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노트북 입니다.
이번주는 특히 후기를 올리는 시간이 늦었네요. 항상 일요일 아침이면 올려주시는 딸기님께 약간 죄송한 마음도 드네요,,!
이번 편에서는 특히나 주유와 제갈량의 엎치고 덮치는 이야기가 볼만했습니다.
"하늘이 주유를 세상에 낳게 하시고, 어찌하여 제갈량을 낳게 했단 말인가..!"
어린 시절 엄마께서 식사시간에 저희에게 삼국지 이야기를 많이 들려주셨습니다. 저는 많은 이야기 중 저 표현이 아직도 가슴에 남았습니다. 도대체.. 제갈량은 어떤 사람이었던가..?! 환상을 심어준 문구였습니다.
엄마 아버지께서는 삼국지를 꽤 여러 번 읽으셨는데, 월탄 박종화 선생님의 삼국지를 가장 많이 읽으셨습니다. 부모님 말씀으로는 월탄 박종화 삼국지를 읽다가, 이문열 삼국지를 읽었는데, 그 재미를 따라가지 못했다고 하셨습니다. 저도 요즘 그 말씀에 월탄 박종화 삼국지를 찾아봤네요. 저희 집에 있던 5권짜리 박종화 선생님의 삼국지는 제 기억에도 선명한데, 꽤 보존도가 좋았습니다. 그 책을 오래전에 사촌 오빠가 빌려갔었다고 하셔서 아주 오랜만에 연락을 했는데, 그 책의 존재는 알 수 없었습니다. 인터넷에 찾아보니 어떤 분께서 여러 버전의 삼국지를 읽어봤지만, 그 옛날 읽던 박종화 선생님의 삼국지가 더 그리워져 수소문해서 헌책방에서 각 1권씩 따로 사 모아 5권을 완성했다며 올린 사진을 봤는데, 책이 너무 낡고 지저분해져 있어서 저도 아쉬움이 더 컸습니다. 하지만 교보문고에서 보면 다시 10권짜리 월탄 박종화 삼국지가 따로 나와 있습니다. 부모님께서 감동받으시던 그 서사 그대로 인지는 모르겠지만요,,! (참고로 공식적으로는 99년에 절판된 것으로 나옵니다.)
다른 삼국지를 읽지 않아 모르겠지만, 이문열 선생님의 삼국지는 책을 집필하실 때 사실 여부를 가리기 위한 사전 조사를 많이 하신 것으로 보입니다. (그 학문의 깊이에서 또 한 번 감동을 받지 않을 수 없었네요. 이문열 = '과평가된 작가.'라는 평론가들의 말에 분개하시며, "그들은 날 단 한 번도 과평가한 적이 없다."라고 하셨던 글이 생각납니다. 평가하신 분이 누군지는 정확히 알 수 없어 시비를 가릴 순 없지만, 왜 그런 말씀을 하실 수 있었는지도 특히 삼국지를 읽으면서 이해가 갔습니다. )
어찌 되었든 그 때문에, 이문열 선생님의 삼국지를 읽으면서는 가슴이 두근거리고 눈이 반짝거릴 정도로 감탄이 나오고 설레다가도, 또 한 편으로는 항상 마지막에 찬물을 끼얹는 듯한 느낌도 들었습니다. 제갈량에 감탄하다가 결국 '정사에는 전혀 없는 허구였다.'라는 말이 되풀이되면서.. '나관중은 참 뛰어난 작가!'라는 생각과 함께 실제 사람들이 알고 있는 그 유비, 그 제갈량 말고 진실로 그들이 어느 수준이었는지 알고 싶은 마음이 커졌습니다. 유비와 제갈량뿐만 아니라 등장인물들에 대해 조금이라도 더 사실에 가까운 이야기, 그 당시 사실을 알고 싶다 하는 이루지 못할 갈망이 자꾸 생기네요.
