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보다 책을 빨리 읽게 되고 오늘 좀 시간이 되 서 이른 독서 후기를 남길 수 있게 되었습니다.
어제는 해가 없어 쌀쌀하더니 오늘은 봄이 성큼 다가온 느낌입니다.
이제 슬슬 겨울 옷을 정리할 때가 온것 같습니다.
이 책은 워낙 유명한 책이라 모르는 분이 없을 거라 생각하고 먼저 읽어 보신 분도 많을 거라 생각합니다.
저는 데미안, 유리알 유희 그리고 세번째로 읽는 헤르만 헤세 책입니다.
수레바퀴 아래서는 작가의 자전적인 요소가 들어가 있다고 들어서 그런지 헤르만 헤세의 삶의 엿보는 기분으로 책을 읽었습니다.
도입부에 한스 기벤라트가 신학교에 가기 위해 시험을 준비하고 아버지와 함께 도시로 나가 시험을 치르고 시험을 망쳤다고 생각하여 의기소침해 있다가 뜻밖의 결과 만족해 하며 여유 있는 시간을 보내는 모습이 작년에 입시를 치른 큰 딸아이의 모습을 연상하게 했습니다.
수능시험을 보고 면접을 위해서 학교에서 매일 선생님들과 면접 준비를 하고 이른 새벽 아이를 태우고 면접장소에 데려갔던일, 자동차 뒷자석에서 희미한 불빛에 의지해 마지막으로 면접 준비를 위해 노트북을 보거나 자료를 보고 있는 아이들의 모습 그리고 비슷비슷하게 생긴 아이들이 줄지어 면접 장소로 들어 가던 모습....
뿐만 아니라 면접을 보고 나서 질문들이 너무 쉬웠고 꼬리를 무는 질문도 없는게 면접에 떨어질 것 같다고 하며 의기소침해 하던 모습과 다행이도 합격소식을 듣고 입학하기 전까지 신나게 친구들과 시간을 보내던 모습이 너무 흡사해 놀랄 정도 였습니다. 물론 우리 아이가 한스 처럼 아주 뛰어난 아이는 아니지만 그 과정들이 너무 비슷하고 심리 마저 크게 다르지 않아 지난 시간들을 떠오르게 하는 장면들이 많았습니다.
학교 선생은 자기가 맡은 반에 한 명의 천재보다는 차라리 여려 명의 멍청이들이 들어오기를 바라게 마련이다. 어찌보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선생에게 주어진 과제는 무절제한 인간이 아닌, 라틴어나 산수에 뛰어나고, 성실하며 정직한 인간을 키워내는 것이기 때문이다.
큰 아이가 입학하기전 학교에서 주최하는 모임에 몇번 참석을 하였는데 그중 한번 선배가 학교 생활의 팁이라고 알려준것이 있었습니다. 다글로라는 앱인데 이것이 무슨 앱이냐면 들려 오는 음성을 텍스트로 다 변환해주는 앱입니다. 강의 시간에 교수님의 강의를 녹음하고 이 앱을 통해 텍스트로 변환해서 그 자료를 이용해 시험공부를 한다고 합니다. 학생들의 각자의 생각보다는 교수님 말씀을 그대로 외워서 시험을 보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야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는 듯 했습니다. 그런데 이것이 우리 아이의 학교뿐만 아니라 소위 우리가 말하는 명문대학에서도 다들 그렇게 공부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런 앱이 있기전에는 교수님 강의 녹음을 모여서 글로 옮겨 적는 스터디도 있었다는 얘기를 들은적이 있으니 아마도 어제 오늘 이야기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헤르만 헤세가 100도 더 전에 비판한 교육 현실이 하나도 변한게 없다는 사실이 놀라울 따름이었습니다. 창의성, 창의력을 좋아하지만 막상 천재적인 창의력 앞에서는 보수적으로 변해버리고 그 창의력을 키워주지도 발휘할 기회도 주지 않는 것이 지금 이사회가 과거로 뒷걸음질 치고 있는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이책에서 눈여겨 보았던 것 중에 하나가 사랑에 빠진 한스의 감정 변화 였습니다.
