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노트북 입니다.
올해 마지막 독서 모임 후기를 쓰네요..!
감회가 새롭습니다.
분명 정말 행복한 한 해였는데도 불구하고, 역시.. 이렇게 보내니 남는 게 없구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올 한 해는 이렇게 보내자.' 각오와 다짐을 하고 그렇게 보냈음에도요..! 그래도 결국 마지막을 맞이하는 지금 시점에는 올 한 해도 무사히 보내고, (딸기님 말씀처럼) 모두 좋은 건 아니었지만, 결국 다 좋았다로 마무리하게 되네요.^^
저는 이번주 월, 화는 가족들이 저희 집에 와서 1박 2일 보낼 크리스마스 준비를 하느라 모처럼 주부로서 정말 바빴습니다. 모두 몸살 안 났냐고 할 정도였지만 행복해서 에너지가 절로 나와 그런 일은 없었고요..ㅎㅎ
수요일까지 아들과 함께 크리스마스를 잘 보내고. 목요일 밤부터 또 아이가 고열에 시달리기 시작했습니다.
이전 폐렴처럼 처럼 심각하진 않지만, 여전히 거의 이틀 반동안 먹은 것도 없이 앓기만 했네요. 아들 하나 있는데 왜 이렇게 자주 아프고 안 먹고 살도 자주 빠지는지.. 안쓰럽고 속이상합니다.
그러면서도 이렇게 아플 때 원 없이 집콕하며 같이 있어줄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합니다.
7권에서는 저도 봉순이와 강포수의 등장이 몹시 반가웠습니다.
봉순이의 소식은 가슴 설레기도 하고 애틋하기도 하고, 봉순이의 눈물이 월선 아지매의 눈물처럼 가슴이 아팠습니다.
따듯한 마음을 가진 사람들의 그런 순수한 감정은 사람 마음을 쉽게 동요시키는 것 같습니다.
봉순이는 결국 진주로 가서 기생이 되었는데, 타고난 외모에 꾸미고 가꾸니 이전과는 비교도 안되게 귀티가 나는 것 같습니다. 그것으로 봉순이는 그래도 꽤나 대접받는 기생서열에 있는 것 같아서 그것 만으로라도 안도가 됩니다.
(딸기님 후기처럼) 저 역시, 봉순이의 삶이 서희의 몸종으로 따라간 것보다는 나을 것 같다고 생각하면서도, 또 마음의 고향 같은 그들을 떠나서 혼자 외로이 사는 봉순이의 눈물에 공감이 많이 되기도 했습니다.
부디, 그 길을 택한 것에 대한 아쉬움이 크지 않도록 전주로 내려가 소리도 제대로 배우고 자신이 가진 기량을 맘껏 펼쳐보길 바랄 뿐입니다.
봉순이는 서울로 건너간 이상현과 연락이 되면서 간도를 방문하는 혜관스님을 따라서 간도를 방문합니다.
간도로 가는 길에 고향으로 가는 것 같은 설렘을 느끼면서 또 서희와 길상이 너무나 그리우면서도 또 그들을 마주할 두려운 마음. 그런 것들이 모두 공감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봉순이를 만난 간도에서 힘든 삶을 사는 영팔이와 용이, 그리고 판술댁(영팔이 아내)이 서로 오열하며 만나는 장면도 너무 애틋했네요. 애틋함 투성이입니다. ㅜ 그 어려운 시절의 동네 사람들끼리는 지금의 일가친척보다도 더 끈끈한 애틋함이 묻어 있는 것 같습니다. 당장 가끔씩 저녁 먹고 함께하는 아이 친구집 부모들도 이제 서로 교육을 생각해 제각기 이사 계획을 이야기할 때마다 마음이 시린데, 이 사람들은 오죽할까 싶습니다. 이사를 간다는 말을 들으면 아쉽지만, 저 역시 취학 전 이사를 계획하고 있기 때문에 마냥 아쉽다 하기도 힘들고요.. 책에서 없는 살림에도 얼마고 계속 함께 하는 기화(봉순이)가 오히려 떠난다는 말을 할까 봐 조마조마해하는 그들의 맘, 그리고 그것을 말 안 해도 느끼는 봉순이의 이런 정이 그냥 너무 그립네요. 지금 모든 게 여유로운 대한민국이라 제가 배부른 소리를 하는지 모르겠지만, 그 시절만의 정감이 분명히 있는 것 가습니다. 돈주고도 만들 수 없는 그런 마음들인데 어쩐지 제가 다 그립게 느껴집니다. 제 어린 시절도 떠올리면 이웃 간에 그런 감정들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저는 주갑이 아재가 너무 좋네요..! 개인적으로 정이 가는 사람입니다.
