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콩이입니다.
모순 1차 후기를 쓰려고 합니다. ~7장까지 읽었습니다.
모순이라는 책이 많은 사람들이 인생 책이라고 꼽기도 하고, 진진이가 생각하는 인생에 대한 정의가 책의 초, 중, 후반에 갈수록 바뀐다고 하는데, 책의 마지막의 정의가 어떨지 궁금합니다. 3일만에 절반 정도까지 다 못 읽으면 어쩌지 하는 걱정도 있었는데, 책이 술술 읽혀서 시작부터 느낌이 좋았습니다. ㅋㅋ
"참 이상한 일이지만, 이십대에는 가만히만 있어도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얽어맬 수 있는 기회들이 심심찮게 찾아온다. 이십대의 젊음이라는 것은 어떤 조건과도 싸워 이길 수 있는 천하무적의 무기이니까."
이 문장에 너무 공감이 됐습니다. 요즘엔 회사에서 20대 직원들을 보면, 속으로 좋을 때지~ 라고 하는데 그럴 때 마다 꼰대같다는 생각이 문득 들곤 합니다.ㅎㅎ 부러움을 떠나서 이십대만의 찬란함이 있는 것 같아요.
[나영규]
"앞으로 영화에 저녁식사까지 적어도 네 시간 이상을 이 남자와 더 지내야 한다고 생각하니 갑자기 아무 데서나 내려 집으로 돌아가고 싶어졌다. 이 남자와 같이 지낼 앞으로의 네 시간에 대해 아무런 궁금증이 없다는 사실이 어쩌면 가장 견디기 어려운 것인지도 몰랐다."
[김장우]
"나는 쉽게 하늘색 전화기 앞을 떠날 수 없었다. 동전은 넘치도록 많은데, 뒤에서 빨리 끊어달라고 재촉하는 사람도 없는데, 조용조용 꽃가지를 흔들고 있는 라일락은 저리도 아름다운데, 밤공기 속에 흩어지는 이 라일락 향기는 참을 수 없을 만큼 은은하기만 한데.."
“나는 왜 갑자기, 어딘가에서 그 남자의 냄새나는 양말을 깨끗이 빨아놓고 잠들 수도 있다고 생각했을까..”
나영규를 만날 때는 궁금한게 없어서 집에 가고 싶던 마음이, 김장우에게 전화를 걸었을 때는 전화가 닿지 않아 아쉬움이 가득한 마음인걸 보면 진진이는 김장우에게 더 끌리고 있는 것 같습니다. 궁금한게 없는 건 좋아하는 마음이 없는 것과 동일한 의미라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영규는 인생의 계획이 있는 반면, 김장우는 가난한 사진작가이니.. 안정적인 결혼생활을 하려면 이모처럼 안정적인 사람과 결혼하는게 맞나? 싶기도 했고,, 역시 결혼은 아직 저한테는 어려운 문제같아요.
[엄마]
"어머니만큼 뺄셈에 능숙한 사람이 어디 있으랴. 양말을 팔고, 메리야스를 팔고, 나중에는 세수수건까지 다 팔았지만, 남는 돈이 온전하게 어머니의 주머니로 들어가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남펴이 빼 가고, 아들이 빼 가고, 하다못해 야속한 세상까지도 어머니의 돈을 빼앗아 갔다. 물론 나도 빼앗아 갔다..."
진진의 어머니는 삶이 너무 고될 것 같아요.. 가정폭력에 시달리는데 아들까지 문제를 일으키고.. 아휴 ㅠㅠ 반면 쌍둥이 이모랑은 너무 다른 삶을 살고 있어서 스스로 비교가 많이 될 것 같습니다.
저도 엄마 생각이 났습니다. 으레 그렇듯 우리 아빠도 엄마 속을 썩일 때가 있었는데, 그럴 때는 아빠가 정말 밉기도 했어요. 요즘엔 더할 나위 없이 화목하지만, 최근에 엄마랑 데이트하면서 아빠 얘기를 하는데, 엄마가 “사랑이 문제야~” 라고 하하시더라구요, 기분이 복잡미묘했습니다.ㅎㅎ 아마 진진이의 어머니도 남편과 가족을 사랑하기에 버틸 수 있던 게 아닐까 싶습니다.
캬 올려주신 글귀를 읽는데 소설 읽는 것처럼 설레네요. 찬란한 이십대가 가끔 생각날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돌아가고 싶지는 않은 이유는 뭘까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