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노트북 입니다.
이번 주는 15권을 중간 조금 넘게 읽었습니다.
15권을 읽고서는 딸기님의 15권 후기를 다시 보았습니다. 그런데 15권을 보니.. 제가 14권에서 읽었던 내용들이 있었습니다. 이전에도 진도가 벌어지면서 비슷한 느낌을 느낀 적이 있었는데요~. 느낌에, 딸기님께서 읽으시는 버전에서 20권의 편성이 왠지 제가 읽는 버전과는 조금 다르게 묶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그렇다고 16,17권에 대한 후기는 제가 접하지 못한 이야기가 또 맞고요..^^..! 아무튼 그러합니다.~)
15권은 매우 흥미진진하게 읽었습니다.
시작부터 강도사건이 나오니까요,,! 아마도 정황상 길상과 연학 송관수와 손태산 등이 공모한 일인 것 같습니다.
친일파 사업가이자 부자로 소문난 김두만과 이순철의 부친 이도영집을 습격하고, 상해임시정부의 독립운동자금 명목으로 돈을 빼앗는 사건입니다. 그들이 이 일을 꾸밀 때, 응징, 실리, 인심 이 세 가지를 거둘 수 있다 했는데, 저 역시 그래서 은지 특히 김두만네에 대해서는 통쾌한 마음이었습니다. 여기서 이도영이란 인물에 대해서 다시 알게 되었는데, 소문난 친일 사업가였던 것과는 달리, 속일 수 있었던 까막눈 손태산에게 보란 듯이 돈을 모두 꺼내어 보내줍니다. (속일 수 있었던 상황 같은데요,,) 그리고도 이도영 처의 신고로 출동한 일본 경찰들에게는 전혀 다른 인상착의를 말해, (자신의 돈을 가지고 달아난) 그들이 잡히지 않길 바라는 마음 같았습니다. 그는 아마도 사업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서희처럼) 친일인 것처럼 행보했던 것 같습니다. 독립자금으로 자신의 돈을 주는 것을 아까워하지 않고, 오히려 그들이 잡히지 않길 바라는 것 같았으니까요. 참, 사람마음은 이런 데서 동하는 것 같습니다.
김두만네 아버지 김이평 노인이 세상을 등지게 되었습니다. 용이가 죽을 때도 그랬고, 이평 노인이 떠났을 때도 아쉽고 서운한 마음이네요. 아마도 영팔이 아재(노인)가 죽는다 해도 또 그럴 것 같습니다. 소설을 긴 시간 읽다 보니, 여기 주민들이 꼭 어린 시절 제가 살던 동네의 실제 주인들처럼 정이 많이 든 것 같습니다.
15장에서 가장 충격적이었던 것은, 인실이 오가타의 아들을 가졌다는 것이었고, 또 하나는 조용하의 병과 자살이었습니다. 그리고 이미 14권에서도 느꼈지만 조용하가 죽음을 앞두고도 애타게 찾았던 인실인 만큼, 조용하가 살아생전 진심으로 사랑하게 되었던 여자는 유인실 한 명이었던 것 같다는 것입니다. 마지막에는 유인실만 찾고 임명희는 찾으려 하지 않았다는 것, 그리고 소설에서 묘사되었든이 찬하가 연적이 되지 않았더라면, 조용하가 그렇게 임명희에 대한 결혼을 서두르거나 오래도록 버리지 않을 만큼 매력을 느끼지 못했을 거라 말했던 점을 포함하여 생각한 것입니다.
임명희를 찾아 나섰던 조찬하의 여행길에 동행했던 오가타와 인실이 둘이 남았을 때 벌어진 일 같았습니다.
인실은 조찬하에게 당시의 감정을 털어놓습니다.