삼국지에서는 짧은 한 두줄로 지나는 장면이긴 했지만, 형주의 원 주인 공자 유기를 유비가 공명과 논하여 양양으로 보냈다(p.209) 등과 같은 구절 등, 공자 유기에 대한 이야기에서 과연 유비는 어떤 인물일까..?! 이름뿐인 황제를 등에 업고 모든 조정의 대소사를 스스로 결정하던 조조와 다른 것은 무엇이었을까..?!라는 의문점이 일었고 또 같은 맥락으로 동오에서도 어느 구절에서는 의외로 손권 보다는 주유가 실권을 쥐고 있었던 게 아닐까..?! 어쩌면 당시에는 손권도 주유에 대한 의존도가 컸기 때문에 권력을 오로지 하지는 못했겠다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물론 주유가 일찍이 죽었고 충의가 가득한 사람이었기 때문에 이름이 더럽혀(?) 지지는 않았지만, 아주 오래 살았더라면 어떠했을까..?! 같은 엉뚱한 생각도 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우리가 알고 있는 주유보다 실제 주유는 더 뛰어나고 과소평가된 인물일 수 있겠다는 생각입니다.
저희 엄마도 항상 제게, "제갈량이 있어서 그렇지 주유 또한 매우 뛰어난 사람이었다."라고 말씀해주셨는데 그 이유도 이제 알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너무 아쉽게, 주유의 죽음이 매우 빨리 찾아오네요. 주유는 뛰어난 사람답게 항상 경계하는 마음을 가지고 아주 가까운 사이에게도 자신의 속(계략)을 보이지 않고 완벽주의에 가깝게 꾸미는 인물이었기 때문에, 만약 살았다면 공명 못지않게 많은 일화와 업적을 남겼을 인물 같아서 특히 안타까웠습니다. 주유의 죽음만으로도 그런데, 딸기님의 9권까지 독서 중 후기를 보니, 삼분천하를 호령하던 영웅들의 죽음이 나온다는 것이 거의 상실감 수준으로 아쉽게 느껴졌네요. 엄마께서는 가장 처음 책을 놓고 싶을 만큼 애석했던 죽음은 '관우의 죽음'이라고 하셨는데, 저도 마음의 준비를 하면서 읽어야겠습니다.
삼국지는 책 한 권에서 참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이 생기는데, 오늘은 그중에 하나만 저희 아들의 이야기를 들어서 남겨 봅니다.
6권 초반에 방통이 조조의 불안한 마음을 헤아리고 있다가 그 마음에 딱 들어올 계책을 일러줘 서서 가 적벽대전 전에 안전하게 몸을 피신할 수 있게 도왔습니다. 여기서 역시 난세나 평시나 모두 사람 마음을 헤아릴 줄 아는 능력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다시 한번 들었습니다. 제가 너무나 중시하는 부분이라 그런지 몰라도, 삼국지에서 나오는 기막힌 계책 역시.. 상대의 마음을 진심으로 헤아리는데서 시작한다고 느껴집니다.
저는 아들을 키우는데 아이의 성향을 감안하여 학습은 거의 하지 않고, 아이가 가지는 호기심을 채워주며 지적 욕구를 좀 더 끌어줄 수 있는(?) 간접적인 활동을 위주로 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자연스레 요즘 흔히들 학교 공부를 위해 이 시기에 진행되는 교육의 시퀀스를 다른 부모들이 말씀하셔도 크게 와닿지가 않습니다. 언제 뭐를 끝냈다. 뭐를 시작했다 이런 이야기는 제 관심사가 아니어서 조바심 같은 감정들은 전혀 생기지 않습니다. 물론 그런 활동과 공부들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은 아니고, 저 또한 아이가 그런 걸 좋아한다면 누구보다 열심히 해주고 싶은 부모였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건 제 아이에게는 맞지 않는 방법 같아서 초연해졌습니다. 그런 제가 아이로 인해 순간 철렁하는 마음이 일 때는 모두 순간 아이가 '매너'를 모른다든가 하는 상황입니다. 누군가에게 생각지 못한 피해를 줄 수 있거나, 사소하게라도 마음이 상할 수 있는 듯한 장난(?)을 할 때는 마음이 철렁하여 훈육을 하게 됩니다. 훈육을 할 때도 항상 엄마에게 먼저 혼나는 것이 다행인 것이라 생각을 하며 가르치게 됩니다.