일본 앞잡이 도급 놈과 조선인 인부가 싸움이 붙어을 때 도급 놈을 혼내주며,
"넌 누구냐?!"
라는 말에.
"누구긴, 조선사람이여라우."
너무 매력적이고 멋있지 않나요..!
길상과 석이같이 주연급 인물들만큼이나 응원을 하게 됩니다.
그냥 막연하게나마.. '나도 이런 사람이 되고 싶다.!' 그런 어린아이 같은 마음이 있어서 통쾌하고 더 좋은 것 같습니다.
이런 사람이 처자식과 함께 잘 살면 얼마나 좋았을까 싶고요,,! 어려운 시절 맘대로 안 되는 그분들의 인생이 애석하지요.
오늘은 애처로운 마음이 드는 사람들에 대해 계속 열거하게 되네요.
김훈장 님이 6권 때 보다 더 안되어 보였습니다. 조국독립 염원 하나만을 가지고 늦은 나이에 함께 간도로 이주해 왔습니다. 비록 양아들이지만, 양아들 내외는 그곳에 두고 자신이 삶을 희생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왔을 겁니다. 완전 퇴물 취급을 받으며 혼자 그 허름한 하숙집 골방에 갇혀 지내는 김훈장, 그리고 눈동자에 빛을 잃었다니.. 그렇다면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았을 텐데,, 얼마나 서럽고 고향땅, 자식 내외, 손주가 그리울지.. 또 자신의 친 딸 역시 서로 생사도 모르고 지내게 되니까요,,! 평사리에 있는 아들 내외가 죽지 않고 살아있다는 소식을 듣고 눈물을 글썽이는 김훈장이 너무나 안쓰럽습니다. 서희에게 못마땅하지만, 그래도 그 하숙집 지원조차 끊지 못하고 연명하는 자신에 대한 자괴감도 있는 것 같습니다. 마치.. 조준구의 아들 병수가 왜 자신은 이 곡물(남의 것)을 마다하고 굶어 죽을 용기가 없는지 한탄하는 것과 비슷하게 느껴졌습니다.
물론 김훈장 님의 그 뿌리 깊은 편협한 생각이 당시의 서희를 비롯한 독립군 등 젊은 세대와의 좁힐 수 없는 간극을 만든 것이겠지만, 말년의 김훈장이 느낄 인생무상이 남의 이야기는 아닐 것이라는 그런 예감이 너무 일찍 찾아왔습니다..! 언젠간 저 또한 어떠한 형태로든 그런 감정을 느낄 날이 오겠지요. 반면에 이동진은 말로는 깨어있는 젊은 피이고 싶었는데 얼마나 자신이 구시대적 사상에 젖어있었는지 깨닫습니다. 관념을 차례차례 깨트리며 늦었지만 자신의 과거를 돌아보고, 그 과거가 지금의 자신을 만든 것이 당연하다는 것을 느끼며 제삼자로서 자신을 바라볼 수 있게 되는 것 같습니다. 제 인생에서 20~30대에는 정신적으로 큰 변화가 없었는데, 모두 마흔을 기점으로 많이 변했습니다. 저 역시.. 자신과 저를 둘러싼 환경을 제삼자의 시각으로 바라보기 시작하면서 생각과 방향까지 변화가 있었습니다. 자신을 완벽히 객관화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싶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이런 새로운 인식이나 깨달음 자체가 굉장히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동진이 그 과정에서 느낄 감정들도 무엇인지 알 것 같습니다.
