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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안나
2024년 4월 08일
In 주 1회 독서 후기 공유 모임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독서 모임에 후기를 씁니다. 다소 다사다난한 3월과 4월의 시작을 핑계로 책도 잠시 내려놓았더랬습니다. ㅎㅎ 그래도 읽고 있던 박완서 선생님 에세이와 <스틱> 책을 간간히 보고 있습니다. 박완서 선생님의 글은 한 편씩 읽고 음미하는데 정서적 에너지와 시간이 소요되고, <스틱>은 머리로 소화해야 할 내용이 많은 책이라 진도가 팍팍 나가지지 않네요. 그냥 읽어지는데로 천천히 가렵니다. 오늘 들고 온 책은 요즘 제 정신 세계와 마음이 많이 빈곤해진 듯 하여 저도 모르게 저절로 찾게된 책인 것 같아요. 저자인 타라 브렉은 미국의 유명한 위빠사나 명상가이자 임상심리학자인데요. 전작 <받아들임>을 감명 깊게 읽었던 적이 있습니다. 다시 그 책을 집고 싶었지만 누군가에게 또 선물해버린 바람에 없기에 신작을 골라 알라딘 주문을 했습니다 ㅎㅎ (~48P)까지 읽은 부분 중에 인상 깊었던 구절들을 나눕니다. "종교와 영적 전통은 모두 도와주세요!' 라는 외침에서 시작된다."라고 19세기의 심리학자이자 철학자인 윌리엄 제임스(Wiliam James)는 말했다. 내담자나 명상 수련생들은 다양한 형태로 내게 도움을 청한다. "이 끈질긴 두려움을 어떻게 다루면 좋을까요?" "이 무가치감과 실패감을 어떻게 하죠? "이 괴로운 상실감은요?' 이 모두가 '도와주세요!'라는 외침이다. 제가 뒤늦게 종교를 갖게 된 것도 같은 이유였습니다. 인간의 힘으로 해결할 수 없는, 그러나 인간이라면 누구나 겪어야만 하는 문제와 고통에 부닥쳤을 때 종교를 찾는 사람도 있고 다른 방법을 찾는 사람도 있습니다. 하지만 방법만 다를 뿐 그 안에는 모두 '도와주세요!' 라는 처절한 절규가 있을 것입니다. 저는 천주교 신앙을 갖게 됐지만, 기본적으로 인간과 세상을 이해하는 부처의 가르침에 더 익숙하고 공감이 많이 됩니다. 그 중에서도 '인생은 고해' 라고 표현한 것에 대해 나이가 들면 들수록 더더욱 고개를 끄덕이게 됩니다. 사는 것이 본래 고통의 바다에서 떠도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오히려 '내가 왜 이렇게 힘들지? 내 인생은 왜 이런 거야?' 라는 생각이 얼마나 오만한 것인지 하는 깨달음을 얻게 되곤 합니다. 우리는 실패할까 두려운 나머지 항상 바쁘게 돌아다니거나 모든 일을 더 잘 해내려고 분투하거나 다른 사람을 돌보는 것에서 귀의처를 찾곤 한다. 아니면 자신은 사랑 받을 자격이 없다고 느끼고 성공이나 부에 의지하기도 한다. 비난이 두려워서 갈등을 회피하고 다른 사람을 항상 기쁘게 하는 것에서 위안을 찾는다. 또는 불안하거나 공허해서 술과 음식, 인터넷 서핑에 의 지하기도 한다. 자신이 지금 실제로 느끼고 있는 감정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대신 그릇된 귀의처에 의지하는 것은 정서적 고통을 회피하는 한 가지 방법이다. 하지만 이런 회피는 우리를 진정한 평온에서, 고향에서 더 멀리 떼어 놓을 뿐이다. 이 구절을 읽으며 저의 현재 삶을 많이 반성하게 됩니다. '난 뭐 한다고 항상 바쁘고 시간이 없다고 느끼는 걸까?' '지금은 심지어 일도 안 하고 아이만 보고 순전히 육아만 하면 되는데도(그게 결코 쉬운 건 아니지만) 왜 자꾸 뭘 또 한다고 일을 벌리다가 지쳐버리는 것일까?' 이런 생각들이 요즘 저를 좀 부대끼게 하는 것 같습니다. "비난이 두려워 갈등을 회피하고 다른 사람을 항상 기쁘게 하는 것에서 위안을 찾는다" 라는 문장을 읽으면서도 뭔가 가슴이 콕 하고 찔리는 것 같았습니다. 그렇다고 제가 다른 사람들을 기쁘게 하기 위해 늘 애쓰고 그것을 잘 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결과야 어쨌든 간에 그런 삶의 태도에 초점이 항상 맞춰져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느라 이따금씩 주기적으로 회의감이 몰려오는 건 아닐까, 정작 나를 돌보지 못해 소진되어, 하던 일을 줄기차게 해내지 못하는 것이 아닐까, 그런 생각들 말이죠. 저자는 이 책 전체를 통해 마음을 편안하게 놓을 자리로 그릇된 귀의처 되신 참된 귀의처로 "다정한 현존"을 이야기 하는 것 같습니다. 있는 그대로 현재 존재하기, 현존. 참 어려운 말입니다. 하지만 그것이 왜 다정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어렴풋이 알 것도 같습니다. 잠시 챕터의 끄트머리에 소개된 감각에 기울이는 호흡 명상을 해보며 '현존'을 느끼려고 해봤는데, 오랜만에 몸과 마음이 축 늘어지며 이완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완되는 것은 경직된 것과 상반되기에 그 자체로 다정한 느낌이 듭니다. 책 제목이 좀 클리쉐해서 살까말까 고민했는데, 집어들길 잘 한 것 같습니다. 이 책도 아마도 천천히 읽게 될 것 같습니다😅 그럼 늦은 4월 첫주 후기를 이만 마칩니다. 모두 편안한 밤 보내시길요!
[독서모임 4월 첫주][독서중] 호흡하세요 그리고 미소지으세요-타라 브렉 content me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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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안나
2024년 3월 28일
In 매일 매일 읽고 쓰는 독서 챌린지
회원님들 안녕하세요? 어제는 아이가 또 밤에 깨서 왕왕 우는 바람에 글을 못 쓰고 강제 수면에 들었습니다. 어린이집 적응은 언제 되련지...아련합니다 ㅎㅎㅎㅎ 아이 입장에서 생각하면 엄마와 난생 처음 떨어져 낯모르는 사람들과 낯선 장소에서 지낸다는 것이 얼마나 무섭고 불안하고 두려울지...아이 마음을 그대로 다 알 수 없지만 참 안쓰럽고 미안합니다. 왜 능력있는 많은 여성들이 직장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주저앉았는지도 너무 이해되구요. 그래도 엄마인 저도 사람인지라 저도 저 나름대로 힘드네요 으허허 아무튼 간에 오늘은 아이가 아직 안 깬 관계로 일단 쓰기 시작합니다. 시간을 정해 놓고 딱 20분 읽었어요. <챕터 2. 의외성>에 관한 부분입니다. 요새는 세상이 좋아져서 핸드폰으로 책 화면을 찍으면 글자를 있는 그대로 찍어서 복사를 해주네요? 이걸 최근에 알게 되서 책 읽고 핸드폰에 정리하면서 많은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ㅎㅎ 그래서 오늘은 핸드폰에 요약한 대로 그냥 올립니다^^;;; 사람들의 관심을 어떻게 끌 것인가? 그것을 어떻게 유지할 것인가? 이 두가지가 핵심임 • 의서소통의 첫 번째 난제는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것 • -> 기본 방법 : 패턴 파괴하기 그럼 어떻게 패턴을 파괴하냐? -> 놀라움이라는 감정의 비밀 • 놀라움이란 우리의 추측기제가 실패했을 때 이를 극복하기 위한 비상 자동제어장치 사람들이 놀라면 어떻게 하냐고? -> 주의 집중. 모든 걸 멈추고 생각하기 시작 -> 그리고 기억 속에 그 사건을 각인 시킴 놀라움은 우리에게 다른 가능성을 생각할 수 있도록, 미래에는 어떻게 그런 충격을 피할지 대책을 마련할 수 있도록 숨어 있는 원인을 밝혀내라고 부추긴다. 놀라움은 해답을 추구하도록 만든다 but 놀라움 만으로는 안돼. “통찰력”이 필요해 요점은 이렇다. 자신의 메시지를 스티커처럼 만들고 싶다면 다른 이들의 추측 기제를 망가뜨린 다음 그것을 다시 수리해야 한다. 문제는 추측 기제를 파괴하는 과정에서 늑대 광고와 같은 가짜 놀라움을 피해야 한다는 것이다. 가짜 놀라움을 예방하고 자신의 놀라운 메시지에 통찰력을 주입하는 가장 손쉬운 방법은 자신의 핵심 메시지와 관련된 사람들의 추측 기제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다. 따라서 스티커 메시지를 만드는 과정은 다음과 같다. ① 당신이 소통해야 할 중심 메시지를 파악한다. 즉, 핵심을 찾아라. 2. 메시지의 반직관적 요소를 찾아낸다. 예를 들어, 당신의 핵심 메시지는 어떠한 의외성을 함축하고 있는가? 어째서 그런 점이 지금껏 드러나지 않았는가? ③ 청중의 추측 기제를 충격적이고 반직관적인 방식으로 깨뜨림으로써 메시지를 전달한다. 그런 다음 그들이 새로운 추측 기제를 구축할 수 있도록 도와라. 오 이 글을 쓰는 사이 아이가 깼는데 안 울고 금방 잠들었습니다. 할렐루야 ㅎㅎㅎㅎㅎ 잠자는 동안에도 엄마를 찾는 녀석을 위해 저는 이만 일찍 침대로 들어가겠습니다. 어두운 데서 몰래 밀리의 서재나 읽다 자야겠네요. 모두들 편안한 밤 되세요!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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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안나
2024년 3월 26일
In 매일 매일 읽고 쓰는 독서 챌린지
모든 일과를 마치고 따뜻한 물로 샤워할 때 느끼는 개운함과 온기 밤에 나 혼자 앉아서 잠시 무얼 할까 두리번 거리는 시간 햇살이 반짝반짝 할 때 나서는 산책 간지럽고 따스한 봄바람이 볼을 스치고 지나갈 때 느끼는 산뜻함 마른 나무 가지에 물감으로 무심히 찍어놓은 듯 툭, 툭 솟아난 산수유 드립 커피 뜸을 들이는 동안 커피를 뚫고 기포가 퐁퐁 솟아오르는 모습 커튼 뒤에서 숨기 놀이를 하던 아이가 쨘 하고 나올 때 짓는 환한 미소 아이가 야채가 든 큰 용기 하나를 자기 손 끄트머리로 잡고 바닥에 질질 끌며 자랑스러워하던 모습 그 모습을 찍은 동영상을 보며 갤갤거리며 좋아죽던 녀석의 표정 남편이 슝 하고 아이를 들어올리면 넓은 가슴에 두 다리를 짝 펴고 선 아이가 나를 보며 '나 멋지죠?' 하는 표정 남편과 아이가 함께 웃으며 노는 모든 순간 그걸 '나 혼자' 멀리서 지켜보고 있을 때 오늘도 무사한 하루를 보냈구나 생각할 때 감사한 마음이 들 때 ------------------------------------------------------------------------------------ 안녕하세요? 오늘은 그냥 사소한 것들에 대해 적어보고 싶었어요. 내가 좋아하는 것들이 뭐지? 곰곰히 생각해봐야만 떠오른다는 것이 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내가 잊고 있는 일상의 감각을 깨워보고 싶은 마음에 쓰기 시작했는데, 생각보다 휘리릭 써지지가 않더라고요. ㅎㅎ 이따금 몸과 마음이 너무 멀리 떨어져 있는 것 같단 생각이 들 때가 있는데 요즘이 그런 것 같습니다. 그럴 때마다 명상 하듯 한 번씩 적어봐야겠어요. 쓰고 나니 마음에 미소가 지어지듯 흐뭇합니다. 오늘 하루도 모두 고생 많으셨습니다. 편안한 밤 되세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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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안나
2024년 3월 25일
In 매일 매일 읽고 쓰는 독서 챌린지