모든 것이 이상하게도 다르게 변해 있었다. 아름다움을 자아내며 마음을 설레이게 만들었다. 과즙 찌꺼기를 먹어 통통하게 살이 오른 참새들은 요란스럽게 지저귀며 쏜살같이 하늘을 날고 있었다. 하늘이 이처럼 높고, 아름답고, 그리움으로 푸르게 물들었던 적은 한 번도 없었다. 강물이 이다지도 맑시도강렬한그무엇이한스의가슴기고 청록색의 거울처럼 미소짓던 적이 없었다. 둑이 이리도 눈이 부시리만치 하이얀 거품을 내뿜은 적이 없었다. 모든 것이 장식을 두른 그림처럼 새로이 그려져 투명하고, 산뜻한 유리판 뒤에 세워진 듯이 보였다. 또한 모든 것이 한바탕 축제가 벌어지기를 기다리고 있는 것 같았다.
한스의 가슴속에서도 이상하리만치 굳건한 감정과 처음으로 느껴보는 눈부신 희망의 파도가 세차게, 불안하게, 그리고 달콤하게 굽이쳤다. 하지만 동시에 이것이 단지 하나의 꿈에 지나지 않으며 결코 실현될 수 없다는 겁에 질린 절망적인 불안감이 그의 마음을 흔들어놓았다. 이 모순적인 감정은 희미하게 솟구치는 샘물이 되어 있었다. 몹시도 강렬한 그 무엇이 한스의 가슴 깊숙이 묶여진 사슬을 끊고, 자유를 만끽하려는 듯했다. 그것은 아마도 흐느낌이거나 노래거나 부르짖음이거나, 아니면 떠들썩한 웃음이었을 것이다.
한스가 엠마를 통해 알게된 감정묘사가 사랑에 빠져 행복하기도 하고 두렵기도 한 첫 사랑의 생생하게 그려지는 대목이었습니다. 한스가 첫사랑 엠마를 만났듯이 우리 아이도 곧 연애를 하고 그 감정에 취해 행복해 하기도 하고 어쩌면 실연의 아픔을 겪을 수도 있겠구나 싶었고 한스가 엠마를 만나 느끼는 첫사랑이 시작되는 미묘한 감정과 흥분들 그런 감정들이 우리 아이의 미래가 될수 도있겠다 싶어 좀더 곱씹으며 읽게 되었습니다. (어쩌면 저는 모르지만 벌써 겪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불쑥 드네요...) 아직 공식적인 연애를 한적이 없어서 그저 미래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한스는 자신 속에 숨겨져 있던 사랑의 비밀을 너무나도 빨리 알고 말았다. 그것은 달콤하기보다는 차라리 쓰디쓴 맛이었다.
그러나 한스는 사랑이라고 생각했던 엠마에게 배신을 당했다는 것을 알게 되고 분노에 찬 고통과 어두운 고독에 사로잡히게 됩니다. 그 사랑이 이루어졌다면 그나마 한스가 견딜수 있지 않았을까 싶었습니다. 학업의 실패, 사랑이라고 생각했던 것에 대한 배신 이것들이 결국 한스를 차가운 물속으로 데려가고 맙니다.
실패했다고 해도 자신을 이해하고 있는 그대로를 받아주고 응원해 주는 사람이 단 한사람이라도 있었더라면 한스가 덜 외로웠고 극단적인 선택 까지는 하지 않았을까 싶었습니다.
한스가 자유롭고 반항적인 영혼을 가진 하일너의 영향으로 학업에 소홀하게 되고 성적이 떨어지게 되더라도 아직은 좀 미숙한 아이들 옆에 강제적인 규율이나 훈계 대신 성숙한 어른의 조언이나 충고가 있었다면 한스가 신경쇠약이까지 걸리는 않았을 텐데 시간이 걸려도 다시 제자리를 찾을 수 있지 않았을까 싶었습니다.
한스가 실패를 하고 고향으로 돌아 와서 어린 시절을 그리워 하며 마을 돌아다니는 모습은 한스가 찾고 있었던 건 걱정 없던 어린시절의 순수했던 그때와 안락함, 편안함이 아니었을까 생각했습니다.
