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노트북 입니다.
이제 2024년도 딱 10일 남았네요.
꿈만 같습니다.
이렇게 한 해가 빨리 갈 거라곤 생각도 못했네요.
올해는 유독 정성적인 것들로만 한해를 돌이켜 볼 수밖에 없네요.
오랜 시간 그렇게 마무리를 한 적이 없기 때문에, 더없이 충만하다 생각했다가도 결국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회원님들께는 어떠한 한 해였는지도 참 궁금하네요. ^^!
그래도 다음 주 크리스마스 때는 친정 식구들을 초대해서 오랜만에 대식구 요리도 하고, 와인도 마시며 즐겨 보려고 합니다.
이번주만큼은 토요일 납기를 지켜보고자 노력을 했었는데요. 지난주에 조금 남긴 했지만 결국 완독을 마저 못하고 글을 쓰기도 했고요..^^..!
토요일 마지노선은 지켰으나, 저의 목표는 사실 금요일 밤~ 새벽이었습니다.
그걸 놓치자.. 다시 토요일이 시작되고, 남편이 이번주도 이틀 내내 부재여서 다시 아들과 하루를 보내니 목표보다 만 하루가 늦어진 느낌입니다.
다음 주는 크리스마스 2일이 있는 날임에도 불구하고, 제가 토요일 새벽 납기(저의 목표)를 맞출 수 있을지 궁금하네요..^^..! (참 잘 읽히는 책인데, 왜 이렇게 산만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럼 6권의 후기를 시작해 보겠습니다.
6권에서는 간도로 이주해 간 사람들의 삶과 하동에 머물던 사람들, 그리고 지리산 산속에 머물던 환이, 그리고 반갑고 또 애처로운 봉순이의 소식들이 쭉 열거됩니다. 개인적인 느낌에는 앞으로 다시 펼쳐질 간도에서 평사리의 이주를 위해 그간의 상황을 정리해서 아구를 맞추는 느낌이 듭니다.
(개인적으로) 큰 사건이라면.. 상현을 좋아하기도 했지만, 서희 마음속에도 역시 길상에 대한 마음도 항상 있었다는 것. 어느 시기까지는 그것이 자신의 어머니 별당 아씨가 구천이 삼촌과 떠난 것처럼, 다 버리고 길상과 함께 도망갈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 있습니다. 이것으로.. 중간중간 길상의 발목을 잡고 있던 신분 격차에 대한 혼자만의 고뇌가 해소될 것 같았습니다. 상현보다는 길상이를 응원하는 마음이 더 컸기 때문에, 서희의 울음에서 이렇게 둘의 사랑이 무사히 이루어질 것 같은 안도감이 들었었네요.
이 책에서는 내 나라 땅에서 남의 나라 통치를 받으며 사는 그 없던 시절의 이야기가 너무나 애틋하고 마음이 아팠습니다. 그것 자체만으로 정이 많이 가는 것 같습니다. 책을 읽으며 '인지상정'이란 단어가 이렇게 많이 떠오르는 적은 없었던 것 같아요. 서로가 서로의 눈을 보기만 해도 함께 눈물이 고이는, 서로가 너무 안 됐고 그런 불쌍한 상황이, 그 참담함이 어떨지.. 그것이 마냥 허구만이 아니었기 때문에 마음이 더 아팠습니다.
일제 강점기, 해방 후 건국, 다시 6.25 전후 시절을 겪은 윗세대에게는 지금 저희가 감희 가늠할 수 없는 삶의 애환과 동지애 그런 게 있었을 것 같습니다. 한동안은 왜 이렇게 아버지께서는 지금 시대에 맞지 않을 정도로 동기간의 우애, 의리, 희생, 양보 같은걸 중시하시고, 가진 게 적어도 함께 나누어 조금이라도 더 어려운 가족에게 보태는 것이 행복한 것이라 생각하셨는지 이 소설을 통해 한번 더 알 것 같았습니다. 물론 어느 정도 아버지의 삶을 들어왔기 때문에 머리로는 알았지만, 이 책을 통해서 더 많이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엄마는 항상 자신의 역할을 아버지의 그런 뜻을 따라 드리고, 그런 마음을 지키기 위해 함께 노력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셨던 것 같아요. 항상 아버지 같은 분이 없다고 칭찬하시면서도 그런 아버지께 저희가 잘해야 한다는 말씀을 아주 어린 시절부터 하셨기 때문에 저희는 모든 게 다 당연한 건 줄 알았는데, 제가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보니 그간 한 번도, 정말 단 한 번도 그런 말씀 안 하셨던 엄마의 삶과 인품, 그런 걸 알게 되었던 것입니다. 저는 그래서 엄마를 진심으로 존경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사실, 함안댁을 보며 저희 엄마를 많이 떠올렸습니다. 물론 아버지가 김평산 같은 사람은 아니셨어서 꼭 같은 상황은 아니었지만, 엄마에게서 느껴지는 그런 것이 함안댁에게서도 많이 있었네요.
아무튼, 이 책으로 한국인의 그 '한'에 대한 정서가 왜 생길 수밖에 없었는지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책 처음부터 지금까지 착한 마음이 한결같아 더 동정이 가는.. 월선 아지매, 그리고 봉순이의 눈물, 한조의 억울한 죽음과 그 가족들의 슬픈 이야기, 특히 석이가 아버지의 죽음을 떠올리는 장면들이 가슴 아팠습니다.