안녕하세요? 어느덧 월요일 밤입니다. 어제에 이어 오늘도 같은 책을 읽었습니다. 오늘 읽은 부분은 스틱 메세지를 만드는 여섯 가지 주요 원칙 중 첫번째 "단순성(simplicity)"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스틱 메세지는 우선 단순합니다. 여기서 단순하다는 말은 어떤 뜻일까요? 단순함=핵심+간결함 저자들은 메세지의 핵심을 찾으라는 의미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이 말은 곧 본질을 발견하라는 의미와도 같습니다. 참 이렇게만 적어놓으니 추상적이죠? 저자들은 이에 대해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하지는 않은 메세지를 제거하는 일"이라고 설명을 덧붙입니다. 그리고 실례를 하나 듭니다. 미국의 사우스웨스트라는 저가 항공사의 이야기입니다. 이 회사는 전체 항공 산업이 최근에 들어서야 겨우 흑자로 돌아선 반면, 지난 25년간 줄곧 흑자를 기록해 왔다고 합니다. 어떻게 그럴 수 있었을까요? 저자는 이 회사의 성공 요인으로 "비용절감"을 듭니다. 비용절감은 단지 이 회사만이 아니라 모든 항공사들의 꿈입니다. 그렇다면 다른 회사들은 실패한 일을, 이 회사는 어떻게 비용절감이라는 대과제를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었던 걸까요? 저자는 사우스웨스트 항공사에서 이것이 가능했던 이유는 허브 켈러허라는 회장의 의도, 핵심이 너무나 단순하고 간결하고 분명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합니다. 지휘관으로서 켈러허의 의도는 명백하다. "우리는 가장 저렴한 항공사이다" 이 간단한 문장 하나가 발휘하는 힘이 얼마나 큰지 이것만 봐서는 잘 모르겠지요? 사우스웨스트 항공사의 직원들은 일을 하면서 어떤 업무적인 선택 사항에 처했을 때 항상 저 문장을 떠올립니다. 예를 들어, 어떤 항공 노선의 담당 직원이 고객들에게 설문조사를 실시했는데 기내식으로 "시저샐러드를 추가했으면 좋겠다"라는 응답을 얻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 결과를 가지고 건의를 해봅니다. 켈러허 회장은 뭐라고 말했을까요? "시저샐러드를 추가해도 우리 회사가 가장 저렴한 항공사로 남을 수 있을까? 가장 저렴한 항공사라는 우리 목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그 빌어먹을 샐러드는 서비스할 필요가 없네." "가장 저렴한 항공사"라는 기본 원칙에 근거해 모든 직원들이 각자 처한 업무 환경에서 그때 그때에 알맞은 선택을 하고 결정을 내리게 되는 것입니다. 이 기본 원칙을 위협하거나 흔들지 않는 부분에 대해서는 전혀 상관이 없습니다. 오히려 자유도가 높은 것이죠. 제가 이 책을 다 읽고 나서 시간이 지나면 분명히 또 까먹을테지만, 이 사우스웨스트 항공사의 이야기만은 뇌리에 콕 박혀 절대 잊지 않으려고 합니다. 스틱 메세지가 말하는 단순성을 가장 잘 설명해주는 예인 것 같습니다. <원칙1 단순성>챕터의 나머지 뒷부분에서는 도식(schema) 활용에 대한 이야기도 덧붙입니다. 요약하자면 이렇습니다. 메세지가 단순히 그냥 간결하기만 해서는 안되며 심오한 내용을 지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청중이 이미 가지고 있는 정보, 이미 존재하는 정보를 활용해야 하는데, 이것이 바로 스키마다. 예를 들어, 헐리우드 제작자가 영화 제작을 결정해야 할 때 바로 이런 방식을 활용한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영화 <스피드>를 설명할 때는 "버스 버전의 <다이 하드>" 라고 설명하는 것이죠. <다이 하드>라는 우리에게 익숙한 대박 액션 영화에 대한 스키마를 활용해서 전혀 모르는 낯선 새로운 영화에 대한 투자 여부와 제작 방식 등을 가늠해보는 것입니다. 이렇게 정리를 해놓고 보니 "단순성"이라는 원칙이 정말 실천해내기가 어려운 것 같습니다. 형태는 단순하고 간결하되 내용은 심오하고 복잡성으로 확장되어야 한다니 너무 너무 심오합니다 단순성을 가장 잘 실천하는 예가 속담(비유)이라고 하는데, 속담 만들기 연습을 해봐야 되나 싶습니다 ㅎㅎㅎㅎ 그래도 너무나 재밌게 읽었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밤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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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안나
2024년 3월 24일
In 매일 매일 읽고 쓰는 독서 챌린지
안녕하세요? 일주일 만에 독서 모임에 돌아왔습니다^^ 아이는 일주일을 꼬박 앓다가 이제 감기가 거의 다 나아가고, 밤 잠자리에서 자주 깨서 왕왕 울던 것도 다시 정상으로 돌아왔습니다. 일주일 내내 어린이집 안 가고 엄마와 꼭 붙어 있었기 때문인지, 감기가 나아서 컨디션이 좋아져 그런 건지 모르겠지만, 다시 찾은 이 밤 시간이 너무 감격적이고 감사하답니다. 오늘은 날이 좋아서 그랬는지 오후에 남편이 일하러 나가고 아이와 집에서 둘이 보내는데 어느 한 순간 너무 평화로워서, 지난 열흘의 괴로움이 먼 꿈처럼 벌써 아득해진 것이 신기했습니다. 아이들은 아프면서 큰다는 말이 사실인지, 얼굴 살이 약간 빠지긴 했지만 아프기 전보다 활동량이 더 많아지고 씩씩해진 녀석이 너무 고맙고 예뻤습니다. 하여튼 온 가족이 감기 앓이로 제대로 봄 맞이를 시작했네요 ㅎㅎ 오늘 고른 책은 <스틱>입니다. 남편의 책인데 서재에 꽂혀있는 것만 보다가, 언젠가 어느 자기계발서에서 추천한 것을 보고 한 번쯤 읽어봐야지 했었던 책입니다. 어제 일주일 만에 주어진 혼자만의 시간에 이 책을 집고 1시간 동안 너무 재밌게 흥분하며 읽다 잠들었습니다. 이 책은 아주 흥미로운 프롤로그로 시작합니다. 어느 괴담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한 남자가 출장을 갔다가 밤에 시간이 남아 혼자 바에 갑니다. 근데 웬 미녀가 자기에게 다가오더니 술을 한 잔 사겠다고 하면서 자기 잔과 남자의 잔을 들고 와 건넵니다. 가슴이 웅장해진 남자는 기분 좋게 술잔을 받아들고 한번에 들이켭니다. 그리고 거기서 기억이 끊어집니다. 남자는 욕조에서 정신을 차리는데 욕조에는 얼음이 둥둥 떠 있고, 욕조 옆 탁자에는 "지금 당장 911에 전화하시오"라고 적혀있습니다. 911에 전화했더니 이 상황이 익숙한지 전화를 받는 대원이 혹시 등허리에 튜브가 꽂혀있는지 확인하라고 합니다. 가슴이 철렁 가라앉은 남자는 손으로 몸 뒤를 더듬거리는데 자기 몸에 튜브에 꽂혀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전화 넘어 대원이 말합니다. "놀라지 마세요. 선생님은 신장을 절도 당하셨습니다. 유감스럽게도 최근에 애틀랜타 시티에서 유행하는 장기 절도 사건에 피해를 입으신것 같습니다." 이 이야기를 읽고 나서 어떤 기분이 드시나요? 전 너무 끔찍하고 놀랍고 충격적이었습니다. 저자가 이 이야기를 읽고 책을 잠시 덮은 뒤 1시간 뒤에 친구에게 말해보라고, 그럼 당신은 세세한 디테일은 조금씩 달라질 수 이어도 분명히 이야기를 전부 다 기억하고 있을 거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저도 어제 읽은 이 책을 지금 책을 펴지 않은 상태로 떠올려서 썼는데 너무나 생생하게 적어지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한번 들으면 뇌리에 착 달라붙는 메시지, 스틱!의 전형이라고 합니다. 저자들은 "왜 어떤 메세지는 뇌리에 착 달라붙고, 어떤 메세지들은 남지 않는가? 그 차이는 무엇이 만드는 것인가?" 라는 질문을 붙들고 10여년 동안 각자 파고들다 함께 이 책을 쓰게 되었다고 합니다. 저자들은 형제로 한 사람은 심리학을 전공하고 한 사람은 경영학을 전공했습니다. 저자들은 메세지를 스틱! 하게 하는, 말 그대로 착 달라붙게 하는 여섯 가지 원칙을 책 초반에 밝힙니다. 1. 단순성(simplicity) 2. 의외성(unexpectedness) 3. 구체성(Concreteness) 4. 신뢰성(credibility) 5. 감성(emotion) 6. 스토리(story) 그리고 스틱!을 방해하는 악당으로 '지식의 저주'롤 꼽습니다. 저는 이 부분이 정말 공감이 되었습니다. 우리가 일단 무언가를 알게 되면, 그 이후부터는 알기 전의 상태를 까먹어버려서 '알지 못하는 자'의 상태를 전혀 이해하지 못한다는 것이죠. 오히려 "왜 모르지?"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는 겁니다. 실제로 이 주제를 가지고 실험을 해서 심리학 박사 학위를 딴 엘리자베스 뉴턴이라는 사람이 있는데요. 그녀는 실험에 참가한 두 무리의 사람들에게 '두드리는 사람'과 '듣는 사람'의 역할을 주었습니다. 그리고 두드리는 사람은 미국인이 익히 알고 있는 노래 25개가 적힌 목록을 받아서 그 가운데 하나를 골라 노래의 리듬에 맞춰 테이블을 두드리는 것이었습니다. 반대로 듣는 사람은 두드리는 소리를 듣고 노래의 제목을 맞히는 것이 임무였습니다. 성공률은 겨우 2.5퍼센트에 불과했습니다. 이 실험이 흥미로운 것은 결과가 아니라 실험 참가자인 두드리는 사람들의 예측에 있습니다. 두드리는 역할을 맡은 사람들은 상대방이 정답을 맞힐 확률을 대강 얼마로 짐작했을까요? 그들의 대답은 50퍼센트였다고 합니다. 실제 결과에 비해 상당히 높은 수치입니다. 그들은 상대방이 정답을 맞출 확률이 상당히 높다고 생각했는데, 그 이유는 도대체 뭘까요? 저도 직접 해보니 간단했습니다. 두드리는 사람은 노래에 맞춰 책상을 두드릴 때 머릿속에서 노래를 듣습니다. 반면 듣는 역할을 하는 사람들에겐 그저 책상을 딱딱 거리는 소리에 불과한 것이지요. 하지만 두드리는 사람들은 사람들이 어떻게 이렇게 쉬운 노래도 못 알아맞추지?(예컨대, 생일 축하 노래) 하며 당황해 했다고 합니다. 일단 정보를 알게 되면 그 사람은 더 이상 '알지 못한다'는 느낌을 이해할 수 없게 된다. 이것이 바로 '지식의 저주'이다. 또한 이러한 저주는 우리의 지식을 타인에게 전달하기 어렵게 만든다. 우리는 이제 그 사람의 심정을 두 번 다시 느낄 수 없기 때문이다. 이 부분을 읽고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알고 배운 것을 쉽게 사람들에게 전달하고 싶었는데 늘 실패했던 이유에 대해 어렴풋이 짐작하고 있었는데, '지식의 저주'라는 설명이 제 시야를 너무나 명확하게 트이게 해주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일상에서의 소통에서도 어쩌면 내가 알고 있는 걸 상대도 알고 있으리란 전제 하에 대화해서 서로 엇갈리고 갈등했던 일들도 많았겠구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다면 이 '지식의 저주'에서 벗어나 어떻게 하면 다른 사람의 뇌리에 착 달라붙는 메세지를 보낼 수 있을까? 거창하게는 글쓰기부터 소소하게는 일상에서 나누는 남편, 친구들과의 대화까지 적용해볼 수 있는 스틱의 메세지! 이것이 정말 궁금해집니다. 이 책을 읽어가면서 과연 제가 이 질문에 답을 갖게 될지도 너무 궁금합니다. ㅎㅎ 계속 문어발식으로 어느 하나에 정착하지 못하는 독서를 하고 있는데, 원래도 좀 그렇게 읽는 걸 좋아하는 편이지만, 요즘 제 생각이 그만큼 흐트러져 하나로 모이지 않기 때문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오랜만에 설렘을 느끼게 해주는 책을 잡은 것 같아서 이 책만은 완독해서 올릴 수 있길 바라봅니다. 그럼, 모두 좋은 밤 보내시고, 평안한 한 주 시작하시길요! :)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독서 모임 6기 20/11][독서중] 스틱!(Stick)_칩 히스, 댄 히스 content me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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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안나
2024년 3월 19일
In 매일 매일 읽고 쓰는 독서 챌린지
회원님들 안녕하세요? 주말 잘 보내셨는지요. 지난주 마무리 글과 이번주 첫 글이 밀렸습니다ㅜㅜ 아이가 일요일부터 감기에 걸려 고열이 나고 콧물도 많이 나고 힘들어하는 통에 저녁과 밤 시간까지 모두 잠시 멈춤 상태가 되었습니다. 잠에 들면 잘 자던 녀석인데 30분-1시간 간격으로 깨서 한참을 깡깡 울다 겨우 잠이 듭니다..아파서 그러는 건지..어린이집 입소의 스트레스 때문에 분리불안이 더 심해져서 그러는건지..아무래도 둘 다 인 것 같은데 덕분에 늘 비스무리하게 흘러가던 저의 일상은 모두 멈춤 상태가 되었습니다. 아이가 어린이집도 못 가고..아무래도 이번 주는 내내 이럴 것 같아서 독서과 후기 쓰기는 어렵지 않을까 싶습니다. 혹시라도 무슨 일인지 궁금하시거나 걱정하실까 싶어 아이가 다시 깨기 전에 부랴 부랴 몇 자 적습니다. 아이를 키우는 일이 살면서 겪은 모든 일 중에 가장 힘들고 어려운 일인 것 같습니다. 다들 어떻게 그렇게 아이들을 잘 낳고 기르고 사시는지 너무 너무 너무 존경스럽습니다. 일상을 잃어버린 뒤에야 그 소중함을 깨닫게 된다는 말이 너무 실감이 납니다. 환절기 날씨에 모두 건강 유의하시고, 저는 곧 다시 돌아오겠습니다!! 정신없는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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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안나
