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치악산 입니다.
토요일에 가족 모임이 있어 후기가 조금 늦었습니다.
제가 지난주에 읽은 책은 2025 현대문학상 수상 소설집으로 수상자 김지연의 좋아하는 마음 없이 외 수상작가의 자선작 우리가 바닷속을 지날 때 를 비롯하여 수상후보작 구병모/엄마의 완성 ,권여선/헛꽃, 송지현/유령이라 말할 수 있는 유일한, 이주혜/괄호 박은 안녕, 최진영/울루루-카타추타 까지 해서 총 일곱 작품이 실려 있습니다.
단편이라는 특성 때문에 사용된 소재나 제시하고 있는 주제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을 제공하지 못하지만, 이것들은 우리가 살고 있는 시공간의 모습을 알려 주는 소중한 편린이 된다. 그리고 이 시공간의 조각들이 모여 만들어내는 시대의 이미지는 지금 여기 한국인이 가진 삶의 정념을 그려내고 있다고 생각한다
-서희원 심사평중
제가 일년에 한권은 문학상 수상 소설집을 읽는 이유를 심사위원께서 멋진 말로 잘 표현 해 놓으셔서 옮겨 보았습니다. 더불어 잘 알지 못했지만 단편을 읽고 잘 모르던 작가를 알게 되어 그 작가의 다른 글들로 찾아 보며 새로운 작가를 만나게 되는 계기가 되기도 합니다.
몇년은 젊은 작가 수상 소설집을 읽다가 작년에 현대문학상 소설집을 읽고 제 취향에는 현대 문학상 소설집이 더 맞는 것 같아 올해도 읽게 되었습니다.
수상작인 '좋아하는 마음 없이'의 작가인 김지연 작가는 작년 젊은 작가상 수상 소설집에도 반려빚 이라는 작품으로 만났었던 작가 였습니다.
좋아하는 마음 없이 작품 내용은 전형적인 사람이 되고 싶었던 주인공 안지는 자신의 호불호 보다는 사람들의 평판을 신경쓰며 자신의 호불호를 쉽게 바꿀수 있는 사람으로 전 남편과 서로 좋아 죽는 것만 빼면 썩 괜찮은 연애를 했고 혼전 임신으로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아 일년동안 키웠습니다. 그러다 전 남편이 바람을 피웠고 그로 인해 이혼을 하고 좋아 죽을 것 같은 현재의 남편을 만나 살고 있는 여성 입니다.
그러던 어느날 전남편이 사망을 하고 왠일인지 사망 보험금의 수익자가 안지로 되어 있어 사망 보험금 문제로 전 남편의 내연녀 이자 현재 안지 아이의 새엄마인 여자를 만나게 됩니다.
그 여자는 남편이 죽었지만 안지의 아이를 계속 키우고 싶어하고 안지 역시 자신의 친아들을 키우고 싶은 생각이 없어 합니다.
그리고 전 남편의 사망 보험금의 대부분을 안지의 친아들 양육비로 주기로 합니다.
두 여자는 이야기를 마치고 그 여자가 먼저 자리를 뜬후 안지는 그 여자가 지갑을 두고 간것을 알게 되고 지갑속에서 안지의 전 남편, 그여자 그리고 안지의 아들이 함께 찍은 가족사진을 보게 되고 그것을 꺼내어 자신이 간직합니다.
그리고 좋아하는 마음없이 전 남편의 가족 사진을 간직하고 있는 안지의 이야기는 안지 지인들과 함께 하고 있는 가장 해괴한 에피소드 대회에서 명예의 전당에 오르게 됩니다.
소설의 줄거리는 대충 이렇습니다.
주인공 안지는 남편이 바람을 피우고 이혼을 원했을때도 그렇게 화를 내지 않았고 도리어 자신이 불청객인가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자신의 친 아들을 그렇게 좋아하지도 않았습니다.
저에게는 이해하기 힘든 부분 이었습니다.
