람의 마음을 꾀뚤어 보는 독심술이 있는것 같기도 하고요. 손권에게 가서 그들 수하에 있는 신하들과 나눈 대화는 정말 통쾌한 부분입니다. 나름은 학식과 머리가 있는 손권의 책략가들도 제갈량의 말에 두손 다 들고 말게 되지요. 실제 그런 인물이 있다면 정말 유비 보다 더한 정성을 다해서 라도 함께 하고 싶을것  같습니다. 지금껏의 삼국지가 많은 다툼으로 지루하고 혼란스러웠다면 앞으로의 삼국지는 제게는 제갈량이 어떤 머리를 쓸까 호기심 가득하게 읽어 나갈것 같습니다. 이제야 삼국지의 재미를 알게되네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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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여행
2024년 7월 28일
In 삼국지 - 나관중 원작, 이문열 평역.
지난주 저는 부산으로 가족여행을 다녀왔습니다. 덕분에 삼국지 읽기는 4권 중반까지 읽었습니다. 남편이 있는 곳 대구로 수요일 오후에 KTX타고 내려가서 하룻밤 자고, 실질적인 여행은 목요일부터 토요일까지 2박3일간 부산여행을 다녀왔어요. 대구가는 기차안에서 삼국지 책을 읽었는데, 기차에서 책읽기는 너무나 낭만적이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읽은 부분이 4권 관우의 이야기라서 더욱 좋았던것 같습니다. 이번 여행은 아들과 함께여서 아쉬움 없는 여행이었습니다. 항상 남편과 둘이 여행할때 맛난 음식 앞에서는 아들 생각이 많이 났었는데, 이번에는 원없이 맛있는 것도 많이 먹었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곳은 뜨거운 태양아래 송정해수욕장의 더 높은 파도를 보며 냉장고 바람 같은 바닷바람 맞고 차가운 바닷물에 발을 담그고 해변 산책 한 것이 가장 기억에 남았습니다. 토요일 밤에 집에 돌아와서 다시 삼국지 책을 펼치니까 여행때문인지 그전에 읽었던 부분들이 많이 기억에서 사라졌지만, 그래도 읽은 부분까지의후기는 남겨야겠다 생각들어서 몇자 적어봅니다. 저는 삼국지 읽으며 4권 관우와 길평의 이야기가 가장 감동적이었습니다. 사람으로 태어나 권력을 잡고자 하거나 개인의 욕심을 차리는것이 본성인듯 하였으나 이 둘의 이야기는 전혀 그렇지 않았습니다. 신의를 지킬 줄 알고 사사로운 개인의 욕심과 안위보다는 내가 세운 가치를 중히  여기고 그것을 지키고자 목숨까지도 내 놓을수 있는 것임을 두사람은 보여줍니다. 길평의 이야기는 눈물겹도록 처절했습니다. 조조를 살해하고자 한것이 들통났을때 함께 가담했던 사람들을 끝까지 말하지 않고 지켜준것이 감동이었습니다. 그리고 관우! 조조는 관우의 됨됨이를 알아봤고 관우를 자신의 사람으로 만들지 못함에 애석해 했었지요. 이러한 관우의 충성을 받는 유비는 얼마나 복이 많은 사람인가? 이런 생각을 했었고,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게 하는 유비가 어떤점에서 그를수 있는지 좀 더 생각해보게 되는것 같습니다. 유비는 어떻게 보면 덕을 가진것 같으면서도 내면에 큰 꿈을 가진 넝구렁이 같기고 하고,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릴 줄 알면서도 때가 되면 곧 잘 결단력있게 해내는 믿고 의지하게 되는 면이 있는것 같습니다. 조조도 유비 못지 않은 야망과 포부가 있고 결단력 있게 해 내는 사람임은 같으나,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면이 부족하지 않나 생각듭니다. 그것은 아마도 조조가 자신의 꿈을 위해서는 주위 사람도 배신할수 있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일것입니다. 그렇기에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덕목은 '신의'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저또한 사람을 보는 기준에 '신의'가 가장 중요하기에 제 눈에는 삼국지 인물들 중에서 관우가 가장 애정하는 인물이 될것 같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입니다. 무더위가 기성을 부리고 있네요. 건강 유의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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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여행
2024년 7월 21일
In 삼국지 - 나관중 원작, 이문열 평역.