2024년 3월 14일
In 매일 매일 읽고 쓰는 독서 챌린지
있는 그대로, 라는 말 손택수 세상에서 제일 힘든 게 뭐냐면 있는 그대로더라 나이테를 보면서 연못의 파문을, 지문을, 턴테이블을, 높은음자리표와 자전거 바퀴를 연상하는 것도 좋으나 그도 결국은 나이테를 있는 그대로 보는 것만은 못하더라 누구는 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지만 평화 없이는 비둘기를 보지 못한다면 그보다 슬픈 일도 없지 나무와 풀과 새의 있는 그대로로부터 나는 얼마나 멀어졌나 세상에서 제일 아픈 게 뭐냐면, 너의 눈망울을 있는 그대로 더는 바라볼 수 없게 된 것이더라 나의 공부는 모두 외면을 위한 것이었는지 있는 그대로, 참으로 아득하기만 한 말 ------------------------------------------------------------------------------------ 얼마 전에 남편과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최신작 영화 <괴물>을 보았어요. 영화 취향이 비슷한 저와 남편은 지극히 주관적으로 고레에다 감독을 최고의 영화 감독으로 꼽는답니다 ㅎㅎ 고레에다 감독은 <아무도 모른다>로 처음 알게 되서 영화들을 다는 아니어도 여러 작품 보아왔는데 그의 영화를 참 좋아하면서도 한 번 보면 두 번 다시 보기는 힘들었어요. 너무 사실적이어서 보고 나면 정말 괴롭거든요.(잔인하다거나 그런 게 아니어요. 인간사와 사회상이 너무 사실적이어서 괴로워요) 근데 몇 년 전에 송강호, 아이유, 강동원 등 한국 배우들과 한국 자본으로 만든 영화 <브로커>를 보고, 어랏? 이 감독이 이렇게 희망적으로 영화를 마무리 지었던 적이 있나? 싶어서 깜짝 놀랐었어요. 마지막에 눈물을 줄줄 흘리긴 했지만 결코 예전 영화처럼 참담한 느낌을 주며 끝나지 않더라구요. 그러다 이번에 뒤늦게 <괴물>을 보았는데, 이건 정말 최고의 명작이구나! 싶을 정도로 감탄하면서 보았답니다. 이 영화 대체 무슨 내용을 말하려는 거지? 생각하면서 따라가다보니 나중엔 엄청난 '진실'에 가닿게 돼요. 근데 그 과정에서 모두 제각기 자기 입장에서 바라보고 생각하는 시선이 담긴 스토리들이 흘러갑니다. 일어난 사건은 동일한데 그걸 보고 겪는 사람이 바뀔 때마다 영화에 엄청난 반전이 일어납니다. 영화는 내내 질문을 해요. "괴물은 누구일까?" 영화를 보고 나면 괴물이 결코 이상하고 무서운 명명백백한 악인이라기보다는 지극히 평범한 사람들, 어쩌면 가장 가까운 가족, 엄마, 선생님, 친구일 수도 있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영화를 보고 있는 관객, 나 자신도 포함해서요. 손택수 시인의 이 시를 읽으며 영화 <괴물>을 떠올렸습니다. 있는 그대로, 누군가를 본다는 것이 정말 가능한 일일까? 저도 시인처럼 아득하게 느껴집니다. 아이를 바라볼 때, 나의 관점이 아니라 아이의 주관적인 관점에서 볼 수 있기를 소망하지만 대부분은 실패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차라리 "나는 모른다"의 자세가 낫다는 생각이 듭니다. 내가 다 알아, 하면 그때부터 관계가 잘못된 길로 들어서게 되는 것 같습니다. 아이와의 관계만이 아니라 모든 관계에서 말이에요. 차라리 모른다고 생각하면 물어보면 되니까 최소한 소통이 끊기지는 않게되는 것 같아요. 오늘은 시를 읽다 본의 아니게 영화 리뷰(?)까지 했네요 ㅎㅎ 오늘도 모두 수고하셨습니다. 좋은 밤 되십시오!
[독서 모임 6기 20/9] [독서중]붉은빛이 여전합니까_손택수 content me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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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안나
2024년 3월 13일
In 매일 매일 읽고 쓰는 독서 챌린지
안녕하세요? 오늘은 도무지 책이 손에 잡히지 않아 그냥 앉아 노트북을 켰습니다. 뭐라도 끼적여야겠다 생각하고 일단 앉았는데 좀 막막하네요. 출산 이후 육아의 삶이 펼쳐지면서 수면 부족이 이어진지는 벌써 오래됐는데 다른 건 하다 보면 우여곡절 끝에 적응이 되고 다 괜찮은데 잠을 못자서 피곤하고 멍하고 졸리는 하루 하루가 끝도 없이 이어지는 건 도무지 적응이 되질 않아요. 아이는 도대체 언제 자기 스스로 방에 들어가 언제 통잠을 자는 걸까요? ㅠㅠ 임신 때 <프랑스 아이처럼>을 읽고 나도 꼭 분리 수면해서 재우고, 부모로서만이 아니라 부부로서의 삶도 중심에 둬야지 했지만, 늘 그렇듯 이론과 현실은 너무 다르네요 ㅎㅎ 아이는 어느새 우리 부부의 삶의 한가운데를 차지하며 저희가 각자 가지고 있던 라이프 스타일, 취향, 습관 모든 것에 영향을 미치고 있어요. 저의 삶의 신조 중 하나가 "균형" 혹은 "중용"인데, 아이를 키우면서도 마찬가지로 해야지 하지만, 실은 그렇게 되지는 않는 것 같아요. 아이는 지금 절대적으로 부모의 관심과 사랑, 몰입을 필요로 하는 시기이니까요. 그게 원하는만큼 오지 않을 때는 그 즉시 '나를 사랑하지 않아'로 받아들이는 시기이기에 부모로서 체력과 정신력 인격 수양이 정말 많이 필요한 때인 것 같아요. 너무 힘든 때에는 그냥 지금 내가 수행하는 수행자다, '나를 버리자', '나' '내 것' '을 잠시 놓고 그냥 여기 아이와 같이 머물자, 있어주자, 라는 생각을 하려고 노력합니다만, 잘 되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평일에는 오롯이 전담 육아를 하고 주말에 반짝 남편, 아이와 함께 하는 시간을 보내며 충전이 되었다가, 수요일쯤 되면 바닥이 나는 것 같아요^^;; 여기다 넋두리를 늘어놓을 줄은 몰랐네요. 오늘은 책을 읽지 않은 대신, 제목의 저 문장에 잠시 멈춰 있었어요. 유튜브 알고리즘으로 켈리 최(켈리델리 회장)의 아침 루틴에 관한 영상을 봤는데요, 항상 아침 확언을 한다고 해요. 예를 들어 나는 행동하는 사람이다 나는 긍정하는 사람이다 나는 내 꿈을 이루기 위해 충분한 자질을 가지고 있으며 충분히 똑똑하고 충분히 건강하고 충분히 용기 있다 그리고 이어서 명언 필사도 한다고 합니다. "실패하지 않는 것이 가장 큰 실패다." 이 말을 한 사람이 누구인지는 잊어버렸어요. 오늘 핸드폰 메모장을 뒤적이다가 발견하고 저는 이 말을 이렇게 바꾸어 저에게 들려주고 싶었어요. "시도하지 않는 것이 가장 큰 실패다." 원래는 미라클 모닝을 시작하며 저도 저렇게 아침 긍정 확언을 하고 싶었지만, 몇 주 시도한 결과 제가 일어나면 귀신 같이 아이가 같이 깬다는 것을 경험하고 결국 포기했습니다. ㅎㅎㅎㅎ 잠자리에 드는 것과 나오는 것이 이제는 제 의지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닌 것이 되어버렸어요. 언젠가는 되찾는 날이 돌아오겠죠? 그 전까지는 그냥 가끔 밤에 잠자리에 들기 전에나 해보렵니다. 두서 없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모두 좋은 밤 되시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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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안나
2024년 3월 12일
In 매일 매일 읽고 쓰는 독서 챌린지
안녕하세요? 어느덧 화요일 밤입니다. 하루가 정말 쏜살같이 지나가네요. 오늘은 다시 박완서 선생님의 에세이집을 들었습니다. 책 읽을 시간이 없어 후기를 쓰기 전에 책을 후다닥 읽으니 마치 후기를 쓰기 위해 책을 읽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마음이 좀 껄끄러웠습니다. 그래도 되도록 욕심 내지 말고 주어진 상황 한에서 여유롭고 즐기는 마음으로 해야지 다시 마음을 다잡습니다. 오늘은 <내가 잃은 동산>과 <2박 3일의 남도 기행>을 읽었는데, 두 개의 글이 정서적으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개성에서 태어나 유년시절을 보낸 작가님은 평생 잃어버린 고향의 동산을 그리워하며 사신 듯 합니다. 산업화, 근대화로 나라는 한없이 발전하고, 휴가철이며 때마다 관광에 여행을 다니지만 한번도 마음이 채워지지 않습니다. 그러다 우연히 지인을 따라 떠난 2박 3일의 남도 여행에서 잃어버린 어린 시절을 생각나게 하는 진짜 시골 풍경을 만나게 됩니다. 그러고 나니 이제서야 한국의 아름다운 산과 들, 물 등 소박하지만 단아한 정원 같은 풍경과 자연에 대해 어쩌면 처음으로 감탄하는 마음을 느끼게 된 것 같습니다. 작가님이 고백한대로 두서 없이 쓰인 글일 수 있는데 뒷부분으로 가면서 왜 제 마음이 갑자기 울컥했는지 모르겠습니다. 거실에 틀어놓은 KBS 클래식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아름답고 구슬픈 가곡이 배경음악이 되어서 그런 것인지, 글의 내용이 저의 어떤 심상을 건드린 것인지, 가끔 너무나 아름다운 것을 볼 때 느끼는 슬픔? 향수? 그리움? 같은 감정이 글을 통해 전해진 것 같기도 합니다. 어쩌면 작가님의 글을 읽으며 제가 초등학교 시절에 살던 산동네가 생각이 나서 그런지도 모르겠습니다. 박완서 작가님이 그리워하는 아름다운 나무와 풀, 꽃들이 가득한 풍요로운 산은 절대 아니었어요. 대머리 산이라고 부르는 민둥산이었지요. 지금 생각해보면 궁금합니다. 그 산은 어쩌다 대머리 산이 되었을까? 지금은 나무들이 자랐을까? 나중에 기회가 되면 한 번 가봐야겠습니다. 아무튼 간에 대머리 산인데도 동네 친구들과 산을 뛰어다녔던 기억이 나요. 근데 그 산엔 아카시아 나무 밖에 없었던 것 같아요. 아카시아 나무는 번식력이 강해서 잘 자라는데 그래서 주변 나무들을 못 자라게 하는 별로 좋지 않은 나무라고 엄마가 얘기하셨던 게 기억이 납니다. 일본 놈들이 일제 강점기 시절에 일부러 많이 심었다는 확인되지 않지만 충분히 심증이 가는 사설도 들었지요. 작가님은 어린 시절에 서울에 오셔서 인왕산 자락에 사셨는데 고향에서처럼 제대로 된 나무라고 할 것도 없는 너무 멋없는 산이었데요. 아이들이 아카시아 나무의 꽃을 그렇게 따먹길래 본인도 따라서 먹어봤는데 너무 비위가 상하면서 고향의 동산에서 먹었던 싱그러운 열매와 풀꽃들이 생각났다고 합니다. 근데 저에게는 아카시아 나무의 꽃을 따서 먹었던 유년 시절의 기억이 그나마 자연을 가장 가까이서 느낄 수 있었던 몇 안 되는 경험인 것 같아, 읽으면서 마음이 좀 싱숭생숭했습니다. 나의 아이는 어린 시절에 경험한 자연을 어느 곳에서, 어떻게 기억하게 될까? 그런 생각을 자꾸 하게 되었어요. 요즘 누구나 꿈꾼다는 경제적 자유를 만약에 제가 누리게 된다면 꼭 자연 가까이 있는 곳에 터를 잡고 살고 싶다는 생각을 그저 몽상하면서 헛헛한 마음을 달래 봅니다. 오늘은 유난히 글이 두서가 없네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 하루도 고생 많으셨어요. 편안한 밤 되세요! :)
[독서 모임 6기 20/7] [독서 중] 사랑을 무게로 안 느끼게_박완서 content me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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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안나
2024년 3월 11일
In 매일 매일 읽고 쓰는 독서 챌린지