안타까운 것은 한스가 시험에 합격하여 신학교에 입학 했을 때나 낙오하여 집으로 다시 돌아 왔을 때나 진정으로 한스를 위해 주고 생각해주는 인물이 없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생각했던게 한스에게 한스를 무조건 사랑해 주고 지지해 주는 엄마라는 존재가 있었으면 어땠을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면 한스가 좀더 견디기 쉽지 않았을까 그래서 자신의 목숨을 버리는 일 따위는 하지 않지 않았을까
앞에서 저의 큰 딸 이야기도 했지만 지금도 한스가 살던 그 시대와 크게 다를 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모든 사람들이 성공 할 수는 없고 어떤 사람들은 뒤쳐지거나 낙오하거나 실패를 경험하게 될수 밖에 없습니다.
그런 젊은이들에게 아이들에게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사회적 제도가 뒷받침 된다면 좋겠지만
아직 그런 시스템은 부족한 상황이고 우리 아이들이 한스라고 한다면 떨어지는 한스를 밑에서 받쳐주는 든든한 에어 매트리스 같은 부모가 되어 주어야 겠구나 생각했습니다
.
다시 저의 큰 딸이야기를 하자면 큰 딸이 한창 입시 준비를 했던 말 중에 하나가 대학 입시에 실패하면 대학을 포기하고 공장에 취직해서 일하고 싶다는 말이었습니다.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리냐는 생각이 떠올랐지만 그런 말을 하는 아이의 심정이 어떨까를 생각하니 마음이 아팠습니다. 인생이 대학 입시로 성공이냐 실패냐로 나뉘는게 아닌데 대학 입시에 실패해도 자기 갈길을 잘 찾아 가는 사람들도 많은데 세상에는 니 나이에는 모르는 많은 길이 있는데 너무 극단적으로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아 몹시 걱정이 되었고 만약 정말 실패해서 공장에 취직을 한다고 하면 나는 어떻게 해야 할까 진지하게 고민을 해보기도 했습니다. 고민의 결과는 늘 그렇듯 좀 기다려 주자 혼자 이겨 낼수 있게 그냥 옆에서 지켜봐주고 응원해 주자 라고 마음 먹었습니다. 아이들을 키우면서 조급해 하는 건 정말 아무 도움도 되지 않더라구요 생각보다 많은 문제들이 시간이 해결해 주는 경험을 했던 터라 제가 생각한건 우리 아이가 어떤 모습으로 있던 아이의 편이 되어 지켜봐주고 응원해 주자 였습니다.
학업에 실패하고 신경쇠약이 걸려 돌아온 아들에게 기술공이 되어보라고 채근 하는 대신 한스가 스스로 이겨 낼수 있는 시간과 여유를 주었다면 단 한 사람이라도 한스가 기댈 사람이 있었다면 그래도 살아가지 않았을까 싶었습니다. 그래서 책을 읽는 내내 한스에게 엄마가 있었으면 어떻게 달라 졌을까를 생각하며 읽었습니다.
한 사람이 세상을 살아가는 데 다른 사람들로 부터 살아가는 힘을 얻을 수 있다면 자기를 진심으로 생각해 주는 단 한사람이면 충분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사람이 부모님일수도 있고 형제자매 일수도 있고 친구나 연인일수도 있고 단 한 사람만 내편이 있다면 충분하지 않나 싶습니다.
더 이상은 말하고 싶지 않습니다 당신이나나, 우리 모두 저 아이에게 소홀했던 점이 적을 않을 거예요. 그렇게 생각하진 않으세요?
그나마 한스를 진심으로 걱정했던 구둣방 아저씨의 마지막 대사입니다. 지금도 수레바퀴 밑으로 직접적으로 밀어 넣지는 않았지만 밀려 들어가는 아이들을 그냥 내버려 두고 있는 모습들이 떠오르는 대사였습니다
이 책은 엄격한 규율과 제도로 아이들을 통제하는 기성 세대를 비판하고 있는 것 외에도 엄마 같은 존재의 부재 그리고 사랑이라는 감정에 눈뜬 소년에서 청년으로 변해가는 모습이 머릿속에 남는 책이었습니다.
다시 읽어 보니 하고 싶었던 말은 많아서 이것 저것 이야기 하다보니 횡설 수설 한 감이 있는것 같습니다.
감안하고 읽어 주시길 부탁 드리겠습니다
언제나 만족할 만한 후기를 쓰게 될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제법 따뜻해진 요즘 입니다.
주말 가족들과 좋은 시간 보내시길 바랍니다^^
치악산님 수레바퀴아래서 책 후기를 보며
예전에 읽고 이곳에서 나눴던 후기도
노트북님이 링크 걸어주셔서
옛 후기까지 읽으며 잠시 예전 기억들을
소환해 봤네요.
