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읽으신 분들은 토지 6권 후기를 쓰시는데
저는 이제야 2권 완독하고 후기를 올립니다.
다른분 진도와는 다르지만, 저는 그냥 제 일상을
보내며 제가 편하게 읽고 싶을때 읽고
후기를 쓰야겠다는 생각입니다.
늦은 후기지만 이해해 주시길 바랍니다.
토지가 긴 책이라서 처음에는 부담이 될수
있겠다 생각되었는데, 읽다 보니 조금씩
스며들게 되네요.^^
윤씨부인이 두아들 최치수와 환이를 대하는 태도가 엄마가 맞나 의심이 들 정도입니다.
'어느 편에도 기울 수 없는 양켠 먼 거리에 두 아들은 존재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둘의 존재가 윤씨 부인에게는 버거운 존재로 인식되었을것 같지만... 저로서는 이해할 수 없는
내용들 입니다. 배다른 자식이더라도 자식인데
말입니다. 체면과 체통을 중히 여기는 도도한
양반가여서 자신의 허물을 덮고 싶은 마음이 앞섰기 때문일거라는 생각도 듭니다.
윤씨부인이 두아들을 대했던 태도가 계속 마음 속에 머무르면서 일상에서도 문득문득 떠오릅니다.
윤씨부인의 죄책감에서 두아들 모두에게
어미로서의 정을 주지못했다는 생각도 듭니다.
모정이 없지는 않았을텐데...
모정이 그리웠을 두 아들을 생각하니 안타깝습니다.
며칠전 국립중앙박물관의 비엔나 분리파예술가들
작품 전시회에서 에곤쉴레가 떠오릅니다.
모정을 받지 못한 예술가의 작품이 너무나
적나라하게 표현된 작품들을 보며
같은 사물도 마음에 따라서 달리 보이고
표현되는구나 느꼈습니다.
그의 젊은 모습의 사진은 멋진데
그의 자화상 그림은 겉모습에 내면이 중첩되어
아프고 날카롭습니다.
치수도 구천도 그런 마음을 갖고 살지 않았을까
생각됩니다.
결국 치수는 구천을 죽이고 싶어서 사냥을 빌미삼아 지리산 구석구석을 찾아 나섭니다.
치수는 구천의 출생의 비밀은 모른채 말입니다.
자신의 아내와 눈맞아 도망간 사람이 원수
같았겠지요.
'18장.초록은 동색' 에서 같이 따라간 하인 수동이
구천이 잡히기 직전에 도망갈수 있게 도와줍니나.
수동의 구천에 대한 병적일 만큼의 연민과 숭배가
또다시 상전의 배신을 안하리라 장담 못하는 것을
치수도 알고 초록은 동색이라 느낍니다.
비슷한 처지의 사람을 보면 우리는 동병상련을
느끼듯이 말입니다.
귀녀와 평산의 음모.
그리고 그 음모에 가담한 칠성.
최치수의 아이를 가졌다 속이고
최참판댁 재산이라도 누려보려는
그들의 음모는 결국 무산되고
최치수만 평산에게 살해당합니다.
윤씨 부인은 아들이 아이를 가질수 없는
몸인것을 알아서 귀녀와 평산 칠성의
음모를 알고 관가에 신고 합니다.
이들이 붙잡히고 결국 살인죄로 평산은
죽음을 맞게 되는데...
평산의 아내 함안댁이 너무나 불쌍합니다.
평생 남편 잘못 만나 고생하고서
결국 살인자의 아내로 사느니 죽음을
택하고 자살하는 함안댁의 마음이 어떠했을까?
두 아들을 남겨두고 자살을 하네요.
함안댁과 임이네의 상반된 모습이
너무 대조되어 보였습니다.
칠성이 살인을 직접하지는 않았지만,
결국 한몫 챙겨보려 한 나쁜 마음에서
가담한거는 인정하고 잘못을 뉘우치는
모습을 보여야 했을텐데...
억울하다고만 하니 마을사람들도
동정의 마음조차 없어지고 말았지요.
2권 마지막 함안댁 무덤 장면은 눈물이 나고
슬프네요.
함안댁 아이들은 앞으로 어떻게 자랄까?
걱정되면서 3권의 이야기가 기대됩니다.
글여행님 글을 읽다보니 윤씨부인이 어느 아들에게도 애정어린 언행을 하지 않고 마음을 드러내지 않는것이 역으로 어느 누구에게 편향된 사랑을 표현하기 어렵기 때문이었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게 맞지 싶습니다.
자식 사랑이 없는 사람을 우리는 간혹 뉴스에서 보곤하죠. 윤씨부인이 그 지경의 사람이라고는 느껴지지 않습니다.
길상에게 글공부를 하는지 챙기는 부분에서 그가 그리 모진 사람은 아니라는 것을 알았거든요.
양반으로서 체통을 지키려는 강한 마음, 우리가 이해하기 어려운 마음이 깔려있기 때문일거라고 생각해봅니다.
언젠가 그마음을 이해할 날이 오지 않을까 기대도 해봅니다.
함안댁도 별당아씨도 아이들을 두고 죽거나 도망친 사례도 우리 기준에서 생각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을거란 생각이 듭니다. 나의 모성보다 나의 정신을 지배하는 감정이 강할때 우리는 도발적인 행동을 하게 되니까요.
하지만 역시 엄마 입장에서 보면 어느 하나도 이해하고 인정하기 어려운 부분이긴합니다.
그 자식들이 겪어야할 고통을 알면 그리 못할텐데 말이죠. 엄마도 인간이기에 그런가보다 하고 정리하게됩니다.
