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발
1. 기대에 대하여
이 책에는 여행에 대한 이야기들이 나옵니다.
요즘 저는 여행에 관심이 많고,
'어떻게 여행할까?' 를 생각하며 읽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이 책을 시작해 봅니다.
우리는 여행하면 항상 기대와 행복 낭만 등등
좋은것들을 떠 올립니다.
막연하게 상상할때와 실제 여행은 또 다르다는 것을 출발하고서야 깨닫게 되는 순간들이 많지요.
그래서 이책에는 이렇게 말합니다.
[p25
귀중한 요소들은 현실보다는 예술과 기대속에서
더 쉽게 경험하게 된다.
기대감에 찬 상상력과 예술의 상상력은 생략과
압축을 감행한다. 이런 상상력은 따분한 시간들을
잘라내고, 우리의 관점을 곧바로 핵심적인
순간으로 이끌고 간다.]
내가 기대한 여행지에서 찰나의 행복감을
위해 우리는 많은 수고를 하고 그 댓가를
치르고 가는 겁니다.
그렇게 간 여행지에서 예상치 못한
문제들에 대면했을때 걱정 불안 근심들은
여행의 행복 보다 더 많은 시간을 차지하지요.
하지만 그 시간들은 여행을 다녀온후에는
다 잊혀지게 되고, 멋지고 아름다운 순간들로
우리의 기억속 자리를 차지하고 맙니다.
이런 순간들을 예술에서 표현했기에
우리는 현실과 예술의 간극을 느낄수 밖에
없는것이고요.
저는 여행을 몇년전부터 조금씩 다녀보면서
여행을 하는 순간 보다 가기 전
상상하고 기대하는 순간과
다녀온 후 여행을 돌아보며
사진 정리와 그곳에서의 기억을 떠올리며
후기를 적는 순간들이 더 행복하다고 생각했는데,
이 책을 읽고 왜 그를수 밖에 없었는지
깨닫게 되네요.
여행지에서는 내가 상상하는 이외에
많은 것들이 보이고 머릿속을 오가고 하니까
진짜 소중한것에만 집중할수가 없었던 겁니다.
그것을 이책이 바로 지적해 주네요.
제가 결코 이상했던것이 아니어서 다행입니다.ㅎ
그래서 저는 최근에는
가족여행밴드나 개인밴드에
여행이나 기록하고 싶은 일상을
정리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글로써 정리하면
제 경험이 제게 어떤 의미였는지가
명확해지고 또 미처 깨닫지 못한 것들도
깨닫게 되는 좋은 효과가 있더군요.
그리고 여행의 군더더기들은 모두 사라지고
액기스들만 남는 작업이 됩니다.
그래서 귀찮더라도 꼭 정리하는 습관은
길러두는것이 좋은것 같습니다.
이책에서 기억에 남는 다른 구절은
[p35
인간 종들 가운데 다음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걱정하며 살아가는 집단은 먼 옛날 진화의 과정에서 결정적으로 중요한 자리에 올라서게 되었을지도
모른다.
이 조상들은 순간순간의 경험을 제대로 음미하지는 못했을지 모르지만, 어쨌든 살아남아 후손의 성격을 형성해주었다.
반면 이들보다 집중력이 강했던 동료들은 자신이
현재 속해 있는 시간과 장소에 몰입하는 바람에,
눈에 보이지 않는 들소의 뿔에 받혀 비극적 종말을
맞이하게 되었다.]
저는 가끔 현재에 집중하지 못하고
다가올 미래를 대비하고
걱정하고 계획하곤 하는데,
'나는 왜 이렇게 사는가?' 하고 스스로
자책할때가 있었습니다.
일어날 확률도 크지 않은 미래의 일들에
마음과 정신을 빼앗길때가 많았는데,
이 또한 살아남은 우리 종족 조상들의 성격을
닮았다고 이 책이 말해주네요.
조금은 위안이 된다고 할까요?
하지만 이제는 현재의 순간들에 집중하고
즐기고 싶은 마음 커서
미래의 걱정들은 잠시 접고 싶을때가 많습니다.
그러나 유전자의 힘때문인지 그게 쉽지는 않네요.
알랭드 보통의 글을 읽으며
그의 통찰력이 대단해 보입니다.
2. 여행을 위한 장소들에 대하여
이 장에서는 여행을 하기 위해 거쳐가야만
하는 장소들에서 느껴지는 감정들에 대한
이야기들이 나옵니다.
휴게소, 공항, 비행기, 기차, 호텔, 주유소 등등
그리고 이 장소를 이야기하기 위해
시인 샤를 보들레르와 화가 에드워드 호퍼를
거론하고 있습니다.
