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미 오래전에 뚝 떨어져 서먹서먹해진 이 세계속에서 소년의 동심과 꿈이 움직이고 있었다. 극심한 환멸과 절망에서 이미 흘러가버린 좋았던 시절로 도망쳐 온 것이다. 아직 희망으로 가득 차 있던 시절, 세계가 온통 거대한 마법의 숲처럼 보이던 그 시절로! 무시무시한 위험과 마법에 걸린 보물, 그리고 에메랄드 성을 깊숙이 감춰두고 있던 그 마법의 숲으로 한스는 다시 발을 들여놓았다. 하지만 기적이 나타나기도 전에 그는 이내 지쳐버리고 말았다. 이미 추방당한 인간은 비밀에 둘러싸인 어두컴컴한 입구에서 그저 기웃거릴 뿐이었다.'-본문-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온 마을 사람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하지만 역으로 한 아이를 죽일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똑똑하고 미래가 기대되는 아이에게 어른들의 방식대로의 공부를 강요하고 아이의 미래를 함부러 만들어가려는 무지하고 욕심많고 무자비한 어른들의 한 세트를 본 기분이었습니다.
가난을 떨치기 위해 높은곳만을 향하여 가는 인생이어야 성공한 인생이 맞을까 하는 의문점을 던집니다. 어떻게 사는것이 잘 사는것이고 행복하게 사는 것인지 한스의 짧은 인생을 통해 확연히 볼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똑똑한 한스는 자신의 삶을 남들에 의해 제도되고 잘려지고 방향지어지는 상황을 어디까지 받아들였을까요
어렸기 때문에 그렇게 따라가야하는 줄 알았겠죠. 그리고 그 길이 잘못되어가고 있다고 느꼈을 때 그는 이미 그 수레바퀴 밖으로 벗어날 수 없음을 깨달았을 지도 모릅니다.
유일하게 마음을 주고 싶은 친구를 만났지만 어른들에 의해 그것조차 허락되지 않했고 아버지의 기대를 거역할 수 없어서 행복을 주었던 고향을 떠나 수레바퀴안에 갇혀버립니다. 그 바퀴에서 튕겨져 나왔을 때 그가 설곳은 없었습니다. 다시 돌아갈 행복했던 어린시절은 더이상 그가 있을 곳이 못 되었습니다. 인생의 목표와 방향을 잃어버린 자에게 죽음은 그가 선택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었을 지도 모릅니다.
너무 무서웠어요. 한 아이의 인생을 난도질하는 어른들은 자신들이 무얼하고 있는지 모릅니다. 수많은 아이들의 인생을 난도질하면서도 어느 하나 깨닫는 사람이 없습니다. 아이들이 죽어나가는 걸 보는 데도 말입니다. 사람이 무섭다는 생각을 합니다.
몸과 마음이 피폐해진 한스가 다시 고향으로 돌아왔을 때 그는 어린시절의 추억을 하나씩 더듬어 어린시절의 행복을 찾아보려합니다. 마을의 할아버지, 흐르는 시냇물, 드높은 하늘, 내가 놀던 놀이터..모든것이 그대로지만 그 자리에 한스 자신은 더이상 자리할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너무 마음이 아팠습니다. 어디서부터 그를 예전의 한스로 바로 세워주어야하는지 저도 방법을 모르겠습니다.
사람은 그렇습니다. 이미 입력되어 내 안에 들어온것들은 안 들어온 척 할수가 없습니다. 마음과 몸 쏙 박힌 상처들은 나올줄을 모릅니다. 그 상처는 치유되는것이 아니라 덮히는겁니다.
아이는 키우는것이 아니라 혼자 크는거랍니다. 부모는 그가 엇나가지 않도록 단도리만 해주는 역할이라 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아이를 세팅하려는 마음이 있습니다. 그 목적이 좋은 대학이라는 것이 씁쓸하기만 합니다.
교육의 참 뜻을 이해하는 어른들이 많은 세상이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아.. 맞아요
부모가 세팅을 하려하네요
아이는 혼자 크는건데..
그냥 먹여주고 재워주고 울타리만 되어주면 되는것을
부모가 괜히 나서서 더 많은 일을 벌이고
그러곤 힘들다하고 자식에게 기대하고 몹쓸 부담감만 주고 있는거네요
딸기님의 말씀이 확 와닿습니다
제가 지금 어디까지 넘어가 있는지 점검해봐야겟어요^^;;;;
딸기님,! 어제 읽은 이 후기는 정말 감동적이었습니다. ㅜ
이 글을 읽으며, 저는 딸기님께서 이 책을 저를 위해서 추천해주셨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아이를 키우는 제가 어디까지가 진심으로 아이를 위해 필요한 교육과 훈육인지, 어디서 부터 자유가 존중되어야 하는지 벌써부터 너무 헷갈립니다.
항상 읽어왔던 책들에서 그 부모의 사랑이 의도치 않은 부담과 상처를 주는 것이 두렵네요,,!
아직 저는 완독하지 못했지만, 딸기님의 후기로 이 책에 대해 익히 들어왔던 '헤세의 자전적 소설' 이라는 의미를 깨닫게 되었습니다,!
저도 완독 후에 꼭 함께 나눠보고 싶네요.!
좋은 책 추천 주셔서 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