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콩이입니다.
아이를 키우는 네(4) 가족의 이야기이다. 네 가족은 수도권 외각 지역에 만들어진 꿈 미래 실험 공통주택에 입주하게 된다. 주택 가격이 저렴한 대신 서명해야 할 까다로운 요건들을 지켜야 한다. 네 부부는 아이들을 공동 육아를 하고자 계획을 세우고 성실하게 실천하려고 노력하는 스토리이다.
책에 나오는 등장인물들이 이 책에서 하고 싶은 이야기인 것 같아서 등장인물들을 정리해 봤습니다.
1) 고여산&강교원 : 강교원은 가족 사업을 하고, 고여산은 가정주부이다. 남편이 벌어오는 돈은 적고 아이에게 드는 비용은 많이 들고, 혼자 고군분투하며 가정 일을 돌봐도 남편과 시댁에서는 인정받지 못한다.
품을 들였던 매순간의 노동과 의무가 10원어치의 의미도 없다고 선고받기란 자주 있는 일이었다. 일상에서 여산과 일가친척의 입을 통해확인 사살당하기도 여러 번이었다.
2) 손상낙&조효내 : 조효내는 집에서 재택하며 동화책 표지 작업을 외주 받아서 하는 화가이다. 때문에 재택하는 조효내가 당연스럽게 집에서 아이를 키우지만.. 말이 재택이지 아이를 보면서 일하는 것은 쉽지 않다. 조효내는 항상 새벽에 일을 하고 잠을 제대로 못 자니 예민해지고 정신이 없다. 시댁에서는 많이 벌지도 못하는데 왜 힘들게 일을 해서 아이도 제대로 못 키우고 일도 제대로 못 하냐고 타박을 한다. 그럴거면 그만두라고.
평생을 남편만 보고 살았던 시어머니는 프리랜서의 정의를 ‘언제라도 내킬 때 일할 수 있는 사람’으로 알았다.
조효내는 일이 좋아서라기 보단 꿈이 있으니 몸을 갈아서라고 이어 나가고 싶은게 아니었을까? 우리나라는 참 타인의 상황을 두고 쉽게 본인들의잣대로 판단하기를 좋아하는 것 같다. 심지어 조효내는 본인이 자리를 비웠을 때 손상낙이 공동 육아에 동의했다는 사실이 마음에 안드는데, 재택하는 본인이 당연히 참여해야 한다는 시선이 힘이 든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공동 육아에도 항상 제대로 참여를 못하고 홍단희는 효내를 못마땅해한다.
3) 전은오&서요진 : 전은오는 망한 영화감독인데 꿈은 있지만 돈을 못 벌어서 집에서 육아를 한다. 공동 육아에 적극적이며 다른 사람들의 미묘한신경전에 전혀 신경쓰지 않고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성격이다. 서요진이라고 번듯한 직업이 있는 건 아니다. 서요진은 아는 언니의 약국에서 카운터를 보는 비정규직인데 이마저 불안하다. 하지만 그런 아내의 속도 모르는 남편은 경제력이 없다 보니 속으로 아내에 대한 자격지심이 있었던 것같다. 전은오는 공동 육아를 하며 본인의 기분에 따라 아내의 돈을 시원시원하게 쓰는 편이고 서요진은 그런 사실을 알고 비난하지만 전은오가 되려 화를 낸다..;;
살아가면서 자신이 처한 상황과 태도와 생각 등 자신에 대해 객관적으로 볼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으로서.. 전은오처럼 이상은 높은데 노력하지 않고 심지어 노력은 하고 있더라도 가정에 경제적인 도움이 되지 않으면 부부로서 다른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을 노력하지는 못할 망정.. 기분에 따라 돈은 쓰고 싶은데 잔소리는 듣기 싫고.. 이런 사람을 좀 싫어하는 편이다.
심지어 전은오가 집에 있지만 공동 육아에 필요한 반찬은 서요진이 퇴근 후 준비한다..
4) 신재강&홍단희 : 홍단희는 리더십있고 타인에게 관심이 매우 많디. 이런 캐릭터가 있어야 모임이 유지가 된다고 생각하지만 홍단희는 남의 시선을 중요시하고 모임을 계획하는게 상당히 과한 면이 있다. 신재강은 언변이 좋고 사람을 대할 때 선이 어디까지인지 본능적으로 잘 아는 사람인데 그걸 교묘하게 이용하는 면이 있다. 신재강 차가 고장나면서 서요진과 카풀을 하게 되는데(위치가 위치인지라 차가 없으면 출퇴근이 불가능함), 서요진에게 교묘하게 추근덕댄다. 서요진은 분명 불편함을 느끼지만 선은 넘지 않고 또 말하는 내용이 따지고보면 이상할게 없기 때문에 함부로 거절의 의사표현은 하지 못한다. 그리고 서요진의 성격상 여기서 다른 사람들에게 폭로하면 언변이 좋은 신재강은 빠져나가고 본인만 예민한여자가 될게 뻔하기 때문에 어느정도 참아준다.
