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노트북 입니다.~
이제 아침저녁으로는 아주 조금은 선선해지는 것 같다가도? 다시 또 찜통 같은 여름이구나 싶은 한 주였습니다.!
저는 다시 9월부터 시작되는 가을 마라톤을 등록해 놓고, 어제부터 준비 운동에 들어갔습니다,,!
(한 여름에는 새벽 달리기를 쉬었거든요..^^..!)
이번주는 [새벽부터 황혼까지] 스웨덴 국립미술관 컬렉션을 다녀왔는데, 한 작가의 삶이나 인생을 함께 느끼는 감동을 받을 순 없었지만, 마음에 드는 그림 만으로 그 그림을 그린 화가들을 찾아보게 되고, 또 그와 비슷한 그림을 그린 다른 화가들을 찾아보며 새삼 즐거운 시간을 가졌습니다. 비록 책으로 그림들을 접하긴 했지만.. 아주 예술을 멀리하며 살아오진 않았다고 생각했는데, 새삼 찾아보니.. 너무 아름다운 그림이 많아서 이 세계가 더 흥미롭게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이번주에는 삼국지를 시작하고 나서 처음으로 외도(?)를 하게 되었습니다. 아들과 함께 갈 국립중앙박물관의 [우리가 인디언으로 알던 사람들] 관람 준비로 <나는 왜 너가 아니고 나인가>라는 인디언 추장들의 연설문 모음집 책과 너무도 유명한 에리히 프롬의 <자유로부터의 도피> 책을 사서 조금 읽었습니다. 나름 딸기님과의 약속으로 이번주는 정말 열심히 7권을 읽어서 거의 다 읽었었는데, 아들을 위해서 강남 교보문고를 갔다가.. 그만 저를 위한 책들도 구경하다 보니 유혹을 이기지 못했네요. 결론은 두 책 모두 그날 밤까지 읽고 다음날 새벽까지 읽을 만큼 너무나 감동적인 책들입니다. 제가 이 책들을 언제 다 읽고 완독 후기를 쓸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추천드리고 싶은 책입니다,,!
(삼국지를 읽으면서 관심이 가기 시작한 <주역>이나 더하여 같은 맥락으로 저희 아버지께서 추천하신 <설원> 책도 훑어보았으나 이 책은 감히 제가 도전할 책들은 아닌 것 같아서 고이 놓아두고 왔습니다,,! )
그리하여 수요일까지 진도를 열심히 뺀 7권을 주말 일정까지 소화 후 결국 제 날짜 돼서야 후기 쓰게 되었습니다.
(쓰면서도 벌써부터 8권의 소제목들을 보니.. 영웅들의 서거가 연이어 나오는 것 같아서 더 빨리 읽고 싶은 마음이 가득합니다.)
7권까지 읽은 중, 제게 만약 삼국지를 한 줄로 이야기하라고 한다면,, 역시나 '겸손을 부르는 책'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그만큼 '교만=자만=무너짐, 실패'를 한 없이 일깨워 주는 것 같습니다. 하다 못해 적을 가장 쉽게 무너트리는 것 역시도 적의 마음이 교만해지도록 만드는 계책 같습니다. 관련해서는 참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게 많은데, 글이 너무 길어질 것 같아서 이 한 주제로 저의 일화를 따로 쓰고 싶습니다.
이번 편에서도 역시.. 이름뿐인 천자와 복황후가 맞아 죽은 사연이 너무나 가슴이 아팠습니다. 조조는 무능한 천자를 답답해했다 하지만.. 아주 어린 나이부터 동탁, 이각과 곽사, 조조를 거치며 무력에 기가 눌린 천자가 무엇을 할 수 있었을까 싶습니다.. 처음 동탁과의 만남에서 천자에 대한 예우를 갖추라고 꾸짖던 그 어린 진류왕 협이 아니었던지요,,! 너무나 가슴이 아픕니다. 저는 아직도 소제와 헌제의 그 비극은 아버지 영제의 업보를 받은 것이라 생각합니다. 항상 헌제의 비극을 읽을 때마다, 부모의 무능과 무책임함이 어떻게 자식에게 전가되는가,,! 를 생각하게 되네요.