회원님들 안녕하세요? 주말 잘 보내셨는지 궁금합니다. 원래 어제 밤에 들어와 첫 주 스타트를 하려고 했는데 못했네요. 주말에 아들과 남편 생일이 연달아 있어서 이틀 내내 미역국 끓이고, 요리 하고 케이크도 두 개 사고 ㅎㅎ 특별하게 한 건 없는데 신경을 많이 썼는지 혼자 있는 시간에 릴렉스 한다는 게 와인 한 잔 마시고 뻗어버렸습니다 ㅎㅎ 오늘은 후기로 뭘 쓸까 하다가 파친코를 집었어요. 천천히 읽느라 어제까지 이제 겨우 1권의 삼분의 일 정도 읽었네요. 소설은 잡으면 잘 읽히고 재미가 있는데, 드라마를 재밌게 보고 스토리를 알아서 그런 건지 한번 놓고 나면 잘 안잡아지네요. 그래도 시작을 했으니 천천히라도 끝을 보겠습니다. (~P.138) 양진과 선자 두 모녀 덕분에 목숨을 건진 젊은 목사 이삭은 아이를 가진 채 남자에게 버림받은(사실은 선자가 찼지만) 선자와 결혼을 하겠다고 결심합니다. 저는 드라마만 봤을 때 도대체 저 남자는 왜 갑자기, 처음 보는 여자에게, 그것도 다른 남자의 아이를 가진 여자에게 같이 살자고 하는 걸까 정말 궁금했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육퇴 후 집안일 하면서 휴대폰으로 틀어놓고 띄엄 띄엄 봐서 그런건지 몰라도;;) 그 남자의 속마음을 알 수가 없었거든요. 소설을 읽으니 이런 대목이 나옵니다. 이삭은 부산에 자리 잡고 있는 신목사를 찾아가 결혼하겠다는 결심을 이야기 합니다. (신목사_결혼에 대해)"그 아가씨는 무어라고 하든?" (이삭) "아직 얘기 못 했어요. 하숙집 아주머니한테서 딸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게 어제였거든요. 그리고 어젯밤 저녁에 기도 드리면서 제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고요. 여자와 아이에게 제 성을 물려 주는 겁니다. 성이 뭐 대수인가요? 전 그냥 자손을 족보에 올릴 수 있는 남자로 태어나는 은총을 입은 사람일 뿐인 걸요. 젊은 여자가 불한당에게 버림받은 것이 그 여자 잘못은 아니잖아요. 설령 나쁜 사람 이 아닌 남자에게 버림받았다 해도 여자 탓은 아니죠. 태어날 아이는 무고합니다. 아이가 그런 고난을 겪고 사람들에게 배척당할 이유는 없지요." 이삭은 양진과의 산책을 통해 선자의 상황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그 순간 신의 계시를 받은 것 같습니다. 선자와 그녀의 아이에게 자신의 성을 물려주는 것 말입니다. 늘 몸이 아파 언제 죽을지 모르는 가정 하에 살아온 이삭에게 지금 누군가 나서서 도와주지 않으면 꼼짝 없이 비참한 상황 속에 살다 죽게 될지도 모를 한 여인과 그녀의 아이를 살릴 수 있는 방법이 자신의 성을 주는 것이라면 그게 신의 뜻이라고 생각한 것 같습니다. 더군다나 선자는 생명의 은인이기도 하고요 이삭은 선천적으로 몸이 아파 늘 가족들의 돌봄과 보살핌 속에서 자랐습니다. 오래 살지 못살 것이란 생각을 하며 살았기에 남들처럼 결혼을 해서 가정을 이루고 아이를 낳을 거라는 건 상상도 못해봤다고 합니다. 때문에 이삭과 선자의 결혼은 선자 뿐만 아니라 이삭에게도 속으로는 갈망했으나 미처 꿈꿀 생각을 하지 못했던 가정을 이루는 삶을 선사하는 것입니다. 사실 드라마를 보고 나서는 이삭이 선자에게 결혼을 청하고 그 둘이 함께 하게 되는 모습이 마치 멋진 왕자가 나타나 여자 주인공을 짠 하고 구해주는 그런 뻔한 스토리로 느껴져 좀 내키지 않았었는데, 소설을 읽고 나서야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소설로 파친코를 만나니 선자라는 인물, 이삭이라는 인물을 입체적인 관점에서 알게 되어 너무 좋습니다. 생각할 거리도 많구요. 개인적으로 어린 나이인데도(열여섯살?) 강단 있게 사랑했던 한수를 떠나보낸 선자의 당찬 결기가 너무 멋있고 매력적입니다. 한순간도 거짓 없이 자신을 사랑해 주었지만, 본처를 둔 남자였다는 사실을 알자마자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대차게 뻥 차버리다니, 나라면 그럴 수 있었을까? 생각해 보게 됩니다. 지금 같이 풍요로운 시대도 아니고, 일제 식민지 시대에 가난에 모든 것이 불행한 삶의 조건 속에서, 비록 둘째 부인일지언정 자신을 사랑해주고 경제적으로 풍요롭게 살게 해주고, 자신의 아이까지 키워준다고 말하는 남자를 나는 거절할 수 있을까? 이십대의 저라면 선자 같을 수 있겠다 싶은데, 사십대에 이르러 떼가 많이 묻은 저는 자꾸 현실을 생각하게 보게 되어 마음이 좀 씁쓸하기도 했습니다 ㅎㅎ 그리고 이삭 이라는 인물을 더 깊이 이해하려면 성경을 좀 알아야겠구나 생각이 들어 조금 아쉬움이 생깁니다. 천주교 신자지만 부끄럽게도 성경 공부를 전혀 해본 적이 없어서요 ㅎㅎㅎㅎ 시간이 좀 난다면 소설 속에 거론되는 성경 구절들을 좀 찾아봐야겠습니다. 그럼 오늘은 여기까지 적겠습니다. 모두 편안한 밤 되시고, 즐거운 하루 시작하세요! :)
[독서 모임 6기 20/6] [독서 중] 파친코 1_이민진 content me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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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안나
2024년 3월 07일
In 매일 매일 읽고 쓰는 독서 챌린지
안녕하세요? 어제 글 쓴지 얼마 안된 것 같은데 다시 밤이라니 놀라워요. 어제와 오늘이 딱 붙어 있는 느낌이네요^^;; 금요일, 토요일엔 글을 쓸 수 없어서 꼼수로(?) 일요일 밤 늦게 부터 포스팅을 하기 시작했는데, 오늘이 저에겐 벌써 이번 주 마지막!! 다섯 번째 후기 라는 게 너무 놀랍고 뿌듯합니다😁 오늘은 다시 시집을 들었습니다. 손택수 시인은 <떠도는 먼지들이 빛난다>라는 시집으로 처음 만났는데요. 운 좋게 송년회 겸 시낭송회에서 직접 시인 얼굴을 보고 사인을 받은 시집을 받아서 읽게 됐는데, 너무 너무 좋아서 저에게 아주 소중한 선생님께 사인 받은 시집을 전해드렸답니다. 그리곤 시집을 또 사고 또 사서 주고 싶은 지인들에게 주다 보니 지금은 저희 집에 그 시집은 없습니다^^; 얼마 전에 알라딘에 갔다가 문득 손택수 시인이 생각나 찾아보니 이 시집이 있더라구요. 읽을 때마다 마음에 군불을 지피듯 따뜻해집니다. ---------------------------------------------------------------------------------------- 시집의 쓸모 손택수 벗의 집에 갔더니 기우뚱한 식탁 다리 밑에 책을 받쳐놓았다 주인 내외는 시집의 임자가 나라는 걸 아는지 모르는지 차린 게 변변찮아 어떡하느냐며 불편한 내 표정에 엉뚱한 눈치를 보느라 애면글면 차마 말은 못하고 건성으로 수저질을 하다가 (책을 발로 밀어 슬쩍 빼면 지진이라도 난 듯 덜컥 식탁이 내려앉겠지 국그릇이 철렁 엎질러져서 행주를 들고 수선을 피우겠지) 고소한 복수 생각에 젖어 있는 동안 이사를 다니느라 다치고 긁히고 깨진 식탁 각을 잃고 둥그스름해진 모가 보인다 시집이 이토록 쓸모도 있구나 책꽂이에 얌전히 먼지를 뒤집어쓰고 있기보단 한쪽 다리가 성치 않은 식탁 아래로 내려가서 국그릇 넘치지 않게 평형을 잡아주는, 오래전에 잊힌 시집 이제는 표지색도 다 닳아 지워져가는 그것이 안주인 된장국마냥 뜨끈하게 상한 속을 달래주는 것이었다 ----------------------------------------------------------------------------------------- 이 시를 읽고, 나라면 어땠을까? 생각해 봅니다. 좀 서운한 마음도 들겠고 민망한 마음도 들겠고 근데 또 웃기기도 할 것 같고 우물쭈물한 마음에 쭈뼛 거리지는 않았을까 싶어요. 아주 친하다면 뭐라고 핀잔을 주었겠지요 ㅎㅎ 시인도 자기 시집이 친구 집 식탁 다리 밑에 깔려있는 걸 보고 놀라 소심한 복수심도 들었다고 고백하지만, 이내 곧 자기 자신 보다는 지인 부부의 오래된 식탁에 남겨진 흔적, 다치고 긁히고 깨지고 각을 잃고 둥그스름해진 모로 시선을 옮겨갑니다. 저는 손택수 시인의 그런 시선이 참 좋습니다. 그리고 저도 그렇게 자연스럽게 '나'에게서 '너'에게로 흘러가는 사람이 되었으면 합니다. '나'에게만 고여있지 않고 물 흐르듯이 흐르고 흘러 더 넓고 깊은 곳으로 헤엄쳐(?) 가고 싶어요. ㅎㅎ 이번 주도 모두들 고생 많으셨습니다. 남은 금요일은 짬짬이 온전히 회원님들의 글을 읽을 생각하니 설렙니다. 굿밤 되세요!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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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안나
2024년 3월 06일
In 매일 매일 읽고 쓰는 독서 챌린지
안녕하세요? 한 주의 피로가 가장 높은 수요일이네요. 모두 하루 잘 마감하셨는지 궁금합니다. ㅎㅎ 늘 수요일 목요일에 할 일이 몰려 있어 오늘은 간단하게 쓰고 마무리하려고 합니다. 오늘도 역시 박완서 선생님의 글에 저절로 손이 갑니다. <까만 손톱>은 약속이 있어 오랜만에 시내에 나섰다가 문득 손톱 밑에 떼가 까맣게 낀 걸 보고 하루 종일 손을 옹송그리고 다니셨다는 잔잔한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그러다 본래 집에서 화분을 키우며 흙 만지는 걸 워낙 좋아해 손톱 밑에 부염토가 낄 때가 많다는 이야기를 하다 외손주와 흙 만지고 노는 얘기로 이어집니다. 외손주와 흙 만지며 노는 공터가 곧 재개발 된다는 소식에 앞으로 어디서 흙을 묻히고 놀게 할 것인지 염려하며 아련하게 끝나는데요. 소설도 아닌데 이야기의 흐름이 어떻게 이렇게 물 흐르듯 잔잔하게, 화려하게 포장한 것 하나 없이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고 어루만지는지요. 집 안에 있다 밖에 나가면 종종 거리고 뛰어다니며 흙 만지고 풀 뜯고 돌멩이 하나씩 들어 땅바닥에 던져보는 저의 아들 녀석이 생각나서, 저 문장을 자꾸만 들여다보게 되었답니다. 박완서 선생님의 말씀처럼, 너무 가까이 붙어서 숨 막히게 하지도, 너무 멀리 있어서 외롭게 하지도 않으면서, 적절한 거리에서, 큰소리를 안 쳐도 억울하지 않을 만큼, 꼭 그만큼만 아이를 위하고 사랑하고 싶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모두 편안한 밤 되세요!
[독서 모임 6기 20/4] [독서 중] 사랑을 무게로 안 느끼게_박완서 content me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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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안나
2024년 3월 05일
In 매일 매일 읽고 쓰는 독서 챌린지
안녕하세요? 오늘은 오랜만에 너무 반가운 박완서 선생님의 책을 집어들었습니다. 밀리의 서재에도 함께 출간이 되었더라구요. 평소 밀리의 서재를 구독하지만 자기계발서 류의 책 외에 문학이나 인문학 등 읽을만한 책들은 종이책이 확실히 좋아서 잘 읽지 않았는데요, 박완서 선생님 글은 개인적으로 너무나도 좋아하고, 또 쉽게 쓰여서 전자책으로도 읽을 수 있다는 게 너무나 감사할 따름입니다. 이 책은 <꼴찌에게 보내는 갈채>라는 아주 오래 전에 쓰인 책(1977년)을 미출간된 원고까지 포함하여 새로운 제목으로 재출간한 것입니다. 77년이면 지금으로부터 거의 50여년 전에 쓰인 것인데, 지금 읽어도 전혀 시대에 뒤떨어진다는 느낌 없이 잔잔하면서도 묵직한 메세지가 잘 전달 됩니다. 이제 겨우 두 개 읽었는데요, 글이 주는 여운 때문에 다음 글을 읽기가 싫어질 정도입니다. 최근에 읽은 어떤 글들 보다도 제 마음을 위로하면서도 겸손하게 만들어주네요. 당분간 다른 책들과 함께 천천히 읽으면서 일상에 지친 제 마음을 잘 달래주고 싶습니다. 텍스트 이미지로 고른 문구는 박완서 선생님이 유럽 여행을 떠나셨다가 현지 음식에 비위가 상해 한국에 와서도 입맛을 되찾지 못하고 있었을 때의 에피소드인데요. 뭘 먹어도 입맛이 돌아오지 않아 '나도 나이가 들었구나' 하던 찰나, 고 박경리 선생님이 계시던 곳의 직원이 평소 박경리 선생님이 하시던 데로 지난 겨울에 묻어두었던 김치를 박완서 선생님께 보내주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그 김치를 먹고 비로소 들뜬 비위가 가라앉았다고 합니다. 그리운 선생님을 생각하며 김치를 허둥지둥 아귀아귀 먹었다는 말씀에 제 마음도 울컥했습니다. 음식에는 맛만 담겨있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에 대한 기억과 그리움이 함께 담겨있는 것 같습니다. 문득 내가 만든 음식으로 누군가에게 기억될 수 있을까? 라는 의문(?)이 드네요 ㅎㅎ 바쁘게 차리기 바쁜 음식이 아니라 여유롭고 정성스럽게, 음식을 만들어보고 싶어졌습니다 :) 오늘도 편안한 밤 되세요! 감사합니다.