이전 글들에서 힘든 마음을 못 이기고 제 아들에 대한 걱정을 몇 번 쓴 적도 있었습니다.
그런 은근히 무거운 마음과 사랑하고 또 즐겁고 행복한 감정을 느끼며 육아를 하고 있는데, 문득 아이에 대한 무한한 신뢰가 샘솟을 때가 있습니다. 그때는 아이가 유독 따듯한 마음을 가졌다고 느껴지거나, 다른 사람을 위하고 좋아하는 심성이 느껴질 때입니다. (저는 그런 마음이 진심으로 상대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는 첫 시작이라 생각합니다.)
몇 달 전 이야기입니다. 아이와 어린이집도 같이 다녔었고, 축구도 함께 하는 친구 집에 저와 함께 초대를 받았습니다. 손수 저녁까지 차려 주시고, 과일도 주시고 너무 감사한 저녁이었습니다. 친구 엄마가 오렌지를 까주시고 잠시 자리를 비우실 일이 있었는데, 친구가 오렌지를 모두 자기 앞으로 가져갔습니다. 자기 거니까 혼자 먹겠다는 것이었는데, 제 아들이 자기도 좀 주라고 같이 먹자고 몇 번 말했습니다. 저도 같이 먹자~~ 했는데, 친구가 모두 자기꺼기 때문에 안 된다고 해서 아들이 거의 먹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그 친구도 너무 어린아이이고, 부모님 두 분도 매우 좋으신 분이셨기 때문에 단지 어려서 그런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아들이 시무룩하게 "왜 xx는 오렌지를 혼자 다 먹었을까..!" 하길래, "xx가 오렌지를 너무너무 좋아하나 봐~~, 우리가 이해해 주자..^^.!" 하고 지나갔습니다.
이틀 후에 축구 수업이 끝나고 감사하여 이번엔 저희 집으로 초대를 했습니다.
남편에게 우리 집으로 손님들이 오시기로 했으니, 오는 길에 과일 좀 사 오라고 전화를 했습니다.
그때 아들이, (스피커 폰으로) 아빠께 "아빠~~! xx는 오렌지를 좋아하니까 오렌지 많이 사 와야 돼~~ 그래야 많이 먹으니까~~!" 하는데 순간 저는 아이가 너무 이뻐 보였습니다. 그리고 집에서 과일을 먹는데 그 친구에게 "xx야~ 너 오렌지 좋아하잖아~ 많이 먹어~~ 많이 먹어~~" 하면서 주는데 저는 그 순간 다시 한번,,! '그래..! 너는 정말 걱정 없다.! 잘 크고 잘 살 수 있겠다..!" 하는 생각이 들어서 마음이 놓였습니다. 평소 제게는 그렇게 어루만지며 따듯한 말을 많이 해줬었는데 막상 친구를 생각하는 마음도 그와 같다고 생각하니 그날은 그렇게 기분이 좋더라고요,,! (저희 아들은 달리 자랑할 건 하나도 없지만, 엄마가 특히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을 가졌다는 느낌이 들 때 흐뭇한 것이 부모 마음인 것 같습니다.)
제가 입사 1년 반 정도 지났을 시절에 부모님과 맥주 한잔을 하면서 했던 대화였습니다.
대화 중에 제가
'처음에는 회사 생활에서 능력이 가장 중요한 줄 알았다. 그런데, 알고 보니 그 보다 더 중요한 게 있었다.
그걸 어떤 말로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사랑..?! 아랫사람들에 대한 사랑' 같은 그런 게 정말 중요하다고 느껴졌다.'
라는 말씀을 아버지께 드렸습니다.
물론 제가 그런 말을 할 때는 명백히 떠올리는 그런 리더가 한 분 계셨기 때문입니다.
당시 아버지의 그 반짝반짝하신 눈을 아직도 기억합니다.
아버지께서 매우 기뻐하셨고, 제가 드디어 세상의 이치를 깨닫게 되었다고 좋아셨습니다.
우리 xx가 꼭 너무나 잘 될 것 같다며, 특히 오늘은 기쁜 날이라고 하시며 건배를 했던 기억이 납니다.
