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노트북 입니다.
이번 한 주는 특히 새벽에 가을 날씨를 느낄 수 있어서 너무 행복했습니다.
피곤함을 누르고 달리러 나왔다가, 나온 순간 바로 상쾌한 공기에 힘도 나고 행복했네요~~,,!
아들이 어느 날 아침! 이렇게 날씨가 좋은데 어떻게 캠핑을 안 갈 수 있냐며~~ 다시 캠핑을 가자고 하는데 또 왜 이렇게 행복한 걸까요..!
거기에 더 하여 8권에 이르러 이제야 삼국지도 내리막에 접어드는 듯하고, 아직 두 권이 남긴 했지만 점점 더 뚜렷이 이 책으로 느낄 수 있었던 점들이 정리가 되면서 그 또한 행복했네요.!
참 매사에 감사한 삶입니다. (회원님들도 행복을 느끼는 시간들이셨으면 좋겠네요,,!)
7권을 완독 한 이후로 정리된 저만의 느낀 점을 주말에 아버지 생신 파티를 하면서 들려드렸습니다.
부모님께서는 그 대화를 참 좋아하셨는데, 10권 완독 후기에 함께 담아 꼭 회원님들과도 나누어 보고 싶습니다.
개인적으로 책을 읽을 때 유독 독서의 가치를 느끼는 순간들은,
저 자신의 어떤 모습을 객관적으로 보게 되었을 때,
기존 보다 좀 더 폭넓게 사람이나 어떠한 현상에 대해 이해하게 되었을 때,
(아들을 가진 이후부터는~) 아들과 함께 읽고 싶은 책을 찾았을 때.
입니다.
이번 삼국지를 읽기를 잘했다고 느꼈던 순간은,
1권을 완독 한 이후에 그간의 세월 동안 변화된 저 자신을 느낄 수 있었을 때,
5권을 읽고 주유와 제갈량의 지모에 감탄이 일어 자못 흥미를 느꼈을 때,
7권을 읽고 비로소 제 아들의 인생 전반에 걸쳐 도움이 될 것으로, 꼭 해주고 싶은 이야기들이 이 책에 모두 들어 있음을 느끼게 되었을 때입니다.
8권에 들어서는 평소 느껴왔던 부분이지만, 큰 맥락으로 아들에게 이야기해 줄 리스트에는 생각지 못한 이야기 하나가 추가될 수 있었어서 값지게 느껴집니다.
잔인한 영화는 보는 것이 고통스러워 귀를 막고 눈을 감는 성향인 저 인지라, 이 책의 내용 중 태반이 읽기가 고통스러운 이야기 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 어떤 소설 보다도 인생을 살면서 항시 염두에 두어야 할 비장의 무기(?)를 집대성하고 또 은연중에 계속하여 정신에 뿌리내리게 하는 소설임을 인정하게 됩니다.
이문열 작가님께서 정사와 연의를 비교하여 알려주시는 점, 또 그 밖의 수많은 참고 문헌을 조사하여 진위 여부를 알려주시는 점 만으로도 값지지만, 평소 작가님의 그 깊은 문학적 감동은 오히려 덜 느껴지는 점이 못내 아쉽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7권 이후부터 8권까지에 접어드니, 이 책은 필독서가 맞다! 에 한 표를 보냅니다.
책에서 느낀 교훈들은 완독 후기에서 전한다 하더라도, 이번 책을 읽으며 계속 의아하게 생각된 부분만 나눠 보도록 하겠습니다.
참고로 이번 편에서는 관우, 조조, 장비가 죽음을 맞이합니다.
이 중 특히 안타깝고 가슴 아팠던 것이 관우의 마지막이었습니다.