조금 늦게 시작하셨지만 이렇게 써주시는 후기가 다시 제게 이야기를 거슬러 올라가는 재미를 느끼게 해주네요.
감사하고 또 응원합니다. 연말 가족들과 즐거운 시간 보내시길 바래요. 메리 크리스마스입니다. 글여행님^^
글여행님~^^
후기 넘 잘 읽었습니다.
글여행님의 후기에서 순간 놀랬던 부분이 있었습니다.
저도 윤씨 부인이 이렇게 (제가 현재 느끼는) 자식을 낳은 기쁨 조차 누리지 못했다는 것이 참 안타까웠었는데요,
저는 그것이 죄책감 때문만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어느 한 쪽으로 기울어질 수도 없는 그 죄책감 때문에 중간에서 두 아들들 모두에게 거리감이 생겼다고 생각했습니다. 아마 글을 읽는대로 받아들였던 것 같아요.
치수가 어린 시절 어머니를 그리워 하다가 어머니! 하며 다가가는데 한발짝 물러서며 경계(?)하는 듯한 어머니에 놀라는 대목에서 특히 마음이 아팠습니다. 제 아들이 그런 감정을 느꼈다고 생각하면 너무 가슴이 아프거든요.
글여행님 후기에서 이 부분에 하나가 추가 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윤씨 부인은 그 자존심으로 인해 끝끝내 자신의 허물을 덮고 싶은 마음이 앞섰을 수 있다. 는 말씀에 무릎이 탁 쳐지네요..! 앞에 제가 생각했던 것 만으로는.. 그렇다 하더라도, 왜 그 미안한 만큼 아들들에게 더 잘해주지 못했을까,,! 하는 의문이 들곤 했는데, 그것이 해소되는 느낌이었습니다. 그 '자존심' 까지도 지켜야 하기 때문에 그렇게 되었다는 생각이 저도 드네요.
저 역시 아들을 키울 때, 제 치부를 굳이 감추려는데서 발생할 아이러니함을 아이에게 주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자주 합니다. 있는 그대로 저의 부족한 부분, 어려움도 이야기 하며 아이에게 현실적인 엄마를 보여주고 싶은 마음 입니다. 아들이 이것 저것 질문을 정말 많이 하는데, 엄마라고 모든걸 다 알지 못한다. 모르는건 이렇게 찾아봐야 안다는 이야기도 자주 하고요..^^..;; (하지만 원하는 답을 찾을 방법이 없는 것도 참 많아서 난감할 때도 많네요;;^^;;)
오늘 글 여행님의 후기에서 이부분이 큰 신선함으로 다가 왔습니다.!
함안댁 이야기는 가슴이 아팠고, 진실하고 충실했던 삶이 결국 배신을 주는 느낌이었습니다.
제가 6권에 가서야 제 후기에, 함안댁을 보며 저희 엄마를 많이 떠올렸다고 썼었는데요,
제 가슴속에 항상 생각하고 있는 것 중 하나가,
'무슨일이 있어도 엄마께는 인생의 배신을 느끼게 하고 싶지 않다.'는 것입니다.
엄마가 친 할머니를 돌아가실때까지 집에서 모시는 그 과정을 봤기 때문에라도.. 더 엄마의 인생 말로에 엄마 만큼은 제가 따듯하게 보살펴 드리고 싶다는 생각도 크고요,,! 제가 삶에 충실하려 했고 나름 열심히 살려고 했던 이유중에 하나는 그런 것이 었습니다. 마음만이 아니고 실제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그럴 수 있는 능력을 가져야 한다는 것을 항상 생각했던 것 같아요. 그게 전부였다고 할 순 없지만, 꽤나 큰 원동력을 준건 사실 입니다.
그래서 어린 나이에 엄마를 잃고 다시 찾아온 한복이가 너무나 걸리기도 하고.. 또 한복이를 보면 이상하게 또 저희 아버지가 생각나기도 하고 ㅜ 그냥 그렇습니다. 꼭 토지 뿐만 아니라 책을 읽으면서 깨닫게 된게 있는데요. 제게는 제 부모님처럼 부모에 대한 애틋함이 조금 아픔 비슷하게 남아 있지만, 남편은 반대로 부모님을 사랑하지만 그런 삶의 애환은 따로 없는 것입니다. 모두 부모의 성장배경, 삶, 또 거기에 이어서 자신의 성장 과정, 자신의 성장 과정에서 바라본 부모의 삶이 그 사람만의 고유 정서를 만들어 준다는 생각이 들었었네요. 어느쪽이나 확실한 장점이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댓글이 항상 이렇게 길어지네요..^^:
저는 회원님들과 편지를 나누는 기분입니다. ^^:
그리고, 책 읽는 속도는 정말 상관 없을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대하 소설을 이렇게 분량을 정해둔 것은 저한테 맞아서 계속 그렇게 하게 되는것이고요..^^..!
그래야 일상 생활에서 저만을 위한 시간을 만들지, 안그러면 그냥 훅 지나가기 쉬울 것 같은 상황이기도 하고요.
저는 독서 모임을 도서 선택부터 모두 다 자유롭게 하는 것이 좋은 것 같습니다.
그래야 개개인이 책을 읽는 기쁨이 최대가 될 것 같아서요. ㅎㅎ
그렇게 서로 다른 상황에서 서로의 후기를 보고 배우는게 또 크더라고요.. ㅎㅎ!!
다가오는 크리스마스 잘 보내시고요,,!
저희는 다음주에 뵈어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