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회사도 바쁘고, 육아도 힘들다고 핑계를 대며 운동도 제대로 못하고, 책도 잘 못보았다. 애랑 놀아주는 시간에 노래를 듣다보니 그래도 이런 저런 생각은 많아진다.
어제 아들을 재우며 이 노래를 듣다가 눈물이 왈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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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오는 길이
너무 쓸쓸해
너무 쓸쓸해서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나도 가끔은 울어도 된다
사람들이 볼까 봐
눈물을 들킬까 봐
누가 날 흉볼까
고갤 숙이고
아 그래서 창문에 썬팅을 하나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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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울 수 있어요
나도 울 수 있어요
나도 맨날 틀리고 후회해요
나도 너무 떨리고 무서워요
다 큰 어른도 울어요
상처를 받아요 상처를 받는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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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식이의 반딧불 노래를 듣고 난 이후로, 중식이 노래를 하나씩 찾아들어보는데, 사실 중식이가 부르는 이 노래를 들었었는데도 이 영상을 보기전까지는 크게 와 닿지 않았다.
차태현이 집에 들어가기전에 차에서 이 노래를 한참을 듣다가 들어간다는 이야기에 나도 덩달아 눈물이 났다.
10년도 더 전에, 나는 영업사원이었다. 너무나 거친 회사생활에 정말 몸과 마음이 많이 다치던 시절이 있었다. 일요일에 출근을 해서 그 다음주 일요일에 퇴근을 하는 말도 안되는 일정도 있었다. 새벽 5시까지 회식을 하고 8시에 출근을 하는 건 주에 2-3회 있는 일상이었다. 지나고 보니 다 즐거운 추억이었지만 그 당시에는 그 생활이 주는 힘든 것도 힘든거지만, 내가 과연 이 일이 나한테 맞는건가라는 걸 엄청나게 고민할 때 였다. 힘들게 들어온 직장인데, 내가 맞지 않는 옷을 입고 있나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시간이 지나고, 일이 잘 풀리게되니 이게 천성이가 싶은 생각이 든 적도 있지만, 그 힘든 시절은 나에게 큰 밑거름이 된 것 같다.
아주아주 기억에 나는 한 장면은 팀 회식에서 건배사를 하다가 눈물이 나기 시작했는데, 그렇게 30분을 감정이 주체가 되지 않아 울었다. 아직도 그때 내가 왜 그렇게 울었는지 모르겠다. 알수 없었던 불안감과 스트레스와 화 그리고 나에 대한 자괴감이 폭발했었던 것 같다. 그렇게 한바탕 울고나니 그 모든 감정들이 다 내려간 것 같았다. 그 날 이후부터 아마도 천천히 일에 대한 자신감도 붙고, 회사생활도 즐거워졌던 것 같다.
나이가 들어 운다는 건 창피하다. 누가 그렇게 생각하라고 한건 아닌데, 창피하다. 나이든 어른도 이 노래 가사처럼 차에 썬팅을 하고 나만의 공간에서 고갤 숙여 울 수 있는 곳이 필요하다.
차태현이 집에 들어가기전에 이 노래를 한참을 듣다가 들어간다고 생각하니, 집에 있는 와이프와 자식들에게 아빠의 우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 않아서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여러가지 페르소나를 가지고 살아가지만, 자식이 태어난 이상 아빠,엄마라는 페르소나는 디폴트값으로 장착되어 뗄 수가 없는 것 같다. 엄마도 엄마 나름의 고충이 있겠지만, 아빠라는 페르소나의 특징은 가장이라는 책임감일 것이다. 가장이니까 흔들리지 않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책임감이 겉은 튼튼하고 강하지만 그 안에는 남들 모르는 슬픔과 눈물로 채우고 있을 수도 있겠구나 생각했다.
잘 울고, 잘 화내는 모습을 자주 아이들에게 보여주는 못난 엄마지만
어째서인지 신랑에게는 더 좋은 아빠가 되기를 강요하던 시절이 있었어요
그 시절이 미안하고 묵묵히 회사생활 이겨내준 남편이 고맙네요
감사해요
ㅠㅠ 저희 남편도 많이 생각나네요.
오늘도 나만의 시간이 필요하다며 투덜거리는걸 뭐랴뭐랴 잔소리 했는데 미안해 지네여 ㅜㅜ
대한민국 아빠들 화이팅 입니다 👍
아아..
한때는 내 인생이, 지금 이 순간이 제일 힘들다 싶었는데
한살 한살 나이들며 이야기를 들어보면
누구에게도 쉬운 인생은 없는 거 같아요
깜장콩님도 살아내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
왜,, 읽는데, 저도 울컥 하는 느낌이 들지요.. 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