저는 오랜 회사 생활 이후 아버지께서 그때 제게 하신 말씀이 무엇인지 너무나 잘 알게 되었습니다.
다행히, 특히 아랫사람들에게는 그 마음이 거의 변치 않았던 것 같은데, 그것이 제 회사 생활의 기쁨과 성과의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퇴사 시점에 다시 한번 저를 거쳐간 그 후배분들의 얼굴을 떠올리며 진심 어린 감사의 메일을 썼던 기억이 납니다.
제 아들에게도 윗사람의 마음을 헤아리는 것 못지않게 아랫사람, 나보다 약한 존재를 사랑하는 마음이 니 평생의 가장 큰 원동력이 될 것이라 말해주고 싶습니다. 오래전 이국종 교수님의 강연에서 하셨던 "진정한 '이기'는 다른 사람을 위하는 것."이란 말씀이 제게 삶을 사는 철칙처럼 가슴에 꽂혔습니다. 이 말은 두고두고 아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입니다.
방통이 서서에게 해주었던 이야기와는 조금 다르기도 하지만, 특히 그 대목에서 방통이 특히 좋은 계책을 낼 수 있었던 것이 '이 사람은 유독 공감 능력이 탁월한 사람!'이라는 데서 미쳤기 때문에 제 뇌피셜이 여기까지 흘렀습니다.
그 밖의 p.248~249에서 손권과 합비에서 싸우는 장요의 사람 됨됨이 (차분함 겸손함으로 경계를 늦추지 않는 모습)에서는 역시 '관운장과 벗할만하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 의아했던 점은, 삼국지를 읽으면서 내내 이 책은 겸손을 알려주는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유독 제갈공명만은 겸손이 없어도 망하지 않는 유일한 사람 같아서 그 또한 매우 신기했습니다. 제갈공명은 실로 하늘이 내린 사람이었을까요..?! 조조조차도 겸손을 잃는 순간에는 어김없이 죽음의 문턱을 넘나드는 경험을 계속했었는데 말이지요..^^..!
또한 마지막 마초와의 싸움에서 배를 타고 쫓기는 조조를 구하기 위해 배에 매달리는 자신의 장졸들의 손을 찍어 자르고 죽게 한 허저를 보며, 도대체.. 한 사람의 영웅을 위해 희생되어야 했던 인생, 가족, 죽음은 어디까지 인가?!라는 생각을 다시 하게 되었습니다. 영웅호색을 인정하지만 막상 그 장수들은 그 영웅을 위해서 평생을 홀아비처럼 살며 호위하던 인생. 그 영웅의 자식들을 지키며 정작 자신은 자식하나 만들지 못했던 삶. 동서양을 막론하고 한 집안, 한 사람의 권력을 오롯이 하기 위해 강요되었던 그 사상 교육이 무섭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요즘으로 치자면 인간으로서 당연히 누릴 수 있는 그 작은 행복들 하나 누리지 못하고 살아간 그 시절 무사들의 삶이 특히 불쌍하다 느껴졌습니다. 삼국지 전반에 걸쳐 든 생각들이기도 합니다.
오늘은 거의 수다에 가까운 후기를 남기게 되었네요.
이번주도 역시 주중에 미술관 관람을 했습니다.
'베르나르 뷔페' 전인데, 지난번 '뭉크전'은 호불호가 있을 것 같아서 추천은 못 드렸지만, 독서를 사랑하시는 회원님들 이시라면.. 아마도 베르나르 뷔페전이 꽤나 감명 깊을 것 같아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평생을 그림과 독서를 사랑한 영화배우 같은 외모를 가진 백만장자 뷔페와, 샹송 가수이자 배우였고 뛰어난 문장가였던 뷔페의 평생의 뮤즈이자 반려자 아나벨 뷔페의 이야기가 꽤나 가슴 절절한 감동을 주었습니다.
뷔페라는 인물에 대해 'respect'이란 단어가 떠올랐네요..!
뭉크전이 고흐 이후 처음으로 비슷한 느낌의 문학 작가가 떠올라 제게 신선한 경험이었다면, 이번 전시회는 또 그와는 비교도 되지 않게 전하고 싶은 말도 많은 전시회였습니다.
