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부터 신입회원님들의 글이 올라오면서 이 곳에서 색다른 기운이 느껴집니다.
물론 이전에도 불만이 있었던건 전혀 아니지만 새로운 기운이 온다는 건 또다른 에너지를 주는 일이니까요.
어쨌든 즐겁다는 말입니다. ㅎ
이번주는 내내 강추위와 폭설로 겨울다운 겨울을 만끽하고 있네요. 집에 거의 콕 박혀 있다는 말입니다. ㅋ
젊을때는 더위를 못 참았는데 이제는 추운게 너무 싫어요. 그냥 싫은게 아니라 두려울 정도입니다. 그래서 걷기를 주로 하는 나의 운동 패턴을 헬스장으로 바꾸었습니다. 추운날에 자꾸 운동을 거르는게 걸려서 꾸준히 하기위해서는 어쩔수 없이 실내운동을 해야겠구나 싶더라구요. 그러니 꾸준히 할수있어 좋네요.
그래도 봄이 기다려집니다. 좋은 공기 마시며 길을 걷는 건 대체할게 없거든요.
13권에서는 학생들이 일제에 저항하는 얘기가 나옵니다. 학생운동에 대한 얘기는 간단하게만 알고 있는 터라 어떤식으로 어떻게 저항운동을 했는지에 대한 자세한 얘기는 몰랐었습니다. 그 어린 학생들이 어떤 생각으로 어떤 활동을 했을까 궁금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20세를 전후해서 결혼을 했던 시절이라 학생들이 지금의 학생들과는 생각의 갭이 있을거란 생각이 들더군요. 성숙한 대접을 받으면 생각도 그렇게 되는게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교육이란 그런게 아닐까 하구요.
길상의 아들 환국과 윤국은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서일까요.. 그들도 학생운동으로 붙잡혀가기도 하고 경찰에 쫓기는 김제생을 숨겨주기도 합니다. 이런 아들들을 길상이 알았다면 어떤 생각을 했을까요. 자신과 달리 아들들은 자신을 따라하기를 원치 않았을까요. 아님 대견해 했을까요. 아버지의 입장에서 김구 어머니처럼 감옥에 있는 아들을 자랑스럽게 생각하지는 못하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그건 너무 대단한 마음이라서요.
윤국이 감옥에 갇혔을때 선배 홍수관이 일본 경찰에 저항하는 장면은 너무 뭉클했습니다. 홀어머니를 모시고 사는 가난한 학생 홍수관. 졸업을 앞두고 어머니의 걱정을 마음에 두고도 조선의 비운함에 통곡을 하는 장면은 어른이 다 된 나를 몹시 부끄럽게 만들었습니다. 나라를 잃는다는 것은 우리가 상상만으로는 감히 느낄수 없는 그런거였을거란 생각을 합니다. 유교 교육을 받았던 세대였고 나라에 대한 생각이 목숨만큼 중한 사상이었으니 더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지만 지금도 역시 나라 잃은 사람들이 어떤 대우를 받는 지를 생각하면 결코 단순한 일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지만 말입니다.
국민들의 저항하는 마음, 독립을 원하는 마음이 간절했기에 지금 이순간 우리가 이렇게 살고 있구나 하는 생각입니다.
조선과 일본을 비교하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꽤 흥미로웠습니다.
용하(명혜 남편)가 명빈을 초대한 자리에서 찬하가 한 말입니다.
"결핍과 잉여상태, 결핍이 오늘 일본을 강국으로 만들었고 잉여상태로 하여 조선은 망했다."
"앞으로 일본은 더욱더 강국이 될 거란 말입니다. 계속하여 뭉쳐질 거란 말이지요. 개개인의 결핍은 전체를 풍요하게 하고 개개인의 풍요는 전체를 결핍으로 몰아넣고."
일본인을 부인으로 둔 찬하의 말입니다.
스스로를 애국자가 아니라고 하면서 일본보다 조선이 정신적인 면, 문화적인 면에서 우위에 있기 때문에 일본은 결핍이며 조선은 잉여 상태라고 주장합니다.
사실 이런 얘기는 여러 책이나 미디어에서 접한 적은 있지만 이것이 우리 입에서 나온 말이기도 해서 객관적으로 맞는 말일까 하는 의구심이 있었기도 했습니다. 물론 제 눈에도 문화적으로 우리가 앞서있다는 생각을 하고는 있지만 그런 생각이 팔이 안으로 굽는 식의 사고 방식이어서 그런것인지에 대한 생각인가 싶어 확신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애국자도 아니고 부인인 일본인인 찬하가 이런 말을 하는것이 놀랍기도 하고 그 말에 무게가 실린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물론 작가의 시점이기도 하지만 얼토당토하게 없는 이야기를 지어낸것은 아닐거라는 생각은 합니다.
