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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사진NoteBook

나의 입사 면접 이야기.




(사진 출처 : Unsplash)


제 입사 면접 때의 일이었습니다.

당시 제가 지원한 회사에서는 서류, 입사 시험 이후에 면접은 토론, 영어, 기술, 최종 임원 면접 이렇게 4가지를 봤었습니다.

영어 면접에서 몸집이 큰 백인 남성 면접관이 함께 보는 저희에게 질문을 했습니다.

" Listen carefully from now on! Tell me why you chose the phone you have right now."

(지금 네가 가지고 있는 그 핸드폰을 선택한 이유를 말해봐.)

함께 면접을 보는 분들은 저마다 열심히 답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분들은 기능이나 색상 등 핸드폰의 특징들에 대해 설명을 했습니다..


이제 마지막 제 차례가 되었습니다.

"cause it was the cheapest one.

I am a student, and I don't have much money.

So, I had no choice."


그러면서 실제 저의 낡은 핸드폰을 보여줬습니다.

(그 핸드폰은 엄마께서 동생과 똑같이 핸드폰을 사라고 주신 돈을 대부분 저금하고, 제일 싼 거의 공짜 같은 폰을 구매한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그것도 오래되어.. 껍질이 좀 벗겨져 있었죠.)


영어 실력도 그냥 그랬지만, 정말 간결한 영어였습니다.

사실이어서 딱히 다른 말이 필요도 없었습니다.

영어 면접관님은 저를 보고 씩 웃고, 고개를 끄덕끄덕 동조해 주시며 제 점수를 적었습니다.

(그 모습이 아직도 기억에 남네요.)


마지막으로, 최종 임원 면접을 들어갔습니다.

면접관님들께서 저의 자료를 보시더니,

"오,,! 영어 잘해요? 영어 면접 너무 좋은데??! 허허"

하시면서 제 눈을 정확히 마주치며 환하게 웃으셨습니다.


제 실력을 스스로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저는 너무 놀랐고, 직감적으로 알았습니다.

그 영어 면접관님은 영어 실력이 아닌, 다른 것으로 저를 평가했다는 것을요.


"아닙니다,,?! 저는 정말 물으시는 말씀에 간단히 대답한 것 밖에 없습니다."

놀라서 눈이 휘둥그레졌으면서도 깍듯하게 대답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런데, 그 대답을 하니 또 면접관님들께서 기분 좋게 웃으셨습니다.

반은 솔직함, 반은 겸손함?으로 받아들이신 건 아닐지 모르겠습니다.


당시 저는 입사 면접을 준비하면서, 지원하는 회사들이 참여하는 전시회나 대규모 행사들을 찾아다녔습니다.

그리고 지원하는 회사들이 있는 부스에 가서, 구경을 하면서.. 거기 계신 기존 직원 분들께,


"이번에 XX 회사 공채에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간단히 제 소개를 하고) 혹시 대학생이 알면 좋을, 서류 전형이나 면접에서의 팁이 있으실까요?!"


그러면 그분들은 부담 없이 웃으시면서 주 거래처 회사들이나 주력 상품이나 기술들에 대해 이야기해 주시고, 제가 잘 못 알아들으면 천천히 불러주시며 제가 받아 적는 모습을 보시는 분들도 계셨습니다.


그리고, '이 정도 이야기를 하면 충분히 관심이 있을 거라고 생각할 거다.'라는 말씀도 해주셨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니, 그곳에 포진되어 계신 분들은 대부분 상품 기획이나 마케팅 관련 업무를 하시는 분들이셨을 겁니다. 시장과 밀접하게 최신 동향을 아시는 분들이셨겠지요. 그런 것까지는 생각도 못하고 외부에서 회사 내부 분을 만나서 여쭤볼 기회가 어디 있을까..?! 를 생각하고 찾아간 것이었는데, 운이 좋았던 것 같습니다.)


대부분의 분들은, 또 이렇게 직접 와서 물어보는 학생은 처음이었다.

면접 잘 봐서 꼭 합격하길 바란다. 등의 이야기를 말씀해 주셨습니다.


저는, 각 회사마다 그런 사전 조사 자료들을 가지고 자기소개서를 작성했던 것 같습니다.

오늘 이야기하는 그 회사에서도 면접관님들이 저의 그 자기소개서를 읽으셨습니다.


"아니, 학생이 이런 회사들을 어떻게 알았어요?! 대단하네..?! 관심이 정말 많나 봐요..?!"