샤를 보들레르는 다섯살에 아버지를 잃고,
1년뒤 어머니는 그가 싫어하는 남자와 재혼해서
가정에서의 행복과 사랑을 느낄수 없는 환경에서
자랐습니다.
그래서인지 항상 어딘가로 떠나려고 하고
다른곳에서 안정감을 찾으려 했나봅니다.
[p48
삶은 모든환자가 자리를 바꾸어야 한다는강박감에
사로잡힌 병원이다.
늘 여기가 아닌 곳에서는 잘 살 것 같은 느낌이다.
어딘가로 옮겨가는 것을 내 영혼은 언제나 환영해
마지않는다.]
이 문장을 읽으니 샤를 보들레르가 안스러워집니다.가정과 집은 안정된 보금자리이고 밖에서
지쳤을때 위안을 주는 곳이어야 한다고
저는 생각하고 있는데,
보들레르는 그 반대였으니까요.
한 인간의 인생에서 부모와 가족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비단 보들레르 뿐만 아니라 많은
예술가들에게서도 볼 수 있는 부분들이었습니다.
여행하기 위해 거쳐가는 곳들
즉 휴게소나 기차안 도로나 식당 호텔 등을
우리는 필히 거쳐가는데,
이곳 풍경들을 떠올리며 알랭드 보통은
화가 에드워드 호퍼를 거론합니다.
[p68
집단적 외로움과 마주치자 에드워드 호퍼가
그린 유화 몇점이 떠올랐다. 그의 그림들은
황량함을 묘사하고 있지만 그 자체가 황량해
보이지는 않는다. 오히려 보는 사람이 자신의
슬픔의 메아리를 목격하게 함으로써 그 슬픔으로
인한 괴로움과 중압감으로부터 어느 정도
벗어나게 해준다. 어쩌면 우리가 슬플때 우리를
가장 잘 위로해주는 것은 슬픈 책이고,
우리가 끌어안거나 사랑해줄 사람이 없을때
차를 몰고 가야 할 곳은 외로운 휴게소인지도
모른다.]
가끔 여럿 있는 공간속에서도 외로움을
느낄때가 있습니다.
나를 온전히 공감해 줄 사람이 없을때 혹은
가족안에서도 혼자인 기분일때도 있고요.
그런데 그를때 문득 낯선곳으로 가서
나와 비슷해 보이는 사람을 만나면 그냥
곁에 그런 사람이 존재 한다는 것만으로도
위로가 될때가 있습니다.
'나만 그런게 아니구나...'
이것이 어쩌면 내가 피하고 싶은 것을
정면으로 마주하면 그게 그리 큰것이
아니었다고 깨닫게 되는 경우와 비슷한것
같습니다.
[p72
일반적으로 공동의 고립감은 혼자서 외로운
사람이 느끼는 압박감을 덜어주는 유익한
효과가 있다. 도로변의 식당이나 심야 카페테리아,
호텔의 로비나 역의 카페 같은 외로운 공공장소에서 우리는 고립의 느낌을 희석할 수 있고,
따라서 공동체에 대한 독특한 느낌을 다시 발견할
수 있다. 가정적인 분위기의 결여, 환한 불빛, 익명의 가구는 흔히 거짓으로 느껴지기도 하는 가정의 위안으로부터 구원을 얻을 수 있는 통로로 여겨질 수도 있다.]
우리는 공동체 속에서 안정감을 느끼고
또 어쩔수 없이 혼자일수 밖에 없는.
외로움도 감수해야 하는.
부조리한 인간. 이기에...
'불안과 고독'을 어떻게 극복할것인지
저마다의 방법을 강구해야 할것 같습니다.
[p80
우리가 자신의 진정한 자아와 가장 잘 만날 수
있는 곳이 반드시 집은 아니다. 가구들은 자기들이
불변한다는 이유로 우리도 변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가정적 환경은 우리를 일상생활 속의
나 라는 인간, 본질적으로는 내가 아닐 수도 있는
인간에게 계속 묶어두려고 한다.
호텔 방들 역시 정신의 습관들에서 벗어날 수
있는 비슷한 기회를 제공한다.]
매일 똑 같은 장소에서 반복되는 일상을
하다 보면 '내가 누구인지?' 자각하지 못한채
주어진 대로 살아가기 마련입니다.
물론 나는 항상 변할 수 있고
어제의 내가 오늘의 내가 아닐수 있지만,
진정한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발견하려면
낯선곳, 낯선 환경, 불편한 문제들에
봉착했을때 새로운 내가 더 잘 나오기 때문에
여행이 이런 모든 환경을 제공해 주는것
같습니다.
