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많이 풀려 낮 기온이 제법 따뜻해지고 있습니다.
우수 경칩이 지나니 봄이 오긴 오는 것 같습니다
작년에 제철 행복이라는 책을 읽고 절기를 눈여겨 보기 시작했습니다
다음 절기는 춘분인데 춘분은 낮과 밤의 길이가 같은 날입니다. 이제 춘분이 지나면
낮은 길어지고 밤은 짧아 지기시작합니다. 이제 더워질 날이 얼마 남지 않은 것 같습니다.
올해도 많이 덥다고 하니 걱정이 되기는 하지만 화사한 봄꽃이 기다려 지기도 합니다.
이번주에 제가 읽은 책은 여행의 기술이라는 책으로 여행 가이북인가 싶었습니다.
여행을 대하는 기존의 시선을 바꾸어 좀더 색다르게 여행을 즐길수 있을까 읽게 되었습니다
여행을 강요하는 분위기에 거부감을 보이는 분은 있었으나 여행을 싫어하는 분은 본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특히 요즘은 해외 여행이 특별한 일이 아닌 세상이 되어 가까운 나라는 국내 여행을 하듯 다니는 분들도
많은 것 같았습니다. 물론 저도 여행을 좋아하고 시간과 금전적 여유가 된다면 지금보다 좀더 자주 여행을
다니면 좋겠다는 생각이고 지금도 가고 싶은 해외 여러나라를 리스트업 중입니다.
결론 부터 말하자면 이책은 단순한 여행 가이드북이 아니라 여행의 장소와는 상관없이
우리의 시선을 달리하여 여행을 통해 우리의 삶을 좀더 깊이 있게 들여다 볼수 있는 시간이 되도록 안내하고 있었습니다.
우리는 여행을 가기전에 여행지에 대한 기대와 환상을 가지고 떠나게 되지만 막상 그곳에 가보면
상상했던 것과는 다른 현실에 실망을 하게 되는 일이 흔한것도 사실 입니다.
그리고 때로는 현실적인 문제들로 인해 새로운 장소에 대한 감동을 제대로 못 느낄수도 있다고 합니다.
"나의 유순한 상상력이 알아서 가져다 바치는 광경들을 거부하고 늙은 멍텅구리들처럼 해외여행이 필요하고,
재미있고, 유용할 것이라고 믿다니, 내 정신이 잠시 착란을 일으켰던 것이 분명하다."
좀 극단적이고 염세적이기는 하나 어느 정도는 수긍이 되는 내용이라 읽으면서 웃음이 났습니다.
나는 어쩔수 없는 늙은 멍텅구리이구나 싶었습니다.
때때로 큰 생각은 큰 광경을 요구하고, 새로운 생각은 새로운 장소를 요구한다.
예술을 하는 분들이 특히 글을 쓰는 분들이 작품을 끝내고 소진되어 버린 에너지를 채우기 위해 또는 새로운 작품을 구상하기 위해 여행을 떠난다는 이야기를 종종 듣기도 합니다. 예술가는 아니지만 우리들도 새로운 장소에서 새로운 생각을 얻고 새로운 에너지를 얻고 일상의 현실적인 문제를 풀어낼수 있는 실마리를 찾기도 합니다.
저는 주말이면 치악산을 올려다보거나 원주 시내를 내려다 보거나 아님 커다란 통창을 통해 저수지나 호수를 감상 할 수 있는 카페를 찾아 주중에 쌓인 스트레스를 씻어내곤 합니다. 여건상 여행을 자주 갈수 없는 저에게 여행 대용품 쯤 됩니다.
꼭 멀리 가지 않더라도 평소에 보던 것과 다른 풍경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그 순간만큼은 일상의 지루함을 잊을 수 있는
힐링의 시간이 됩니다. 작가의 말 처럼 여행의 장소 보다는 그 곳에서 어떤 시간을 보내느냐가 여행의 기술인것 같습니다.
이런 것들 옆에 있으면 인간은 그저 늦게 나타난 먼지에 불과한 것으로 보인다. 숭고함은 우주의 힘, 나이, 크기 앞에서
인간의 약함과 만나는 것이다. 이것은 유쾌 할 수도 있고, 심지어 사람을 도취시킬 수도 있다.