남편은 그렇다 쳐도 내가 열달을 배속에서 품고 있다가 죽을 고비를 넘겨가며 낳고 일년이라는 시간을 키운 아이에게 정이 없다는 것이 선뜻 이해 되지 않았습니다.
문득 첫 아이를 출산 했을때가 생각 났습니다.
저는 첫 아이를 종합병원에서 낳았는데 출산 후에 아이를 바로 못 보고 뒷 마무리를 다 하고 병실에 돌아가서 몸을 추스린후에 아이를 만났었습니다.
둘째는 개인병원에서 낳았는데 세상에서 나오자 모자 얼굴을 보여주었 것과는 달랐습니다.
어쨌든 병실 침대에 누워 있는데 잠시 후에 깨끗하게 씻겨서 포대기에 쌓여있는 갓 태어난 아이가 제 아이라고 하며 간호사가 데리고 왔습니다.
그때 처음 든 생각이 이 아이가 정말 내 아이가 맞을까 였습니다. 병원의 실수로 혹시 바뀐다고 해도 내가 알수 있는 방법이 없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핏줄의 당긴다는 느낌은 받지 못했던것 같습니다. 물론 아주 잠깐 든 생각이었고 저와 남편을 닮은 외모에서 내 아임을 부정 할수가 없었습니다.
소설속의 안지의 감정과 제가 느꼈던 감정은 아마 다른 것이겠이겠죠
안지는 이른 결혼을 했는데 실패로 끝났다. 아니, 그걸 실패라고 할 수 있을까? 이혼을 한 것 사실이지만 안지는 자신의 인생에서 그 일을 실패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다고 생각 했다. 그뒤로 더 행복해졌다고 할 수는 없을지언정 조금 더 자기 자신에게 가까운 삶을 살게 되었기 때문이다.
소설의 첫 도입부입니다. 제가 선뜻 이해하지 못하는 감정이지만 안지를 응원 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가 이 첫 시작 때문이었습니다. 좋아하지 하는 마음 없이 가족과 사는 것은 어떤 모습일까요?
꼭 엄마는 자신의 아이를 좋아해야 하는 걸까요?
자신의 아이를 좋아하지 않는 마음은 비난 받아야 하는 걸까요?
사실은 지금도 좀 혼란 스러운 마음입니다. 기존에 제가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에 부정을 당했지만 불쾌하지만은 않은 이해가 되는 것 같은 마음은 무엇일까요?
책을 읽고 제 생각을 정리하고 어느 정도의 결론을 내리고 후기를 썼어야 하겠지만 이번에는 쉽게 결론을 내릴수가 없었던 것을 이해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수상 후보작 중에 권여선의 헛꽃이라는 작품 하나만 더 소개 할까 합니다.
주인공 혜영은 30여년의 교직생활을 명예퇴직하고 이혼녀로 홀로 살고 있는 중년의 여성입니다.
혜영이에게는 여동생 혜진이 있고 홀로 살고 있는 엄마 신숙이 있습니다.
혜영은 신숙이 아플때 마다 과도하다 싶을 정도로 간호를 합니다. 신숙을 간호할 때 마다 방광염, 우울증, 불면증을 달고 나오는 혜영을 두고 혜진은 주두성자 같다고 하며 너무 자학적인 효도를 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혜영은 그런 혜진을 이해 할수 없습니다.
혜진은 어릴적에는 외할머니 유재에게 행맹이 빠진 년이라는 말을 듣고 자랐고 결혼을 하고 나서는 남편에게 헛꽃이라는 이유로 일주일만에 이혼을 하자는 말을 들었습니다.
신숙을 간호하면서 읽었던 소설 톨스토이의 전쟁과 평화 에필로그에서 헛꽃이라는 단어를 만나게 됩니다. 소설속의 소냐는 고아로 로스토프 백작 집에 얹혀 살면서 그 집 딸인 나타샤와 같이 자라고 그 집 아들인 니콜라이와 결혼을 약속합니다. 하지만 서른살이 된 소냐는 여전히 그집에서 살고 있으면서 니콜라이와 결혼을 하지 못하고 그집에서 묵묵히 도맡아 하고 있었고 그런 소냐를 나타샤는 헛꽃이라고 부릅니다.