즐거움과 행복만을 추구하는것이 아니라
낯선곳에서 나와의 만남을 통해
새로운 나로 거듭나는 과정이 여행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저는 올해 마지막 여행으로
12월 베트남 다낭을 계획하고 있어서
비행기와 호텔을 예약해 두었습니다.
베트남은 처음 가보는곳이라
설레임도 있고 가는 과정에서 준비할것 들도
있습니다.
함께 가는 이들이 남편과 이모 이모부
이렇게 네명이 가게되어
외로움을 느낄 시간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여럿이 의견이 충돌할때 이따금 외로움이
몰려올수도 있고...
열심히 사는 베트남 사람들을 보고
저도 자극을 받아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고
다짐할수도 있고...
어떤 감정들이 들지? 저도 기대가 됩니다.
와,,! 글여행님~^^! 넘 잘 읽었습니다.!
구절 구절 모두 너무나 공감가는 글이네요,,!
반면 이들보다 집중력이 강했던 동료들은 자신이
현재 속해 있는 시간과 장소에 몰입하는 바람에,
눈에 보이지 않는 들소의 뿔에 받혀 비극적 종말을
맞이하게 되었다.
이 글이 참 웃프네요,,! 이와 비슷한 내용이 [지능의 역설] 이라는 책에도 나오는데요,
우리가 지금 받은 유전자는 살아남은 자들의 유전자다라는 생각지도 못했던 사실이 매우 신선했던 기억이 납니다.
삶은 모든환자가 자리를 바꾸어야 한다는강박감에
사로잡힌 병원이다.
늘 여기가 아닌 곳에서는 잘 살 것 같은 느낌이다.
어딘가로 옮겨가는 것을 내 영혼은 언제나 환영해
마지않는다.
누구나 느끼는 사실을 이렇게 와닿는 언어로 표현하는 작가들에 존경하는 마음이 입니다.
정말 정말 같은 사실이어도 표현에 따라 탄성이 나오는 글로 바뀌는 것이 넘 신기하네요,,!
여행을 즐기시는 글 여행님,! ㅎㅎ
이전에 가족 전체 여행으로 다낭 갔을때는, 요즘 보다는 관광이 덜 발달해서 아쉬웠는데요,, ㅎㅎ
리조트에서만 재밌었던 기억이 납니다. ^^:
남편분과 함께 가시니 혼자서 산책을 하시지 않는 이상 외로움을 느끼실 일은 크지 않으시겠지만,, ㅎㅎ
함께 여행을 자주 가시는게 넘 보기가 좋네요!! 부럽습니다. ㅎㅎ
저는 11월에 아들 생일에 어디로 갈까 고민하다가 제주도에서 아들 생일 바로 가까이 마라톤이 있어서, 5돌 기념, 5Km 마라톤 세 가족출전을 계획했습니다.! ㅎㅎ
여행은 생각만 해도 넘 행복하네요~^^~!
이번주도 고생 많으셨습니다~~
담 주에 뵙겠습니다. ^^!
어머 글여행님 이 책을 벌써 시작하셨군요. ㅎㅎ 더불어 벌써 후기까지 남겨주시다니요. 감탄하고 있습니다. ㅎ
요즘 글여행님의 여행이 잦아지면서 그에 따른 생각도 많아지신다 생각했는데 적시에 이 책을 읽으시다니...너무 좋은 선택이십니다. 저도 이책을 읽고 있는데 제가 읽고 좋았다 생각하는 부분들을 모두 올려주셔서 너무 반가운 마음에 꼼꼼히 읽었습니다.
사람은 정말 그렇죠. 이삶이 고단하고 지루해서 떠날고 싶은때, 이곳이 아니면 다 좋을거라는 기대를 갖게 되죠.
단지 떠나고 싶다는 마음에 사로잡혀 떠나지만 막상 도착한 그곳에서는 또다른 장애물을 만나게 됩니다.
사진처럼, 상상처럼 그렇게 아름다움으로만 가득한 곳이 아니라는 사실을 곧 알게 되니까요.
그런 빈틈을 마음에 묻고 우리는 좋은 여행을 위해 노력합니다.
글여행님이 다녀와서 쓰는 기록의 글들이 그 여행은 훗날 좋은 기억으로 만들어주는 것처럼요.
집이 아닌 공간에서의 시간도 일종의 여행인셈이죠.
다른 공간에서는 다른 생각이 나오듯이 우리는 그런 여행을 통해 활력과 창의력을 얻습니다.
그런 생각이 내게 이 삶을 유지할수있는 동력이 되어주고요.
글여행님의 글은 모두 공감하며 읽었습니다.
이 책이 글여행님과 무척 잘 어울린다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나머지도 행복하게 읽으시길 바랍니다.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