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아마도 오늘은 각종 학교의 입학식이 있던 날인 것 같습니다. 저의 아이도 오늘 처음 어린이집에 다녀왔답니다. 유모차를 끌고 나가니 예쁜 가방을 매고 엄마 아빠 손을 잡고 학교로 향하는 초등학생들이 눈에 띄더라구요. 학교 앞에는 벌써 솜사탕 파는 아저씨도 와있구요 ㅎㅎ 날씨는 또 어찌나 맑고 포근하던지. 간만에 보는 봄날 입학식 풍경에 마음이 설렜답니다^^
오늘은 예전에 읽다만 책을 펼쳤습니다. 혼자 읽기 힘든 책이라 같이 공부하는 지인과 함께 읽게 될 것 같습니다. 책 표지가 너무 웃긴(?) 이 책은 마가렛 말러라는 유명한 정신분석학자와 그녀의 동료들이 함께 쓴 책입니다. 책 제목 그대로 유아의 심리적 탄생 과정을 연구하고 그 과정과 결과를 집필한 책입니다. 유아가 엄마 뱃속에서 나와 신체적으로 탄생한 뒤 심리적으로 탄생하기까지의 과정(0-3세) 전체를 설명하고 있는데, 번역이 매끄럽지 않고 내용 자체도 어려워서 참 읽기가 어려운 책입니다.
애 낳기 전에는 읽다가 늘 졸고 결국 때려치웠는데. 출산 이후 문득 이 책이 궁금해져 아이가 6개월 경쯤 책을 다시 들췄다가 깜짝 놀랐습니다. 책에 있는 내용이 제가 아이를 키우면서 겪었던 일들을 고스란히 말하고 있어서 말이죠. 아이 키우는 데 도움이 많이 되겠다 생각했는데...한번 손에서 놓은 후 다시 들지를 못했습니다. ㅎㅎ 이번엔 독서 모임이 함께 있으니 오래 걸리더라도 꼭 완독을 해보려고 합니다!
오늘은 유아의 심리적 탄생 과정에 대해 정리할 겸 간단히 설명 드리려고 합니다. 아이가 태어났다고 해서 마음이 바로 탄생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 심리적으로 탄생하는 데는 생후 3년의 시간이 가장 중요하다고 보는 것, 하지만 이는 생후 3년에 완성되고 끝나는 게 아니라 평생 시기 별로 반복되는 모든 이의 발달과제라는 점, 그만큼 후천적인 환경과 양육, 관계가 중요하다는 점, 이 저자의 주요 관점입니다.
마가렛 말러는 유아의 심리적 탄생을 곧 "분리 개별화되는 과정"이라고 보았으며, 크게 세 단계에 걸쳐 이뤄진다고 했습니다.
정상적 자폐 단계 : 약 생후 2개월 전의 시기. 외부 세계의 자극에 거의 반으하지 않은 채 닫힌 알 속에 있는 것처럼 주로 잠만 자고 생리반응이 우세함
정상적 공생 단계 : 생후 약 2-5개월의 시기. 주양육자와 자신을 구분하지 못한 채 하나의 공생 단일체로 여김. 앞 단계를 포함 여기까지는 마음이 탄생하는 분리 개별화의 사전 단계임
분리 개별화 단계 : 다시 네 단계로 나뉘는데 이는 4-5개월에서 30-36개월 사이에 걸쳐 일어남
분화 단계 : 알에서 깨어난 것처럼 주변에 관심을 갖기 시작
연습 단계 : 본격적으로 주변 탐색하면서 주양육자로부터 분리되는 경험을 하기 시작함
재접근 또는 화해 단계 : 혼자서 걷기 시작하며 주양육자와 자신이 분리되어 있음을 경험하고 이로 인해 분리 불안이 심해짐
개성의 공고화와 대상 항상성의 시작 단계 : 주양육자가 눈에 보이지 않아도 내면화된 이미지를 떠올리며 위안을 얻을 수 있게 됨
저의 아이는 지금 재접근 단계로 흔히 마의 18개월이라고 부르는 그 구간의 끄트머리(? 제발 끄트머리 였으면....)에 와 있습니다. 재접근 단계의 아기를 키우는 부모들은 정말 말로 표현하기 힘든 인고의 시간을 겪게 되는 것 같습니다. 저는 이 시기에 제 인성의 바닥을 많이 보아 참 자주 우울하기도 아이에게 미안하기도 했습니다. 힘든 순간 사이 사이에 있는 반짝이는 행복의 순간을 기억하려고 애쓰면서요. 크느라 가장 애쓰고 힘든 건 아이인데 부족한 엄마인데도 건강히 잘 커주고 있는 녀석에게 가장 고맙기도 합니다.