그런 와중에 한조의 아들 석이가 6권의 끝에 주로 등장해서 일수도 있겠지만, 앞으로도 기대되고 멋진 인물이란 생각이 듭니다. 역시 아버지 때부터 아부하지 않고, 더 어려운 일을 당한 이웃들을 윤보, 용이와 함께 돕기도 하며 바르게 살았던 집의 아들이라 그런지 석이에게서도 그런 기운이 느껴졌지만, 결정적으로 석이의 단단한 마음을 느낀 대목이 있었습니다.
"우리가 선을 볼라 했더니 정한조 아들이 우리 선을 보러 온 모양이라. 허허헛.. 그만하면 되었구먼."
그 순간 석이는 이 사람들 시키는 대로 하리라 작정했던 것이다. 석이는 민감하게 느꼈다. 두 사람이 다 평범치 않으며 그 말도 평범하게 지나쳐버릴 말이 아니라는 것을, 사람의 값어치를 안다고 생각한 것이다. 사람의 값어치를 안다면 옳은 곳으로 인도할 것이요 알아주는 사람을 위해선 복종하는 것이 또 당연한 일로 석이는 판단한 것이다.
저는 이 대목에서 석이의 인품과 자신감을 강하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자신을 첫 대면한 자리에서 사람의 값어치를 알아봤다고 생각했다는 점에서, 평소 차림이 허름하고 비록 고된 일을 하며 어렵게 살고 있지만 소신 있고 바른 삶을 살려했던 사람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모두가 자신을 알아봐 주면 좋아하겠지만, 이런 감정은 분명 드러내지 않은 자부심과 고귀한 내면을 가지고 사는 사람이 느낄 수 있는 거라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한 혜관과 윤도집이 자신을 인정해 주었다는 느낌이 석이에게 꽤나 강렬한 것이었다는 점에서도,
제가 항상 생각했던, 자존감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가 단순히 부모에게 받은 사랑 그 이상으로 살면서 타인에게서 받는 그 사랑과 인정이 정말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습니다.
아무튼 마지막에, 석이와 같은 인물이 등장해서 반갑고 다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다음 주는 정말로 크리스마스가 오네요..!
지금 제 옆 책상에서 나란히 앉아 있는 꼬마에게 또 어떤 크리스마스를 남겨줄지 기대하는 마음에 웃음이 나옵니다.
그러면서도 지난주 탄핵이 결정되어 어느 정도는 결정이 되었다고 생각했지만, 트럼프 취임일에 우리나라에 대해서는 논의 대상 자체가 미지수이기 때문에 관련한 정책에 대해 언급할 수 없는 상황이 참 아쉽고 씁쓸합니다. 사람마다 생각이 다르겠지만, 정치인이 아무리 낯짝이 두꺼워야 한다고 해도, 최소한의 '양심'은 있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고요, (항상 누군가(저)의 생각은 편파적일 수밖에 없기 때문에 제 의견에 반하는 분들도 당연히 많으실 수 있고, 인정합니다..) 부디.. 나라가 하루라도 빨리 안정을 되찾고 다시 정비되길 바랄 뿐입니다..!
모두모두 연말연시 준비 잘하시고요~~!
감사합니다.
노트북 드림.
크리스마스에 친정 식구들과 좋은 시간을 보내실 예정이시군요. 말씀만 들어도 따뜻합니다.
함께 와인을 마시신다니 말씀만 들어도 그 분위기를 짐작할수 있을거 같네요. ㅎ
노트북님 글을 보고 올 한해 나는 어떤 한해를 보냈나 잠시 그 시간들을 되돌아 보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작년 가을, 제가 몸이 안좋아서 작은 시술을 받았었고 그 후부터 몸 컨디션이 예전으로 회복되면서 올 한해는 그 어느때보다 건강에 대한 감사함으로 행복해하며 지냈었습니다. 책을 읽고 후기를 나누는 이런 일상도 건강이 허락되어야 즐거이 할수있는 거라는 단순한 사실이 아주 깊숙이 느껴졌던 한해였지요. 물론 지금도 그 상태가 유지되고 그래서 하루하루가 온통 즐겁지 않을 이유가 없습니다. 거기에 좋아하는 책을 읽고 있는 일상이라니... 너무 행복하지말입니다. ㅎ
그래서 여기 계신 모든 분들이 건강하고 좋은 컨디션으로 함께 이야기를 공유할수있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입니다.
내년에도 꼭 그래야 한다고 생각하구요.
노트북님의 글을 읽을때 가끔 내가 같이 읽은게 맞나? 싶을때가 있습니다. ㅋ 분명 다 읽었는데 제가 스킵하고 넘어갔나 싶은 생소한 이야기가 나와서 그렇습니다. 아마도 제가 그부분을 읽을때 별감정 없이 읽었거나 눈으로 읽으면서 다른생각을 한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입니다. 석이 이야기가 그렇고 또 서희가 간도에서 평사리로 옮겨간다는 이야기가 그렇습니다. 그래서 읽었던 책을 다시 읽어야하나 하는 주춤한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ㅋ
좀더 몰입해서 읽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됩니다. 이야기 자체가 큰 스토리를 몰고가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이야기가 덤벙덤벙 넘어가기도 하나봐요. 그래도 이렇게 다른 분들의 후기를 보면서 그부분을 잪어가는것이 다행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함안댁이 친정어머니를 닮았다는 얘기에 어떤 분이셨을지 짐작이 되면서 노트북님은 좋은 사랑을 받고 크셨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평소 후기에 쓰는 아들에 대한 사랑만 봐도 그 사랑이 대물림이 되고 있구나 알겠거든요.
오늘도 후기 잘 읽었습니다. 크리스마스 잘 보내시고 올한해 마무리 잘 하시길 바랍니다.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