신재강이라는 캐릭터가 정말 불편했는데 나도 이런 사람을 겪어본 적이 있기 때문이다. 추태를 날리지만 교묘하게 본인을 포장해 내가 거절하기어려운 상황을 만들고 은근 내 머리 위에서 갑질하는 듯한 불편한 느낌을 받은 적이 몇번 있었다.
끝에 가서는 요진이 폭발하여 주택을 먼저 나가게 된다. 요진이 폭발한 데는 신재강 때문도 있지만, 큰 딸 때문도 있다. 네 가족의 자녀 중 요진의딸이 가장 나이가 많았는데 공동 육아를 하면 나이가 많은 요진의 딸부터 나이가 어린 애들까지 다 같이 모여 놀이를 하다 보니 요진의 딸이 나이가 어린 아이들을 돌봐주고 챙겨주는 일이 잦았다. 그리고 공동 육아에 참여하는 어른들은 요진의 딸을 믿고(어련히 알아서 잘 챙길까 하는) 아이들에게서 눈을 떼고 수다를 떤다던가 하는 일이 많았다. 요진의 딸도 아직 아이인데..
어른이 셋이나 있는데 왜 시율이는 동생들을 돌보는 역할을 자련스럽게 하게 되었나. 누가 시율이를 지목하여 맡기지 않았더라도 어떻게분위기가 그토록 당연하다는 듯 형성되었나. 요진의 내부에서 둥지를 튼 서어함에 정점을 찍었다.
* 조남주 작가(82년생 김지영) : 소설을 읽는 내내 가족, 이웃, 자연, 공동체 같은 따스하고 풍요로운 단어들이 서늘하게 느껴졌다. 그리고 이것이진짜 현실임을 나는 알고 있다.
사실상 수도권 외각 지역에 공동 육아를 하기 위해 들어왔다는 것부터가 네 부부가 풍요로운 삶을 살고 있진 않다는 의미로 보인다. 누구의 도움을 받지 않고서야 경제 생활을 하며 아이를 키우는 것이 현실적으로 힘들기 때문에 공통주택이 생겼고, 목적은 너무나 이상적이지만 현실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이상적이지 않다. 이는 우리 모두가 알고 있지만 애써 희망회로를 돌리고 노력하며 살아가는데, 불편한 사실을 꼬집는 소설인 것 같다. 아이를 키운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고 요즘엔 남편의 육아 및 가사 참여도가 높아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아내의 노동력이 아직은 상대적으로 많이 들어간다는 것을 부정할 수는 없다.
구병모 작가의 작품은 이로서 세 번째 인데, 파과, 아가미, 네 이웃의 식탁이 있다. 파과와 아가미처럼 장면, 대화, 인물 모두가 디테일했고 재밌었다. 이번 작품은 다른 두 권에 비해 매우 현실적이었다. 이 책은 현실에 있을 법한(아니 존재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이고, 현실에 가까운 것을 알기에 씁슬했다.
소설이 대충 어떤 분위기인지 콩이님의 글을 읽고 잘 이해했습니다. ㅎ 한 아이를 두고 남편과 아내가 가지는 입장 차이를 좁히는데만도 얼마나 큰 이해과 배려와 희생이 필요한 일이고 그것이 얼마나 다양한 어려움을 가지고 있는지 잘 알고 있어서 4가족이 공동육아를 한다는 생각이 너무 위험하게도 생각이 되었습니다. 아주 예전에 이런 공동체를 이루며 사는 사람들의 영상을 티비로 본 적이 있었는데 그때는 결혼 전이라 너무 아름답게만 보였었는데 막상 육아를 하고 보니 그건 그저 환상이었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문득 그들이 그 이후에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 무지 궁금해지네요.
아이들이 어릴때 집앞 놀이터에서 엄마들과 함께 아이들 놀릴때도 여러 생각이 들고 마음이 어수선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아이들에게 친구를 만들어주어야 한다는 거 그리고 나도 육아 스트레스를 풀 사람이 필요했다는 것 때문에 그 관계를 끊지 못했던 적이 있었죠. 지금 생각해보면 모두 거쳐야하는 과정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긴 합니다. 이제 아이들이 다 커서 이제는 그런 생각을 안하고 사는게 얼마나 편한지 모르겠어요. ㅋ 여기엔 아직 아이 키우는 엄마들이 있는데 언제나 응원하고 싶습니다. 콩이님 덕분에 옛 추억을 떠올리는 시간이 되었네요. 감사해요. ㅎ
콩이님~ 안녕하세요.. ㅎㅎ
정말이지, 오늘은 회원님들의 글을 읽는데, 책들이 다 너무 읽고 싶고 재미있네요..!
놀라울 정도로 현실을 잘 표현한 책 같습니다,,!
읽으면서 어쩜 이렇게 잘 꿰뚫는지 공감이 많이 되었습니다.