저는 이전 편들부터 의아했던 것이, 유비가 긴 세월을 관우, 장비와 한 방에서 함께 생활을 할 정도로 가까운 사이였는데, 아무리 군사가 있고 체제가 정비되었기로소니.. 관운장을 형주성을 지키게 하여 멀리 떨어트려놓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제가 기억을 못 하는 것인지.. 이번 편에서 읽다 보니 장비 또한 낭중을 지키느라 떨어져 있었네요. 마지막에 관우가 사면초가의 위태로움에 빠져 유비의 양아들 유봉과 맹달에게 구원병을 요청하였으나 그들이 냉정하게 뿌리칩니다. 저는 이 부분에서 상당히 의아했습니다. 유봉에게는 자신의 아버지이며 왕인 유비가 가장 아끼는 사람에게 등을 지는 일을 어찌할 수 있었던 것일까요..?! 아무리 유봉이 양자로 삼아질 때 관우가 못 미더워 했다 하더라고요..!
하다 못해 조금만 직장생활만 해봐도 리더가 전적으로 신뢰하고 힘을 실어주는 사람에게는 아무리 부당해도 말을 함부로 하지 못하는 것이 실제 사회생활이라는 것을 아실 겁니다. 하물며 군사(공명)의 명을 받아 번성을 친 관우가 위급에 빠졌을 때 그렇게 매몰차게 죽게 내버려 둘 수 있다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저는 이 때문터, 공명을 의심하기 시작했습니다. 이전부터 한 줄 표현으로 지나갔지만, 유비가 굳이 형주에 관운장을 떼어두고 온 이유도.. 당시 알게 모르게 공명이 알력으로부터 자신의 지위를 오롯이 하기 위해 관운장을 떼어두도록 군사로서 간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었어서 더 그랬는지 모르겠습니다. 유봉과 맹달 입장에서도 믿는 부분이 있어야 그런 처사가 나올 것 같았습니다. 공명이 관우의 죽음을 유비에게 계속 숨기고 알리려 하지 않았던 이유에서 더 확신이 서게 되었는데, 역시 이문열 작가님의 해설에서도 그러한 뜻이 녹아 있습니다.
공명이 유독 유봉과 맹달을 욕하며 자신이 친히 그 둘을 찾으러 나서겠다고 할 때도 의심이 되었습니다.
사실 여부는 알 수 없지만, 관우의 죽음에서 괜히 공명이 얄밉고 원망스러운 감정이 이는건 작가님께서 그렇게 해석하신 것 때문일까요..! 지난번 7권에서 유비가 유독 우유부단해 하며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일들은 하나같이 끝까지 자신의 입과 손을 더럽히지 않고, 손가락질 받을 일은 아래에서 알아서 결정하고 해 주길 바라는 느낌이었다고 했는데, 그 역시 이후에 이문열 작가님의 해설에서도 비슷한 내용이 있었습니다.
이번에도 작가님의 해설을 미쳐 읽기 전에 그런 심증이 가게 되었던 것도 작가의 의도가 들어갔기 때문에 그렇게 느끼고 있던 건 아닐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장비의 경우도 비슷한 경우일 거라 혼자 추측해 보게 됩니다.
또한, 조조에 대한 당시와 후세 사람들의 평이 그렇게 오래도록 박했던 이유는, 나관중의 [연의]가 그토록 성공적이었기 때문이고, 그 이유가 대중의 감정과 그의 관점이 일치했기 때문이라는 점에서는 다다이즘 문학이 떠올랐습니다. 지금의 젊은 세대는 그 침울하고 무기력한 감정에 공감하지 못하지만, 세계 1차, 2차 대전을 겪은 전후 세대는 자신의 힘으로는 자신과 사랑하는 사람들이 겪는 그 비참한 상황을 어찌하지 못하는데서 오는 그 무력감을 충분히 이해했을 것 같습니다. 오히려 연민의 감정을 느끼며 봤을 것 같습니다. 그것이 그 당시 다다이즘 문학에 공감하고 선풍적인 인기를 끌게 할 수 있었던 것이 아닐까..! 그런 생각을 항상 했었거든요,,! 왜 그 당시 극찬한 문학이 지금 와서는 뭔가 야릇하게 이해하지 못하는 영역이 되어 있을까?! 를 생각하며 혼자 내린 결론이었습니다.