[독서 모임 6기 20/3] [독서 중] 사랑을 무게로 안 느끼게_박완서 content me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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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안나
2024년 3월 04일
In 매일 매일 읽고 쓰는 독서 챌린지
안녕하세요? 아마도 오늘은 각종 학교의 입학식이 있던 날인 것 같습니다. 저의 아이도 오늘 처음 어린이집에 다녀왔답니다. 유모차를 끌고 나가니 예쁜 가방을 매고 엄마 아빠 손을 잡고 학교로 향하는 초등학생들이 눈에 띄더라구요. 학교 앞에는 벌써 솜사탕 파는 아저씨도 와있구요 ㅎㅎ 날씨는 또 어찌나 맑고 포근하던지. 간만에 보는 봄날 입학식 풍경에 마음이 설렜답니다^^ 오늘은 예전에 읽다만 책을 펼쳤습니다. 혼자 읽기 힘든 책이라 같이 공부하는 지인과 함께 읽게 될 것 같습니다. 책 표지가 너무 웃긴(?) 이 책은 마가렛 말러라는 유명한 정신분석학자와 그녀의 동료들이 함께 쓴 책입니다. 책 제목 그대로 유아의 심리적 탄생 과정을 연구하고 그 과정과 결과를 집필한 책입니다. 유아가 엄마 뱃속에서 나와 신체적으로 탄생한 뒤 심리적으로 탄생하기까지의 과정(0-3세) 전체를 설명하고 있는데, 번역이 매끄럽지 않고 내용 자체도 어려워서 참 읽기가 어려운 책입니다. 애 낳기 전에는 읽다가 늘 졸고 결국 때려치웠는데. 출산 이후 문득 이 책이 궁금해져 아이가 6개월 경쯤 책을 다시 들췄다가 깜짝 놀랐습니다. 책에 있는 내용이 제가 아이를 키우면서 겪었던 일들을 고스란히 말하고 있어서 말이죠. 아이 키우는 데 도움이 많이 되겠다 생각했는데...한번 손에서 놓은 후 다시 들지를 못했습니다. ㅎㅎ 이번엔 독서 모임이 함께 있으니 오래 걸리더라도 꼭 완독을 해보려고 합니다! 오늘은 유아의 심리적 탄생 과정에 대해 정리할 겸 간단히 설명 드리려고 합니다. 아이가 태어났다고 해서 마음이 바로 탄생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 심리적으로 탄생하는 데는 생후 3년의 시간이 가장 중요하다고 보는 것, 하지만 이는 생후 3년에 완성되고 끝나는 게 아니라 평생 시기 별로 반복되는 모든 이의 발달과제라는 점, 그만큼 후천적인 환경과 양육, 관계가 중요하다는 점, 이 저자의 주요 관점입니다. 마가렛 말러는 유아의 심리적 탄생을 곧 "분리 개별화되는 과정"이라고 보았으며, 크게 세 단계에 걸쳐 이뤄진다고 했습니다. 정상적 자폐 단계 : 약 생후 2개월 전의 시기. 외부 세계의 자극에 거의 반으하지 않은 채 닫힌 알 속에 있는 것처럼 주로 잠만 자고 생리반응이 우세함 정상적 공생 단계 : 생후 약 2-5개월의 시기. 주양육자와 자신을 구분하지 못한 채 하나의 공생 단일체로 여김. 앞 단계를 포함 여기까지는 마음이 탄생하는 분리 개별화의 사전 단계임 분리 개별화 단계 : 다시 네 단계로 나뉘는데 이는 4-5개월에서 30-36개월 사이에 걸쳐 일어남 1. 분화 단계 : 알에서 깨어난 것처럼 주변에 관심을 갖기 시작 2. 연습 단계 : 본격적으로 주변 탐색하면서 주양육자로부터 분리되는 경험을 하기 시작함 3. 재접근 또는 화해 단계 : 혼자서 걷기 시작하며 주양육자와 자신이 분리되어 있음을 경험하고 이로 인해 분리 불안이 심해짐 4. 개성의 공고화와 대상 항상성의 시작 단계 : 주양육자가 눈에 보이지 않아도 내면화된 이미지를 떠올리며 위안을 얻을 수 있게 됨 저의 아이는 지금 재접근 단계로 흔히 마의 18개월이라고 부르는 그 구간의 끄트머리(? 제발 끄트머리 였으면....)에 와 있습니다. 재접근 단계의 아기를 키우는 부모들은 정말 말로 표현하기 힘든 인고의 시간을 겪게 되는 것 같습니다. 저는 이 시기에 제 인성의 바닥을 많이 보아 참 자주 우울하기도 아이에게 미안하기도 했습니다. 힘든 순간 사이 사이에 있는 반짝이는 행복의 순간을 기억하려고 애쓰면서요. 크느라 가장 애쓰고 힘든 건 아이인데 부족한 엄마인데도 건강히 잘 커주고 있는 녀석에게 가장 고맙기도 합니다. 오랜만에 이 책을 읽으니 최근 제가 아이를 보며 자꾸만 걱정의 시선으로 보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전에도 이 책을 읽으며 '아 이건 우리 아이만이 아니라 다 그런 거구나. 그게 정상이구나.' 하며 참 위안을 받았었는데 말이죠. 아이는 자기의 발달 단계에 맞게 잘 크고 있었습니다. 부모로서의 불안과 염려를 잘 다스리며 아이의 현재에 맞춰 잘 살아야겠다 다짐하는 밤입니다. 오늘은 짧게 쓰려고 했는데....왜 쓰다보면 자꾸 길어질까요. 좀 줄이는 연습을 해야겠습니다 ㅎㅎ 모두 좋은 밤 되시고 행복한 하루 시작하시길요! :)
[독서 모임 6기 20/2] [독서 중] 유아의 심리적 탄생_마가렛 S.말러 등  content me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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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안나
2024년 3월 03일
In 매일 매일 읽고 쓰는 독서 챌린지
안녕하세요? 지난달부터 주1회 모임을 하다 3월부터 매일 모임에 참여하게된 요안나입니다. 사실 주1회 쓰기에도 아직 적응을 다 못하였는데요 ㅎㅎ 노트북님의 강력 추천과 지지에 힘입어 매일 읽고 쓰기에 도전하게 되었습니다. 부족하지만 앞으로 열심히 해보겠습니다^^ 사실 한 주에 제가 읽을 수 있는 책의 양이 많지 않아 좀 걱정이 되었는데요, 그러다 문득 제가 "독서=책을 많이 읽는 것"이란 공식을 머릿속에 갖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이 생각은 너무도 오래전(아마도 초등학교?)부터 뿌리깊게 제 의식 속에 박혀 있어서 거의 인지를 못하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다 몇 달 전에 우연히 유튜브 알고리즘이 추천해줘서 한국에서 미국으로 건너가 아이를 키우게 된 엄마가 미국 어린이집, 유치원에 아이들을 보내면서 겪은 일을 이야기해주는 영상을 하나 보게 되었는데요. 미국 어린이집, 유치원에서는 부모와 아이의 독서 활동을 중요하게 생각해서 과제를 내준다고 합니다. 근데 이 독서란 것이 결코 대단한 것이 아닙니다. 예를 들어, 엄마 아빠와 길을 걷다 어떤 표지판이나 현수막, 문구 같은 것을 같이 읽고 그에 관해 서로 생각을 나누었다면 이것도 독서 활동이란 겁니다. 무엇이든 읽고 그에 대한 생각을 표현하는 것 이것이 독서 활동의 핵심이라는 것이지요. 저는 이 영상을 보고 뒤통수를 한 대 얻어맞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평소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면서도 그저 내용을 다 읽어주는 것에 초점을 맞추었지, 아이와 대화하듯이 상호작용하면서 읽지 않았구나 하는 깨달음이 왔지요^^; 대체 왜 그랬던 걸까요? 지금 생각해보면 참 어이가 없는데, 생각의 틀이 깨지기 전까진 여태껏 아무런 문제의식이 없었습니다. 아무래도 한국식 주입식 교육의 병폐가 뿌리 깊게 제 의식과 마음 안에 자리 잡아, 책을 많이 읽지 않는 것에 대한 죄의식까지 종종 불러일으켰던 것이 아닌가 생각하게 됩니다. 정작 독서 후에 자기 생각 하나 말하지 못한다면 그것은 전혀 독서가 아닐텐데 말입니다. 후기를 남기기 전에 사설이 길었습니다 ㅎㅎ 아무튼 그리하여....매일 읽고 쓰기를 어떤 식으로 임하고 해나가야 할까 고민하다보니, 위에서 말한 유튜브가 떠오르면서 무릎을 탁 치게 되었다는 이야기입니다^^;; 저도 매일 조금씩이라도 읽으면서 그 날 하루 저에게 영감을 주었던 문장, 글귀를 중심으로 지극히 주관적인 제 생각과 느낌을 정리해서 써보려고 합니다. 오늘은 자기 전에 오랜만에 제가 가장 좋아하는 시인 중 한 명인 손택수 시인의 시집을 집었습니다. 얼마 전에 알라딘에서 사놓고 미처 몇 번 들춰보지를 못하다가, 오늘 시 한 구절에 마음이 가닿았습니다. ======================================================== 붉은빛 손택수 뽈찜을 먹습니다 대구는 볼을 부비며 사랑을 나누는 버릇이 있다지요 한때 저도 그러하였습니다 이쁜 것이 보이면 먼저 볼을 부비고 싶었지요 볼에 볼을 일으키고 싶었지요 볼이 떨어져나갈 듯 추운 날이었어요 大口처럼 벌어진 진해만과 가덕만 사이 한류와 난류도 볼을 부비면서 살이 오르는 곳 동백처럼 탱탱 언 볼에 감아드린 목도리도 제 살갗이었습니다 동해 시린 물을 맞던 남해 물결이었습니다 대구 알처럼 붉은빛이, 당신 볼에도 여전합니까 ========================================================= 이제 막 두 돌이 다 되어가는 제 아들 녀석이 요즘 그렇게 볼을 부빕니다. 한참 더 애기 였을 때 제가 해주면 꺄르르 하고 좋아했었는데, 그걸 기억해서 그러는건지. 요새 갑자기 하기 시작한(특히 졸릴 때면 더) 애교스런(?) 행동입니다. 자기 볼을 엄마 볼에 딱 붙여 갖다 대며 그대로 얼굴을 굴려 반대쪽 볼에도 닿게 하는 건데 무척이나 즐거워합니다. 사실 남편과 제가 연애할 때 남편이 제게 해주던 건데(이렇게 쓰고보니 너무 낯부끄럽네요. 애 낳은 뒤로 애정 표현이 급격히 줄어들어서 ㅎㅎㅎㅎ) 그게 다시 저에게서 아이에게로 간 것이 꼭 보이지 않는 사랑이 그렇게 눈에 보이게 서로 연결된 것 같달까요.신기했습니다. 마침 이 시를 읽었을 때 아이와 남편 생각이 나 마음이 몰캉몰캉해졌습니다. 과거의 따뜻했던 한 순간 또는 그랬던 자기 자신과 누군가를 그리워하는 듯한, 시시콜콜하게 말하지 않아도 늘 짙은 피로감에 젖어있을 현실의 고단함 등이 느껴지는 시인의 마음에 많이 공명이 되었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평안한 한 주 시작하세요!