그러면서 혜진은 자신이 어렸을때 들었던 행맹과 헛꽃, 그리고 주두성자에 관한 뜻을 찾아 보게 됩니다.
행맹은 반쪽이라는 뜻으로 행맹이 없다는 말은 반푼이라는 말이고 헛꽃은 열매를 맺지 못하는 꽃을 말한 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주두성자는 높은 기둥 위에 올라가서 수행하는 성자를 이르는 말로 점점 도를 넘어 강박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을 말합니다.
그러던 어느날 혜진은 엄마인 신숙이 길에서 넘어져 일어나지 못하고 당장 보호자가 필요하다는 전화를 받게 되고 서둘러 짐을 챙기다가 예전에 길에서 넘어졌던 자신의 모습이 신숙의 모습과 겹치면서 멈칫하게 되고 자신이 어릴때 들었던 "하이고! 이 헹맹이 빠진 년아!' 소리내어 말하게 됩니다.
그러면서 나쁜 말을 쉴새 없이 쏟아 내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되고 나쁜 말들의 사슬로 부터 풀려나 자유러워 질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을 느낍니다.
그순간 혜영이에게 전화가 오고 엄마의 소식을 전하면서 자신을 헛꽃으로 대하지 않은 유일한 사람, 자신이 헛꽃이 될까봐 걱정해준 유일한 사람이 있다는 것을 때닫고 울음을 터뜨립니다.
작가는 질문합니다.
한 사람을 놓고 , 그녀는 없는 사람이라고, 그녀의 소망과 욕망을 무시해도 된다고, 그녀의 헌신과 희생에 감사하지 않아도 된다고, 그녀는 헛꽃일 뿐이라고, 그녀의 내부는 헛꽃 속처럼 텅 비어 있다고, 감히 인간이 인간에게 그런 참혹한 판단을 내려도 되는가
라고...
이 책에 실린 인물 들 중에 가장 안타까운 인물이 혜영이였고 감정 이입이 많이 되는 인물도 혜영이었습니다.
벌을 받고도 마음이 편안해 했던 혜진에게서 저의 모습을 보았습니다. 어릴적 사랑을 받은 기억이 거의 없고 사랑을 받지 못하는게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지냈던 저의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일찍 친아버지가 돌아가시고 홀 어머니 밑에서 남동생과 자라면서 어머니는 저에게 희생(딸이라서 대학을 보내줄수 없다 취직해서 돈을 벌어라)을 강요하기도 했고 한 풀이(술 취한 모습으로 신세한탄, 딱히 기준이 없던 체벌을 가장한 신체적 폭력)의 대상이 되기도 했었습니다. 물론 엄마의 정서적 학대가 아주 심하지는 않았지만 자존감은 낮았고 그래서 엄마에게 동생에 비해 하찮은 취급을 당해도 그렇게 분노하지 않았습니다. 다행이도 저는 저를 헛꽃이라고 부르지 않고 아껴주고 생각해 주는 좋은 사람을 만나 낮은 자존감도 많이 회복하고 나 스스를 많이 아끼게 되었습니다.
제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장기 요양 등급을 받은 어르신들에게 요양 보호사를 보내드리는 일을 하고 있는데 타인 요양 뿐 아니라 가족 요양을 하는 분들도 많이 있습니다. 딸이 친 부모님에게 며느리가 시어머니를 모시면서 요양 서비스를 제공 하는 경우를 말합니다. 같이 살고 있으면서 자녀들이 서비스를 제공 하는 경우도 있고 매일 방문하여 서비스를 제공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가족 요양 서비스를 시작하기 전에는 자녀들이 돌아가면서 부모님을 찾아 뵙고 보살펴 드리다가 가족 요양을 시작하게 되면 점차 부모님 보살피는데 소홀해 지고 가족 요양 서비스를 제공 하는 자녀가 부모님을 전적으로 보살피면서 수발의 부담이 늘어나는 경우가 많아져 고충을 호소하는 분들이 종종 있습니다.