치악산님의 따님의 입시 이야기까지 들려주셔서
어떤 마음으로 딸 뒤바라지를 하셨을지
저도 그 마음 충분히 공감합니다.
저는 늘 아이들 편에서 들어주고 이해하고
기다려주는 부모이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지만,
실천은 항상 힘들다고 느끼며 보냈던 생각이
납니다.
부모와 아이의 생각이 다를 수도 있고
방향은 같지만 속도가 달라 서로 마음 상하게도
하곤 했었지요.
그래도 부모 자식간에는 항상 서로의 행복을
기원하는것이 바탕에 깔려 있기에
사소한 마찰도 곧 제 자리를 찾아오곤 하더라구요.
안가본 길을 처음 가는건 아이도 부모도 같기에
서로 응원해가며 성장해 가는것 같습니다.
이 소설을 보며 한스에게 없었던 엄마의 자리는
어떤것인지 다시 한번 생각하며
앞으로 제 모습을 어떻게 가꾸어갈지
생각해봅니다.
길고 정성스런 후기 글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치악산님..^^! 안녕하세요~~!
이번주는 주말에 못 오실 것 같다 하셨는데, 제일 빨리 남겨주셨네요..^^!
그 부지런하심에 감동받습니다,,!
이전에 저희 독서모임에서 딸기님, 글여행님과 함께 읽었던 책이었어서 더 반가웠네요.
후기는 혹시 몰라 아래 링크를 남겨놨습니다,,!
치악산님의 후기를 읽으니, 앞으로 저도 이 고초를 한번 더 치러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내년이면 아들이 초등학교 입학을 하게 되는데, 벌써 시간이 이렇게 지났나도 싶습니다.
응애~! 했던 순간부터 지금까지가 정말 쏜살같다 표현할만큼 눈깜짝할 새였던 것 같아요.
그러니.. 결국 지금 이 순간도 또 순식간에 지나고, 어느덧 위에 남겨주신 입시를 치르는 시기가 오겠지요,,!
시간이 왜 이렇게 빠른지 아쉽고 두려움과 같은 감정도 밀려 오네요,,!
아들은 다른 삶을 살면 좋겠다 싶었지만, 결국 비슷한 삶을 살 것 같습니다.
이 사회에서 적응하고 살려면 크게 벗어나지는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치악산님, 딸기님, 글여행님 모두.. 듣기만 해도 안쓰럽고 힘든 저 시기들을 어떻게 다들 이겨내셨는지, 그래서 인생 선배시고 어른이시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치악산님 따님 학교 글을 읽다보니, 제 대학시절도 생각이 나네요,,!
저 역시 교수님 들어오시기 전에 교단 안쪽에 녹음기를 둔 학생 중 한 명이었습니다,,
그때는 교수님의 성향대로 글을 써야한다기 보다는, 그냥 권위있는 교수님의 수업을 하나라도 놓치지 않고 잘 정리하기 위해서 였었습니다. 그 수업들이 모두 끝나면, 거의 모든걸(?) 적고 싶어서 빠르게 적어놓은 메모들을 다시 공책에 정리하는데만 꽤 많은 시간을 할애했었습니다. 그런데 참 신기한게, 그렇게 이쁘고 가지런한 노트 정리가 시간 낭비가 아니냐 할 수도 있겠지만, 그렇게 성의를 갖고 노트정리한 과목들은 그것만으로도 탄탄하게 복습이 되어서 결과도 좋았던 기억입니다.
고지식한 생각이 될지 모르겠지만, 저는 아이가 그렇게 혼자서 정리하는 시간이 매우 중요하다 생각하기 때문에 훗날 사교육으로 시간을 풀로 채우는 그런 방식보다는 혼자 있는 시간을 많이 갖는 그런 방법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물론 아이가 정리를 하는데 시간을 보내야할텐데, 자유시간으로 보낸다면 수험생의 엄마로서는 좀 걱정이 될 것 같기도 하지만요 ^^:
한스가 사랑에 빠진 장면에서는 따님의 다가올 사랑을 생각하셨듯이, 저도 아들이 이담에 사랑에 빠질 때를 생각하게 됩니다. 아들도 누군가를 좋아하면, 엄청 주고 싶어하는 성향 같이 보여서요,, 그게 아마 저를 닮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아들이 연애를 한다는 것을 알면, 적극 지원해주고 싶네요,,! 용돈도 더 주고 싶고요^^: 무언가 사랑하는 사람을 기쁘게 해주고 싶어하는 아들을 제가 도울 수 있을 만큼 열심히 돕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그 때 느낄 아들의 행복이 뭔지 알 것 같아서요,,! 먼 미래지만 또 금방 돌아오겠지요. ㅜ 요즘은 시간이 왜이리 빠른가 아쉽기만 합니다,,
말씀하신 한스에게서 '엄마'란 존재가 없는 것이 그렇게 안타까울 수 없었습니다.