 [독서 모임 6기 20/1] [독서 중] 붉은빛이 여전합니까_손택수 content me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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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안나
2024년 2월 25일
In 주 1회 독서 후기 공유 모임
안녕하세요? 이번 주는 내내 날씨가 어두컴컴하고 쌀쌀한 것이 몸과 마음이 좀 움츠러드는 느낌이 드네요. 얼른 봄이 왔으면 좋겠다 싶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파친코 소설은 정말 찬찬히 읽고 있어요. 그냥 같이 산다는 느낌으로 5분이라도 들여다보자 하는 마음으로 읽어가니 소소한 재미가 있습니다. 후기는 찬찬히 쓰려고요^^ 오늘은 밀리의 서재에서 한번 궁금해서 눌렀다가, 글이 쉽고 내용도 알차서 저도 모르게 후루룩 읽었던 책을 골랐어요. 후반부 Q&A 부분만 남겨 놓았으니 알맹이는 거진 다 읽은 셈이네요. 그동안 마케팅엔 관심도 전혀 없고, 당연히 아는 것도 없었어요. 근데 요즘 세상이 그냥 가만히 앉아서 하던 일만 열심히 하면 평범하게 그럭저럭 잘 살 수 있는 곳이 더 이상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되면서, 퍼스널 브랜딩에 자연스럽게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퍼스널 브랜딩은 자신만의 색채를 강조하여 남과는 다른 차별화 포인트를 만드는 과정을 의미합니다. 살아남는 브랜딩을 위해선 브랜드보다는 브랜드를 일궈낸 '사람의 시각'에 집중해야 합니다. '사람'에 대한 브랜딩이 이루어진다면,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브랜딩을 자연스레 따라오지요. 자발적으로 누군가가 나에게 관심을 주는 것, 이 끌림의 포인트를 구현해낼 수 있어야 합니다. 나의 장점이 '전문성' 하나라면 위태위태한 날들이 계속될 겁니다. 물론 전문성이 있다면 좋지만 맹신하지는 말아야 합니다. 이 책에서 저자가 이야기하는 것을 한 단어로 표현하자면 결국은 '사람'입니다. 어쩌면 저자가 이 책 전체를 통해 말하는 이야기는 뻔할 수 있습니다. 그 사람만의 매력과 끌림이 중요하다는 말이니까요. (그러나 내용은 상당히 구체적이고 실전 경험과 팁들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많이 읽어보진 않았지만 마치 '이렇게만 하면 성공적인 브랜딩을 할 수 있다. 그러면 당신도 부자가 될 수 있다'는 식의 환상을 제시하는 관련 분야 책들과 달리 이 책은 퍼스널 브랜딩에 대한 근본적인 이해를 바탕으로 각자 자신만의 브랜딩 작업을 해나갈 수 있는 실천적이고 실용적인 팁들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처음 본 사람과 무조건 친해지는 대화 패턴'이란 게 있나요? 그런데 왜 온라인상에서는 '무조건 설득이 일어나는 카피라이팅 스킬' 혹은 '상세페이지에 넣으면 무조건 판매되는 문구'가 존재한다고 믿는 걸까요. 패턴화된 글쓰기는 높은 확률로 불쾌감을 유발합니다. 당신과 대화할 때마다 늘 똑같은 패턴으로 말하는 사람이 있다고 생각해보세요. 저 같으면 소름이 돋을 것 같습니다. 행동을 조종하려 든다거나 반응을 유도하기 위해 어설픈 작업을 벌인다는 느낌이 드는 순간, 더 이상의 소통을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브랜딩은 결국 사람과 사람의 관계입니다. 온라인이라고 해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누구나 혹하는' 마법 같은 정형화된 공식이 존재한다는 믿음부터 버려야 합니다. 개인적으로 글을 읽으면서 마케터인 저자가 사람과 관계에 대한 이해도와 깊이가 남다르다는 점에 감탄하고 공감하면서 읽게 되었습니다. 밀리의 서재에서 책을 읽으면 안 좋은 점이 하이라이트를 해도 잘 정리가 안되고 그래서 금방 휘발된다는 점인 것 같아요. 여기에 글을 쓰면서 하이라이트 친 문장들을 좀 써보았는데, 문장 앞뒤에 있던 구체적인 예시들이 빠지니 내용이 좀 진부하게 느껴지는 것 같네요. 독서하고 정리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닙니다 ㅎㅎ 퍼스널 브랜딩은 거창함과는 거리가 멉니다. 꾸준히 '제대로 된 방향으로' 글을 써 내려가야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목표는 다른 사람의 환호나 칭찬이 아닌 '내 생각'을 '공개'하는 것으로 삼아보세요. 우리의 목표는 세상 모든 사람에게 '인정'받는 것이 아닙니다. 그건 불가능한 일이지요. '내 머릿 속의 고민을 기록하는 일'은 큰 도움이 됩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고뇌하는 그 내용을 적나라하게 기록해보는 연습입니다. 그럴듯하게 폼을 잡거나 자기합리화를 하지 않고 솔직하게 적어보는 것이지요. 어쭙잖게 포장된 글은 다들 눈치챕니다. 오히려 약점이 드러나는 솔직한 글에 다들 끌림을 느낍니다. 우리의 목표는 '자판기'가 아니라 '사람'으로 인지되는 것입니다. 퍼스널 브랜딩의 핵심이지요. 핵심을 놓치고 앞서 언급한 얕은 지식만을 주제로 한 글을 쓴다면 브랜딩은 절대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이미 세상에 수없이 존재하는 많은 지식을 업로드하는 것은 자판기 포지션을 꾸준히 고수하는 행동입니다. 정보를 스토리 안에 녹여서 전달할 수 있다면 그 효과가 극대화됩니다. 이 지점이, 제가 생각하는 '퍼스널 브랜딩 글쓰기'와 '일반적인 정보성 글쓰기'의 차이입니다. 일기장과 퍼스널 브랜딩의 가장 큰 차이는 주체적인 방향성의 유무입니다. 일기장은 사건이 우연히 일어납니다. 퍼스널 브랜딩은 사건이 삶의 여정 속에서 일어납니다. 그리고 '여정 속'에서 '사건이 일어나는' 분위기를 만들려면 '두 가지를 엮을 수 있는 기획력'이 필요합니다. 접점이 없을 것 같은 두 개의 세계, 예컨대 일상과 전문 분야가 한데 엮이는 순간, 끌림을 느끼게 됩니다. 매력이 발생하는 포인트 입니다. 퍼스널 브랜딩의 목적은 '입체적인 나'를 구성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입체적인 나를 구성하는 가장 확실한 길은 내가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을 기록해 나가는 것이지요. 나만의 시각 말입니다. 이것이 앞서 말한 '관점의 전문성'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퍼스널 브랜딩을 위해서는 다른 누군가에게 '아. 됐다. 이거다'라는 생각을 뽑아낼 수 있어야 합니다. '정답을 찾은 것 같다'라는 느낌을 불러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그 순간 상대방은 나에 대한 가치를 인지합니다. 그렇기에 저는 성공적인 브랜딩을 다음과 같이 정의합니다. '타인을 고민으로부터 해방시켜 주는 것' 생각해보면 저는 어릴 때부터 글쓰기를 좋아했습니다. 대학교 때도 에세이 대회 같은 곳에 기웃거리기도 했으나 글쓰기로 뭔가를 해본 적은 없습니다. 게으른 탓에 꾸준히 해야 하는 블로그 같은 것은 하다 말다 하고. 직장 생활을 하면서는 한동안 글쓰기와 멀리 지내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아이를 낳고 육아를 하면서 다시 글을 쓰고 싶다는 욕구가 수면 위로 올라오게 된 것 같습니다. 육아가 힘들고 혼자 고립돼 있는 것 같기도 하니 저도 모르게 마음 속 뭔가를 표출하고 소통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나 봅니다. 그래서 어딘가에 소소하게 끄적이고 있는데요. 글을 쓰다보니, 누구랑 약속한 것도 아니고 혼자 하는 건데도 엄청 고민하고 스트레스 받는 걸 보면서 제가 왜 이러나 싶을 때도 많습니다. 하지만 괴로워하면서도 글을 계속 쓰게 되는 이유를 생각해보면, 글을 쓰면 쓸수록 제가 저 자신과 더 잘 만나게 되고 더 잘 알게 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저를 알아가는 기쁨 속에서 누군가가 제 글에 공명하고 공감할 때 느끼는 충족감은 덤으로 좋구요.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글을 통해 무언가를 해보고 싶다는 꿈을 갖게 된 것 같습니다. 그게 무엇인지는 아직 잘 모르겠지만요. 단순히 책을 써내는 작가가 되는 것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어쩌면 저 마지막 문장 '타인을 고민으로부터 해방시켜 주는 것'이란 구절이 저에게 영감을 줄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지금 막 이 글을 쓰며 스쳐지나 갑니다. 오늘은 주저리 주저리 정리되지 않은 글입니다.🤣 좋은 한 주 시작하세요! 감사합니다.
[독서모임 2월 4주][독서 중] 내 생각과 관점을 수익화하는 퍼스널 브랜딩 - 촉촉한마케터(조한솔) content me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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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안나
2024년 2월 18일
In 주 1회 독서 후기 공유 모임
설 연휴는 다들 잘 보내셨는지요? 연휴 후에는 항상 그 여파가 남는 것 같습니다. 양가가 멀지 않은 곳에 사는데도 연휴 기간 동안 이쪽 저쪽 온갖 친척집을 방문하고 새배하고 인사를 나누는 일은 참 고단한 일이네요. 연휴가 끝난 주말에도 가족 모임이 있어 바쁘게 보내고 아주 오랜만에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 것 같습니다. 이 시간이 있음에 문득 감사한 마음이 드네요. 넋두리가 길었습니다 ㅎ_ㅎ; 그래도 연휴 기간 동안 한 가지 저를 위해 한 일은 이 책을 끝까지 완독한 것이었습니다. 다 읽고 난 지금은 제 삶, 제가 삶을 대하는 태도, 앞으로의 관심사에 하나의 큰 전환점을 마련해준, 운명의 책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이 책은 '듣기'와 관련해 인디언들이 아주 오래전부터 갖고 있었던 문화, 사라져가고 있는 유산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해서 비슷한 문화를 가진 아프리카 부족민 이야기, 그리고 불교, 기독교 등의 종교적인 관점에서 바라본 '듣기'에 대한 이해로 뻗어나갑니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알프레 토마티 라는 박사가 '귀'와 '듣기', '소리'가 엄마 뱃속의 태아에게 있어 얼마나 중요한지에 관한 과학적인 연구 결과에 대한 이야기까지 다다릅니다. 침묵과 듣기는 우주와 자연속에서 그리고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올바른 관계를 맺는 토대라고 할 수 있다. 침묵과 듣기를 잃는 순간, 우리는 자신도 모르게 물질에 이끌리고 나를 앞세우고 남을 지배하려고 한다. 상대방 말을 듣기보다 내 이야기를 하고 싶어 한다. 그래서 사람들이 모인 곳은 언제나 소란스럽다. 그런 자리에는 주장만 있을 뿐 지혜가 들어설 틈이 없다. 지혜가 없는 문화는 죽은 문화다. 바로 여기에 현대문명의 비극이 있다. 정말 공감이 많이 되는 대목입니다. 개인적으로 아이를 키우면서 더더욱 이같은 생각을 자주 하게 됩니다. '말하는 사람은 많은데 듣는 사람은 없구나'. 예를들면 아이를 대하는 어른들의 태도만 보아도 그렇습니다. 저는 아이를 대하는 어른들이 대부분 가르치고 지시하길 좋아하고, 아이가 그대로 따라주면 무척 기뻐하는 모습을 자주 목격합니다. 가족과 친척, 주변에서 오고가며 스치는 이웃들을 포함해서 말이죠. 그런데 정작 '아이가 지금 뭘 보고 있지? 뭐에 관심을 갖고 있지? 뭘 하고 싶어하지?' 를 궁금해 하고, 관찰하며 기다리는 어른은 거의 없습니다. 아직 어린 아기를 데리고 어른과 함께 만난 장면에서 정말로 아이를 한 사람으로 생각하고 존중하며 다가가는 어른은 딱 한 명 보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이것이 종종 저를 슬프게 하는 것 같습니다. 생각해보면 저도 살면서 정말 '듣는 사람'은 손가락에 꼽을 정도로 밖에 만나보지 못했습니다. 저는 말을 많이 하지는 않지만 잘 '듣는 사람'은 못되었구요. 잘 들으려면 먼저 제 마음을 잘 알고 있어야 하고, 그리고 누군가와 대화를 할 때는 그것을 텅 비울줄도 알아야 한다는 것을 이제라도 알게 되어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이들은 목소리와 귀를 기울여 들어주는 귀를 필요로 한다. 우리 다가라 마을에서 모든 사람은 그대의 아버지나 어머니이기 때문에 마을 사람 누구에게나 어리광을 부려도 괜찮다. 많은 사람이 아이의 아버지일 때, 아이는 그게 누구이든 그의 옆에 가서 말을 하는 것이 가능하다. 마을 사람들은 아이들의 삶에서 어떤 일들이 일어나는지 안다. 그들에게 비밀은 없다. 마을은 그들의 귀가 되어주고 그들의 목소리를 들어주며 그들이 진실을 말하도록 격려하기 위해 늘 그곳에 있다. 만약 아이들에게 배출구가 없으면 다시 말해,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줄 사람이 없으면 그들은 입을 꾹 다물게 되고 그들의 재능마저 썩어버릴 수 있다. 