책을 읽으며, 남자들의 심리도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저는 정말 길상이 서희를 사랑하는 줄 알았거든요. 분명 지고지순한 사랑인 줄 알았습니다.
옥이네가 좋은 여자고, 불쌍히 여기는 감정까지 더해져 이어져 왔지만, 옥이네와의 사이는 약간 길상의 세상(사회제도에 대한) 반항심과 분노가 함께 어우러져 만들어진 관계라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차가 뒤집어지는 사고에서 둘의 사랑이 이제야 결실을 맺을 것 같다는 기대감에 비해 결혼 초기의 생활이 다소 아쉽습니다. 길상이도 누구에게도 주고 싶지 않았던 서희 아씨라고 표현했는데. 왜 이제 그는 탈출하고 싶은 욕망을 느끼는 것일까요..?! 회사를 다닐 때는 의외로 이런 이야기를 허물없이 하는 남자분들을 쉽게 봤던 것 같습니다. 저는 그때는 그냥 웃고 넘길 뿐이었는데요. 가정과 자식이 소중하지만 은근히 뭔가 자유를 그리워하는 듯한 그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신기하게 느껴지기만 했습니다. 이번 길상의 대목에서 가정밖에 모르고 사는 것 같은 제 남편도 마음 한 구석에 이런 자유를 갈망하는 마음이 있을까? 궁금해졌습니다.
저도 결혼 후에 특히 아이를 낳고는 제 날개는 날아본지가 오래되어 아예 그 기능을 잃고 달고 다니는 듯한 느낌이지만 그렇다고 막 자유를 향해 날아가고 싶은 욕구는 아직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아이를 낳지 않았다면? 을 생각해 본 적은 있지만, 그래도 지금 이 삶이 너무 감사하고 좋거든요. 이것이 남자들의 특성이 함께 반영된 길상의 심리인지 궁금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한 김두수와 윤이병 사이에 있던 금녀는 본래 자신이 가진 빛마저 잃어버리고 시들어 썩어버리시 직전이었지만, 쎄리판 심 씨와 장인걸과 함께 하며 지적이고 품위를 갖추게 되고 열등감을 극복하며 정직한 자세로 인생에 대한 새로운 희망을 품습니다. 반면에.. 본래 그렇게 까지 타락한 사람이 아니었던 송애는 비록 억울한 겁탈로 시작한 것이지만, 김두수와 엮이며 바로 썩어 갑니다. 자신을 둘러싼 사람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해 줍니다. 저 자신은 결혼 생활 중 저만이 가졌던 고유한 빛을 잃었을까. 유지해 왔을까. 잃어갔을까. 생각해보기도 했습니다. 처음에는 저는 남편과 시댁의 어떠한 정서가 상당히 이질적으로 느껴졌었는데요, 이제는 남편에게서 그런 이질감이 덜 느껴지는데 그것에 대해 생각을 했던 것 같습니다. '남편이 그런 걸 덜 느끼게 하는 것일까. 아니면 나도 그렇게 변한 것일까.' 그런 것들을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김평산의 아들 김거복(김두수)을 보며.. 모든 사람은 공평하고 만인에게 반드시 지켜져야 할 인권이 있다 하지만, 이렇게 애초부터 악의 씨앗도 있겠지..?! 하는 생각도 해보게 되었습니다. 그 기준이나 근거가 모호하여 참 위험한 생각이지만, 그리고 환경에 의해 나빠지고 환경에 의해 다시 좋아질 수 있다는 것을 믿고 싶은 저로서도.. 이런 거북한. 아예 존재하지 않았으면 좋았겠다 싶은 인물들이 세상에 분명 어느 한 부분에 존재한다는 것이 끔찍하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이전 후기에서도 언급한 내용이지만, 계속해서 독립운동에 관해서 제가 이상적에서 현실적으로 변했다는 것을 많이 느낍니다. 얼마의 돈, 기천의 사병으로 독립을 이룰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을 당시에도 회의적으로 바라보는 사람들의 말이 유독 마음에 와닿았습니다. 이루고자 하는 일이 클수록 그만큼 자금력과 조직력이 정말 중요하니까요,,! 