여행을 통해 위대한 자연 앞에서 숭고함을 느낄 때가 많습니다. 그 앞에서 인간이 보잘 것 없는 먼지 같은 존재로 느낄 수도 있지만 감탄이 절로 나오는 자연 앞에서 새로운 힘을 얻기도 합니다. 오래되고 위대한 자연 앞에서 찰나의 순간을 머무르는 존재 이기에 지금 이 순간을 즐기고 최선을 다하는 것 밖에 별 다른 도리가 없구나 싶기도 합니다.
사람이 아무리 느리게 걸으면서 본다고 해도, 세상에는 늘 사람이 볼 수 있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이 있다 .
빨리 간다고 해서 더 잘 보는 것은 아니다. 진정으로 귀중한 것은 생각하고 보는 것이지 속도가 아니다.
작가는 여행 장소를 좀 더 잘 살피기 위해 데생이나 말 그림을 추천하고 있습니다. 그것들을 통해
자신의 취향을 찾게 되고 조개 껍질이나 돌멩이에도 찬양을 할 수 있다고 합니다.
여행지에서 카메라를 이용하여 아름다움을 남길 수도 있지만 그림이나 글을 통해 나의 눈길을 잡는 대상을 남겨보는 것도여행의 기술이 될 수 있겠구나 그러다 보면 그동안 그냥 지나쳤던 것들에서 새로움을 찾아내고 아름다움을 찾아 낼 수도 있고 그것이 여행을 좀 더 풍성하고 의미 있게 만들 수 있겠다 싶습니다.
일단 저는 그림은 자신 없고 말 그림을 통해 아름다움을 잡아보도록 해볼까 생각 중 입니다.
작가가 이 책을 통해 계속 하고 있는 메세지는 우리가 어떤 시각으로 바라보고 어떤 마음으로 대하는 가 입니다
익숙한 것이라도 우리가 낯선 시선으로 바라본다면 침실로도 여행을 할수 있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여행으로 부터 얻는 즐거움은 여행의 목적지보다는 여행하는 심리에 더 좌우될수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 책은 여행이라는 경험을 통해 얻은 깨달음을 일상에서 적용하여 더 깊이 있는 삶을 살수 있도록 도와 주고 있는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이책에는 재미있는 은유적인 표현들이 많았고 작가의 뛰어난 통찰력이 보이는 문장들이 좋았던 책으로
이 작가의 다른 책도 궁금하게 만들었습니다. 제가 느낀 감정이나 깨달음들을 아직은 온전하게 글로 표현하지 못하는 것이 몹시 그저 아쉬울 뿐입니다.
여행하기 좋은 계절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여행 계획이 있으시다면 기존의 여행 방법과는 다른 방법으로 여행을 계획해 보시기를 권유 드립니다.
이번 한 주도 잘 보내시고 따뜻한 봄날 되시길 바랍니다 ^^
안녕하세요! 치악산님.^^!
알랭드 보통의 책이 넘 반가웠는데, 댓글을 이제야 남기네요.
제 머릿속에 '통찰력' 하면 바로 떠오르는 인물이 바로 알랭드 보통 입니다. 그 만큼 어린 시절 알랭드 보통의 책들에 감동을 많이 받았습니다. 저도 굉장히 좋아하는 작가이고, 개인적으로 이 분의 '사랑'과 '불안'에 대한 책들은 에리히프롬의 영향을 많이 받지 않았을까 생각이 듭니다. 너무 너무 빠져들정도로 멋진 책들은 알고 보면 그와 같은 주제로 굉장히 비슷한 고전이 있었다는 것을 종종 발견하는데, 그 재미가 쏠쏠한 것 같습니다.
"저는 주말이면 치악산을 올려다보거나 원주 시내를 내려다 보거나 아님 커다란 통창을 통해 저수지나 호수를 감상 할 수 있는 카페를 찾아 주중에 쌓인 스트레스를 씻어내곤 합니다."
정말 생각만 해도 힐링이네요..!