오랜만에 이 책을 읽으니 최근 제가 아이를 보며 자꾸만 걱정의 시선으로 보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전에도 이 책을 읽으며 '아 이건 우리 아이만이 아니라 다 그런 거구나. 그게 정상이구나.' 하며 참 위안을 받았었는데 말이죠. 아이는 자기의 발달 단계에 맞게 잘 크고 있었습니다. 부모로서의 불안과 염려를 잘 다스리며 아이의 현재에 맞춰 잘 살아야겠다 다짐하는 밤입니다.
오늘은 짧게 쓰려고 했는데....왜 쓰다보면 자꾸 길어질까요.
좀 줄이는 연습을 해야겠습니다 ㅎㅎ
모두 좋은 밤 되시고
행복한 하루 시작하시길요! :)
저도 공부 해야지 생각만 있지 늘 하다가 생활에 막혀 놔버리는 일이 더 많습니다 ㅎㅎ 역시 30개월까지는 기다려봐야되는 건가요 ㅜㅜ 흡. 어린이집 처음 가고 느낀 것이 참 많은데…다니면서 또 여러 생각들이 오고가겠지만 역시 마음이 그렇게 편치만은 않았습니다. 어제 신문을 보니 출산율도 더 떨어지고 둘째 낳는 집도 많이 줄었던데 그 이유가 양육의 어려움 때문이라고 합니다. 저도 혼자 애쓰고 있는 상황이라 많이 공감이 되더라구요. 행복하게 아이를 키우는 가정이 많아졌으면 하는 소망입니다. 소망이 그저 소망으로 끝나지 않았으면 해요 ㅜㅜ 아침부터 주저리 주저리 였습니다 ㅎㅎ 좋은 하루 시작하세요! :)
요안나님,,! 정말 멋진 엄마시네요,,!
저는 임신 때, 직장에서의 스트레스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었는데.. ㅜ 아이가 뱃속에 있을 때 부터 이렇게 공부를 하셨다니, 아이가 복이 많네요,,! 저는 지나고 나서야.. 왜 그 시절 그렇게 태교에 신경을 못쓰고, 아이를 위한 공부를 게을리 했을까! 하고 많이 안타까웠습니다. (그래서, 지금도 사실 하고 싶은 일, 해야할 일은 많지만. 지나고 또 이 소중한 시기를 그냥 지나 보냈다고 후회할까봐 두려워.. 욕심을 내지 않고 있습니다. 아이 하나 케어하는 것도 은근 많은 시간이 드네요.^^::)
마의 18개월이라고 부르는 그 구간의 끄트머리(? 제발 끄트머리 였으면....) <-- ㅎㅎ 넘 공감 되어 웃음이 나왔습니다. ^^:
하지만.. ㅜ 아이의 성향에 따라 다르지만, 앞으로 6개월은 더 힘드실 수도 있거든요 ㅜㅜ
아이가 오늘 어린이집을 처음 간 날이라니, 좋으시기도 하셨겠지만, 또 거기서 잘 지내고 있는게 맞을 지 걱정도 되실 것 같습니다,,! 무럭무럭 잘 자라주면 좋겠네요~~^^
(저도 뒤늦게 반성하고 발달 책을 샀는데, 내용에 감동 받다가 저는 금새 못 읽게 되었네요. 꼭 전공 서적 같은 두꺼운 양장본 책인데,, ^^: 혼자서 완독 하는 건 정말 힘들 것 같습니다,,! ^^:)
오늘도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