저는 이번주 삼국지3권을 다 끝내지 못하고 후기를 적습니다. 권력다툼의 작은 전쟁 이야기들이 많이 나와서 조금 지치는 느낌이 듭니다. 그래도 시작했으니 끝은 보려고 합니다. 진도가 조금 늦어지더라도 제 진도에 맞게 후기 적을께요. 저는 3권 중간까지 읽었습니다. 조조가 유비의 비범함을 알고 자신의 힘을 쓰지 않고도 주위 인물들과 싸움을 부추겨서 유비의 힘을 빼려고 잔 꾀를 씁니다. 조조의 속마음을 알아본 유비는 조조의 꾀에 넘어 가지 않지만, 조조의 속뜻을 모르는 원술은 그냥 그 꾀에 넘어가고 맙니다. 같은 상황이라도 속뜻을 깊이 파악할 줄 아는 식견을 가지려면 상대를 잘 알아야 함을 알수 있습니다. 조조와 유비. 이 두 인물을 어떻게 보아야할까? 에 촛점이 맞추어지는 읽기가 될것 같습니다. 손책이 태사자를 알아보는 눈 또한 배울만 합니다. 비록 적이지만 용맹한 장수를 알아보고 극진히 대함으로써 자기의 사람으로 만들었지요. 사람 보는 눈을 가진다는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이 책을 통해 깨닫습니다. 저는 예전부터 사람 보는 눈이 없어서 힘든적이 많았는데, 이제는 세월이 사람 보는 안목도 키워주고 또 가끔 실수로 못알아 차릴때는 시간이 지나면서 알아차리게 됩니다. 세상을 혼자서 살아 갈수 없으므로 '누구와 함께 어우러져 살것인가?' 를 우리는 스스로 결정해야 합니다. 물론 부모형제는 선택할수 없으므로 예외로 하고요. 다른 이웃 친구 지인은 내가 선택하게 됩니다. '타인이 내 생에 얼마나 영향을 끼치랴' 할수도 있지만, 저는 제가 함께 하는 이들의 영향을 많이 받는 사람이기에 요즘은 사람을 가려 사귀려 합니다. 그렇기에 사람 보는 안목은 제게 무척 중요한  요소입니다. 조조의 아들이 조조를 구하고 죽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조조가 범부가 아니고 냉철하기에 자신과 아들의 목숨의 가치를 냉정히 헤아려 결단을 내려서 자신의 목숨을 선택한다고 하는데요. 저는 공감 할 수가 없네요. 아무리 대단한 인물일지라도 어찌 두 목숨중 한 목숨만 살수 있다면 아들이 죽도록 하는 선택을 할 수가 있을까요? 아들이 위험에 처하면 아들부터 살도록 해주는 것이 범부가 아니라 인간의 도리가 아닌지? 원수를 갚고 제세안민의 포부를 실현하는것이 아들의 죽음보다 소중한가? 싶습니다. 조조의 잔인함과 욕망은 계속 이어져서 황후를 죽이기 까지에 이릅니다. 원술을 치기위해 군사를 동원하다가 군량이 부족해 양식이 절반으로 줄어드니 군사들의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 황후의 목을 잘라 걸어두고 황후가 식량을 뒤로 빼돌리는 짓을 한다고 누명을 씌워 죽입니다. 그것을 본 군사들은 조조에게 품은 원망을 황후에게로 돌리고 조조는 군사들의 신망을 얻습니다. 조조가 자기편의 사람을 욕심을 채우기 위해 죽인 두번째의 일이라고 합니다. 아무 죄없는 여백사를 죽인일과 황후를 죽인일. 이것은 인간이기를 저버린 행동이 아닌가? 제가 살면서 이런 사람을 만나면 끔찍할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는 조조를 좋게만 해석할 수가 없습니다. 앞으로 남은 부분들도 마저 읽겠습니다. 여름 장마가 길어지고 무더위도 심합니다. 모두 건강 유의하시고 휴가 계획하신 분들은 가족들과 좋은시간 보내시길 바랍니다. 저는 이번주 목금토 3일간 부산 가족여행을 갈 예정입니다. 여행 다녀오면 삼국지 읽기 진도가 늦어질 것도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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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여행
2024년 7월 14일
In 삼국지 - 나관중 원작, 이문열 평역.