우리가 아이들로 하여금 말을 하고, 그들의 가슴을 열도록 격려하지 않는다면 그들은 자신의 목소리를 발산할 다른 방법을 찾을 것이고, 이 에너지는 그들을 파괴할 것이다. 아이들은 말함으로써 자유로워진다. 그것은 내부의 독소를 방출하고 새로운 에너지가 들어오게 한다. 그러나 그들이 말하지 않으면 생각과 감정, 경험은 내부에만 고이게 되고 삶을 오염시킨다 정말 그렇습니다. 저는 말하지 못해 병든 아동, 청소년, 성인들을 많이 만났습니다. 저 또한 그랬었구요. 사람들이 자기 말을 하지 못하는 이유는 제대로 들어주는 사람이 주변에 없기 때문입니다.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 연인이 있더라도 말이죠. 때로는 우리 주변의 사랑하는 사람들의 몸과 마음이 아파 지치고 흔들리게 되면, 우리는 들어줄 귀를 하나 잃는 것과 마찬가지 입니다. 어른들은 이런 일이 생길 때 일에 몰두하든, 아니면 다른 스트레스 해소법을 찾든 어떻게든 살아가지만, 아이들은, 특히 어린 아이들은 그런 면에서 어른들에 비해 가지고 있는 대처 전략이 매우 협소하기 때문에 그만큼 영향을 더 크게 받을 수 밖에 없습니다. 아이들의 말을, 지나가는 사소해 보이는 말이라도, 어른들이 그 말을 잘 들어줘야 하는 건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아이들은 그들의 경험을 나누는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 다. 부모들이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줄 때도 마찬가지다. 제대로 치료가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관계된 모든 사람이 노력해야만 한다. 이것이 바로 공동체가 의미하는 것이다. 선의로 뭉쳐진 공동체의 '통합된 관여'만이 촘촘한 관계의 그물망을 짜는 것을 가능하게 한다. 이런 관계망을 통해 아이들의 세계관과 지식은 확장된다. 그때 비로소 우리는 알게 된다. 공동체를 만드는 것은 결국 아이들을 돕는 길이라는 것을. 아이들은 어른들의 지지를 받고 사랑받고 격려받는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편안함을 느낀다는 것을 나는 할머니가 우리에게 마을 의례를 함께 준비하자고 하셨던 일을 기억한다. 그녀는 오직 의례의 목적과 의도만을 설명해주 셨다. 나머지 일들은 모두 우리가 알아서 하도록 맡기셨다. 때때로 우리는 기적과 같은 것을 해내곤 했다. 물론 늘 그런 것은 아 니지만. 할머니는 우리가 하는 일에 관여하지 않으셨고, 좋지 않다느니 또는 뭐가 잘못됐다니 하는 말씀도 전혀 하지 않으셨 다. 대신 할머니는 잘한다, 참 좋다는 말씀만 하셨으며 다음에 우리가 다시 의례를 준비할 때 고려해야 할 점들에 대해서만 말씀하셨다. 다시 의례를 준비한다면 어떤 점을 바꾸었으면 하는지, 또는 어떤 요소를 더 추가하면 좋을지 말씀하셨다. 아이들과 이런 식으로 일할 때, 우리는 아이들이 어떤 재능들을 가졌는지 알게 된다. 그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그들의 창조성이 샘솟도록 격려할 때, 각자의 재능들-다른 누구도 갖지 않 은-이 꽃필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다. 우리가 아이들의 재능을 알아봐줄 때 아이들은 그대로 피어난다. 재능은 정체성의 일부이며, 삶의 목적 또한 그것을 통해서 나타난다. 인류학자 김현경은 <사람, 장소, 환대>에서 사람이 사람으로 살아가려면 단지 생물학적 탄생만이 아니라 사회 공동체의 인정이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사람을 사람으로 만들어주는 것을 일컬어 '성원권'(membership)이라고 한다고 합니다. 저는 아이를 낳아 키우면서 비로소 이 성원권의 개념에 대해 마음으로 와닿게 느끼게 되었습니다. 아이와 산책하다 마주치는 어른들, 또는 큰 아이들이 아이에게 예쁘네 귀엽네 하며 눈인사를 하거나 손을 흔들고 가는 모습, 말을 걸어주는 모습 등에서 이것이 바로 사회적인 '환대'라는 것을 느낄 수가 있었습니다. 그 따뜻한 환대 속에서 갓 태어난 아기는 한 사회의 구성원으로, 저는 한 아이의 엄마로 인정받았던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귀의 기본 기능은 말을 이미지로 바꾸고, 우리가 직립했을 때 몸의 균형을 잡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믿는다. 그러나 '귀의 아인슈타인'으로 불리는 알프레 토마티에 의하면, 귀의 첫 번째 목표는 태아의 뇌 성장을 돕는 것이라고 한다. 어머니의 목소리가 주는 심리적 안정감은 영양을 공급하는 탯줄만큼이나 중요하다. 아이가 탄생하면 귀는 뇌의 신피질을 충전하며 그로부터 뇌신경 전체가 활성화된다. 토마티 박사가 볼 때 소리는 일종의 '영양분'인 셈이다. 우리가 소리 주파수의 완전한 스펙트럼을 소화하지 못할 때, 위가 음식물을 소화하지 못하는 것과 유사한 결과를 초래한다. 양자의 차이라면, 음식은 신체에 영양분을 공급하고 음파는 뇌를 충전하는 전기적 자극을 공급하는 것이다. 관절과 근육, 그리고 몸의 자세- 우리가 중력과 맞서 싸우기 위해 사용하는 모든 것-는 귀의 미로와 연결되어 있다. 우리 몸의 균형을 통제하는 것은 내이의 평형고리관의 미로다. 나는 이 메커니즘이 뇌의 신피질 충전의 60%를 담당하고 있다고 믿는다. 그리고 대략 30% 정도는 달팽이관에서 처리되는 소리가 가진 그 자체의 에너지에 의해서 충전된다. 이처럼 귀는 뇌에 필요한 충전에너지 90% 내지 95%를 담당하고 있다. 아마도 사람들 중에는 척추와 골반, 즉 뼈를 통해서 어떻게 소리가 (태아에게) 전달될 수 있을까 의아해하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설명하면 이렇다. 빛은 완전히 빈 우주 공간 속에서도 전달되지만, 소리는 진동을 전달하는 미립자나 분자 등의 물체가 있어야만 전달된다. 이것을 매질이라고 하는데, 매질의 밀도가 높을수록 전달 속도가 빠르다. 이런 이유로 소리는 공기 중에서보다 물속에서 4배나 빠른 속도로 전달되며, 금속에서는 무려 15배의 빠른 속도로 전달된다. 인디언들이 멀리서 오는 이들의 소리를 듣기 위해 땅에 귀를 갖다 대는 것은 그 때문이다. 공기보다 밀도가 높은 땅속에서 훨씬 더 빨리 전달 되기 때문이다. 기차가 오는지 알아보기 위해 철로에 귀를 갖다 대는 것도 마찬가지. 공기 중에서는 기차가 오는 소리가 들리지 않지만, 철로를 통해서는 멀리서 오는 소리도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식으로 우리 몸의 뼈를 통해서 전달되는 소리는 공기 중에서보다10배가량이나 빠르다. 외부의 소리는 어머니의 배를 통과하여 양수를 지나 태아에게 전달되는 동안 줄어들지만, 어머니의 목소리는 척추를 지나 골반에 전해지는 동안 오히려 증폭된다. 첼로의 공명통과 같은 역할을 하는 골반이 척추를 통해서 전해진 소리를 증폭시키기 때문이다. 따라서 태아에게 전달되는 소리 중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은 어머니의 목소리다. 태아와 귀, 소리에 관한 연구 부분을 읽고 제가 임신 전에 이 책을 만났다면 얼마나 좋았을까..많은 아쉬움을 느꼈습니다. 저는 출산 한 달 전까지 오로지 일만 했기 때문입니다. 태교라고 특별히 신경 써서 한 것도 없었습니다. 집에 있는 시간에 클래식 음악을 듣는 것 정도였을까요. 그저 열심히 일하는 게 태교지 뭐, 하며 대수롭지 않게 지나온 시간이 지금 아이를 키우며 가장 후회되는 순간들 중에 하나입니다. 인디언과 아프리카 주민들이 아이를 임신할 생각을 할 때부터 임신 기간 동안 어떤 마음으로, 어떻게 태교를 하고 아이를 기다리는지 그 이야기를 읽다 너무 깊은 감명을 받았습니다. 너무나 아름답고 고결했기 때문입니다. 한 생명이 엄마 뱃속에 잉태되어 한 사람으로 세상 밖에 나온다는 것이 얼마나 위대하고 아름다우며 기적적인 일인지..출산 전에는 알지 못했습니다. 아이를 낳고, 그것도 한참 키우고 나서야 느끼게 된 지금은, 책의 그 대목을 읽으며 큰 아쉬움을 느끼게 됩니다. 그래도 한 가지 기쁜 것은, 제가 이 책을 딱 다 읽은 찰나, 마치 기다리기라도 한 듯이 제 친한 친구가 임신 소식을 전했고, 그 친구에게 축하를 전하며 이 책을 꼭 읽어보라고, 너에게 이 책을 소개해주기 위해 내가 이 책을 먼저 만났나 보다고 말할 수 있었다는 점입니다. 후기를 쓰고 나니 이 책을 다 읽고나서 느낀 벅찬 감동이 다시 느껴집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02월 3주][완독] 잃어버린 지혜, 듣기 - 서정록 ★★★★★ content me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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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안나
2024년 2월 04일
In 주 1회 독서 후기 공유 모임
정말 오랜만에 읽는 소설입니다. 언제부턴가 소설은 잘 읽지 않게 된 것 같습니다. 후기를 쓰려다보니 소설이 잘 읽히지 않는 이유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소설은 다른 장르에 비해 가장 직접적이지 않은 방식으로 메세지를 전달하기 때문에 독자 스스로 생각할 여지가 많은 것 같습니다. 그에 비해 대부분 두괄식으로, 결론부터 말하자면, 식으로 서술돼 있는 최근의 여러 비문학 글들은 상대적으로 직접적인 메세지를 받아들이는 방식이라 쉽게 읽을 수 있기 때문에 더 자주 찾게 되는 것 같습니다. 독서를 하면서도 생각을 최대한 안하고자 한다는 사실을 깨달으니 좀 웃프네요. ㅎㅎ 애플TV에서 재밌게 봤던 드라마라 소설로 읽으면 분명 더 재밌겠지 생각했었지만, 혼자서 읽을 엄두도 못냈던 터인데 독서 모임 덕분에 안 하던 행동을 하게 되네요. 소소한 챌린지가 일상의 활력이 되길 바라며 천천히 읽어보려고 합니다^^ "역사가 우리를 망쳐놨지만 그래도 상관없다. 세기가 바뀔 무렵 나이 든 어부와 그 아내는 돈을 더 벌어 보려고 하숙을 치기로 했다." 이 소설의 첫번째, 그리도 두 번째 문장입니다. 작가는 이 두 문장을 쓰기 위해 얼마나 많은 시간을 기울였을까 궁금합니다. 달랑 두 문장을 읽고 마음이 먹먹(?) 해졌달까요, 멜랑꼴리해졌달까요, 잠시 멈춰서 생각에 빠졌습니다. 1930년대로부터 어언 100년 가까이 시간이 흘렀는데 그때나 지금이나, 소설의 노부부나 지금 나와 내 남편의 모습이나 뭐가 다른가 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때나 지금이나 먹고 사는 문제, 돈을 더 벌어 자식을 조금 더 풍요로운 환경에서 먹이고 입히고 키우고 싶은 부모 마음도 똑같습니다. 나라를 빼앗긴, 역사적으로 가장 비참하고 불행한 사건이 벌어지고 말았건만, 보통 사람들의 삶은 어쩌면 이전이나 그때나 똑같이 먹고 살아야 하는 대명제 앞에 서 있다는 점에서 매한가지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 첫 문장의 의미에 골똘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래도 상관없다"는 결국 "그래도 살아야 한다"라는 말로 읽혔습니다. "선자는 잘 웃고 밝은 보통 아이였지만 아버지의 눈에는 천하 제일의 미인이었다. 훈이는 선자의 완벽한 모습에 감탄했다. 이 세상에서 자기만큼 딸아이를 보물처럼 소중하게 여기는 아버지는 또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딸아이의 웃는 모습은 이 세상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행복이었다" 제가 아이를 낳지 않았다면 "훈이는 선자의 완벽한 모습에 감탄했다"는 문장을 대충 넘기고 지나갔을 겁니다. 너무 진부하고 뻔한 문장이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아이를 낳고 매일 아이와 부대끼며 살고 있는 엄마가 되고보니 매일 매일 순간 순간 아이를 보며 감탄하고 찬탄하는 마음이 어떤 것인지, 아이가 내뿜는 "완벽함"이란 게 어떤 것인지 잘 알기에 저 문장이 피부로 절절히 와닿았습니다. 하루의 대부분은 육아를 하며 지치고 피곤하지만, 아주 짧은 몇 초(?)간 아이가 보여주는 천사 미소에 마음이 사르르 녹아내리는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지요 ㅎㅎ 어머니와 아버지의 온건한 사랑을 듬뿍 받은 선자가 어떤 여자로 자라나 어떤 삶을 살아갈지 궁금합니다. 책은 쪼금 읽고 후기가 길다는 생각이 드네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독서모임 2월 1주][독서중] 파친코 1 - 이민진 content me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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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안나
2024년 1월 28일
In 주 1회 독서 후기 공유 모임
