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권을 완독했지만 특별한 어떤 이야기가 떠오른다기 보다 차분해지는 느낌이 들었어요.
명희와 용하의 갈등.
그들의 갈등이 솔직히 잘 이해가 가지는 않습니다.
몰입이 안 된걸수도 있지만 애초부터 찬하와의 관계에도 불구하고 용하와 결혼할 때부터 갈등의 씨가 키워진것이 아닌가 싶어요.
어쩌면 지금의 그들의 상황은 예견되 얘기일 지 모릅니다.
배운사람들이라 참 말들도 어렵게 합니다.ㅋ 그들의 갈등,,을 다 이해하지 못해서 저도 답답한 느낌이 들었다는 것이 저의 솔직한 심정입니다.
여기서 짧은 부분이었지만 김범석을 찾아온 동네 사람을 따뜻히 맞아주는 범석 어머니의 모습이 나옵니다. 그 마음이 어찌나 훈훈했는지.. 지금은 찾아보기 어려운 모습이어서 그랬는지 유독 그 장면이 자꾸 머리에 떠오릅니다.
동네에 김훈장 같은 사람, 그의 손자 김범석 같은 사람이 있어 동네 사람들이 어려운 일이 있을때마다 찾아와 고민거리를 털어놓고 조언을 얻으려는 모습은 지금 세상에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 아닌가 싶어요.
물론 고민상담할 사람이 누구에게나 있기 마련이지만 이렇게 마을의 어른 하나가 모든 사람들의 귀감이 되고 도닥여주는 상대가 되어준다는 건 생각만으로도 훈훈한 얘기죠.
어려운 살림, 팍팍한 세상 살이에 한줄기 빛처럼 든든한 그런 마음이 아니었을까 생각해봅니다.
최참판댁 같은 믿음직한 지주가 있어 그 밑에서 땅도 얻어 농사를 짓는 것이며 동네의 어른이 있어 동네의 우환을 해결해주는 의논 상대가 되어준다는 건 평민들이 살아가는데 얼마나 큰 힘이 될까를 생각해 봅니다.
김훈장이 살아 생전 그 역할을 해주었다면 그 후세인 범석이 그 역할을 해줍니다.
찾아오는 동네 사람들을 따뜻히 맞아주는 범석의 어머니 산청댁의 모습에서 따뜻한 정을 느꼈던 시간이었습니다.
지금은 혼자 잘 살아가는 게 덕목처럼 느껴지는 세상이라 혼자 이겨내고 스스로 찾아가며 삶을 이어가야 하는.. 그래서 어찌보면 삭막하고 매정해 보이는 현생이 때로는 야속할 때도 있습니다.
정이라는 끈으로 이어져 있는 그런 시대에 사는 건 어떤 마음일까 싶어 책을 읽다가 중간에 후기를 쓰게 되네요. ㅎ
............
지난 주에 친정엄마 얘기를 해드렸죠. 요양 등급 결과가 발송되었다는 문자를 받았는데 아직 받지는 못한 상황입니다.
하지만 그 결과가 그리 기다려지지 않아요.
엄마가 스스로 해보시려고 하는 모습이 보이기 시작하셨거든요. 이일을 진행하기 전보다 좀더 집안에서 움직이시려는 노력이 조금씩 보입니다. 항상 제가 가면 제가 가져온 음식을 냉장고에 넣는대도 그냥 바라만 보고 계셨는데 이제는 직접 반찬그릇에 옮겨 담기도 하시면서 움직이십니다. 너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사실 당신은 등급 받는 일이 그리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으셨다고 하시네요. 제가 원해서 진행시킨 부분이 많았나봐요. 그 과정이 나를 덜 힘들게 할거라는 생각을 하셔서 그냥 진행하도록 하신거 같아요.
당신은 누가 청소만 해주면 좋겠다는 말씀을 하십니다. 사실 이 과정을 진행하기 얼마전에 제가 청소 업체에 하루 청소를 예약해서 엄마 집을 해드렸거든요.
외간 사람과 접촉하는걸 불편해하셔서 청소하는 동안 제가 모시구 식사도 하고 마트도 가고 남은 시간을 엄마네 집앞 카페에 앉아 있었어요. 그때 엄마가 참 좋으셨나봐요.
항상 지나면서 겉으로만 보던 카페였는데 막상 들어오니 너무 아늑하다고요.
그러면서 이젠 청소만 시켜주면 좋겠다는 말씀을 하세요.
그리고 청소하는 동안 저는 안와도 된다고 하시면서.. 당신이 혼자 그 카페에 나가 앉아 있겠다..하십니다.