끝으로 조비는 왕위를 물려받자마자 천자의 자리를 꿰한 것이 그 아비를 닮은 것 같았고, 손권이 상황에 따라 위에 굽힐 줄도 아는 능력도 그 아비를 닮은 것이라 느껴졌습니다. 제가 손견의 장점으로 봤던 것이, 아래로는 백성들을 평안케 하면서도 십상시에게 뇌물도 주면서 자리를 얻는 능력이었습니다. 저는 나이가 들어보니, 아래로 약한 자를 돕고 위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그럴만한 상항과 힘이 필요한데, 그것을 만들기 위해서는 적당히 위가 썩었더라도 타협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물론 제가 뇌물 문화가 필요하다고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내가 의로운 일을 하고 싶더라도 그것을 원 없이 실행하기 위한 그 상황, 그 자리가 되기 전까지는 수많은 난관(특히 부패한 윗세대)을 극복(타협) 하지 못해 아예 그 기회를 놓치는 대쪽 같은 어리석음을 범해서는 아니 될 것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나이가 들어보니.. 저도 그런 사람이 되어 가는 건지 모르겠네요.. 하지만, 분명한 건 내가 깨끗함을 추구하고 그것이 되도록 널리 행해지길 원한다면, 그 역시 힘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슬프지만 그게 현실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그걸 너무 어릴 때는 모르고 살았던 것입니다.)
모두모두 바쁘시겠지만,, 늦더라도 시작하신 김에 완독 해보시면 좋겠는 책입니다..!
회원님들 이번 한 주도 수고 많으셨습니다.~~
다음 주는 더더 가을 날씨이길 바라며 마칩니다.
노트북 드림.
오늘 아침은 처음으로 가을 냄새를 맡았습니다. 그동안 좀 시원해졌다는 얘기에 공감 못했었는데 지난밤은 처음으로 25도 안팎이었다는 온도 떄문인지 아침에 제법 가을 기운을 느낄수 있어서 긴 터널을 빠져나오는 모양새의 계절에 감사한 마음이었습니다. ㅎ
노트북님의 정성어린 후기 너무 잘 읽었습니다.
관우에 대한 공명의 시기심은 저도 예상했던 바였습니다. 비슷한 무게로 느껴지는 유비의 부하로서 서로를 견제하는 면이 분명 있었다는 생각입니다. 겉으로 드러나지 않았어도 사람이기에 당연히 그런 마음이 어떤식으로든 표출이 되지 않았을까 합니다.
전 이번 삼국지 읽기는 사람들의 감정과 생각보다 전체적인 그림을 보는데 마음을 두었던거 같아요.
그래서 노트북님이 느끼시는 감정을 그대로 느끼지는 못했지만 충분히 공감하고 이해했습니다. 그리고 노트북님의 관우에 대한 애정을 느낄수 있었습니다.
저도 리더십이라는 것이 유비처럼 마냥 좋기만 한 사람이 좋은 상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유비는 좋은 부하(공명)을 둔 덕에 좋은 리더가 되었다고 생각하는 부분이 있기도 합니다. 온전히 혼자의 힘이었다면 불가능했을 상황이 너무 많아서요. 너무 공명에게 의지하는 면이 좀 불편했던것도 사실입니다.
나관중이 유비를 주인공으로 두고 썼다는 이 삼국지에서조차 유비의 우월함을 느낄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노트북님이 말씀하신 적당한 타협이라는 것도 이제는 저도 이해하게 되었답니다. 이 책이 아니었다면 아직도 고루한 생각을 가지고 살았을지 모르겠어요. ㅎ 언제나 곳곳을 잘 짚어주시는 노트북님 덕에 후기에서 얻는것이 참 많습니다. 고맙습니다. ㅎ
이제 가을을 준비하는 마음으로 아드님과의 캠핑도 계획해보시기 바랍니다.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