그래서 꼭 독립운동을 하진 않지만, 공노인처럼 조선인들이 뿌리내리고 돈을 잘 벌 수 있도록 돕거나, 아니면 송장환 선생처럼 교육에 투자하는 그런 활동들이 더 현실적이고 장기적으로 보였습니다. 물론 교육도 돈을 소진하면 끝나지만요..! 오래오래 조선인들이 잘 살고, 조선인들로부터 흘러나오는 자본이 클수록 자연 입김이 강해지기 마련이라는 공노인의 말이 와닿았습니다. 유대인의 로스차일드 가문처럼요. 자신의 기량에 따라 크든 작든, 어떠한 방식으로 장기적으로 나라와 민족을 위한 길이면 모두 가치 있다 생각이 듭니다. 서희를 원망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서희가 당장 일본영사관에 헌금을 하는 것도 대의를 위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린 시절에는 표면적인 것만 보고, 1차원적으로 나쁜 사람, 좋은 사람을 구분했더라면.. 성인이 되어서는 그 속에 깊은 뜻을 알기 전까지 사람을 쉽게 평가할 수 없는 것이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강포수가 아들을 사랑하는 마음에 교육을 시키고자 하는 마음, 자신은 산으로 가서 겨우내 사냥을 하더라도.. 아들은 맡겨서라도 가르치고 싶은 마음이 무엇인지 알 것 같았습니다. 아버지 혼자서 산에서 무슨 일을 당하면 우짜려고 그러느냐는 두메의 속 깊은 마음도 짠하고요. 강포수의 그간의 고생이 헛되지 않길 위해서라도 두메가 잘 커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주갑이, 강포수 까지도.. 교육의 중요성을 압니다.
어떻게 보면 인류가 번영해 오는 내내, 당장의 의식주만 해결이 되면 어떻게 해서라도 우리는 자식을 가르치려 했다는 것을 역사에서, 소설에서 너무나 흔하게 접합니다. 한 나라가, 한 가정이 잘 되기 위해서 가장 장기적으로 가져가야 하는 정책이 교육이라 생각합니다. 결과의 평등을 지향하는 것을 좋아하진 않지만, 과정의 평등은 지향합니다. 우리가 진정으로 평등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빈부 격차에 상관없이 교육만큼은 동등한 질로 받을 수 있게, 최대한 그 방향으로 추진하는 것이 백년대계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정책은 서서히 늦게 그 효력이 나타나기 때문에, 당장에 임기가 정해져 있는 정치인들은 알면서도 쉽게 그 정책에 많은 돈을 쏟지 못합니다. 하다 못해 미국 대통령이어도 그렇습니다. 진영에 상관없이 교육에 대한 신념이 확고한 그런 정치인들과 지방 지사들의 이야기를 듣게 된다면, 설령 제가 (그나마) 지지하는 진영과 정 반대된다 해도, 그분이 가진 애국심과 신념을 알 것 같아 높이 사게 됩니다. (제게는) 이렇게 정치가 썩어 가는 상황에서 특정 진영을 고집할 이유가 전혀 없습니다. 그렇게 제대로 된 신념, 또는 자신만의 확고한 철학을 가지고 애쓰시는 분들이 있다면 그런 분들에게 표를 주고 싶습니다. 저 또한 선생님도 아니고, 교원 자격증도 전혀 없지만.. 한 때는 독서를 통해 사회에 제가 어떻게 하면 아주 작게라도 좋은 영향을 주며 보람된 일을 할 수 있을까 생각했었습니다. 특히 자라나는 어린아이들을 위해서 책을 통해서 꿈과 희망, 그리고 생각할 수 있는 힘을 주고 싶다는 그런 생각을 많이 했었네요. 기왕에 일을 한다면 꼭 세상에 긍정적인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대부분의 모든 일이 세상에 꼭 필요한 일이지만 제가 제 일을 사랑하며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 있을까.. 고민하며 생각했던 것입니다.
아무튼 각자가 모두의 자리에서 진심인 세상에서, 저는 유독 교육에 관해 사명감을 가진, 교육에 진심인 사람들이 끌립니다. 정확한 이유는 저도 모르겠지만요,,!