그래서 지난 월요일 다시 청소하시는 분을 불러드렸고 엄마는 청소하는 3시간 동안을 그 카페에 앉아 계셨다 해요.
전 안 지루했냐고 했더니..너무 재미있으셨다고 하십니다. ㅋ
겨울이라 산책도 못하고 매일 집에만 계셨던터라 사람들 모습을 바라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너무 재미있었다고.
애기 엄마들이 끼리끼리 모여서 떠드는 모습, 들락날락하는 사람들, 구석에서 컴을 하는 학생..
차과 케잌 하나 시켜놓으시고 그런 모습들을 바라보는게 그렇게 재미있는 일인줄 몰랐다고 하시면서요. ㅎ
'그지? 엄마~ 재밌지. 그래 종종 나와서 그렇게 카페에서 사람 구경도 하시고 그러시라구' 말씀 드렸어요.
집이 깨끗해지는 상쾌함과 카페 문화를 접하는 일.
우리에겐 너무 단순하고 평범한 일상이지만 엄마는 그런 일에도 삶의 즐거움을 느끼고 계셨어요.
한편으론 마음이 찡했습니다. 그게 뭐라구 말입니다.ㅜㅜ
사는데 많은 게 필요치 않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나의 생각과 기분을 작은 일로 업 시킬수 있다는 사실을 우린 우울할 때는 가끔 잊어버리기도 합니다.
막상 우울함이 극복되었을 때에야 비로소 많은것들이 눈에 보이는 마술이 일어나죠.
맞아요. 행복은 별게 아니지만 가끔 우리 눈에 안 보일때가 있어요. 그 소소한 행복을 만나면 또 세상이 또 그렇게 즐거울 수가 없구요. 세상은 참 요지경입니다. ㅋ
엄마가 작지만 소소한 행복 하나를 건시신것 같아 요즘은 저도 많이 즐겁습니다.
또하나 에피소드를 얘기할까요.ㅋ
아이들이 크고나니 나를 엄마로만 보는 것이 아니라 한 사람의 여자로도 봐줍니다.
제 화장이 맘에 안든다고 메이크 업을 받아보라고 추천해줍니다.
전 사실 그리 필요치 않다고 생각했지만 제가 친정엄마에게서 느끼는 감정을 우리 애들이 나에게도 느낄거라는 생각을 하면서 그들의 말을 허투루 듣지 않으려 하고 있거든요.
저도 친정엄마가 외모도 가꾸고 자신에게 부지런해지길 원했는데 우리 아이도 그런 생각을 내게 하고 있는거 같아서 나도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렇게 찾아간 일대일 메이크업 강의.
한시간 반 동안 제 얼굴에 맞는 메이크업을 해주고 나도 따라하도록 연습도 시키면서 그렇게 시간이 흘렀습니다.
이런걸 하는게 맞나 하는 나의 생각은 점점 새로운 걸 배워간다는 사실, 그로 인해 나의 모습이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는 경이로운 사실이 너무 신선하게 다가왔습니다.
끝마치고 돌아가면서 드는 생각이 그동안 귀찮다는 이유로, 잘 못한다는 이유로 화장도 대충하고.. 뭐 아줌마가 다 비슷하지 뭐... 이런 마음이었거든요.
뭔가 젊을 때는 중요하던 것들이 지금은 귀찮아지는 상황이 되면서 점점 무너질수 밖에 없는 나의 외모에 등한시하게 되니 나도 내가 혐오하는 그저그런 아줌마의 모습이 되어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그저그런 아줌마의 모습이 별로라는게 아니라 제 마음이 스스로 포기하는 부분이 생긴다는 것이 살짝 우울하게 느껴지면서 애서 외면하려 했거든요. 이런것들이 쌓여 어느 순간 우울해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면서요.(이건 순전히 저의 마음일 뿐입니다.)
물론 이 한시간 반의 시간으로 나의 외모가 현격하게 바뀔거라는 기대는 안합니다.
그저 나의 마음이 바뀌었다고 말할수 있을거 같습니다.
이제는 중년으로 노년으로 가는 수순을 받아들이는 것만이 나의 할 일이라 생각했었습니다.
그런데 그게 가끔은 우울하게 생각될 때도 있었거든요.
그런 생각에 돌맹이 하나를 던져 나의 생각에 물결을 만들어주었다는 생각입니다.
누가보면 쓸데없는 짓을 하고 왔는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전 기분이 리플레쉬되는 느낌, 그래도 아직 내게 남아있는 여자의 본성을 확인하는 시간이어서 그리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친정엄마의 에피소드, 나의 에피소드가 함께 했던 한주였어요.