자전적 소설이라고 알려졌던 이 책에서, 왜 헤세는 한스에게 엄마의 부재를 설정했는지도 생각해 보게 됩니다.
독자로서 상상하는 것은 자유기 때문에, 헤세가 방황기를 겪었던 그 시절, 그런 감정을 느낀 것이었을까도 생각해 봅니다. 헤세 역시 자살기도까지 갔던 힘든 시기를 보냈었으니까요,,!
개인적으로는 헤세의 작품들은 연대기별로 모두 다 자전적 소설같이 느껴집니다.
가장 첫 시기의 아픔을 그린 이 소설 이후 소설들이 훨씬 더 정신적 성숙함이 느껴졌는데, 저는 이 소설에서 결국 한스가 죽음까지 가고 나서 오히려 헤세는 치유를 얻은게 아닐까 생각했던 소설입니다. 가냘픈 기숙사 친구가 죽었던 일도 가슴아팠고, 하일너 라는 친구의 존재도 인상 깊었고요. 헤세는 항상 주인공을 두 명으로 설정하는 것 같았는데, 하나는 자기 자신, 또 하나는 자신이 동경하는(되고자 하는) 대상. 그렇게 그려넣는 것 같습니다. 결국 저는 한스와 하일너 모두가 헤세 자신에서 따온 인물들이 아닐까도 생각했었습니다. (언제부턴가 버릇이 된 것 같은데, 저는 글을 읽다보면 왜 작가는 이런 글을 썼을까..?! 를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정답은 알 수 없지만, 독자로서 상상은 뭐 자유니까요^^:)
워낙 좋아하는 작가의 작품이라 그런지 참 반가웠습니다.
너무 댓글이 길어졌네요.
후기를 읽는 즐거움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노트북 드림.
딸기님의 수레바퀴 아래서. 후기 입니다.
https://www.wisdomflow9.com/forum/maeil-ilggo-ju-1hoe-dogseo-hugi-namgineun-dogseo-moim/5weol-1ju-dogseomoim-wandog-surebakwiaraeseo-hereumanhese-pyeongjeom-5jeom?origin=member_posts_page
이전에 저희가 독서 모임에서 읽었던, 수레바퀴 아래서 후기 입니다.
(이건 제 후기 입니다.)
https://www.wisdomflow9.com/forum/maeil-ilggo-ju-1hoe-dogseo-hugi-namgineun-dogseo-moim/5weol-5ju-dogseomoim-wandog-surebakwi-araeseo-hereuman-hese-pyeongjeom-4jeom?origin=member_posts_page
글 여행님의 수레바퀴 아래서 입니다.
https://www.wisdomflow9.com/forum/maeil-ilggo-ju-1hoe-dogseo-hugi-namgineun-dogseo-moim/5weol-5ju-dogseomoim-wandog-surebakwi-araeseo-hereumanhese-pyeongjeom-5?origin=member_posts_page
치악산님, 후기 글 잘 읽었습니다^^
부끄럽지만 제목은 엄청 들어봤는데, 읽어보지 않았던 책이네요..
(그런데 어디서 주워들었는지 한스라는 이름은 뭔가 귀에 익은 듯한데...ㅋ)
데미안도 집에 있는데 읽어 보지 않았던.. 안그래도 벼르고 있었는데 꼭 읽어보아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치악산님의 후기를 읽고 제일 먼저 든 생각은,
모든 일이 아이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엄마의 삶을 떠올려 보았습니다.
책을 읽어도, 친구들과 만나 수다를 떨어도, 일을 하고, 커피를 마시거나 일상을 살아도 태양 중심으로 떠도는 행성들 처럼 시간이 흘러가는 것 같아요.