저도 아이 없이 두 부부가 회사 일에 중점을 두고 살던 시절도 있었고,
회사 일을 하며 아이를 키워보던 시절도 있었고,
또 아이와 장기적인 관점에서 인생을 다시 설계하고 프리랜서(재택으로 일)하며 아이를 키우던 시절도 있었고,
육아에만 전념하는 현재 삶을 살고 있기도 한데요,,!
정말 저기 위의 거의 모든 걸 느껴 본 것 같습니다.
신기한건.. 저도 인생 2막을 계획하며 제 일을 기획하고 실현하기 위해서 애쓸때는 회사 못지 않게 정말 바빴는데..
아이가 유독 자주 아팠습니다. 그런데 항상 남편은 제가 분명 일을 해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제가 집에서 일한다는 것 때문에, 항상 아이에게 문제가 생기거나 아프면.. 당연히 제가 봐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서 속상하기도 했습니다.
(나중에.. 이해가 가실 수 있겠지만, 정말 아픈 아이를 보고 챙겨 먹이면서 일은 거의 아예 할 수 없거든요..)
회사를 다닐때는 그래도 거의 제가 휴가를 쓰거나 달려가긴 했지만, 그래도 협의 라는게 있었는데 말이지요..!
하루종일 아이를 보고, 밤마다 밀린 기획서나 사전 조사 등을 하고 등등 하며 일주일 내내 하루 2시간씩만 자면서 버티다가 납기가 지나고 나서 잠을 몰아서 자고 했던 기억들이 납니다. (올 1~3월이 그런 시간들이었습니다..)
그러다가 3월부터는 저희가 생각한 것 보다도 훨씬 아이에게 도움이 많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제가 계속 보다가 4월 부터는 퇴소를 하고 보는데, 처음에는 아이를 위해서 하는거지만.. 의외로 남편은 전업 (아이를 24시간 케어하는 그 가치)를 잘 못 느끼는 것 같아서, 이제껏 몰랐던 전업맘들의 마음을 알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남편 아니어도.. 사회적 근간을 이루는 얼마나 소중한 기여를 하고 있는 전업맘들의 가치가 거의 그냥 묵살 당하고, 때로는 조롱 거리로 되고 있구나를 알게 되었습니다. (인터넷에 떠도는 글들도 새로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다행히도,, 전면 가정 보육을 시작한지 2주도 채 지나지 않아서 아이의 아주 긍정적인 변화들을 몸소 느끼며 기뻐하던 중, 무덤덤한 남편까지 최근에는 엄마는 하루종일 아이를 데리고 다니고, 매일 놀아주고 먹을 것 까지 챙겨주니 얼마나 힘드냐는 말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자기는 회사를 가자나.' 하니까.. '회사가 훨씬 낫지. 아이 하나 케어하는게 얼마나 힘든데.. '
하며 진심으로 자기가 있을 때 라도 좀 쉬라는 말을 합니다.
지난주 갯벌을 가서 행복해 하는 저를 보고는 안고서 토닥 토닥 해주더라고요..! 얼마나 감동인지 몰라요,,!
저는 아이의 변화와 함께 남편까지도 요즘 무척 기분 좋은 아이를 보며 변화하는 걸 느끼고 있습니다.
(한참 아이가 예민하고 힘들어하던 시기는 둘 다 일을 하며 열심히 케어 했지만 지쳐 있었다는 것을 이제야 깨달았습니다. 당시에는 정말 몰랐어요.. 저희 둘이 아이를 무척 사랑하고 아무리 그래도 열심히 케어 한다고만 생각했는데요..! 이제 보니 그 때는 저희 둘 다 부부의 마음을 이해하거나 보다듬을 여유는 없을 정도로 일과 육아에 지쳐 있었던 것 같아요.)
오히려 제가 돈을 아예 벌지 않는데도, 저희 부부나 가정은 훨씬 더 화목하고 행복해 진 것 같아서,
무척 감사하고 만족한 생활을 하고 있는데요.
저 소설을 읽으니.. 정말 신기할 정도로 와 닿았습니다. ㅎㅎ
넘 재밌네요..!!
회원님들의 글을 읽다 보면, 읽고 싶은 책, 구경하고 싶은 책이 계속 생겨서 참 행복한 고민이 되네요.. ㅎㅎ
감사합니다.~~!!
소설의 후기 넘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현실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소설인것 같네요.
네 가족들이 어떠한지 잘 설명해 주셔서
머릿속에 한편의 영화나 드라마를 연상하게
되네요.
'공동육아'란 단어가 이론적으로는
이상에 가깝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쉽지 않겠지요.
저도 아이를 친정엄마께 맡기거나
아이 봐주시는 이모님을 구해서 맡기고
키운적이 있어서 육아와 직장생활 그리고
가정 살림까지 모두를 책임져야할 엄마의 짐이
얼마나 무겁고 힘든지 잘 알고 있습니다.
이 소설 보면 다양한 가족 이야기들이
공감도 되고 현실적이라서 재미있을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