묘하게 접점을 느끼며 사는건 참 재밌구나 하는 생각을 한 시간이었습니다.
저의 에피소드가 꼭 모든 사람에게 저처럼 즐거움으로 다가올거라는 말은 아닙니다. 그저 제 상황과 제 마음안에서 느낀 부분이라서요. 이런 경험을 다 할 필요도 없습니다. 얼마든지 다른 것에서 삶의 흥미를 느끼기도 하니까 저도 막 추천하는건 아닙니다. ㅋ
책 후기가 짧아 저의 일상을 썼습니다. 이번주 책과의 시간보다 그런 생각을 하며 지내 시간이 많아서 저의 일주일을 보여드리는게 좋겠다 생각했어요.
다음주에는 다시 새책으로 들어갑니다. 모두 평안한 주말 보내세요. ㅎ
딸기님! 안녕하세요..!
이렇게 개인적인 이야기를 전해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저도 지난 겨울 내내 참 머리 아팠던게 많았었는데, 털어놓기가 그렇고.. 저는 극 F이고, 남편은 극 T이고, 회사일 외에는 모두 제가 처리하고 있기 때문에 더더욱 공감에 대한 기대를 못해 이야기 하기보다 혼자 안고 지내오고 있었습니다.
딸기님의 글을 읽으니, 마음이 따듯해지고 왜 그런지 글에서 저는 위로도 받습니다. 그래서 허심탄회한 말씀이 너무 좋네요.
딸기님께서 어머님을 위해 주 1회 청소업체도 예약해 드리고, 청소시간 동안 어머님을 모시고 마트도 가시고 카페에 가셨다는 말씀이 참 뭉클합니다. ㅜ 그냥 같은 딸로서 그런 따듯한 마음에 감사한 마음이 듭니다. 저도 미래에 양가 부모님께서 몸이 불편하신 날이 온다면, 제가 가서 해드리기도 하고, 아니면 정기적으로 하는 청소 업체를 이용해보자. 그런 생각을 했었습니다. 저는 가끔 부모님의 노후에 대해 생각을 많이 하거든요.. 그때 그런 상상을 하고, 또 딸기님께서 어머님과 보내시는 그런 일상이 저도 부모님과 자주 보내고픈 일상이기 때문에 더 마음이 가는 것 같습니다.
요즘도 부모님께서 뭘 알아보라 하시거나, 관공서에 직접 가실일, 부동산이나 뭔가 사기를 당하지 않게 해야하실일이 있으시면 거의 제가 맡아서 하게 됩니다. 그리고 가끔은 부모님께서 정정하실때 이때 더 함께 하고 싶다는 생각에 갑자기 부모님과 강릉으로 드라이브를 가고, 식사하고 바다 보며 커피 마시고 올 때가 있어요..!
엄마, 아버지 모두 그런 시간을 너무 좋아하십니다.
아버지는 특히 제게서 뭔가 희망적인 이야기를 들으시면 제 손을 꽉지를 꽉 쥐시고 저의 등을 두드리시고, 제 얼굴을 비비시고 너무나 좋아하시는데, 자식이 아무리 나이가 많아도 자식이 잘되는 이야기를 들으면 그렇게 좋아하시니,, 그냥 그 자체로 마음이 애틋해 지네요.
딸기님 어머님께서 카페에서 사람 구경을 하시며 3시간을 즐겁게 보내셨다는 말씀도 또 애틋하고요 ㅜㅜ
뭔지 이해가 갈 것 같아서요,,! 저도 이야기를 듣는데, 찡해지는 마음입니다.
저도 엄마를 항상 걸려하거든요..,! 전원주택을 사시는데, 운전을 못하시니.. 아버지가 안되시면 혼자서 나오실 길이 없으시거든요. ㅜ 항상 그게 맘에 많이 걸려서 저 말고 다른 형제들도 시간만 되면 부모님을 모시고, 외식을 하거나 카페를 갔다가 당일치기로 올라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야 아버지도 덩달아 잘 나오시니까요)
딸기님의 말씀을 들으며, 하나하나 다 고개가 끄덕여 집니다.