"장로가 우리 땅을 침범하는 것은 옴이나 버짐 같은 하찮은 병에 견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유비가 서천으로 돌아오는 것은 가슴이나 염통이 썩는 큰 병과 다름없습니다. 더구나 유비는 세상이 다 아는 효웅으로 처음에는 조조를 섬기다가 금세 그를 해칠 마음이 들어 손권을 따랐고 이번에는 또 손권에게서 형주를 빼앗았습니다. 그의 마음 씀이 그처럼 고약한데 어찌 그와 함께 계실 작정이십니까? "
서천의 유장이 장로가 침범하는 것을 막기 위해 유비를 끌어들이는 것을 반대하며 쟁신 왕루가 간언한 말입니다.
사실, 책 한 권을 한 번의 후기로 끝내기 때문에 못다 한 말들이 너무나 많지만, 이 부분에서는
"한 인간의 야망을 보려면 그가 걸어온 길을 보면 알 수 있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이전 초기 후기에도 쓴 것 같은데, 걸어온 길은 여포와 다를 바 없는 유비인데, 그토록 그 행적이 합리화되고 칭송받는 이유가 몹시 궁금하다고 했던 것 같습니다. 당시 여포의 일화에서도 한 사람의 행적(이력)이 얼마나 중요한가,,! 를 느꼈었습니다.
이번 편에서는 유비에 대한 저러한 객관적 평가가 (아닌 척, 합리화 하긴 하지만..) 맞다는 생각도 들고, 또 유독 우유부단함을 보이는 이유가.. 그럼으로써 오히려 입과 손을 더럽히는 일은 모두 아랫사람들이 눈치껏 먼저 해주길 바라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어느 편에서는 참 숙연하게 만들다가도 또, 문득문득 참 유비는 알 수 없는 사람이다. 이해하기 힘들다..! 하는 생각이 드네요. 그러면서도 유비는 자신이 세상에서 인정받는 무기(인의)가 무엇인지 잘 알기 때문에, 그것을 지키기 위해 더 우유부단함으로 수하를 부려야 그 무기가 훼손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듯 느껴졌습니다. 계속 이렇게 메모를 하며 읽고 있었는데, 뒤에 보니 작가의 해설도 그와 같이 나와서.. 이러한 태도를 보고 느끼는 사람들의 판단이 많이 비슷하겠다 싶었습니다.
그리고 책에서 중간중간 등장하는 손권의 외모가 "푸른 눈에 붉은 수염"이라고 나오는데, 이 때문에 실제 오의 손 씨 가문이 서양인 혈통이었을 거라 추측하는 글들이 있다고 합니다. (사실 여부는 알 수 없지만, 그 사실만으로도 너무 흥미로웠습니다. 손책, 손권의 어미인 오태부인이 그렇게 빼어난 미인이었다는 이야기도 혹시나,, 미모의 서양인이었던 것일까..?! 하는 엉뚱한 상상도 해봤습니다..^^;! )
<조조는 완고하고 한쪽으로 치우친 후한의 문학적 기풍에 대해 통탈을 주장했다. 통탈이란 얽매이지 않는다는 뜻이다. 이 주장이 당시의 문단에 영향을 끼쳐하고 싶은 말을 거리낌 없이 하는 문장들이 생겨났다. 사상이 통탈 되고 완고함과 치우침에 벗어난 덕분에 이단과 외래 사상을 충분히 받아들일 수 있었으며, 공자의 가르침 이외의 것들도 속속 흡수되었다...>
조조의 숭문호학 정신이 그의 일생에 걸친 것이었다는 점에서 제가 꿈꾸는 아들과의 대화가 생각났습니다.
저의 바람이 있다면 아들과 책을 함께 읽고 그것에 대해 토론하는 삶이 일상처럼 되는 것입니다.