자신을 다 버리고, 자신을 다, 송두리째 주지 않으면 다시 태어나지 못할 것 같았다고요. 언제까지나 그 사람 생각할 것 같았다고요. 그 사람도 그럴 거라 생각했고, 이런 결과는 생각지 못했다고 했는데 무슨 뜻인지 알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끝으로 둘의 사이는 모두 끝났다고 했는데, 유인실은 자신은 오가타에게 생명보다 중한 것을 주었다고 합니다. 생명보다 중한 것, 단순히 여자의 순결을 넘어, 조국에 헌신할 것을 맹세한 여자가 그 조국에 반역행위를 하면서 모두 주었다는 뜻이 더 깊을 거라 찬하는 생각 합니다.
그토록 서로 사랑하는 두 남녀가 하룻밤을 보내고, 생긴 그 아이를 인실은 낳기만 하고 찬하에게 맡기고 만주로 가려고 합니다. 아이는 조선이 아닌 일본에 있어야 하며, 오가타 지로의 자식도 유인실의 자식도 아닌 이 시대가 낳은 생명일 뿐이라 하는데, 저는 어떻게 인실이 그럴 수 있는지 이해하기가 힘듭니다. 그를 이해하고 싶지 않다는 뜻이 아니고, 도저히 저로서는 상상하기 힘든 단단함인 것입니다. 조용하는 유인실을 지금껏 보지 못한 너무나 강하고 단단한, 보석 같은 여자, 다이아 같은 여자라고 했습니다. 단 한 번의 만남으로 조용하는 여성을 '색'이 아닌 그 자체의 마력에 끌려 계속 생각합니다. 아마도 이런 내면을 가진 여성이었기 때문에 조용하 같은 사람도 끌렸던 게 아닌가 싶습니다.
인실을 보면서 제가 얼마나 범속한 인간이었나를 생각하게 됩니다. 저는 이런 상황에서도 인실과 오가타의 사랑을 응원하고, 더더구나 아이가 생겼더라면, 아무리 일제강점기어도 오가타의 양심어린 자국에 대한 비판, 조선인을 진정 돕고 싶어하는 마음을 받아들이고 행복한 가정을 꾸리길 바라는 것입니다. 정말 (딸기님 말씀대로) 시대가 낳은 아픔이네요.
15권은 [토지] 초창기처럼 스토리가 재밌지만, 크게 와닿는 구절은 아직 없었습니다.
다만, 민중에 대한 이야기들이 있는데, 지금의 현 상황도 많이 연상이 되지만 비슷한 이야기를 [토지] 후기엣 몇 번 언급했기 때문에 생략하겠습니다.
15권을 완독하고 나면 어떻게 정리가 될지 저도 궁금합니다.
[토지]를 함께 읽으며, 먼저 읽으신 딸기님의 후기를 다시 보는 것이 도움이 많이 됩니다.!
책이 방대해서 후기에 다 담을 수 없기 때문에, 제가 전혀 생각지 못하 것을 딸기님께서 남기셨다는 것도 재밌고요.
오늘 후기는 여기까지로 마무리하겠습니다.
주말에 봄이 온 것 같이 따스한 날씨가 너무 좋았네요,!
저는 다음 주 화요일에 놀이동산으로 가족 소풍을 갑니다. (평일이 사람이 덜 할 것 같아서 그렇게 잡았습니다.) 날씨가 너무 좋아서 덩달아 그냥 걷고 싶을 만큼 기분이 좋아집니다.
회원님들도 모두 따스한 봄 만끽 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노트북 드림
노트북님
놀이동산은 잘 다녀 오셨나요? 얇은 옷으로 좀 추우셨나 봅니다.
혹시 감기 아이와 노트북님 모두 감기에 걸린건 아닌지 걱정이 되는 군요
사실은 지금 제가 감기에 걸려 며칠째 고생 중이라
오늘은 한결 좋아져 이렇게 여유를 부리고 있습니다 ^^
토지는 정말이지 다양한 인물을 담고 있다는 생각입니다.
친일파 인것 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았던 인물이나
여성의 몸으로 자식과의 인연과 끊고 무언가를 하려고 하는 인실의 모습도
평온한 시대이면 만날 수가 없었던 인물들이 아닐까 싶습니다.
저는 아직 딸기님의 후기글을 읽지 못했는데
얼른 읽으러 가보아야 겠습니다.