소설 속에서는 동생이 언니의 과도한 효도를 말리고 있지만 현실 속에서는 각자의 여러 이유로 누군가(형제 자매, 아내 등 대부분이 여성들이라는 사실은 가슴 아픈 현실 입니다)의 희생을 모른척 하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됩니다. 물론 예외의 경우도 있습니다.
여하튼 혜진이 자신을 아끼는 사람이 되었으면 하고 계속 바랬습니다. 효도를 하되 과도한 희생을 하지 말고 자신의 몸도 보살피면서 살아 갔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그 누군가의 희생을 고마워 하는 사람들이 많아 졌으면 좋겠습니다.
이외에도 완경을 맞은 엄마와 딸의 이야기, 일년전 죽은 사람에 대한 남겨진 이들의 기억에 관한 이야기, 번역을 하며 소진된 자신의 내면을 채우기 위해 일본으로 여행을 떠난 여성의 이야기, 어린아이를 구하고 죽은 남자의 아내와 아들의 이야기 등
모두 기존의 소설에서는 쉽게 보기 힘들었던 전개 방식, 인물표현이 기억에 오래 갈 것 같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제가 소설을 읽기 힘들어 하는 이유가 소설 특성상 독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소설을 이해할수 밖에 없는데 저는 그걸 힘들어 사람이었습니다. 이해 수준이 낮아서 일수도 있고 어릴적 자라온 환경 으로 인해 사회적 공감 능력이 결여된 탓도 있고
여튼 소설 보다는 결론이 명확하게 나와있는 비문학을 즐겨 읽었던 이유를 다시 한번 깨달았습니다.
익명을 방패 삼아 평소에는 잘 하지 않던 감추고 싶던 저의 모습을 털어 놓았는데 부디 읽는 분들이 불편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남은 저녁 시간 잘 보내시고
2월의 마지막주 잘 마무리 하시기를 바랍니다.
딸기산 님 안녕하세요
네 저에게도 굴레가 있었고 잊은게 아니라
이렇게 무언가를 통해 불쑥불쑥 나타나더라구요
어린 시절의 힘들었던 시간들이
어떤 면에서는 나를 초라하게 만들기도 했지만
대신 독립적인 인간이 될수 있기도 했어요
어린시절부터 기댈곳이 없었던 터라 ㅎㅎ
그래서 어린시절 트라우마를 다 극복하지는 못했지만 이정도면 잘 자랐다 충분히 잘 살고 있다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의 책 이야기에 그리고 저의 인생 이야기에
귀기울려 주시고 공강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2월의 마지막 한주 잘 보내시길 바랍니다
치악산님^^ 후기 잘 읽었습니다.
다들 바쁘신 주말에도 이렇게 장문의 후기를 올릴 수 있다니 정말 대단하신 것 같아요!
저는 바쁘게 따라오고는 있지만 후기며 댓글을 볼 때마다 매번 감탄사를 내뱉곤 있답니다.
매주 무슨 책을 읽을까 고민을 많이 하지만 문학상 수상 소설집이라니... 정말 꿈에도 생각 못했습니다.
오늘 치악산님의 후기를 읽고 저도 한번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좋아하는 마음 없이 작품은 새 엄마와 안지가 친 아들을 사이에 두고 갈등이 생길 것이라 예상을 하고 읽었는데 반전이었습니다. 사람마다 모성애의 정도가 다르다고 생각하고 있던 터라 안지의 친 아들에 대한 마음을 탓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안지가 솔직한 선택을 했기에 그 아들도 행복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지막에 사진을 간직하는 그 마음은 무엇이었을까? 궁금하기도 하고, 아들을 향한 애틋함이 전혀 없지는 않았나 보다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치악산님이 품으신 그 의문을 읽고 있으니, 저의 경험이 떠올랐습니다.