그리고 환이가 아직도 별당아씨의 꿈을 꾸며 우는 모습을 볼 때, 한결같은 순애보가 느껴집니다.
저는 사실 어린아이를 키우는 엄마로서, 도무지 별당아씨의 그 설정은 너무 생뚱맞을 정도로 어처구니없고, (별당아씨가 괜찮은 사람일수록..) 납득하기 힘들 설정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어린 딸을 두고 하인과 눈 맞아 떠나는 것이 과연 가능할까? 그 상대가 아무리 김개주와 윤 씨 부인의 피를 물려받은 장대하고 남다른 환이었다고 하더라도요. 하지만.. 이후 별당아씨에 대한 환이의 그리움이 되풀이될수록 조금은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거의 부부 같지도 않게 지낸 최치수는 한 번도 별당아씨에게 이런 사랑을 주지 않았겠지. 싶었습니다. 평생 남편 같지도 않은 사람과 한 집안에서 떨어져 별당에 머무는 그 삶이 딸이 있지만 정서적으로 채워지지 않는 무언가가 있었겠다 싶었습니다. 사랑은 정말 소중한 것이니까요..! 어린 딸을 버린 것은 용서가 되는 일은 아니지만, 이해하자면 이해를 해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끝으로 인물에 대해서는.. 부잣집 큰 아들로 좌절을 맛보지 못한 상태에서 홀로 서서 자신의 꼬이는 인생을 와이프 탓을 하는 정신 병자 송영환을 보면서, 꼭 억지로 좌절을 할 필요는 없지만, '실패 경험', 그리고 모든 것이 넉넉지 않은 상황에서 간절한 무언가를 위한 '절제' 그런 것들이 사람에게 주는 긍정적인 점을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공노인이 노인이 되어서도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는 이유도, 고인 물이 아니고 계속해서 활보하고 경험을 쌓아갔다는 생각도 들고요. 사실, 토지가 큰 맥락으로 아직 후기를 남길 단계는 아니지만.. 하나하나 느끼 점을 이야기하자 치면 끝도 없습니다.
이번 후기에서는 마지막 주제가 될 것 같습니다.
살아보니, 한 사람의 시간과 에너지. 그 인력이라는 것이 얼마나 값비싼 것인가.라는 생각이 들 때가 많거든요.
그래서 이 소중한 시간과 에너지를 어떻게 쓰는 것이 좋은 것일까? 에 대해서도 생각을 항상 하는 것 같습니다.
이전엔 일을 열심히 하고, 최대한 돈을 아낄 수 있는 방향으로 (대부분 다 제가 하는 것으로..) 그렇게 20~30대를 살았던 것 같아요. 물론 20,30대 때 문화생활도 많이 하고 즐기기도 했지만요..!
그런데 40대가 되고, 일을 그만두고부터는 그렇게 보낸다면 인생이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한 번뿐인 소중한 인생을, 왜 죽도록 일만 하며 보내려고 했을까..! (물론 일은 가치 있고 보람된 것이지만.) 왜 그렇게 제 스스로 눈을 뜨지 못하고 살았을까..?! 한바터면, 회사를 그만두지 않았더라면 영원히 그 다람쥐 쳇바퀴 굴레를 (설령 거기서 돈과 사회적 지위를 더 얻는다 하여도) 벗어나지 못했겠지?!라는 아찔한 마음이 들 때가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이 책을 읽으면서는 유독 옛날의 그 양반들이 참, 한 사람, 한 식구의 노비들의 인생을 참 통째로 날로 먹었구나. 그 소중한 인력과 정성과 충성심을 돈 한 푼 안 들이고 이용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책에서 말하는 그 양반제도에 대한 정신 교육, 유교 사상이 이와 같은 착취를 정당화했다는 생각도 들고요. 유교 사상이 사람의 인성에 꼭 필요한 부분도 있지만, 터무니없는 '충'에 대한 교육이 누구를 위한 것이었을까?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자신들의 성을 더 공고히 하기 위해.. 노비는 글도 배우지 못하게 하면서 주인에 대한 도리와 충성에 관한 뿌리 깊은 주입이 이기적으로 느껴졌습니다.