저도 아이낳기 전에는 주말 등산을 자주 갔었습니다. 지금보다 훨씬 바쁜 시기 였기 때문에 그것이 여행의 대체제 였던 것 같고요..^^..! 요즘은 갑자기 당일치기로 특히 강릉을 다녀오는 것을 좋아합니다. 사천 앞바다는 솔밭이 함께 있어서 넘 매력적인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테라로사도 본점 보다는 사천점이 훨씬 좋네요..^^! 왜 그곳에 가면 마음의 고향처럼 편안해지는지 모르겠습니다.
비슷한 정서로 해외 여행지 중에는 발리가 항상 생각납니다. 발리의 논뷰를 바라보며 석양 조명이 비치는 원두막에서 했던 우붓 요가가 저희 가족 모두에게 얼마나 깊은 힐링을 선사했는지..! 그 기억이 강렬하네요. 갑자기 치악산님 글을 읽는데 저의 여행에 대한 향수가 뿜뿜 입니다..^^..!
이런 것들 옆에 있으면 인간은 그저 늦게 나타난 먼지에 불과한 것으로 보인다. 숭고함은 우주의 힘, 나이, 크기 앞에서
인간의 약함과 만나는 것이다. 이것은 유쾌 할 수도 있고, 심지어 사람을 도취시킬 수도 있다.
진정으로 귀중한 것은 생각하고 보는 것이지 속도가 아니다.
전해주시는 글귀 모두 감동 그 자체입니다.
이 언어들을 읽는데, 언젠가 꼭 해보고 싶은 '파리'여행을 그려보게 됩니다.
저는 아직 파리를 가본적이 없지만 제 기억속의 유럽 여행을 떠올리며, 그 정점에는 파리가 있을거란 막연한 기대감이 있습니다. 항상 제가 생각하는 파리는 미쉘 들라크루아 할아버지가 그리시는 파리 였습니다. 그런데 작년에 갔던 베르나르 뷔페의 전시회를 보면서 파리를 이렇게 그릴 수 도 있구나! 라는 신선함을 넘어서 약간의 충격과 같은 감동이 있었습니다. 제가 생각했던 파리와 정 반대의 이미지 였는데요.
"화가가 화가라는 증거는 모든 것이 그의 그림자처럼 보이기 시작할 때이다.
뷔페의 전시장 방문 후, 저녁이 되었을 때 나는 베르나르의 눈으로 파리를 보게 되었다."
프랑스의 작가이자 영화감독이었던 장 콕토가 한 말이었습니다.
당시 뷔페의 전시관에 있었던 이 문장이 너무나 강렬해, 언젠가 파리를 간다면 꼭 이 말을 되새기며 파리를 보게 될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오늘은 덕분에 그동안 담아두었던 여행에 대한 생각을 한껏 할 수 있었습니다.
나이가 들수록. 천천히. 자유롭고 깊게. 즐기는 여행이 좋은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저는 절기에 대해서 잘 모르고 기껏해야.. 입춘, 동지 이정도만 아는 것 같습니다.
치악산님께서는 잘 아시는 느낌이 들었고, 또 춘분이 낮과 밤의 길이가 같은 기점이라는 것을 알려주시니 매우 신선한 느낌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해가 길어지는 시기가 온다니 행복하네요..^^..!
남편이 출근이 빨라 그 전에 뛰어야 하는데, 추운 날씨에 어두컴컴할 때는 야외 달리기가 쉽지 않더라고요,,;;
이제 곧 다시 그 기쁨을 누릴 수 있는 계절이 오니 넘 행복합니다. ^^
치악산님도 다가오는 봄을 만끽 하시길 바랍니다.~~^^!!
이번주 후기도 감사합니다.
노트북 드림.
치악산님, 후기 글 잘 읽었습니다^^
여행 에세이라, 읽어보지 않은 장르라 접하기가 쉽지 않은데요,
특히 음식도 먹던 것만 주로 먹고 가는 곳도 가던 곳만 즐겨가는 편이라 ..
안정적인 걸 좋아하고 모험 정신이 없다고 할까요? ㅎ
딸기산님도 좋아하신다니 저도 한번 읽어볼까 하는 마음이 불쑥 생깁니다.
모임을 하고 있으면 뭔가 읽부심이라고 할까요?
이 공간 안에서는 언니들이 하는 거 다 따라하고 싶은 막둥이라도 된 심정입니다ㅎㅎ
사람이 아무리 느리게 걸으면서 본다고 해도,
세상에는 늘 사람이 볼 수 있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이 있다
와 너무 와 닿는 글귀였어요 .
