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만 읽고 1차 후기를 쓰려했는데 그냥 읽을 수 밖에 없었다.
감정의 끈을 놓기가 어려웠다.
슬픔이 가슴 가득 차오르는 책이었다.
남들과는 다른 형태의 가족을 가지고 있는 모모(모하메드)에게 로자 아줌마는 엄마이고 가족이다.
창녀는 아이를 키울 수 없다는 법 때문에 그들의 아이들을 양육비를 받아 키우는 로자 아줌마에게 남은 아이는 모모 하나다. 떠나보낼 수 없을 만큼 곁에 두고 싶은 아이. 양자로 보내기 싫어 나이를 숨기고 싶은 아이. 어리지만 위안을 얻을 수 있는 유일한 아이. 그래서 모모는 아줌마에게 없어서는 안될 존재다.
부모에게서 버림받고 부모가 누구인지도 모르는 자아의 정체성 부재의 자신을 모모는 스스로 모른척한다. 괜찮지 않지만 괜찮은 척 한다. 아니면 아줌마가 슬퍼할걸 알기 때문이다. 로자 아줌마에게 맡겨진 자신의 처지를 생각하고 싶지 않아 마음 저 안쪽에 밀어넣어버렸는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세상 기준의 나쁜 행동들을 하고도 아무렇지도 않는 자신이 스스로 당당하다 생각하는 것 같다.
모모가 사는 건물에는 가난하지만 좋은 사람들뿐이다. 건강이 안 좋아 눈이 먼 하밀 할아버지는 그가 인생 상담을 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다. 건강도 경제상황도 안 좋은 로자 아줌마를 물심양면으로 돕는 게이 롤라 아줌마도 있다.
움직이지 못하는 이웃을 업고 층계를 오르내려 주는 다른 이웃들까지.
이들은 모모에게는 가난하지만 서로를 돕는 마음이 얼마나 따뜻한 것인지를 알려준 사람들이다.
모모가 세상에 나가서도 엇나가지 않고 살게 된다면 아마도 이들의 그 마음을 기억하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세상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다.
병들어 얼마 살지 못할 로자 아줌마와 모모를 떼어놓으려 한다.
모모는 이해할 수 없다. 사랑하는 아줌마를 떼어 놓으려는 사회적 시스템을 증오한다. 그래서 사람들의 눈을 속이며 아줌마가 좀더 편안한 죽음을 맞도록 도와주고 싶다.
사실 14살이라는 나이는 이런 생각을 하기엔 너무 적합하지 않다.
모모가 아줌마를 안락사 시키면 안되냐는 질문을 주치의 선생님께 하는 것이 아줌마를 진짜 사랑하는 마음이라는 사실을 어느 누가 알게 될까.
유일한 가족인 로자 아줌마가 죽는 것은 자신의 우주가 사라지는 일이다. 그 또래라면 자신의 입지를 걱정하는 것이 당연하다. 하지만 모모는 아줌마가 불쌍하다. 괴로움에 몸부림치는 아줌마가 좀 더 쉽고 편안하게 죽음을 맞이하길 바란다. 모모는 아줌마를 위해서 그렇게 해주고 싶다. 소년의 마음이 느껴져서 너무 가슴이 아팠다.
14세 소년이 알 수도 없고 알아서도 안되는 세상의 어두운 이야기가 일상이 되어버린 소년의 이야기는 읽는 족족 마음을 후벼파며 눈물 짓게 만든다. 맘이 좋은 하밀 할아버지가 로자 아줌마와 결혼하면 안되냐는 질문은 그래도 그가 어린 소년임을 말해주는 유일한 말이었다. 세상이 그리 단순하면 얼마나 좋을까. 이런 어린애 같은 질문이 더욱 내 맘을 아리게 한다.
건물 지하에 아줌마가 만들어 놓은 아지트가 있다.
육중한 몸의 아줌마를 그곳에 옮기고 때때로 몸을 팔던 때를 기억하며 치매가 와서 정신을 놓아버린 아줌마가 해왔던 울긋불긋한 화장을 모모는 정성을 다해 해준다. 아줌마에게 화장을 해주는 모모의 마음을 상상하는 것은 너무 힘든 일이었다.
아줌마와의 우정은 치열한 우정이었다. 살아있는 한 계속되었어야 하는 그런 우정이었다.
그 우정의 끈이 끊어졌다. 아줌마는 모모를 두고 그렇게 떠났다.
아줌마의 마음과 모모의 마음.. 그 어느 하나도 덜 아픈 것이 없다.
하지만 그래도 책을 덮으며 느낀 나의 마음은 모모와 로자아줌마의 아름다운 우정이었어요.
서로에게 필요해서 더 절실하고 진실되었던 우정으로 내 마음이 남을것 같습니다.
또 언젠가 이 책을 또 읽게 될거 같아요. 둘을 이대로 잊어서는 안될거 같아서요.
드디어 완독하고 딸기님 후기를 읽었네요
3독의 느낌은 어떨지 더 궁금해지네요
모모를 따라다니면서 모모의 바램대로 요새 유행하는 회기물 처럼 다시 앞으로 앞으로 돌려놔 주고 싶었어요
또 읽으신다니 4독은 어떤 느낌일지 궁금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