라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그런데.. 저는 이제 이어지는 이 대화에서 잘 아는 척을 할 자신이 없었습니다. ㅜ


그래서 또 아주 솔직히 말씀을 드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랬더니, 이번에도 또 웃으셨습니다.


또 솔직함, 그리고 혹시나.. 적극성?으로 생각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그 당시에는 사실, 망했다..라는 느낌으로 고백할 수밖에 없었지만, 최종 발표가 나니.. 그게 큰 감점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에 추측해 봤습니다.)


꺼이꺼이 웃으시며, 압박 면접도 없었습니다.


당시 면접을 보는 제 입장에서는 참 완벽하게 보이고 싶고, 잘하는 것처럼 보이고 싶었겠지만,

지나보면, 회사가 대졸 신입사원에게 바라는 것은 그리 큰게 아니었을 거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입사해서 기존 사원이 되어 보니, 능숙하게 이리 저리 쳐대도 임기 응변 잘하는 친구 보다는,

순진하고, 거짓말 안하고, 말 잘듣는 후배가 젤 귀엽고 잘 알려주고 싶을 것 같습니다.

회사도 그런 기준으로 뽑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리고 당시 진행 중인 모든 면접 들 중 가장 먼저 발표가 났습니다.

결과는 최종 합격이었습니다.

보통은 그 회사를 붙으면, 그 회사를 먼저 갑니다.

저는 그 회사를 가지 않고, 17년간 제가 사랑했던, 그다음 날 발표가 난 회사에 갔습니다.

이유는.. 아직도 저희 회사라는 말이 나오는 그 회사가, 저희 부모님이 계신 곳과 훨씬 가까웠기 때문입니다.

대학 시절에 통학도 가능하지만, 피곤하여 자취를 했는데.. 취업 시즌이 되니, 결혼하기 전까지 집에서 마지막으로 다시 부모님과 살고 싶다는 욕구가 더 강해졌었습니다.


회사를 다니며, 정말 부모님, 동생들 용돈과 생활비 이것저것 정말 원 없이 썼던 기억이 납니다.

돈을 버는 기쁨이 정말 컸네요.!


그리고 아버지께 국내 3사의 세단들 중 원하시는 차를 고르시라고 하고 거의 최고 옵션으로 일시불로 사드렸습니다. 11년 전에 4천만 원을 일시불로 입금드렸습니다. 당시에 저희 아버지는 딸이 자랑스러워서 입이 귀에 걸리셨던 기억이 납니다. 아버지 친구분들께서 집에만 오시면.. 제 칭찬을 하셨던 기억도 나네요.


저는 아직도, 아무것도 없던 대학생을 열심히 살게 해 주고, 세상에 눈을 뜨게 해 주고, 그렇게 많은 가족들과 행복하게 살 돈도 주고, 그러고도 이렇게 독립해서 편하게 살 종잣돈을 마련하게 준 회사에 감사하는 마음입니다.

첫 회사를 그 회사로 선택하게 된 것에 대한 후회는 없고, 항상 내 회사에 감사하는 마음이었습니다.


시간이 많이 지나도 생생하게 기억나는 장면들이 많네요.

모두가 자신에게 임팩트 있었던 장면은 잘 기억하겠지만,

학창 시절부터 함께한 친구들, 가족들, 회사에서 함께 한 주변 분들이 제 기억력을 자주 말씀 하셨습니다.


그 기억력 덕분에, 가끔 어떤 계기로 떠오른 제 이야기가 글의 소재가 될 수 있는 것 같네요.

가끔 책 아니어도, 이렇게 글을 쓰는 것도 재밌고 좋습니다.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노트북 드림.

**독서 하는 기쁨을 함께 나누고 싶어서 위즈덤 플로우를 만들었습니다.

**책과 글을 사랑하는 모든 분, 위즈덤 플로우와 함께 해 주세요.♡


조회수 251회댓글 5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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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Comments


한 림
Feb 01, 2024

야무지고 효성스런 딸을 둔 부모님은 참으로 행복하시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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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선
은선
Jan 18, 2024

환한 웃음과 너무나 행복해하는 님의 20대 모습이 눈에 그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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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eBook
NoteBook
Jan 18,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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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ㅎㅎ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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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배 김
진배 김
Jan 10, 2024

함께 했던 추억들을 소환하네요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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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eBook
NoteBook
Jan 10,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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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담당님,,!

매번 제 사이트에 이렇게 방문 주셔서 더 감사합니다♡♡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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