어디선가 아이를 처음 낳으면 막 품에 안고 감격에 눈물을 흘리는 장면을 본 기억이 있지만, 저는 아이를 처음 안으면서 ‘이게 웬 외계인이야’라는 생각이 1등으로 들었습니다. 양수 때문에 그랬던 것이라 지만 생각했던 것 보다는 감동적이지 않더라구요. 그 후에도 모성애라는 걸 느끼기까지는 시간이 꽤 걸렸던 것 같아요. 부모가 아이를 사랑하는 마음은 각자가 정도의 차이를 갖고 있을 뿐 그 결은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사람들의 질타는 행동에 대한 책임감을 향하고 있는 게 아닐까? 하고 생각해 보았습니다.
헛꽃 작품을 읽으면서 부모님에게 효도하는 것은 도리이지만 자식도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뜸금 없이 노후 준비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되네요...
제가 첫째라 그런지, 혜영이 맏이라는 책임감에 부모를 더 살뜰히 챙긴 것은 아닐까...
어린 혜진을 사랑으로 보듬었다면 어땠을까... 라는 생각을 해보았어요.
아이들을 대할 때 하나의 인격체로 대하라는 말이 있듯이, 존중의 중요성을 깨닫게 됩니다.
이 모임은 익명이고 함께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속마음을 허심탄회하게 고백하면서 서로를 조금씩 알아가는 것 같은 기분이 들면서 사람 치악산님과 정신적으로(?) 조금 더 친해진 마음입니다.
저도 마음을 활짝 열고 모임에 임해 보겠습니다 ^^
치악산님~
감추고 싶다던 어린시절까지 털어 놓아주시니...
이곳에서는 깊은 속내까지 다 보여줄수 있는
공간이 된것 같아서 고맙다는 생각이 듭니다.
한편으로는 용기도 필요했겠다는 생각도 들고요.
읽는 사람이 불편할거라는 걱정은 전혀 안하셔도
됩니다.
저도 이곳에서 누구에게도 선뜻 말하지 않는
내면의 이야기를 할때도 있는데,
이것이 '글의 힘'인것 같습니다.
누구나 살면서 아픔은 있을 것이고
그 아픔을 감추고 숨기기 보다는 털어놓고
아픔을 객관적으로 스스로 들여다 볼수 있을때
아픔이 치유될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상처받은 내면아이 치유'라는 책을
밀라논나님의 유튜브를 보고 그분의 추천으로
읽어본 적이 있었습니다.
책 내용은 누군가에게는 어린시절에 겪었던
상처들이 있는데, 이 상처를 덮어둔다고
그리고 시간이 흐른다고 치유가 되는것이 아니라
그것을 꺼내서 상처받은 내면아이를 어른이 된
내가 스스로 보덤고 치유해 줄 수 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저는 그 책을 읽으며 저를 많이 돌아보았고,
스스로 토닥토닥하며 지금껏 잘 살아왔다고
칭찬해 주며, 내가 잘못 된것이 아니라는 확신을
얻고, 자존감도 좀더 높일수 있었던것 같습니다.
한 사람의 인생에서 어린시절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오은영박사님의 여러 프로그램들을 통해
많이 느꼈고, 어린시절에 어떤 일들이 어른이 된
지금에도 많은 영향을 주고 있는데, 이것이
정상적으로 치유되어야 스스로 그 굴레에서
벗어날수 있다는것도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누구나 같은 생각을 할 수 없는 것은
그들의 성장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자신의
기준에서 세상을 바라보고 이해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치악산님이 올려주신 현대문학상 수상집도
작가들이 겪었던 한자락의 경험들이
그들의 사고를 이끌어서 다양한 모습의
소설로 등장했구나 여겨집니다.
가끔은 이해할 수 없는면들이 있는것이
어쩌면 당연하다는 생각도 들고요.
치악산님이 좋은 남편을 통해 스스로를 더 아끼는
사람으로 변화되시고 자존감도 좀더 가지게 되셔서
다행이라 생각됩니다.
지금은 요양보호사로 여러 유형의 가정들을
돌보는 직업을 갖고 그들을 누구보다 잘 이해할수
있는 사람이 되신것 같습니다.
