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년 전 "채식주의자"를 우연히 읽고 "소년이 온다", "흰"까지 죽죽 읽었었습니다.
주제는 너무너무 무거운데 술술술 읽히도록 글을 쓰시는 작가님 필력에 반했었지요
근데 하나같이 읽고 나면 마음이 그렇게 울적할 수가 없었어요
도서관에 갔다가 우연히 "소년이 온다" 책을 집어들었는데 내용이 하나도 기억이 안나는 겁니다ㅜㅜ
그래서 다시 책을 펼쳤습니다.
읽는 중간중간 계속 한숨이 나왔습니다
하도 한숨을 쉬어대니 첫째가 "엄마 무슨 책이야?"라고 물어오네요
이제 5학년이 되는 첫째는 한번도 접해보지 못한 역사입니다.
일본은 나쁜놈이다, 우리나라를 침략한 나쁜 나라다..는 유치원때부터 알았던거같은데 우리의 이 고귀한 민주항쟁은 초등 고학년이 되도록 배운적이 없네요
우리도 그랬습니다
우리가 역사를 배울때도 선사시대, 삼국시대, 고려시대, 조선시대 그 옛날옛적 역사는 왕의 순서, 복색까지 외워가며 공부했는데
근현대사는 일제강점기가 90프로 그 뒤 정권 순서가 10프로였던듯합니다.
그렇게 접한 근현대사는 재미가 없었어요
정보가 없으니 흥미를 붙일수도 관심을 가질수도 없었던 듯합니다.
역사를 전공한 지인(40대)한테 물어도 대학에서조차 근현대사는 짧게 지나갔다네요
소년이 온다는 1980년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10대와 20대의 젊은이들이 독재정권 타도를 외치다 죽은 내용을 다루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소설에 등장하는 젊은이들은 정말 이념에 목숨걸고 확고한 정치적 신념과 확신으로 도청을 점거하고 투쟁을 하다 죽은이들이 아니라,
부상을 입고 쓰러지는 사람들을 돕고, 시신의 가족을 찾아주기 위해 함께하다가, 군인의 폭력에 항의하다가 죽거나 잡혀갑니다.
처음 시작은 이념이였을지 모르나, 그것을 대하는 정부의 폭력 때문에 항쟁은 길어지고 정부에 대항하는 이런 순수한 의도의 시민들이 많아졌고 죽음도 많아졌습니다.
이들의 죽음과 살아남은 자들의 불행한 삶이 너무 슬펐습니다.
2006년부터 광주민주화운동 관련자들이 국가유공자에 포함이 되었다고 합니다.
그러고도 18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우리는 그 역사를 잘 모르는거 같아요.
장수했던 그 사건의 우두머리가 죽었으니 이제 그 시절 억울하게 죽은 영혼들의 희생이 제대로 대접받는 나라로 가길 기대해봅니다.
저도 어린 시절에 그 세대들도 그대로 흡수해버린 검증되지 않은 이야기를 그대로 흡수했던 기억이 납니다.
한참.. 20~30대 초반 때 정치나 이런 역사에 대해서 부모님과 격렬한.. 논쟁을 벌였던 것 같은데,
이제는 또 그런 이야기를 안한지도 좀 된 것 같네요.
너무나 사랑하는 부모님이었어서 더 황당했던 기억이 납니다..
정말 어떻게 그렇게 생각하실 수 있는..?1 에 대해서 조금 받아들이기가 힘들었던 것 같아요.
책은 못 읽었지만, 아래 희후님이 말씀하신 영화들을 남편과 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저는 유시민의 한국근현대사를 읽고 그 당시를 머리속에서 그려보았던 기억이 나네요~
저도 예전에 채식주의자를 읽고 한강의 다른 소설도 읽어봐야지 하다가 멈췄었는데 내용이 너무 마음아플것 같네요 ㅜㅜ
예전 영화 ' 화려한 휴가'나 '택시운전사'를 보고 눈물을 흘렸었는데...다시금 그들의 희생이 떠오르네요 😭
네 학교때 배운 역사는 진짜 역사 이야기는 담고 있지 못한다고 생각해요. 책 출판이 다양해지면서 역사책도 다양한 관점과 내용으로 풍성해졌어요. 역사는 우리의 뇌피셜에 통찰력을 갖게 해준다 생각해요. 그래서 역사책을 봐야지 하는데 자꾸 뒤로 밀리네요. ㅋ 쓰신 글 보도 다시 공부해야겠다 다짐하게 됩니다. ㅎ
그런 의미에서 이번에 '서울의 봄' 흥행은 의미가 있다고 보여집니다.
우리가 잘 몰랐던 1212 사태를 잘 그려낸 것 같아요. 그리고 젊은 사람들이 많은 관람을 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 어떤 교육보다 좋은 교육이 되었을 거라고 생각됩니다.
광주민주화 운동에 관련된 영화로 '택시운전사'도 있지요. 개인적으로 남산의부장들 - 서울의 봄 - 택시운전사 - 1987 이렇게 영화를 쭉 보면 70~80년대 분위기를 파악하는데는 무리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영화가 재미있으면 자연스럽게 그 배경을 찾아보게 되거든요.
이상하게 한강 작가님의 소설은 언제라도 읽을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 아직 읽어보지를 못했어요.
아무래도 좀 무겁다라는 이야기를 들어서인지 선입견이 생겼나봐요. 나중에 기회되면 꼭 읽어봐야겠어요^^
학생때 민주항쟁에 대해 할게 되고 부모님께 "정말 그때 몰랐어? 빨갱인줄 알았어?"라고 물어봤는데
정말 몰랐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땐 미디어도 한정적이 었으니까 라고 생각 했죠
그런데 최근 지인 모임에서 어쩌다 꺼내면 안되는 정치 이야기가 나와서 뜨거운 토론의 장이 펼쳐 졌는데 가짜뉴스를 마치 사실인 것처럼 이야기 하는 걸 보면서 깜짝 놀랬어요.
최근에도 반복되는 나쁜 기득권의 횡포는 없애버리고 싶다는 생각이 드네요...
지인 사이엔 정치 이야기는 안하는 걸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