지금의 자본주의도 자본주의의 틀을 공고히 하기 위해 근로자로서의 회사에 대한 충성을 선을 넘어 강요하는 교육을 시켰던 것 같습니다. 물론 최근엔 사람들의 의식 구조가 상당히 발전해 이전 같은 그런 주입식 교육에도 비판적 시각이 발전하고 있고, 정치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일반인들이 이전같이 무참히(?) 희생되는 것과는 거리가 멀어지고 있다는 것이 다행이지만요. 자본주의에서 그 혜택을 누리는 일부는 무수히 많은 근로자들의 그 엄청난 시간과 노력에 의리와 충성심을 함께 녹여 헌신할수록 자신들의 성이 공고해지는 것이란 생각도 합니다. 왜 이렇게 삐딱한(?) 생각을 하느냐!라고 말할 분도 있겠지만, 제가 이런 생각을 하게 된 것은 오히려.. 일을 그만두고 나서였습니다. 저 역시 지키고 싶었던 '약속', '의리' 이런 게 있었던지, 회사를 다니는 동안에는 내내.. '나를 뽑아준 (면접 때 다짐한 그런 것들을 쉽게 잊는 사람이 되지 않겠다는. 요즘 젊은 이들이 들으면 폭소할 마음을 가지고..) 회사에, 그리고 내가 받는 돈 이상은 꼭 그 보답을 해주겠다.' 그런 마음을 다녔던 것 같습니다. 오히려 그런 생태계가 눈에 보이기 시작한 건.. 제가 회사를 그만두고 난 지난 1년 동안이었습니다. 그런 삐딱한 마음을 가지고 회사를 그만둔 건 더더욱 아니었고요..! 나이가 들면서 세상에 선한 점 말고 약은 점까지 눈에 잘 보이는 것인지, 이전과 다르게 유독 이 양반, 노비 제도도 눈에 들어왔습니다.
오늘 오전 무안 공항 사고는 너무나 가슴이 아픕니다.
제발 이런 비극만큼은 일어나질 않길 바라는 마음인데요.. ㅜ
사고 희생자분들의 명복을 빕니다.
더불어 한 해동안 독서 후기 모임을 함께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좀 더 에너지를 내어 다시 이전 같은 모임을 할 수 있게 노력하는 것이 보답하는 길이라 생각합니다.
기약을 할 순 없지만, 아직 제 마음에 그 불씨가 꺼지진 않았네요.
전과 동일합니다.
꼭 더 많은 분들과 그 기쁨을 누릴 수 있길 바래 봅니다.
모두모두 희망찬 새해 맞이하시고, 복 많이 받으세요..!
노트북 드림.
오늘도 노트북님이 정성스레 써주신 긴 후기를 읽으며 행복했습니다.
제가 놓쳤던 부분을 언급해주셔서 저의 아쉬움을 메워주셨고 공감하는 부분도 많아서 다시 책을 리뷰하는 느낌을 받았거든요. 함께 책을 읽고 얘기를 나누는 잇점이 여기에 있는듯해서 너무 좋았답니다.
저도 환이의 별당아씨를 그리워하는 마음이 애틋하기도 했습니다. 다만 별당아씨 입장에서의 생각을 들을수 없는 점이 무척 아쉬웠죠. 사랑을 의심하는 건 아니구 노트북님이 지적해주신것처럼 자식까지 둔 엄마가 남편의 배다른 형제와 도주를 한다는 사실에 설득력있는 설명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이 책 후미 어딘가에 그런 얘기가 언급될지는 아직 모르겠지만 지금까지 우리가 들은바로는 역시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느낌을 지울수가 없습니다.
어쨌든 환이의 별당아씨를 향한 사랑만은 진심이었구나 하는 점은 알수있었습니다.
또 강포수의 귀녀 아들인 두메에 대한 애정이 저또한 감동이었어요. 그당시엔 밥만 먹고 살아도 좋다는 생각이 그리 흠이 될만한 일이 아님에도 두메에 대한 교육을 생각하고 의뢰하는 일은 보통 마인드는 아닌듯합니다.