저는 여행을 시작하기 몇 주전부터 계획하고 동선 짜고 시간 계산하고 식사 장소까지 물색하는 J입니다.
집안일에서는 J가 아닌데 유독 일할 때와 여행 계획 할 때는 그런 편이죠^^
계획에 맞춘 여행은 언제나 강행군이였고, 이제 생각해보니 그 여행에서 무엇을 남겼나? 하는 의문이 생기네요.
예전에 '공동의 기억' 으로 언급했던 것은 우리 가족의 기억이였지 그 여행지의 기억이 아니구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충격1, 자신의 취향을 찾게 되고 조개 껍질이나 돌멩이에도 찬양을 할 수 있다.
충격2, 익숙한 것이라도 우리가 낯선 시선으로 바라본다면 침실로도 여행을 할 수 있다.
치악산님이 알려주신 작가의 메세지가 고스란히 담겨있는 문장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것을 이런 식으로 표현했다는 것에 깜짝 놀랐습니다.
솔직히 집순이라 침실로 여행을 할 수 있다면 너무 좋겠다는 생각을 1초 하긴 했습니다 ㅎ
여행의 기록을 사진이 아닌 글로써 남긴다는 것도 정말 색다른 방법으로 다가왔습니다.
여행의 기술이 참 다양하구나 느꼈고, 나는 아직 진짜 여행 다운 여행을 해보지 못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매번 아이들과 정신없게 여행을 하다 보니 그런걸까요?
눈에서 뗄 수 없기에 제 눈에 보이는 게 아이들 뿐이여서 그랬던 걸까요?
이 후기를 읽고 나니 어디 가까운 곳이라도 진짜 여행 다운 여행을 할 목적지를 고민해 보게 됩니다.
여행으로부터 얻는 즐거움은 여행의 목적지보다는 여행하는 심리에 더 좌우될 수 있다.
이 부분은 아직 어렵긴 한데, 저도 나중에 책을 빌려다 봐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치악산님의 아이디가 왜 '치악산'인지 짐작할 수 있는 기회도 가질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지난 한주도 잘 지내셨나요. 치악산님^^
제가 좋아하는 작가의 제가 좋아하는 책을 읽으셨군요. 너무 반갑습니다.
저도 처음엔 이 책이 여느 여행책처럼 가벼운 에세이가 아닐까 생각했는데 다행히 아니었습니다.
한번 읽으면 다시는 보고 싶지 않은 에세이가 아니어서 너무 좋았습니다.
저도 여행은 유명 관광지를 따라 가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입니다.
그 장소에서 내가 느낄수 있는 감정이 훨씬 중요해서
제 여행을 돌아보면 사람이 많았던 유명한 관광지는 생각이 나지 않고
길을 가다 길을 잃고 문득 들어선 어떤 골목의 장면, 그리고 그때의 나의 감정이 먼저 떠오르곤 합니다.
생각과 감정이 머물지 않은곳의 장면은 흐릿해지고
내 감정이 머물렀던 곳의 장면은 지금도 생생히 기억이 납니다.
그래서 사람이 많지 않은곳에 가는 걸 좋아해요. 그래서 제 여행 코스는 무지 단순하기도 하고 심심할수 있지만 전 그게 참 좋습니다.
알랭드 보통의 책은 몇번 시도를 해보았지만 어려운 책이 많아서 완독을 한 기억이 별로 없는데(그럼에도 그를 존경하고 그의 책을 좋아합니다)
유일하게 이 책은 완독했던 기억이 있어요. 하지만 다시 읽으면 다시 새로운 마술이 일어나기도 합니다. ㅋ
전 이런 곱씹어서 생각해야하는 책을 좋아합니다.
제 기준 알랭드 보통과 밀란 쿤데라 책이 그렇습니다.
두분다 제가 애정하는 작가들이죠.
이 책을 소환해주셔서 너무 기쁩니다.
덕분에 잠시 이책을 다시 뒤적이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감사합니다. ㅎ
제철 행복이라는 책 얘기도 너무 좋았습니다.
제철을 누리는 마음으로 다음 절기를 기다려보겠습니다.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