1권 중반이후부터 2권까지 완독 했습니다. 많은 등장인물들이 나오고 배신과 배반이 난무하는 싸움이 거듭되니 한 나라가 이렇게도 될수가 있나? 비록 소설이지만 이런 시국에 사는 사람들은 정말 힘들었겠구나 하는 마음이 듭니다. 사람간의 신뢰가 있기나 한건가? 가장 가까운자의 배신이 가장 무섭다고 느껴집니다. 여포의 정건양과 동탁 배신, 이숙의 동탁 배신, 여포의 이숙 살해 등등 (오랜 고향 친구이자 동지를 그토록 쉽게 죽일수 있다니...) 사익으로만 뭉친 무리의 특징이 여실히 드러나는 배신의 참혹한 결과들이 너무나 많이 나옵니다. 한나라가 망해 가는 시점에 여실히 드러나는 인간 군상들의 모습들을 보면서 저는 인간의 본질은 무엇인가? 한번 생각해봤습니다. 인간은 누구나 개인의 이익을 추구하지만 사익을 위해서는 뭐든 할수가 있는 존재인가? 의문이 듭니다. 1권에서 조조의 여백사 일가족 살인장면에서는 정말 충격이었습니다. 대의를 위해 소를 희생한다는 명분으로 자신을 극진히 대접한 여백사와 그 일가족을 몰살하였는데, 과연 그것이 조조가 큰일을 하기 위함으로 포장될수가 있을까? 조조는 '차라리 내가 세상 사람들을 저버릴지언정,  세상 사람들로 하여금 나를 저버리게  하지는 않을 것이오'  라고 합니다. 남을 배반할지언정 배반당하지는 않겠다는건데요. 대의를 위해서는 사사로운 은의는 희생될수도 있다는 조조의 마인드가 옳은것인가?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합니다. 저는 제가 먼저 배반하는것이 더 마음이 불편할것 같은데요.... 그래서 저는 영웅은 못되는 거지요. 영웅의 마인드는 달라야 하는건가? 의문이 듭니다. 조조는 참으로 실리적인 사람인것 같습니다. 능력만 있으면 출신이나 경력이나 세상의 평판 따위는 무시하고 사람을 쓴것이 그렇고, 옳은 의견을 들으면 선뜻 자기의 고집을 버릴줄 아는것이 그러합니다. 그러한 마인드가 현대사회에는 어쩌면 필요할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지만, 그 속을 알수 없고 신의가 있지는 않아 보여서 많이 외로울수 밖에 없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반면 유비는 사람을 중히 여깁니다. 그리고 때를 기다릴줄 알고 사욕이 없다고는 할수 없으나 드러내 놓고 자신의 욕망을 채우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사람이 되면 아마도 끝까지 챙기려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쉽게 배신은 하지 않겠지요. 그리고 유비가 조자룡과 미축을 처음 만났을때의 느낌이 나옵니다. 어떤 사람은 매일 얼굴을 맞대고 지내도 낯설고 멀게 느껴지는가 하면 어떤 사람은 처음 만나도 오래전부터 다정하게 지내 온 사이처럼 친하고 가깝게 느껴진다고 합니다. 조자룡과 미축을 만났을때 유비가 가깝게 느꼈듯이... 저도 누군가를 만남에 있어서 생각이나 가치관이 비슷하고 결이 비슷한 이를 만나면 처음 부터 뭔가 특별한 인연이라는 느낌이 들때가 있습니다. 이 소설에서 유비 조자룡 미축의 관계가 어떻게 진행될지 기대가 됩니다. 또 이 책에서 느낀점은 사람을 대함에 있어서 원망을 살수 있는 행동을 해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많은 싸움 가운데 그 원인이 사사로운 원망이 원인이 되는경우가 많음을 알수 있습니다. 작은 실수도 누군가에게는 나중에 큰 서운함이 될수도 있고, 작은 베품이 나중에 큰 은덕으로 바뀔수도 있으니 작은 행동 하나하나가 얼마나 중요한것인지를 깨닫게 됩니다. 동탁이 이숙에게 인색한 벼슬을 준것이 화근이 되어 이숙이 나중에 동탁을 죽음으로까지 몰고가게 되는 배신을 하였으니까요. 작은 원망의 불씨 하나가 이렇게도 크게 작용을 할수가 있구나 싶습니다. 앞으로 남은 삼국지에서 이들 영웅? 들의 활약을 또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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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여행
2024년 7월 07일
In 삼국지 - 나관중 원작, 이문열 평역.