사람도 그렇죠. 결핍이 있는 사람이 더 간절한 법이니까요.
그런데 그것이 문화적인 측면에서 말을 하니 좀 신선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요즘 들어 우리의 문화가 세계적으로 인정을 받는걸 보면 어쩌면 이말이 맞는 말일수도 있겠구나 하는 확신 가까운 생각도 들었습니다.
요즘 정말 믿기 어려울 정도로 우리 문화에 대한 해외의 관심이 대단하다는 걸 느끼면서 이거 실화야?하는 생각 많이 하거든요. ㅎ
토지는 등장 인물도 많고 그들이 쏟아내는 얘기도 다양해서 많은 생각과 얘기를 할 수 있어 좋습니다.
무슨 종합세트를 만난 기분이랄까 뭐 그런 겁니다. ㅎ
이젠 중반을 넘어서 후반으로 달려가는 여정이고 보니 시원하기도 하고 섭섭하기도 하네요.
또 언제 이런 대하소설을 볼까 싶어서요.
삼국지로 시작해서 토지로 이어지는 우리의 여정에 가슴 뿌듯합니다.
이런 기회를 갖게 되어 새삼 행복한 마음입니다. 모든 회원님들 감사해요. ㅎ
딸기님~^^!
새로운 기운을 느끼신다니 저도 넘 좋네요.^^!
저도 추위를 정말 싫어합니다. ㅜ 잘 못 견디겠거든요..
저는 이 추운 기간에 운동을 P.T받는 날만 주 2회 헬스장을 가는걸로 대신했습니다.
하지만 야외 러닝을 하다가, 실내 트레드밀을 뛰려니.. 갑갑해서 잘 안뛰게 되고, 근육 운동 위주로 하게 되더라고요..!
추위와 눈으로 아이의 모든 일정을 다 취소하고 집콕으로 둘이서 보낸 시간들이었네요.
저도 빨리 봄이 와서, 아이와 다시 등산도 하고, 뛰기도 하고 손잡고 세식구가 나들이 많이 가면 좋겠습니다. ㅜㅜ
딸기님 말씀대로, 책을 읽다보면 저의 20대 초반과 그들의 20대 초반의 그들의 정신연령이 다르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제 한사람 앞가림 하며 친구들, 동생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던 그 시절 대비, 그들은 정말 제가 생각하는 어른이었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나라 걱정, 사회 걱정.. 그리고 부양할 가족 걱정.. 비교가 안되는 무게 같네요.
제가 얼마나 걱정 없는 세대에 태어난건지, 새삼 많이 느낍니다.
아주 오래전에 이문열 선생님의 [젊은 날의 초상]을 읽고서 그렇게 감명을 받았던 기억이 납니다.
도무지.. 저의 20대와 그들의 20대의 고뇌가 너무 큰 차이가 나서 어떻게 이런 시기에 이런 고민과 논쟁을 하며 지낼 수 있었던 것일까,,! 그 수준차이에 감탄하고 또 부끄러웠던 기억입니다.
그들은 자신들에게 주어진 사회적 책임을 느끼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말씀 하신대로 스스로 어른이라 생각 했던 것 같고, 저는 20대때는 제가 어른이랑 생각도 못하고 살았으니, 얼마나 차이가 날지 당연한 결과 같기도 합니다. 생각하면 참 부끄러운 것이.. 제가 한번도 스스로 '어른'이라는 생각을 해본적이 없는 것 같고, 그리하여 그런 책임과 무게를 느껴보지도 못한것 같네요. 제가 사회를 위해서 무엇을 했는지, 그런 생각을 해보니 할 말이 없네요. 항상 회의 섞인 방관 그런거였는데, 유독 이런 글을 읽으니 부끄럽게 느껴집니다. 이제부터라도 어떻게 나라를 지탱하는 주축에 걸맞는 책임과 행동을 하고 싶다는 마음은 큰데, 방법을 잘 모르겠네요..ㅜ
개개인의 결핍은 전체를 풍요하게 하고 개개인의 풍요는 전체를 결핍으로 몰아넣고."
전해주신 이 글귀는 소름을 돋게 만들었습니다.
지금 제가 느끼는 우리의 상황을 이 글이 함축해서 그대로 표현한 느낌이 듭니다.
어떻게 타파해야할지 방법은 아직 모르겠지만, 다시 우리에게 이 개개인의 풍요가 전체의 결핍으로 오고 있다는 불길한 느낌이 드네요. 막연히 두렵고 무서워 지는 감정입니다.
그러면서도 당시에 일본은 무엇에 대한 결핍으로 그렇게 강하게 되었다는 것일지도 궁금해졌습니다.
막상 떠오르는 것이 없네요,,!