제가 아들에게 말해주고 싶은, 독서가 주는 선물을 한 마디로 표현 하자만 "진정한 겸손을 주고 편견을 덜어주는 것."입니다. 바람이 있다면 제 아들이 자신만의 경험으로 관철된 그 삶의 지향하는 바. 자신만의 사상, 철학에 완전히 반하는 내용이나 그것을 주장하는 상대를 만나더라도, 동요되지 않고 '내가 미처 깨우치지 못한 것이 무엇이길래 나와 전혀 반대되는 생각을 갖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는 마음이 진심으로 우러나와 듣고 대화하는 사람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개인적으로도 독서가 제게 준 가장 큰 선물이 이전에 갖었던 편견과 편향을 인지하게 해 준 것이었습니다.
조조가 평생에 걸쳐 문덕을 추구했다는 것이 저 글로 충분히 그럴만하다 생각했습니다. 진정 학문을 추구하는 사람은 절로 열린 마음이 생길 것이고, 종교나 정치적인 성향에서조차 극단적이기 힘들지 않을까 하는 저만의 생각입니다.
조조는 거의 일관되게 사욕으로 주인을 팔아먹은 자는 죽였고, 아무리 자신에게는 매섭게 저항해도 그 주인을 위해 힘을 다한 이는 되도록 해치지 않으려고 했다.
사람들이 아첨꾼을 본능적으로 싫어하는 이유와 같은 것 같습니다. 힘이 있으면 붙고, 힘이 없으면 언제든 상대를 버릴 수 있는 아첨꾼이라 느껴진다면, 지금의 힘과 지위가 영원하지 못할 거라는 그 불안감이 언젠가 내가 그 힘을 잃는 순간 내게도 비수를 꽂을 수 있는 상대를 처음부터 거르고 싶은 것이 본능 같습니다.
지금까지,, 이문열의 삼국지 7권 후기였습니다.
사실 메모해 놓고 옮기지 못한 글들도 많네요..! 너무나 방대한 이야기가 압축되어 들어가다 보니.. 구절구절 나누고 싶은 말은 많으나, 한 편으로는 다 하기 힘들다는 생각도 듭니다.
이문열 선생님의 삼국지는 정사와 연의를 비교해서 이야기해 주는 것이 매력인 것 같고, 사람들이 말하는 그 '손에서 뗄 수 없는 삼국지.'의 감탄을 느끼기 위해서는 월탄 박종화 님의 삼국직을 꼭 읽어야겠다고 매번 다짐하게 되네요.
회원님들, 점점.. 후기를 공유하시는 횟수들이 작아지고 있습니다..^^..!
저희는 모두 성인이고, 각자의 삶과 이유가 있을 것 같아서 아쉽지만 여쭤보지는 않게 되네요~~!
어찌 되었든, 저희 모두 서로의 삶에 사랑과 열정을 불태우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감사합니다.
노트북 드림.
노트북님 마이아트뮤지엄에서 하는
스웨덴 국립미술관 컬렉션 전시를 다녀오셨군요.
저는 지난 3월에 다녀온 기억이 있습니다.
다양한 화가들의 작품을 볼수 있었던것 같아요.
잔잔한 가정의 일상 모습들을 그린 그림들이
인상적이었던것 같습니다.
아들과 국립중앙박물관 '우리가 인디언으로 알던
사람들' 관람을 위해 서점에서 인디언 추장들의
연설문 모음집까지 사서 읽고 준비하신다니...
정말 아들은 위한 노력에 감동입니다.
에히리프롬의 '자유로부터의 도피'는 저도 읽고
싶은 책으로 리스트에 적어 놓았던 책인데
노트북님은 읽고 계시군요.
삼국지를 '겸손을 부르는 책'이라고 하셨는데,
저도 많이 공감합니다.
인간의 여러 마음중에 교만할때가 제일 위험한
때인것 같습니다.
오늘도 감동적인 후기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