다음주에도 좋은 후기글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노트북님, 후기글 잘 읽었습니다^^
딸기님 후기 글을 읽고 바로 넘어왔는데 유인실의 이야기가 여기서도 펼쳐져 있어 당황했습니다 ㅎㅎ
같은 책을 읽으시니까 후기를 읽는 사람에게도 재미있는 상황이 있네요^^
이도영 이야기 부분에서는 앞장서서 도움이 되지 못하는 상황의 이유를 (책을 읽지 않아)이것저것 상상해 보게 되고,
현실에서도 같은 경우가 충분히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신의 인생을 걸고 무언가를 바꿀 만큼 용기 있는 자는 흔치 않으니까요.
한편으로 방관자이지만 뒤에서라도 도움이 되고 싶은 그 마음이 또한 뭔지 알 것 같아 짠한 생각도 들었습니다.
'자신은 오가타에게 생명보다 중한 것을 주었다'라...
이 부분을 읽으니 (딸기님, 노트북님)두분이 이 사랑을 응원하는 마음이 이해가 되었습니다.
아이를 키우는 입장에서 남겨진 아이의 상황이 안타깝고,
자신의 아이를 책임지지 못하는 상황에서 나라를 위한다는 게 무슨 소용인가 싶기도 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그렇게 절절하게 사랑하는 사람의 아이를 두고 떠날 정도로 그녀가 짊어진 그 사명감의 무게가 얼마나
무거웠을까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살면서 그런 사명감을 가지고 사는 것은 어떤 기분일까 하는 생각도 들면서
한편으로는 그런 확고하고도 단단한 목적(?)을 가지고 살아가 보고 싶다는 마음이 조금 들기도 했습니다.
오늘도 정성스런 후기 감사합니다. 노트북님^^
정말 책이 다르게 묶인걸까요... 저도 궁금하네요. 제가 후기를 쓰면서 앞책의 내용을 끌어다 쓴건 아닐까 순간 그런생각도 해봅니다. ㅋ
읽는 속도가 다르니 이런 재미있는 상황도 연출이 되네요.^^
제 후기의 댓글에도 인실의 이야기를 썼는데..
저만 인실이 이해가 안되었던게 아니었다는 사실이 위안이 됩니다.
제가 인실의 조국에 대한 깊이있는 애국심을 이해하지 못한건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 살짝 들기도 했거든요.
조찬하가 인실에 대해 좋은 마음을 가진건 저도 이해가 됩니다.
저도 그 당시 드물게 교육 받은 여성이 그런 생각과 말을 했다는 사실이 참 뿌듯하고 멋지다 생각했거든요.
여자로서가 아닌 한 사람으로서 애국심을 표출하는 그녀의 언변을 보면서 그 인물에 빙의되는 상상도 해봤거든요. ㅋ
하지만 저도 애를 키워본 입장에서 아이에 대한 애정과 그리움을 표현하지 않는 인실이 (18권)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어떻게 인간의 본능을 애국심이 누를수 있을까 싶어서요. 그저 박경리 선생님이 그런 애국심을 그리고 싶으셨나보다 하고 넘어가긴 했습니다. ㅋ
제 후기를 보시면서 도움이 된다는 말씀에 왠지 부끄러워집니다. (물론 글이 훌륭해서라기 보다 비교 차원이긴 하겠지만요)
사실 이 토지의 대장정을 후기로 매주 남기면서 나의 후기글이 좀 나아지길 바랬습니다.
책 읽기의 완성이 후기라는 생각을 했고 후기에서 스스로가 좋은 마무리가 되길 바랬는데 언제나 겨우 읽기를 마치고 후다닥 후기를 써버리는 건 아닌가 하구 반성이 되거든요.
여전히 저의 미흡함만 확인하고 있는 거 같아 부끄러운 마음이 가시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런 반성의 시간도 나의 발전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리라 자위하면서 꾸준히 해나가야겠다 다짐을 합니다.
저의 발전에 이곳의 다른 회원님들의 후기가 엄청 도움이 되고 있다는 생각에 많이 많이 감사합니다.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