시대를 뛰어넘는 생각을 하는 사람들은 가끔 봅니다. 선견지명이라고 말하기엔 부족함이 있는 교육에 대한 깊은 신뢰, 미래를 주는 교육의 힘을 알고 있는 현명한 사람이라는 점에서 배우고 못 배우고의 사실 여하를 떠나서 참 현명하고 똑똑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두메가 강포수의 바램대로 커나가길 바래 봅니다.
그 당시 평민이나 노비들의 삶을 볼 때 안타까운 점이 한두가지가 아닙니다. 물론 태어나면서부터 신분이 정해지니 자포자기...아니 그저 당연한 삶으로 받아들였을 그들의 삶이 그렇고, 주어진 환경을 타파할 생각조차 할수없는 여러가지 조건들이 그렇습니다. 그래도 주어진 환경을 당연하다 생각하며 힘들게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그들에게도 행복이나 즐거움이라는 게 어떤게 있었을까 저희는 상상만 할 뿐입니다. 그저 밥만 먹으면 다행이고 행복이라 생각했을지도 모르지만 말도안되는 픽박을 받을 때는 사는게 고통이라는 생각을 했을거 같습니다.
토지의 여러 삶의 형태를 보면서 생각하는 바가 많습니다. 꼭 지금과 비교하지 않아도 그때로 빙의되어 생각하는 것도 많은 생각을 하게 해주네요. 이또한 삶의 공부가 아닐까 생각하며 노트북님의 후기에 감사한 마음이 듭니다.
잘 읽었습니다. ㅎ
노트북님의 긴 7권 후기를 읽으며
저도 7권을 함께 읽은듯 합니다.
많은 이야기들을 후기에 담아 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들이 자주 아파서 걱정하시는 모습에
안타깝기도 하고, 그런 아픈 아들 곁에서 계속
돌봐줄수 있는 시간이 있음에 안도하는 모습은
꼭 저를 보는듯 했습니다.
저도 회사 그만두었을때 가장 좋았던 것이
아들아프면 언제든 바로 병원 데려가고
돌봐줄 시간이 있다는거 였거든요.
따뜻한 마음을 가진 사람들의 순수한 감정은
사람의 마음을 쉽게 동요시킨다고 하셨지요.
저는 이 느낌을 노트북님의 후기를 보면서
노트북님께 느끼게 되네요.
글 곳곳에서 노트북님의 순수함이 보여서
더욱 그랬던것 같습니다.
그 옛날 신분제도가 있을때 양반과 노비의
관계. 지금의 자본주의 시대에서 고용주와
고용인의 관계 등등.
저도 불합리를 느끼고 바껴야 했었다는
생각을 했었고, 조금씩 인식이 개선되어서
서서히 사회가 바뀌지만,
아직도 희생되는 많은 사람들이 있어야
그것이 발판이 되어 개선되어지는구나를
생각하면 안타까운 생각도 듭니다.
과거 저의 회사생활은 출퇴근시간이 정해져
있어서 늘 눈치를 보며 다녔는데, 요즘은
재택근무도 늘고 근무시간도 자신의 사정에
따라 조정하며 다니는 남편회사 직원들을
보며 나도 요즘 같은 환경이면 좀더 맘편히
회사 다녔겠다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그리고 요즘은 야근도 하지 않는다 하는데
저는 야근이 거의 대부분을 많이 차지했었고
그것이 당연시 되는 분위기에서 어린 아이를
돌봐주는 친정엄마 걱정에 늘 눈물과 함께
일했던 시간들을 돌이켜보면,
왜 진작 일찍 그만두지 않았을까?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노트북님 말씀처럼 회사를 그만두고
둘러본 사회는 제가 누리지 못한 많은것들이
있었음을 알게 되었지요.
노트북님의 후기를 보며 제 지난 시간들이
새록새록 되새겨집니다.
요즘은 시간이 흘러 모든면에서 여유롭게
지낼수 있어서 너무나 행복한 나날들이라
생각하며 지냅니다.
이 또한 지난날들의 보상이라 생각하면서요.
책은 함께 읽지 못했지만,
후기댓글은 늘 함께하고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