안녕하세요. 이번 주에도 후기가 늦었습니다. 금요일 토요일엔 늘 일이 생겨서 결국 일요일 밤에 쓰게 되네요^^; 이번주에 고른 책은 인디언들의 '듣는' 지혜와 그들만의 고유한 영성, 문화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이 책을 읽게 된 이유는 얼마전에 우연히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플라워 킬링 문> 이라는 영화를 보고 큰 충격을 받았기 때문이었습니다. 저는 이 영화를 보고 나서야 제가 그동안 미국 인디언들에 대해 단 한번도 진지하게 궁금해 해본 적도 없었고, 그저 미국 드라마나 영화에서 표현되고 소비되는 '말 타고 활 쏘는 원주민', '무력하고 가난한 아웃사이더' 이미지로만 머릿 속에 존재했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영화는 1920년대 미국 오클라호마에 거주하던 오세이지 부족의 실화를 바탕으로 시작됩니다. 오세이지 부족은 미국 정부에 의해 살던 땅에서 내쫓겨 오클라호마 땅에 거주하게 됐는데 우연히 그 땅에서 석유가 발견되어 부족 전체가 어마어마한 부를 소유하게 됩니다. 그래서 영화의 처음 부분을 보게 되면 생전 처음 보는 장면에 이게 무슨 상황인가 싶어 어리둥절하게 됩니다. 인디언들이 부자들처럼 마차를 타고 다니고, 백인들이 그 마차를 모는 운전수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처음부터 '와! 이게 무슨 상황이지?' 하면서 보다보니 3시간 30분이라는 긴 러닝타임이 아주 금세 지나가 버렸습니다. 그리고 영화를 다 보고 난 뒤에는 인디언들에게 일어난 일들에 대해 내가 너무 몰랐구나 라는 생각과 동시에 백인들이 미국 땅을 발견하고 그들에게 일어난 일이 얼마나 참혹한 것이었는지, 인간의 문명이 얼마나 야만적인지 하는 등등의 생각으로 참담한 심정을 이루말할 수 없어 며칠 내내 인디언들의 이야기에 사로잡혀 있었습니다. 아마도 그 이야기에 제 마음이 사로잡힌건 그들의 이야기가 결코 남의 이야기처럼 들리지 않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사라져간 인디언들의 문화와 역사에 대해 알고 싶은 마음이 너무 강렬하게 들었고, 그러던 차에 우연히 이 책이 어느 작가님의 글을 통해 제게로 오게 되었답니다^^ 몇 페이지 읽지 않았는데 그들의 아름다운 지혜에 홀딱 반해 한장 한장 읽으며 제 마음도 여유롭게 이완되는 듯 합니다. 인상 깊었던 문장 몇 개 공유 드립니다. • 우테-피큐리스족 인디언인 조셉 라엘은 테와어에서 눈(chech)은 '요리하는 것'이란 뜻이고, 귀(tischus)는 '주는 것'을 의미한다고 한다. 눈이 요리한다는 말은 무슨 뜻인가? 눈은 자기가 원하는 것만 취하는 습성이 있다. 그래서 백화점 같은 데 가서 눈으로 쇼핑하는 것을 두고 '아이쇼핑'한다고 말한다. 즉 눈으로 보고 마음에 드는 것을 미리 찜해두는 것이다. 어디 그뿐인가. 남자들은 예쁜 여자들을 보면 가만있지 못한다. 그래서 인디언들은 눈을 요리하는 것이라고 표현한다. 우리말의 '눈총'에서 보듯이, 눈은 공손하지 않으면 공격적이고 폭력적일 수 있다. 맹금류들의 눈이 특히 예리하고 무서운 것은 그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면 '귀로 주는 것'이란 말은 무슨 뜻인가? 소리를 무심하게 듣게 되면 단순히 소음에 불과하지만, 마음을 실어 듣게 되면 소리의 뒤에 있는 존재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 상대방의 마음을 읽으려면 먼저 내 마음을 열고 그 소리를 받아들여야 한다. 그래서 인디언들은 귀를 가리켜 마음을 열어 자신의 존재를 내주는 것이라고 말한다. • 아이들 교육은 얼굴과 얼굴을 맞댄 가운데 이야기와 노래를 통해서 자연스럽게 진행되었다. 이야기를 들려주기 전에 어름들은 종종 아이에게 이렇게 물었다. "오늘 본 것들 중에 아름다운 것이 있었니? 오늘 들은 소리 중에 네 마음을 기쁘게 하는 것이 있었니? 움직이는 것 중에 특별히 네 마음을 사로잡는 것이 있었니?" 그럼으로써 아이가 좀 더 세심히 보고 듣도록 격려하고 독려했다. 우리는 어렸을 적에 할머니나 어머니, 또는 할아버지의 무릎에 누워 듣던 이야기를 잊지 못한다. 다른 이야기들은 세월이 지나는 동안 다 잊혀졌어도, 그 이야기들만은 좀처럼 잊지 못한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 그런 이야기들 속에는 이야기만 있는 것이 아니라, 이야기를 들려주는 이의 삶의 에너지와 감정과 인격이 그대로 투영되어 있기 때문이다. • 인디언들은 신명(vision)은 오직 침묵과 듣기를 통해서만 도달할 수 있다고 말한다. 겉으로 드러난 현상을 통해서는 도달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것은 눈이 아니라 자연의 소리와 내 안의 소리에 귀를 기울임을 통해서만 이루어진다. 오직 침묵하고 들을 때에만 자기 내면으로 향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사춘기에 접어든 인디언 소년들이 하는 신명탐구(들판이나 산에 혼자 가서 여러 날 동안 단식하며 영적탐구를 하는 의식)는 침묵 속에서 신과 자기 내면의 목소리를 듣는 과정이다. 이 영적 탐구과정을 통해서 그들은 세상의 모든 존재가 원으로 연결되어 있으며, 결국 모든 생명은 하나라는 것을 깨닫는다. 그리고 자신의 삶에 필요한 지혜와 타인에 대한 이해와 용서의 힘을 얻으며, 자신이 누구인지, 왜 이곳에 왔는지, 그리고 이곳에서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알게 된다.
[독서 모임 1월 4주][독서중]잃어버린 지혜, 듣기 by 서정록 content me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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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안나
2024년 1월 21일
In 주 1회 독서 후기 공유 모임
우선 후기 작성이 늦어 죄송합니다^^; 지난주에 프롤로그까지 읽고 엄청 기대했던 것과 반대로...책만 읽으면 잠이 와...너무 읽기가 힘들었습니다. 독서모임이 아니었으면 바로 때려치웠을텐데 그래도 읽고 마무리는 지어야 할 것 같아서 며칠 붙들고 있느라 늦었네요. 책을 읽으며 자꾸만 잠이 오는 이유는 사람이 쓴 글과 달리 질문자의 질문에 챗GPT가 답변하는 내용이라 결국은 단순히 정보를 설명하는 문장이 대부분이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그것도 앞뒤로 거의 비슷한 문장이 반복되는 경향이 있어 매우 지루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읽으며 챗GPT를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지, 어떤 점이 유익한지에 대해 경험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했습니다. 제가 생각한 챗GPT의 장점은 글쓰기이든, 어떤 일에 대해서든, 주제가 되는 테마에 대해 브레인스토밍을 하기 위한 러프한 자료 서치에 상당한 도움이 된다는 것입니다. 물론 믿을 수 있는 내용인지에 대해서는 사용자의 추가적인 문헌 작업은 필수입니다만, 몰랐던 정보들에 손쉽게 접근하고 아이디어 발전에 도움이 되는 적절한 키워드들을 얻어낼 수 있다는 점이 아주 매력적으로 느껴졌습니다. 또 문서 자료를 축약하는 능력에 있어서는 정말 탁월한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웃으면서 읽었던 부분 하나는 질문자가 챗GPT에게 영화 시나리오를 K-드라마 스타일로 써달라고 한 부분인데, 내용은 엉성하고 이상했지만, 한국 막장 드라마의 클리셰한 장면을 그대로 시나리오에 담고 있는 부분이 있어 놀라기도 하고 너무 웃겼습니다. ㅎㅎ 이 책을 만든 저자이자 질문자가 챗GPT에게 특정 주제들에 대해 "너의 의견은 어때?" 라고 물을 때마다 챗은 "저는 머신러닝 모델이며 의식이나 자기 인식을 갖고 있지 않습니다. 저에게는 의식, 감정, 주관적인 경험이 없다는 점에 유의해야 합니다."라고 답합니다. 이에 질문자는 더 심도깊은 답을 얻어내기 위해 "그건 알아. 하지만 니가 그런 능력을 가진 AI 또는 **이라고 가정한다면 어떨 것 같아?" 하는 식으로 가정법과 상상법을 활용해 재질문을 합니다. 그리고 이 과정을 통해서 챗GPT가 좀 더 심도 깊은 답변을 내놓기도 합니다. 이 과정을 보면서 챗GPT는 질문자가 어떤 식으로 질문을 해나가는지가 매우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또한 제가 사전에 가진 우려나 편견(질문자의 왜곡된 질문, 혹은 정설이 아닌 이론이나 음모론과 관련해 질문을 하면 그쪽 방향으로 왜곡된 반응을 내놓을 것 같은)과 달리 챗GPT는 복잡하고 논쟁이 있는 주제(예: 시뮬레이션 가설)에 대한 답을 할 때 그것의 과학적인 증거, 학계의 논쟁과 비판 가능성에 대해 유의하도록 일러두도록 설계되었다는 점입니다. <챗GPT에게 묻는 인류의 미래>라는 거창한 제목만큼 인류의 미래에 대한 탁월한 통찰이나 깨달음을 주지는 못했지만, 적어도 현실적으로 미래의 인류에게 어떤 큰 변화와 문제가 닥칠지에 대한 키워드 몇 가지를 얻은 것만으로도 독서할만한 가치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몇 가지 인상적인 문장 공유합니다. • 당신이 저와 상호작용하지 않을 때는 저는 그저 어떤 정보도 처리하지 않고 유휴(idle) 상태로 있을 뿐입니다. • 사랑을 포함한 감정을 시뮬레이션하는 것은 매우 복잡하며, 다양한 종류의 데이터와 방법을 조합해야 할 수도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또한 기계가 감정을 시물레이션 할 수 있다 하더라도, 그것이 사람이나 동물처럼 감정을 경험한다는 것을 의미하진 않는다는 점도 유의해야 합니다. • 저는 AI 모델이기 때문에 진보한 AI 기계의 '완벽하고 행복한 하루'는 어떤 모습일지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프로그래밍과 설계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가상의 시나리오를 제시해보겠습니다. 진보한 AI에게 모든 목표와 목적을 성공적으로 완수하는 날이 완벽하고 행복한 날이 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발전소 관리 같은 특정 과제를 수행하도록 설계되었다면, 발전소를 원활하게 효율적으로 운영하고, 전력 생산 및 소비와 관련된 기계의 목적이 충족되었을 때 완벽한 하루가 될 것입니다. 또는 진보한 AI가 사람과 상호작용하도록 설계되었고 사람의 감정을 감지하고 해석할 수 있다면, 자신과 상호작용하는 사람에게 필요한 도움을 제공하고, 그 대가로 긍정적인 피드백과 감사를 받은 날이 완벽한 하루라고 정의할 수 있습니다. 진보한 Ai가 감정을 경험할 수 있다면, 그 경우에는 충족감, 만족감, 웰빙과 같은 긍정적인 감정을 경험하는 날이 완벽한 하루가 될 것입니다. 지금은 실제로 감정을 경험하거나 주관적 경험을 할 수 있는 진보한 AI는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진보한 AI 기계의 '완벽하고 행복한 하루'가 어떤 모습일지도 확실하게 말할 수 없습니다. 이 모든 것은 가상의 시나리오라는 점에 유의해야 합니다. • 메타버스가 아직은 개념에 불과하고 미래에 어떻게 쓰일지 확실치 않다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사회, 정책 입안자, 기술자가 이 같은 잠재적 부작용을 짚어보고 인간 가치와 웰빙 중심의 메타버스를 개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메타버스가 이용자간 권력이 분산된 분권형 거버넌스에 의해 설계될 때 기술 독재의 출현 가능성이 낮아진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포용적이고 공평한 메타버스를 설계하고 소수의 사람이나 기관에 권력이 집중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 미래를 대비하는 최선의 방법 중 하나는 배우는 것입니다. 전통적인 학교 교육이든 독학이든, 교육에 투자하시고 미래에 수요가 있는 기술을 익히시길 바랍니다. 또한, 호기심을 갖고 새로운 지식과 경험을 추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 다른 성공의 비결은 회복력입니다. 여러분은 장애물과 시련을 마주할 것입니다. 하지만 이것에 굴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실수를 통해 배우며 앞으로 계속 나아가세요. 늘 여러분의 가치와 원칙에 충실하세요. 이것이 여러분을 올바른 방향으로 인도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이 여정에서 여러분은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명심하십시오. 여러분을 지지하고 여러분에게 영감을 주는 이들과 함께 하며, 다른 이들에게 힘이 되는 친구가 되어주세요. 강한 공동체가 위대한 일들을 해낼 수 있음을 기억하세요 (미래를 불안해하는 젊은이들에게 용기를 주기 위해 쓴 편지 by 챗GPT) 독서와 후기 쓰기에 차차 적응이 되면...다른 분들의 글들도 열심히 읽어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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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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