오늘은 내내 이야기 하지만, 사실 어떤것도 그 문제를 느끼지만 통찰할 수 없고, 그래서 방법도 모르는 이야기 뿐입니다. ㅜ
토지는 정말 종합세트라는 말씀이 딱 맞습니다.
너무나 누릴 수 있는 것이 많아서, 특히 한국인이라면 누구라도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책이 아닐까 싶습니다.
13권 후기를 봐서도, 토지의 내용이 3부부터 깊이가 달라졌다는 느낌이 계속 듭니다.
추억을 회상하고 아픔에 공감하고, 그런 한국인의 정서적 감동이 컸다면,
3부부터는 유독 사람을 많이 생각하게 해준다는 것이 조금 달라진 부분 같습니다.
저도 빨리 읽어서, 딸기님과 진도를 맞추고 싶은 마음이네요.
진도 자체가 목적은 아니지만, 그냥 제대로 같이 읽고 같은 시기에 나누고 싶은 마음 입니다.
오늘도 정성 어린 후기 감사합니다.
노트북 드림. ^^
안녕하세요 딸기 산님
이렇게 글로 만나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토지를 읽을때 조금은 신선하다고 느꼈던 부분중에 하나가 일본인의 입을 통해 그당시 조선의 현실을 객관적으로 묘사하는 부분들이었습니다.
박경리 선생님이 그리 하신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겠지요. 그 당시 상황을 바라보는 박경리 선생님의 깊은 통찰력에 여러번 놀랐던 기억이 있습니다.
문화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셨는데 일본이 우리나라에 했던 문화 말살 정책 역시 문화가 가진 힘을 알고 있었고 그만큼 우리 문화가 뛰어나다는 것을 일본인 스스로도 알고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제가 이번에 읽은 책 내용에 인간이 하는 일은 세가지 활동으로 이루어진다는 내용이 있었습니다.
첫째가 텔릭 활동이라고 목표를 달성하고 처리하는 활동이고 두번째가 아텔릭이라고 한 가지 일에 몰입하는 활동입니다. 그리고 세번째는 연결활동으로 자신을 위한 객관적 가치를 지향하는 외부와의 연결을 위한 활동입니다.
딸기 산 님께서는 운동과 독서를 통해 아텔릭 활동을 하고 계시네요 더불어 이렇게 독서 후기를 통해 연결 활동 까지 풍요로운 중년을 보내고 계신것 같습니다. 더불어 저도 함께 하게 되어 더 없이 좋습니다.
댓글이 너무 길었습니다.
다음주에 뵙겠습니다.^^
딸기님이 헬스를 시작하셨다니
반가운 마음입니다.
맹추위에 집에만 있으면 건강이 더 안좋아
지니까요.
저도 12월 말 부터 헬스를 시작해서
요즘 일요일 빼고 매일 헬스를 하니
몸의 변화가 시작 되었습니다.
물론 PT선생님의 도움이 큰 역할을 했지만,
운동법을 배우고 나니 운동후 쾌감을 이제는
알 수 있는것 같습니다.
운동과 독서를 꾸준히 하면
늙어서 치매나 병도 덜 걸린다고 하니
이제는 이 두가지를 밥먹는것 처럼
해야겠다고 다짐해 봅니다.
벌써 토지 13권을 읽고 후기를 남겨주셨네요.
13권은 독립운동가들의 이야기가 전개된다고
하니 저도 앞으로 읽을 그 시간이 기대됩니다.
얼마전 남편과 식사를 하면서 이야기를
잠시 나누었습니다.
저는 요즘 뉴스를 아침 저녁으로 수시로
확인하며 봅니다.
현재 우리나라가 소설속 한 부분 같다고
느낄 정도로 비상식적인 일들이 많이 쏟아지고
있으니까요.
그래서 뉴스를 보며 걱정도 많이 되어서
남편한테 '나는 요즘 우리 집안 걱정보다
나라 걱정이 더 많이 되어서 뉴스를 보면 힘들지만
안 보면 안될것 같다'고 하니
남편이 '당신은 일제시대에 태어 났으면
아마 독립운동을 했을것 같다'는 말을 하더군요.
그 시절에 독립운동 했던 사람들도 나랏일이
곧 자신의 가정일 처럼 생각했기 때문이란겁니다.
독립운동가들의 마음과
또 일제 총칼 앞에서 양심에 가책을 느끼지만
자신의 목숨을 지키고자 변절을 선택할 수 밖에
없었던 밀정들의 인간적 고뇌.
두 마음을 다 생각해 봅니다.
나는 과연 그시절에 살았다면
어떤편에서 어떤 삶을 살았을까?
처음부터 악한 사람은 없지만,
잘못된 길로 접어들었을때
잘못을 깨닫고 다시 돌아나올 수 있는
용기가 있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오늘도 좋은 후기글 남겨주셔서
이런저런 생각을 꺼낼수 있게 해주신
딸기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