사람은 자신의 경험치로 상대를 이해할 수 밖에
없는데, 그렇게 보면 치악산님은 더 많은 어려운
사람들을 이해 하실수 있는 사람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치악산님의 글을 통해 그런 분인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올려주신 두편의 단편소설 후기도
줄거리까지 잘 말씀 해 주셔서 잘 읽었습니다.
이런 소설을 통해 나를 돌아보고
스스로 치유와 성장을 할 수 있는 시간이
되는것 같습니다.
오늘도 울림있는 후기로 여러 생각들을 하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치악산님! 안녕하세요~!
토요일날 가족모임으로 바쁘셨을텐데, 이렇게 후기를 나눠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부끄럽지만, 한번도 한국문학상 수상 소설집을 읽은적이 없네요,,!
이전에 다니던 회사에서 퇴사후에 자신도 책과 글을 좋아하신다며 연락을 주신 분이 계셨는데요.
회사에서 익명의 독서모임을 했었는데, 그때 그 단톡에 계신 분이셨었습니다.
놀랍게도 그 분께서는 혼자서 소설을 내기 위해 거의 10권 분량의 소설을 쓰고 계셨고, 매번 이렇게 문단 수상집들을 읽으시더라고요. 진정으로 작가의 꿈을 간절히 키우고 계시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고, 제게는 매우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치악산님께서 문학상 소설집을 읽으시는 이유와 취향을 말씀 해주실 때, 얼마나 책을 좋아하시는 분이신지 느낄 수 있었습니다. 여기 오시기 전에도 치악산님께서는 책과 글을 오랫동안 사랑하셨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
먼저 [좋아하는 마음 없이]의 후기를 읽으면서는, 저는 안지 보다는 전남편의 현재 아내이자 안지의 아들을 키우는 여성에게 마음이 갔습니다. 비록 자신이 낳은건 아니지만, 그 아들을 자신의 아들로 생각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거든요. 남편이 죽은 이후에도 셋이 찍은 가족 사진을 지갑에 넣어다니는 마음이 무언지 알 것 같아서요,,!
어느날인가 남편과 함께 유튜브 방송을 보게 되었습니다. 아이가 태어나자마자 병원에서 바뀐채 오랫동안 살다가 초등학교 몇 학년 시절에 아이가 바뀌었다는것을 안 두 가정의 이야기 였습니다. 부자집에서 희귀병을 가진 바뀐 딸을 너무 애지중지 키우는데, 다른쪽에서는 아내분도 병으로 죽고 바뀐 딸과 그 위의 큰 딸을 키우는 남자분이 있는 가정이었습니다.
희귀병이 있어서 많은 케어와 경제적 지원이 필요한 아이가 잘 사는 집으로가게 된 것이 저는 차라리 다행인 것인가. 하는 생각도 들면서, 아이를 키우며 그 부모가 얼마나 노심초사하며 아이를 돌봤는지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아마 그 과정에서 아이에게 더 많은 애착이 생겼을 것 같고요,,! 그 부모의 마음이 어떤 것인지 알 것 같았습니다.
자신의 생물학적 친딸의 존재를 알았지만, 지금의 딸을 절대 포기할 수 없다는 입장이었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친딸도 보내주시면 잘 키우고, 유학도 보내주겠다 하는 집이었고요.
또 다른 아빠는 바뀐 딸을 보내더라도, 죽은 아내와 너무나 닮은 둘째 딸을 키우길 원하는 것으로 보였습니다.
저는 그 몸이 아픈 아이를 키우며 그 아이에게 강력한 애착을 가지는 부모의 마음을 이해할 것 같았습니다.