관람이 사진이 금지되어 있어서, 혹시나.. 도록에 포함되지 않았을 염려를 대비해서 몇 문장을 핸드폰에 적어왔습니다. 물론 도록을 사시면 거기에 그대로 수록되어 있고, 아래 문장들 외에 정말 감동적인 문구가 많지만, 그중에 정말 몇 문장만 옮겨와 적어 봅니다.
(전시회에는 뷔페의 말, 그의 아내 아나벨 뷔페의 말, 또 그가 좋아했던 책, 작가들, 철학가들의 말이 적혀 있습니다.)
인간은 자기 자신 외에는 그 누구도 의지할 수 없다는 것,
무한한 책임감 속에 홀로 지상에 버려진 채 도움 없이 스스로 설정한 목표 외에는 다른 목표도,
이 땅에서 스스로 개척하는 것 외에는 다른 운명도 없다는 것을 먼저 이해하지 않는 한 의지를 가질 수 없다.
-장 폴 사르트-
수많은 파리의 이미지가 모두 벌거벗은 채 사람의 흔적도 남기지 않고 멀어진 것처럼 보인다.
화가가 화가라는 증거는 모든 것이 그의 그림처럼 보이기 시작할 때이다.
뷔페의 전시장 방문 후, 저녁이 되었을 때 나는 베르나르의 눈으로 파리를 보게 되었다.
-장 콕토-
여기 들어오는 너희는 온갖 희망을 버릴지어다.
희망이 없는 곳은 곧 지옥이다.
-단테의 <신곡>-
뷔페는 내가 전설 속 인물로 두고 싶은 그 누구보다 나를 더 열광하게 한다.
나는 그의 모든 것에서 뿜어져 나오는 삶과 열정에 압도되었다.
-아나벨 뷔페-
어떤 의미에서 내 그림은 내 인생의 모든 단계를 관통하는 실과 같아서 한 번도 끊어지지 않고 이어져 왔다.
삶은 계속된다.
-베르나르 뷔페-
12시를 넘겨버린 독서 후기라 죄송합니다.
회원님들 한 주도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노트북 드림.
진정한 '이기'는 다른 사람을 위하는 것.. 제 회사에서도 노트북님같은 분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삼국지에도 나오지만 요즘엔 신념같은 건 경제적이지 않다고 생각하는 풍토가 있는 것 같아요. 인간적인 모습이 많이 없어진 느낌이랄까요.
노트북님의 아들도 오렌지를 친구에게 양보하는 모습이라니.. 사실 어릴수록 더 본능에 가까운 행동을 하게 되는게 당연할텐데 아드님의 마음이 너무 예쁘네요!!
노트북님이 베르나르 뷔페 전시 다녀오셨다니...
지난 5월 예당에서 했었던 그의 전시를 본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릅니다.
정말 영화배우처럼 멋지게 생기셨었지요.
저는 그날 정우철 도슨트님의 설명을 들었었는데,
도슨트님 또한 배우처럼 잘 생기셔서 아줌마 부대를 몰고 다니는 '피리 부는 사나이' 라는 별명이
있다고 들었습니다.ㅋ
뷔페는 2차세계대전을 어린시절에 겪고
엄마가 돌아가신 후 불우한 인생을 살게되고
오로지 그림에 전념하며 힘든 삶을 지탱했었지요.
다행히 멋진 사랑 아나벨 뷔페를 만나고 부터
좀더 밝은 인생을 살게 되지만
말년 파킨슨 병으로 더 이상 그림을 못 그리게
되자 자살로 생을 마감하지요.
예술가들의 그림을 보면 그들의 삶이
결코 행복하지 않지만, 그 순간에 나오는
또 다른 열정이 그를 위대한 예술가로
탄생시키는것 같아요.
노트북님 부모님께서 삼국지를 읽고 자녀에게
이야기해주셨다니, 저는 그 모습이 참 부럽습니다.
저는 책 이야기를 부모님과 나눈 기억이 별로
없어서 더 부러운가 봅니다.
대신 제가 아들과 책이야기를 함께 나누며
제가 못했던 부분을 채우려고 합니다.
