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콩이입니다.
주말에 속초로 여행을 가게 되어 미리 업로드합니다.!
이번주에 눈이 정말 많이 왔는데 다들 무탈하신가요? 날씨가 갑자기 변하거나 할 때 위즈덤플로우 회원분들이 가끔 생각이 납니다. 잘 지내고 계신지 여쭤보고 싶어서 책을 더 시간 내서 읽게 되는 것 같아요.
이번 주는 한강 작가님의 작별하지 않는다를 읽었습니다. 작별하지 않는다를 읽을 때 눈이 많이 왔는데, 책 내용의 절반 정도의 배경이 폭설이어서 앞으로 눈이 많이 오는 날은 이 책이 생각날 것 같습니다.ㅎㅎ
책은 인선과 경하의 이야기입니다. 인선의 부모님은 제주4.3 사건 희생자의 가족이고, 피해자입니다. 인선의 엄마는 어릴 적 제주4.3 사건으로 대부분의 가족들을 잃었고, 그 중 오빠는 실종되었습니다. 인선은 어릴 적 엄마가 미워서 가출한 적이 있습니다. 다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저도 한때는 부모님이 이해되지 않아 미워했던 적이 있어요. 나이가 들고 또 다른 시선으로 부모님을 이해하게 되는 것 같아요. 인선도 어릴 때는 이해가지 않았지만 엄마가 돌아가시고 난 후에는 엄마가 얼마나 간절히 오빠를 찾아다녔는지 알게 됩니다.
사실 1950년대에 발생한 보도연맹원과 민간인 학살은 잘 모르던 이야기였습니다. 책을 읽고 내용을 찾아봤는데 너무나 충격적이었어요.. 어떻게 국가가 국민을 집단 학살할 수 있는지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이런 일이 발생한지 백년이 채 되지 않았는데, 그럼 희생자들의 가족도 아직 살아 있을거에요.. 그 시절에는 인권보다 이념을 중요시하던 때라고는 하지만 사상에 물든 이들을 통제할 목적으로, 그것도 지역별로 가입 할당제를 부과하여 할당제를 채우기 위해 민간인을 거짓으로 가입시켜 잔인하게 죽인다는게 찾아보면서도 믿기지 않았습니다.
인선의 엄마는 보도연맹원 학살로 죽임당한 오빠의 흔적을 찾아 다니지만, 결국 찾지 못합니다. 치매에 걸린 엄마를 인선이 돌보는데 아이가 되어서도 남겨진 희생자의 가족들은 어떤 정신적인 고통 속에서 사는지 알 수 있었어요. 너무 슬펐습니다ㅜㅜ
엄마는 나를 죽어가는 동생이라고만 생각하지 않았어. 언니라고 믿을 때가 더 많았고, 어떨 때는 낯선 사람으로 여겼어. 자신을 구하러 온 모르는 어른. 무서운 악력으로 내 손목을 붙잡고 엄마는 말했어. 구해줍서. 해가 저물면 엄마는 더 깊은 혼란에 빠져 집 밖으로 나가고 싶어했어.
이상하지. 엄마가 사라지면 마침내 내 삶으로 돌아오는 거라고 생각했는데, 돌아갈 다리가 끊어지고 없었어. 더이상 내 방으로 기어오는 엄마가 없는데 잠을 잘 수 없었어. 더이상 죽어서 벗어날 필요가 없는데 계속해서 죽고 싶었어.
책을 읽으며 처음엔 인선이 키우는 새가 등장한 것에 궁금증이 있었고, 나중엔 인선이 죽은 혼일까 경하가 죽은 혼일까 궁금했습니다. 근데 나중에는 그런 사실은 중요하지 않은 것 같았어요.
작가의 말에 “이 소설이 지극한 사랑에 대한 소설이기를 빈다” 라는 글을 보고 눈물이 찔끔 났습니다. 소년이 온다는 국가 폭력에 희생당한 남겨진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라면, 이 소설은 국가 폭력에 희생당한 사람들의 가족에 대한 사랑 이야기인 것 같습니다. 한강 작가님 책은 참 많은 생각을 하게 하고, 희생자분들한테 미안한 마음을 들게 합니다.
감사합니다!
콩이님,,! ㅜㅜ 어제 글을 읽는데, 감사하고 감동스러운 마음에 어찌할 바를 몰랐네요,,!
"날씨가 갑자기 변하거나 할 때 위즈덤플로우 회원분들이 가끔 생각이 납니다. 잘 지내고 계신지 여쭤보고 싶어서 책을 더 시간 내서 읽게 되는 것 같아요."
이 말씀에 지난 일년이 헛되지 않았다 느껴졌습니다.
동시에 매 주 토요일을 넘겨 일요일 새벽에 글을 쓰는 것이 참 죄송하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이 책이 한강 작가님께서 자신의 책들 중 독자들과 가장 가까이 있었으면 하는 책이 이 책이라고 하셨다는 기사를 본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회원님들의 글을 통해 알기 전에 이 책이 제주 4.3 사건 이야기라는 것은 전혀 모르고 있었습니다.
찾아보니, 4.3 사건은 1954년의 일이고, 그 발단은 1947년이라 하니, 6.25 전부터 발단이 되어, 6.25 직후에 일어난 일이었네요,, 남로당 이야기가 있는 것으로 보아 공산당의 선동과 그 과정에서 민간인 학살이 있었던 사건인지? 생각이 되었습니다. 한강 작가님의 [소년이 온다.]의 배경이 되는 5.18과 (제가 아는 선에서) 다른 점은, 5.18은 실제 공산당이 가담하지 않았지만 그것과 연결 시켰던 것 같고, 이 사건은 실제 공산당이 연관이 있는 것이라는 점에서 좀 다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시절 공산당의 선동이 실현 되어, 그것이 곧 우리의 현실이 되어 버린다면 그것은 또 다른 차원의 문제이기 때문에.. 5.18과는 다른 좀 더 냉철함을 가지고 알아가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면서도.. (제가 그 긴 사건의 전말을 한번에 읽어보지는 못해서..) 만약 그렇다 하더라도, 민간인에 대해서 어디까지가 선이었는지를 또 생각하며 읽지 않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사건을 모르고, 또 이 책을 몰라서 제가 이렇게 말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는 [소년이 온다.]를 읽고 처음으로, 사회적 지탄을 받아야 할 대상이 군중의 그 방관에 얼마나 큰 암묵적 동조의 힘을 얻게 되었을지도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나의 일이 아니어서 몰랐다고 말하며 그 방관자 중 한사람이 되었던 제 모습도 떠올리게 되었습니다. ㅜ
콩이님께서 "희생자분들한테 미안한 마음을 들게 합니다." 라고 하신 말씀이 그래서 더 공감이 갔습니다.
제가 [소년이 온다.\]에서 느꼈던 그런 감정과 비슷할 것 같습니다,, ㅜㅜ
마지막으로 콩이님의 강원도 여행길이 눈길에 안전하길 바라며 마무리 합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