그집 아빠와 외모가 똑같았고, 엄마를 닮아 그림을 잘그리는 바뀐딸이 다른 집에 있지만, 그 아이에게 애착 보다는 현재 키운 아이에게 갖는 애착이 훨씬 큰 것처럼 보였습니다. 생물학적으로 누가 봐도 내 딸이다! 이런 느낌이 들만 한데도 그럴 수 있구나 하는게 또 신기하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남편에게 물었는데, 남편도 만약 저희 아들이 설령 바뀐 아들이라 할지라도 절대 보낼 수 없다는 것입니다. 당시가 아들을 키운지.. 겨우 100일이 지났던 시점인데도 불구하고요,,! 저 역시 그랬고요. ㅜ (물론 저희 둘을 꼭 닮아서 아들은 저희 아들이 확실합니다.) 그런데 남편이 슬픈 눈으로, 그럼 우리 진짜 케아(아들 태명)는 다른 집에 있는건데.. 그렇게 생각하니 또 슬프다는 것입니다. 그 방송의 어떤 장면에서 남편이 너무 슬프다고 눈물을 흘리는데, 평소 남편의 모습과 너무 달라서 그것도 신기했던 기억이네요.
그 방송을 보고 상황을 가정해보면서, 키운 정이 그렇게 크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래서 오히려 이전에는 이해를 못했던, 드라마나 다른 상황에서 낳지 않은 자식이지만 친 자식과 같다는 말을 저는 200%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낳지만 않았을 뿐이지, 내 자식이다. 정을 붙이고 키운 부모의 사랑은 절대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남편도 키워보니.. 새 엄마, 새 아빠 중에는 실제로 좋은 사람이 훨씬 많을 것 같다고도 이야기 하고요. 저도 정말 공감이 되었습니다.
치악산님 말씀처럼 그럼에도 불구하고 친 자식이지만 그렇게 까지 사랑하거나 좋아하지 못하는 안자를 이해하기 힘들기도 하지만, 마땅히 사랑해야 할 존재들(부모,형제, 자식)에 그런 감정을 갖지 못하는 사람들의 입장과 비애도 생각해 보아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다고 그 사람들이 사람 자체가 나쁜건 아닐 수 있다는 생각도 해보고요.
알베르꺄뮈의 [이방인]을 읽을 때, 특히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전혀 문제가 없지만 감정 자체가 그런 사람들도 있고요. 누구라도.. 절대 다수가 그렇다 하여 그 사람이 가진 어떤 특수성(환경이나, 성격 등 모두..)을 제외하고 무조건 그래야한다는 잣대를 들이대는 것이 과연 맞을까?! 그런 생각을 했던 것 같습니다.
치악산님의 [헛꽃]의 후기에서 제가 놀랐던 점은, 책 이야기와 별개로.. 정말 이전에는 후기를 쓰시지 않으셨던게 맞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는 것입니다. 제가 후기를 쓰기 시작하지 아주아주 오래 지나서 나타났던, 자신의 이야기를 고백하는 글을 바로 쓰셨다는 것에 놀랐습니다.
저도 책을 읽고 후기를 쓰면서 저의 삶과 관련된 사람들과 환경 전체에 대해 다시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특히 매우 힘든 시절, 힘든 결정을 하며 무엇이 맞는 지 몰라 애쓰던 시절의 저를 돌이켜 보면, 이제는 그래도 애썼다. 잘했다. 응원하고 토다토닥해주고픈 마음이 생기기도 했습니다. 그 시절의 저를 보는 또 다른 제 3자로서의 감정이 생기면서, 언제부턴가 모든게 더 객관적으로 바라봐지게 되는 현상이 생겼습니다. (물론 그것이 정말 객관적인 것인지 저는 알 수 없겠지만요.) 지금은 비공개로 가렸지만, 결혼 과 출산후의 힘들었던 감정을 털어놓는 후기도 있었습니다. 그것이 제게는.. 심리치료 같은 효과를 주었거든요. 누구를 붙잡고 털어놓으며 실컷 운 것 같은? 그런 감정이 느껴졌습니다.
각자가 가진 아픈 기억들이 있겠지만, 그것을 이렇게 스스로 털어놓고 치유하는 과정이 필요한데 제게는 그것이 글로써 고백하는 것이 되었네요. 그래서 저는 이 공간을 이렇게 서로가 참 가까우면서도, 편하게 말할 수 있는, 비대면, 익명 모임을 유지하는 것이 좋네요,,!