메이크업 강의가 얼마나 신선하고 즐거운 시간이셨을까요..! ㅎㅎ
저는 아직 해본적은 없는데요, 저도 아이 낳기 전까지만 해도.. 타고나기를 마른 체질이기도 했고, 옷도 스키니 진 아니면.. 하늘하늘한 원피를 많이 입었었는데요, 머리도 셋팅도 잘 말고 다니고 했는데, 지금은.. 아이 키우고 살림하고, 솔직히 제 운동 시간도 확보하기가 버겁습니다.. 그나마 P.T를 꾸준히 받아서.. 주 2회 운동을 유지하지만 체형이 영 예정같지 않습니다. 새벽 뛰는 운동도 날씨 탓하며 하지 않았는데, 트레드밀에 겨우 지난주부터 정을 붙이려고 하고 있습니다.
머리 셋팅 안한지 몇 년 된 것 같아요. 임신 기간때부터 입덧이 내내 너무 심해서 그런 욕구가 모두 사라졌고 그 이후는 그냥 그런거 없이 살았네요.
그리고 아이와 아무때나 볼 비비고 뽀뽀 할 수 있게 썬크림 조차도 잘 안바르는게 일상이 되었습니다.
딸기님 말씀이 조금 이해가 되는게.. 그러다 보니.. 더 더 애써 거울을 외면하게 되더라고요. ㅜㅜ
남편도 예전 영상들을 보면, 자기도 모르게 웃으면서 근데 앳되긴 많이 앳됐다. 이야기 해요..
그러면 뭔가 미안해지기도 하고, 변한 제 모습을 남편도 느낄건데 말만 안하고 있겠지 생각합니다.
저도 아들이 좀 더 크면 아들에게 좀 더 깔끔한 엄마를 보여주기 위해서라도 다시 자기 관리를 해야지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딸기님의 메이크업 강의가 너무 신선하고 저까지 기분좋게 만들어 주네요..! ㅎㅎ
저는 아직 14권을 읽지 못해서, 후기에 대한 이야기보다는 남겨주신 딸기님의 일상에 대해 많이 나누게 되었네요.
덕분에 수다를 이렇게나 많이 하게 되었네요..^^:
감사합니다.!!
노트북 드림.
딸기님~
이번주는 책이야기 보다 딸기님의 에피소드가
더 흥미롭고 재미있습니다.
친정어머님의 카페 나들이.
그 연세의 어머님들은 카페에 가는 경우가
많지 않으셨고, 힘들게 사시느라 차 마시며
여유를 가지시기 힘드셨겠지요.
특히 요즘 차나 디저트가 음식 가격만큼 하다보니
저도 혼자 카페에 가는 일은 드문 일이거든요.
그런데 집안 청소가 되는 시간에
카페에서 차마시며 카페 풍경구경에
새로운 세상을 발견하시는 경험을 하셨다니...
앞으로도 종종 그동안 경험해 보지 못하신
것들을 발견하시면서 즐거운 시간들을 보내시길
바래봅니다.
그리고 딸기님의 메이컵 강의는 저도
그런 강의가 있는 줄 몰랐는데...
한번 배우면 평생 써 먹을 수 있는 것이니
어쩌면 유용할듯도 합니다.
저도 외모를 가꾸는 일에는 소질이 없어서
'그냥 생긴대로 사는거지' 라는 생각으로
살아왔었는데, 고정관념을 바꿔봐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딸기님의 따님이 엄마를 생각하는 마음이
저는 부럽습니다.
딸도 엄마의 마음을 닮은것 같네요.
역시 아이들은 부모의 모습을 보고 배운다고
하니, 저도 아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주도록
애써야겠습니다.
딸기산님, 후기글 잘 읽었습니다^^
주말 저녁부터 울컥하게 만드시네요~
부모님을 생각하면 눈물 자동 버튼인거 저만 그런거 아니죠? ㅎ
딸과 함께 카페도 가고 마트도 가는 일상적인 부분에 즐거워하셨다는 말에 너무 마음이 짠했습니다. 부모님 생각도 나고, 앞으로 저에게도 다가올 일이 될수도 있겠단 생각에, 부모가 되었지만, 아직도 부모님의 입장을 헤어리지 못하는 딸이라 배울게 많다는 걸 매번 느낍니다. 이런 소중한 이야기를 나눠 주셔서 감사하단 말을 드리고 싶네요.
딸기산님의 에피소드를 읽으면서는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특히 꾸밀줄 모르는 부분은 저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았습니다^^
저도 취미활동이며 운동이며..직장과 아이들 핑계로 아무것도 시도하지 않았었는데요, 그것이 진정 핑계가 아니였더라도 이따금 오는 기회 조차 스스로 포기하고 살지는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해보았어요.
엄마를 위한 아이들의 마음이 너무 이쁘고,
흘려듣지 않고 행동으로 보여준 딸기산님의 용기가 멋있다 느낀 후기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