그리고 노트북님 아들의 친구와 오렌지이야기는
아들이 얼마나 순수하고 따뜻한 인성을 가졌는지
알게 해 주네요.
아마 노트북님을 많이 닮은것 같습니다.
자녀는 부모의 뒷모습을 보고 배운다고 하잖아요.
이 세상에 살아갈때 가장 필요한 덕목 '사랑'을
할줄 아는 아들의 모습을 본 노트북님은 얼마나
흐뭇하셨을까요.
노트북님의 아버지가 노트북님의 생각을 듣고
흐뭇해 한 모습들과 비슷하게 오버랩 되어지네요.
이 모두가 역시 가정에서 부모님의 가치관이
그대로 대물림 될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부모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더 크게
느껴져서 저도 다시 저를 돌아보게 됩니다.
삼국지가 겸손을 알려준다는 이야기가
인상적입니다.
겸손을 잃었을때 망하게 된다는...
하지만 제갈량 만큼은 예외인듯 하다는 말씀이
저도 비슷한 생각을 했습니다.
아마도 소설의 재미를 더 하고자 제갈량을
그렇게 이야기하지 않나 생각하게 되니
저도 이제는 순수하게 제갈량 팬으로서 책을 읽지는 않게 되는것 같습니다.
첫 등장에서 제갈량과 관우의 팬이었는데,
인간은 조금 부족함이 있어야
인간미가 느껴지는걸 깨닫게 되네요.
하지만 관우를 향한 팬심은 여전합니다.ㅎ
음...어디부터 이야기를 시작해야할지 모를 만큼 할 얘기가 많습니다. ㅋ
우선 노트북님 아들 이야기. 전 노트북님 아들은 정말 잘 자랄거라 믿어의심치 않습니다.
노트북님이 엄마니까요. ㅎ
자기도 못 먹은 오렌지를 친구를 위해 준비하려는 마음, 기꺼이 그 친구 앞에 오렌지를 밀어주는 아이. 전 이부분에서 울컥했어요. 아이 마음이 너무 이뻐서 안아주고 싶을 정도에요. 이보다 소중한 마음이 있을까요. 그 친구도 그날을 언젠가 기억할지도 모르겠어요. ㅎ 노트북님 아들은 좋은 씨앗 하나를 뿌린 셈이죠. 세상에 꼭 필요한 아이입니다. ㅎ
다음은 삼국지.
햐아~ 노트북님과 삼국지 얘기를 하루종일 해도 모자랄거 같아요. ㅋ
전 이번 삼국지를 줄을 치면 책을 봤습니다. 그냥 내 책으로 만들어야지 하는 맘으로요.
재독 삼독을 할때마다 다른 색으로 줄을 치면 나의 생각이 오가는 곳을 확인할수 있으리라 생각했거든요.
저도 조목조목 할 얘기가 너무 많은데 너무 스포가 될거 같아서...나중으로 미루겠습니다. ㅎ
부모님이 모두 삼국지를 읽으시고 함께 대화를 하셨다니 너무 부럽습니다. 저도 엄마가 읽기는 하셨지만 그런 대화는 못해봤거든요. ㅋ 박종화님의 삼국지를 언젠가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을 저도 했습니다.
저도 노트북님처럼 이 책을 읽으면서 대부분의 에피소드가 지어낸 얘기라는 말에 실망스럽기도 하고 작가에 의해 치우지는 부분을 중심을 잡고 읽어야겠다는 생각을 해서 읽는데 좀 더 힘이 들어간거 같아요.
박종화님의 삼국지를 몰랐는데 원책과 함께 언젠가 읽고 싶다는 생각까지 했거든요.
좋은 말씀 주셔서 감사해요. ㅎ
많은 분들이 관우가 죽을 때 책을 던진다는 말을 하는데 전 모든 영웅들이 죽을 때마다 그 허망함으로 가슴을 쓸어내렸던거 같아요. 더이상의 스포는 뒤로 미루어두고 나머지 다 읽고 얘기 나누어야 겠어요.
오늘도 노트북님의 이야기 잘 읽고 많은 생각을 한 시간 주셔서 감사해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