저는 지난주 화요일~금요일까지 일본 홋카이도여행을 다녀왔습니다. 회사때 친구랑 둘이서 패키지로 다녀오니 편안한 가운데 일본의 여름풍경과 음식 문화 역사 등을 체험하고 왔어요. 가이드님의 설명을 들으면서 다니다 보니 좀더 그 나라를 알게 되는것 같았어요. 남편과는 주로 자유여행을 다녀서 여행 전에 교통편과 여행지 호텔 식당 등등 사전 조사를 하고 가기 때문에 기억에 더 오래 남는부분이 있기는 하지만... 자유여행과 패키지여행의 장단점이 서로 달라서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장점을 더 높게 생각하며 여행 한다면 훨씬 즐거운 여행이 될듯 합니다. 그리하여 저의 삼국지 읽기는 1권을 절반밖에 못읽었는데, 후기를 늦더라도 다 읽고 쓸까  하다가 일단 읽은 부분까지라도 쓰고 다음에 2권 후기쓸때 못쓴부분을 쓰도록 하겠습니다. 삼국지는 사람들에게 많이 회자 되어서 많이 들어본 책이지만, 정작 읽지 못해서 그 안에 나오는 인물들은 잘 몰랐습니다. 유비 관우 장비 조조 정도만 이름을 들었던것 같고, 그외 다른 인물들은 책을 읽으며 알게 되네요. 나오는 인물들이 많아서 노트에 이름을 기록해 가며 읽고있습니다. 유비가 홀어머니 슬하에 어렵게 자라지만 친척 유원기의 도움으로 노식의 제자가 되어서 배움을 익히고 인맥을 쌓을수 있는 기틀을 마련하였다는 부분에서 작은 도움이더라도 받는이의 입장에서는 그사람의 인생을 바꿀수도 있구나를 느꼈습니다. 유비가 노식의 문하생을 못하게 되고 노식이 추천해 주신 다른 스승을 찾아서 떠나는 길에서 우연히 만난 노인과의 일화도 인상적입니다. 좋은 마음에서 노인을 엎고 강을 건너지만 두고온 짐까지 가져달라고 하고 자신을 또 재차 엎고 다녀오라고 한것을 두고 두번째 베품이 보통사람이라면 가능했을까? 생각해 봅니다. '잃어버리는 경우와 두배로 늘어나는 것의 차이'를 어린 나이에 이미 깨닫고 자신의 삶에 적용하는 유비의 지혜를 엿볼수 있었습니다. 노인이 유비의 친절에 감사한 마음을 담아서 해준 늙은 고목이야기도 인상적입니다. 고목은 오래되면 높은 가지부터 마르고 땅에 가까워 올수록 살아있는것이 늘고 뿌리는 땅의 힘을 빌려 새로 돋은 가지는 싱싱하다는 말씀입니다. 어찌보면 땅에 깊이 박힌 뿌리가 초심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어떤일을 함에 있어서 초심을 잃지 않고 근본을 생각하면 새롭고 싱싱한 마음이 들곤 하거든요. 늙은 고목에서도 깨달음이 있을수 있구나를 또 알게되면서 자연의 위대함까지 다시 느껴봅니다. 손견의 어린아들 손책의 이야기도 인상적입니다. 손견이 아들 손책에게 무예를 가르치다가 어느날 손책이 잘하던 칼솜씨가 예전만 못해서 그 이유를 물었더니 칼은 싸움닭의 발톱 같아서 한번 숨이 끊어진 뒤에는 쓸모가 없다고 말합니다. 이에  숨이 끊어진 뒤에도 쓸모있는 칼이 무엇이냐고 손견이 묻자 '지혜와 용기 있는 사람으로 칼끝을 삼고, 청렴한 이로 칼날을 삼으며 어진이로 칼등을 삼고 충직한 이로 칼몸을 삼고 호걸스런 이로 칼자루를 삼은 칼이 그러하다'고 했습니다. 비록 어린 아들의 말이지만 힘에만 의존해서는 안되고 함께하는 사람의 중요성을 알았다는것이 무척 대견스럽습니다. 저도 인생을 살아갈때 재산 권력 지위등등 눈에 보이는 칼같은 힘에 의존하기 보다는 신의를 바탕에 둔 사람들과의 관계가 인생에서 훨씬 많은 영향을 주고 오래 지속될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요즘 제 주변의 사람들을 다시한번 돌아보는 계기도 되었습니다. 환관출신 조조이야기도 인상적입니다. 자신을 따라다니는 꼬리표 환관출신이라는 신분에서 그가 그것을 어떻게 심리적으로 극복하게 될까? 기대도 되고 임금에게 바른 상소도 올리고 나라가 기울어 감에 있어서 남다른 머리를 써서 헤쳐나갈 그의 활약들이 기대됩니다. 아직 읽은 분량이 작지만, 함께 읽는 분들의 후기를 보며 제가 미처 깨닫지 못한 부분들을 살펴볼 수 있어서 앞으로 많은 분량의 책읽기가 재미나게 읽을수 있을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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