아마도 치악산님께서는 좋은 남편분을 만나, 마음이 다시 채워지면서 편하게 옛 일처럼 회상하신게 아닐까 싶습니다.
[헛꽃]이라는 소설은 꼭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네요. 책을 읽으며 그 감정을 더 이해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고요.
그러면서도 육아든 효도든 자학적인건 되지 말아야 겠다는 현실적 생각도 들었습니다.
지금은 글여행님, 딸기님과 함께 [토지]를 읽고 있지만요, 이렇게 지정도서를 하지 않을때는, 다른 회원님들의 책 소개글이 또 설레고 재밌는 것 중 하나였습니다. 전혀 모르는 책, 전혀 생각지 못한 장르에 대해서 소개받는 일이 왠지 신나고 설레더라고요..! 오랜만에 새로운 회원님들이 오시면서 다시 그런 재미를 느끼는 것도 행복이네요.
새로운 한주가 시작되었어요!
이번주도 잘 보내시고요~~
또 주말에 뵙겠습니다. ^^
넘 감사합니다.!
노트북 드림.
우선 치악산님의 사적인 얘기를 해주셔서 감사한 마음입니다. 어려울수 있는 얘기지만 이 공간을 편하게 생각하시는 것같아서 다행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저도 한동안 단편 문학집을 읽은 적이 있어요. 장편을 본 후에 짧은 호흡으로 읽고 싶은 욕구가 생겨 보기 시작했는데 생각보다 그 이야기들을 받아들이고 이해하는 일이 어려웠습니다. 한편한편 내 경험치를 벗어난 소설이 많아서 이걸 어떻게 소화해야하나 혼란스러웠던 기억이 있습니다.
말씀해주신 두가지 이야기도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한 이야기라는 생각이 드네요.
간혹 내 배 앓아 낳은 자식임에도 모성애가 없는 엄마를 봅니다. 꼭 뉴스가 아니더라도 그렇습니다.
그래서 내 마음으로는 이해가 되지 않지만 머리로는 그럴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살수록 참 여러 유형의 사람들이 존재 한다는...아니 어느 누구도 같은 사람이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뭐든 일어날 수 있는 세상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그것들을 너무 마음에 두려고 하지는 않습니다. 결국 전 이해할 수 없게 될테니까요. 그저 그런가부다 하는생각으로 마무리합니다.
그래서 안지의 친엄마의 행동에 작가가 하고 싶은 얘기는 뭘까에 더 집중하게 됩니다.
그저 애정없는 자식 가진 엄마의 단순한 프레임이 아닌 안지의 내면을 그리려 했다는 그런거요. 소설을 직접 읽은것이 아니라 그게 무언지는 확신할수 없지만 그렇게 소설을 이해하려고 하는 편입니다. 이게 맞는건지는 모르겠지만요 ㅋ
혜영과 혜진 이야기가 저도 더 와닿습니다. 어릴적 몰랐던 내안의 굴레를 어느 순간 깨닫고 깨뜨릴수 있게 된다면 아마도 새로운 삶을 얻은듯 후련한 마음이 들겠구나 하는 생각을 할수 있었습니다. 자신의 얘기를 솔직하게 해주신 치악산님도 좋으신 남편분을 만나면서 과거의 기억을 치유하는 순간을 맞으셨겠구나.. 그래서 지금은 행복하시겠구나..하는 생각이 드니 저도 편안한 마음입니다.
전 그런 경험은 아니지만 나만 아는 나만의 굴레가 있었죠. 뭐라 표현하기는 어렵지만 결혼하고 아이들 낳고 살면서 어느 순간 스스로 그 굴레에서 벗어나 있는 나를 보게 되었습니다. 사람마다 그런 굴레가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소설 하나로 이런 얘기를 주고 받을수 있다는 사실이 놀라우면서 행복합니다.
솔직한 얘기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행복한 한주 되시길 바랍니다.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