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안녕하세요. ^^ 노트북 입니다.
지난 번 1월 독서 모임에서 오이초무침님께서 공유해주신 싯다르타 후기를 읽고, 미루다가 잊고 있던 헤르만 헤세의 책이 생각이 났습니다. 그래서 아~~ 주 오랜만에 데미안을 읽게 되었고, 헤르만 헤세에게 빠져 들어서 싯다르타를 이어서 읽게 되었습니다. 원래는.. 싯다르타는 이름 만으로도 뭔가 너무 어려울 것 같아서? 시도할 생각은 못했는데, 데미안을 읽고서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어렵더라도 한번 읽어보고 싶더라고요..^^..)
그런데, 헤세의 책을 읽는 기쁨이 정말 크네요..!
주 1회 모임의 요안나님도 오늘 후기에서 그렇게 말씀 주셨는데, 소설은 전하려는 바를 직설적으로 말하지 않아서 더 어려운 것 같습니다. 뭔가 음미해야하고, 독자가 생각해야 하고, 독자가 그 뜻을 그냥 자신의 방식으로 헤아리게 만드는 것 같아서, 나이가 드니 그게 소설의 진짜 매력처럼 느껴져서요. 생각하게 해주는 재미가 큽니다. ^^
오늘은 15%까지 읽어서 아직 싯다르타가 고타마를 만나기 전입니다.
(저는 고타마 싯다르타 인줄 알았는데요.. 뒤에가 궁금하네요 ^^:!)
데미안을 읽으면서 헤세의 어린 시절을 찾아보게 되어서 그런지, 데미안이랑 비슷하게 내면의 질문과 갈등이 시작되는 장면 들이 나옵니다. 어떻게 보면 헤세와 데미안 에서의 싱클레어의 스승 피스토리우스는 기독교를 전파해야 하는 선교사의 아들로 태어나서 가문의 사명을 이어야 했지만 모순을 느끼고 의문을 품은 사람이었고, 싯다르타는 흰두교의 제사장 브라만의 아들이고, 거기서 제사장의 역할과 그들의 깨달음에 의문을 가진 인물이었습니다. 종교만 달랐지, 피스토리우스, 싯다르타, 헤세의 상황이 묘하게 비슷한 부분이 있습니다. 그냥 독자로서 상상의 나래를 펼치자면.. 헤세 자신이 그런 질문에 대한 답을 찾다가, 싯다르타라는 인물에 대해 탐독하기 시작한게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냥 저냥 저는 헤세가 던지는 그 근원적인 질문들과 고민이 좋아서 자꾸 매력을 느끼는 것 같습니다.
제가 제대로 이해 하지 못하고, 헤세의 의도와 다르게 해석을 하더라도.. (물론 헤세의 의도를 알고 싶기도 하지만,)
그 과정에서 저만의 깨달음을 얻게 되는 것 같습니다.
싱클레어, 싯다르타 모두 겉보기에 멀쩡하신 아버지에 대한 답답함과 약간의 미움과 증오의 감정을 느끼는 듯 합니다.
그토록 사랑하는 아버지 였는데, 저도 나이가 들고 보니, 아버지께 그런 감정이 느껴지는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사랑하고 감사한 사실은 변함이 없지만, 살다가 돌이켜 보면 그런 감정이 느껴질 때가 있네요.
어느 책에서 이야기 했듯이, 왜 우리는 부모라는 존재에 대해서 그토록 이상적인 기준을 제시하고 비교할까요..?!
언제 부턴가 그런 고민과 생각들로.. 제 아들을 사랑하되, 아들에게 부모를 이상적인 존재로 심어줄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엄마는 이런 사람이고, 이런 면이 부족하기도 한 그런 사람이라는 것을 자연스럽게 느끼게 해주고 싶네요.
저처럼 부모님에 대한 사랑과 존경으로 스폰지 처럼 필터링 없이 흡수하다가 나이들어서 그게 아니였어.. 라는 생각을 갖게되는 일이 덜했으면 좋겠습니다. (제 아들에게 솔직히 말하면, 제 아들은 오히려 저를 북돋아 주네요.! ㅎㅎ 할 수 있다고요.. ㅎㅎ)
그리고 데미안에서도 두 번 묘사를 했던, 데미안이 유체이탈을 한 듯한 장면을 이 책에서도 묘사를 한다는 것이 신기했습니다. 헤세는 진정 그런 경지에 이른 사람을 자신의 눈으로 본 적이 있는게 아닐까..?! 라는 궁금증이 들었습니다.
저는 그런 사람을 한 번도 본적이 없으니까요.
싯다르타에 공감이 가면서도, 한편으로는 왜 그렇게 해서라도 모든걸 비워야 하고, 자기를 초탈하는 사색을 하는 경이로움을 느껴야 했는지, 왜 그토록 그것을 갈망했는지는 아직은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그 상태에 이르면 싯다르타가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 무엇인지 정확히 모르겠네요.! 세상에 대한 질문 까지는 공감이 가는데요.
완독이 되면, 그 때 다시 음미하면서 지금 보다는 더 정리가 되면 좋겠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입니다.
노트북 드림. ^^
한가지에 푹빠지면 깊이 빠져드는 노트북님 멋지십니다.~!
왜 그렇게 해서라도 모든걸 비워야 하고 -> 싯다르타와는 다른 이유지만 저도 제 가족이 생기기 전에는 모든것을 떠나서 홀로 오로지 살고 싶다라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ㅠㅠ 저희 부모님이라는 가족이 저에게는 너무 감사하지만 저를 속박하는 굴레처럼 많이 느껴지기도 했었네요. 😂 갑자기 글을 읽다 벗어나고 싶어했던 제 모습이 떠올랐네요 ㅎㅎㅎ
안읽어본 종류에 책이라 더 재밌게 읽었어요. 읽고 싶은 책이 자꾸 쌓이는데 어쩌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