한스의 사랑에 대한 부분에서는 당신의 첫사랑에 대한 기억도 있었을텐데
자식의 사랑을 염두에 두고 읽으시는 모습이 제3자의 입장에서 보기에 안타깝기도 하고, 아쉽기도 하고..
뭔가 말로 설명하기 힘든 복잡한 마음이 들면서 내가 치악산님이 되면 똑같은 마음이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언젠가 '엄마, 아이들이 얼마나 커야 신경 안쓰고 걱정 안하고 살수 있어?' 라고 물어봤던 적이 있었어요.
아이들을 낳고 기르는 생활이 신경 쓸 것도 많고, 아이들의 성장 과정이 남들과 조금만 달라도 걱정이 되기
일쑤였기에 많이 지쳐있었을 때였죠. 그때 돌아온 대답이 '당신이 눈을 감으면, 그럴 수 있겠지?' 라는 말이었습니다.
그 말에 충격이었지만, 한편으로는 수긍이 되는 대답이었습니다.
조바심이 도움이 안된다는 말도 공감이 되었습니다.
이렇게 글로 읽고, 이야기를 나누면 깨닫게 되는 것들이 대부분은 인지하고 있는 진리(?)인데
평소에는 실천도 어렵고, 현명하게 대처하기가 왜 이리도 힘든지 모르겠습니다.
막상 천재적인 창의력 앞에서는 보수적으로 변해버린다는 말이 안타까웠고,
아이러니 하게도 학교가 '누군가의 무한한 발전 가능성을 짓밟는 절차'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교권이 많이 무너졌다고 하는데, 그래서 일까요 아이들을 가르치기 위한 열정 있는 교사가 아닌 기계적으로 움직이시는 분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모든 교사가 다 그렇지는 않겠지만, 교사 하기 힘든 요즘인 건 맞는 것 같습니다.
이런 식으로 결국엔 좋은 교사들이 갇히고 현명한 부모들도 이런 분위기의 속에 갇히고 아이들은 만들어진 학교에 틀에 갇히게 되는 건 아닐까 싶습니다.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마을 사람 전체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말처럼
훌륭한 인재를 키우기 위해서는 국가가, 사회가, 학교가, 가정이 바뀌어야 된다고 생각이 듭니다.
이 책에서는 옛날 교육을 비판하고 있지만, 지금도 문제는 여전하다는 사실이 씁쓸하기만 하네요.
잘 지내셨죠. 치악산님^^
오늘은 제가 좋아하는 책을 들고 오셨네요. 후기를 읽으며 그때 읽었던 감정을 떠올리려 노력했어요.
성장 소설이 주는 메시지를 좋아합니다. 우리도 아이를 키워봤고 소설을 읽으면서 나또한 성장했던 시간이라 느꼈기 때문에 찾아 읽는 책 중에 하나였습니다.
독일제국이 근대 교육을 하면서 신학교에서 벌어지는 폐해를 다루는 내용이었고 예전에 우리가 학교 다닐때도 일본의 잔재와 유교적 사상으로 인한 이와 비슷한 상황들이 있었어서 남다른 몰입이 있었던 책이었습니다.
한스가 다닌 신학교 수준은 아니었지만 제가 초등학교를 다닐때도 아이들의 인권에 대한 배려가 없었던 선생님들의 어처구니 없는 상황을 지금도 여전히 기억하고 있어서 공감이 되었습니다.
아이의 감정을 쫓아가며 조마조마했던 순간, 안타까웠던 순간이 책을 읽는 내내 함께 했었습니다. 어린아이에게도 존중받아야할 인권이 있고 감정을 존중해주어야 한다는 사실을 간과한 그 당시 교육으로 사람을 이렇게 망칠수 있다는 사실을 여실히 보여주었습니다. 우리가 아이를 키우며 느꼈던 시간들, 그리고 그때의 감정들이 공존하며 마음 아프게 읽었던 소설이었어요.
지금이야 그런 상황이 많이 희석이 되었고 하지만 또다른 부분에서 아이들이 힘들어하는 상황이 여전히 존재하는 상황에서 아이들이 누구라도 의지할 만한 사람 하나를 곁에 두고 살아가야하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게 꼭 부모가 아니더라도 말입니다.
오늘 새벽에 만난 후기..무척 반가웠습니다. 평안한 주말 되세요. 치악산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