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읽고 있는 책은 쇼코의 미소, 밝은 밤 등으로 유명한 최은영 작가의 단편소설 모음집이다.
이 작가의 많은 책을 읽어보진 않았지만 주로 여성의 시선으로 사회를 바라보는 글들이였고
나 또한 여성 사회구성원으로서 작가의 소설을 읽으며 나의 삶 또는 내 엄마의 삶을 통해
공감되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지금 읽고 있는 책 '아주 희미한 빛으로도' 中 첫번째 단편은 '아주 희미한 빛으로도'는
임시 정규직으로 사회생활을 하다 늦깎이 대학생이 된 주인공이 여자 시간강사의 에세이를 우연히 읽게 되며
그녀 또한 주인공과 마찬가지로 용산참사가 발생한 동시대에 용산에 거주하면서도 그 상황을 모르는 척
일상을 살아간 모습을 표현한 것에 본인과 묘한 동질감을 느낀다.
훗날 주인공도 그녀와 마찬가지로 대학원을 졸업하고 대학 강의를 하기 시작하면서
그녀가 지나왔던 길들이 어떠했을지 짐작해보고 계속 가보고자 한다.
"그녀가 공부하는 사람이 되기로 마음먹었던 순간에 대해 쓴 글을 나는 아직도 기억한다. 퇴근해 책상 앞에 앉아
책에 밑줄을 긋고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는 순간에 투명망토를 두른 것 같았다고 그녀는 썼다.
세상에서 사라지는 기분이었다고. 그녀는 세상에서 사라져버린 사람들의 머릿속에서 그려진 세상이
자신이 살고 있는 세상보다도 언제나 더 가깝게 느껴졌다고 썼다.
그럴 때면 벌어진 상처로 빛이 들어오는 기분이었다고. '더 가보고 싶었다' 라고"
"그녀의 언어가 나의 마음을 설명해주는 경험을 했다. 나도. 더 가보고 싶었던 것 뿐이었다.
어쩌면 그때의 나는 막연하게나마 그녀를 따라가고 싶었던 것 같다.
나와 닮은 누군가가 등불을 들고 내 앞에서 걸어주고,
내가 발을 디딜 곳이 허공이 아니라는 사실만이라도 알려주기를 바랐는지 모른다.
어디로 가는지 모르지만, 적어도 사라지지 않고 계속 나아갈 수 있다는 걸 알려주닌 빛,
그런 빛을 좇고 싶었는지 모른다."
나는 올해 팀 이동을 하고 (예전에 해 봤던 업무이긴 하나) 다시 업무를 익히고 절대적인 업무량이 많고
말 안듣는 후배들 업무 챙기랴 너무 정신없고 힘든 시간들을 보냈다.
그런 시기 중간에 회사 여자후배 한명이 저녁 식사자리에서 나에게 이런 얘기를 해줬다.
요즘 내가 많이 힘들어 보인다며 나를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걸 알고 있냐며
나의 모습이 미래의 본인 모습인 것 같아 잘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말과 함께..
나를 걱정해 주는 그 마음이 너무 고마웠고
별 볼일 없는 나를 본인이 보고 배워야 할 사람이라 여겨준 그 마음에 불현 듯 책임감이 밀려왔다.
회사에서 보여지는 내 모습이 단순히 나 자신에 대한 평가만이 아니라
여전히 보수적인 성향이 있는 이 조직에서 나를 포함한 여자 후배들에 대한 평가가 될 수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
맡은 업무를 잘 처리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가끔 필요할 때는 내 목소리도 내고
조직 내 정당한 요구사항은 말해야 하는 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 또한 먼저 그 길을 걸어간 여자 선배에게 나의 고민을 털어놓고 맘 놓고 투정도 부리고
그 분에게서 배울 점을 찾아 왔듯이, 나 또한 후배들에게 그럼 선배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조직에서 이끌어주는 힘은 없더라도 최소한 같이 함께 걸어가는 선배가 되고 싶다.
안녕하세요~! 나무님,,!
글 넘 잘쓰시네요..^^!
나무님 글에 넘 공감이 됩니다..!
저는 퇴사 후에 후배에게 연락이 와서 요즘 다른 후배가 했던 이야기를 전해줬는데,
그렇게 일하던 선배님도.. (결국 이 길이 아니라고 생각해서) 그렇게 나가 버렸는데, 이게 (일이) 다 무슨 소용인지 모르겠다고 현타 온다고 했다고 하더라고요.. 저는 그 말을 듣고 너무 미안 했습니다..! 한때 그렇게 으샤으샤 하자고 해놓고 혼자 나가버린것 같아서요..! 좀 더 좋은 본보기가 못된 것 같아서 갑자기 맘이 아팠고, 또 그걸 계기로 오랜만에 후배들하고 밥 먹고 하는 시간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나무님의 그 말씀, (저도 한때 가지고 있던..) 특히 회사에서 먼저 걸어가는 여자 선배로서의 책임감, 그런 감정이 넘 공감되었습니다.!
솔직한 심정에서 나온 글이, 다른 사람 맘 깊숙히 박히는 것 같아요..!
주 1회 모임에서 이렇게 뵈니, 넘 반갑네요.^^
이번주 후기 감사드립니다.~~!
"옳은 것과 친절한 것 중에서 선택해야 한다면 친절을 선택해라"
잘 새길께요! 정말 필요한 말이네요..!
큰목소리님이 올리신 방송도 다 들어 보았습니다.
저도 신규 였을 때 존경하며 따라 하고픈 멘토 같은 분이 계셨는데, 이제는 제가 그 나이가 되었고 더 책임감을 가지게 되더라구요.
좋은 글 공유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책튜브인 '북적북적에서' <아주 희미한 빛으로도> 낭독을 했네요.
결국은 사람이죠. 선배든 후배든 가족이든 이야기 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 좋은 것 같아요.
나의 이야기 하고 싶다는 욕망이 생길수록,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이 되어야 겠단 생각도 하게 됩니다.
영화 <원더>에서는 "옳은 것과 친절한 것 중에서 선택해야 한다면 친절을 선택해라"라고 말하지요. 하지만 욕망과 친철사이에서 어느 것을 선택할지 늘 고민하게 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