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of page

[독서모임 3기 19/17][완독]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 후기2 -파울로 코엘료-후기(5점 만점 4점)

최종 수정일: 2024년 1월 9일







안녕하세요! 노트북 입니다. ^^


오늘은 연금 술사 작가 파울로 코엘료의 또다른 책, [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 후기를 적어보겠습니다.


저는 연금 술사를 읽으며, 두 번의 독서 후기를 작성 했었는데요, 첫 째날 약 45% 정도를 읽었을 때의 후기는.. 명성에 기대했던 바에 못 미치는 듯한 글을 썼었고, 두 번째 완독 후기에서는, 반전의 매력에 사로 잡혀 매우 기분 좋은 후기를 작성했었습니다.!


그래서 이 작가의 매력을 더 느끼고 싶어서 고르던 중, 많은 분들이 추천하는 이 책을 선택했습니다. (이전에 아이의 친구 부모님과 저녁 식사를 할 때, 인생 책을 여쭤 봤더니 친구 아빠께서 이 책을 말씀 주셨었고, 파울로 코엘료 책은 거의 다 읽으셨다는 분께 여쭤 봐도 이 책을 추천 주셨었네요. ^^)


읽는 내내.. 특히 이 책의 50% 정도 까지 읽을 때는, 첫 책(연금 술사)와 비슷하게 다소 지루한 감이 있었습니다. 그치만.. 이번에도 혹시 있을 반전(?)을 기대하느라,, 꾹 참고 읽을 수 있었고, 이 작가의 특징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는데, 이 책 역시.. 50%가 지나니 재밌어 지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70% 후반으로 가니, 그냥 다 읽고 결말까지 안 상태에서 완독 후기를 쓰고 싶어졌습니다.

파울로 코엘료의 책을 두 권 밖에 못 읽었지만, 두 권으로 느낀 점은 이 작가는 전달하고자 하는 메세지를 우회적이지 않게, 매우 직접 적으로 대화와 글 속에서 그대로 언급 하고, 번역본이라 자세히 판단할 순 없지만, 문학적 미사 어구는 거의 쓰지 않고, 사실을 그대로 전달하듯이 글을 쓴다는 것입니다. 작가가 전해주려는 메세지를 위한 스토리가 항상 마지막에 기쁨을 전해주지만, 그 부분에서 만족하지 못한다면, 자칫.. 한 번만 읽고 더는 찾게 되지 않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 이번 책 역시, 마지막 까지 읽으니.. 기분이 좋아지는 그런 책입니다.! (완독 후 바로 다음날 한번 더 읽으니, 더 좋아져서, 처음 느꼈던 평점을 5점으로 고쳐야 하나.. 살짝 고민 했었습니다. ^^:)


이번에도 역시.. 제가 느낀 감동을 그대로 전하기 위해서는 스포가 되는데, 왠지 이 작가의 매력인 결말을 제 후기에서 버젓이 보이며 또 다른 독자의 즐거움을 앗아 가고 싶진 않네요. ^^ 조심 스럽게 후기를 남겨 보겠습니다. (그렇다고 이 책에 큰 반전이 숨어 있진 않습니다. .^^..!)

주인공인 베로니카라는 24살의 여성은, 부모님(두 분의 관계는 다소 위험했지만)의 사랑아래 비교적 좋은 교육을 받아왔고, 학위도 취득 했으며, (기대에는 다소 못 미쳤지만) 도서관 사서라는 안정된 직업을 가진, 무엇 보다 젊고 매력적인 외모를 가진 여성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부모님의 사랑으로 인해, 그들을 실망시키지 않고 그들의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는 그 부담이 진정한 자신으로 살게 하지 않고, 언제나 자신이 원하는 그 곳 까지 도달해 본적이 없다는 점에서 부모를 증오하는 감정이 생기고, 또 자신만의 인생을 시도 하지 못하는 자신에게 역시 혐오하는 감정에 빠지며, 앞으로의 인생도 오묘히 불행했던 엄마의 인생과 크게 달라질게 없다는 결론으로 자살을 기도 합니다.


  • 그녀의 부모는 어쨋거나 그녀를 계속 사랑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그들에게 상처를 줄까 두려워 감히 자신의 꿈을 계속 밀고 나가지 못했다. 그녀의 기억 깊숙한 곳에 묻혀버린 그 꿈은 연주회에 간다거나 우연히 좋은 음악을 들었을 때, 가끔씩 되살아났다.


  • 어린 시절부터 베로니카는 자신의 진정한 소명이 무엇인지 알고 있었다. 그것은 피아니스트가 되는 것이었다! 열 두 살의 나이에 첫 레슨을 받았을 때 부터 그녀는 그것을 느꼈다.


  • 사춘기 시절, 그녀는 뭔가를 선택하기에는 아직 때가 너무 이르다고 생각했다. 어른이 되었을 때는, 뭔가를 바꾸기에는 이제 너무 늦었다고 체념했다.


  • 엄마는 현실이 어떤 것인지 이해할 만큼 풍부한 경험을 가졌으리라고 확신한 베로니카는 엄마의 말에 따랐다.


  • "나는 좀더 미친 짓을 했어야만 했어."


강력한 수면제 4통을 모두 복용한 이후에 병원에 실려 가 깨어 나지만, 그 시도로 인해 심장에 치명적인 손상을 입어서.. 살 수 있는 날은 겨우 5일~일주일 밖에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 "내가 운 것도 바로 그 때문이에요.. 내가 혐오하는 누군가를 죽이고 싶었어요. 그래서 수면제를 먹었죠. 하지만 내 안에 내가 사랑할 수도 있는 다른 베로니카가 존재한다는 걸 모르고 있었어요."


  • "아마 비겁함이겠죠. 아니면 잘못하는 게 아닐까, 다른 사람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는 게 아닐까 하는 영원한 두려움이거나. 몇 분 전만 해도 난 행복했어요. 죽음을 선고받았다는 사실도 까맣게 잊고 있었죠. 그런데 내가 처해 있는 상황을 다시 깨닫게 되자, 더럭 겁이 났어요."


  • 지금까지 무엇 하느라 내 모든 에너지를 소비한 거지? 그것도 내 삶에 아무런 변화도 일어나지 않게 하느라고. 진정한 사랑이란 시간에 따라 변모하고, 성장하고, 계속 새로운 표현 방식들을 찾아낸다는 걸 그녀도 알고는 있었지만, 부모가 어린아이였던 그녀를 사랑한 것처럼 계속 사랑할 수 있도록 그녀는 자신의 욕망 대부분을 희생시켰다.

  • "내가 다른선택을 했더라면, 내 하루하루가 지겹도록 똑같았던 건 바로 내가 원했기 때문이라는 걸 좀 더 일찍 깨달았더라면.."


처음에는 단 몇 일이라도 죽을 걸 알고 기다린다는 점이 싫어서라도 빨리 다시 자살 시도를 하기 위해 탈출을 생각하거나, 그 안에서 자살할 방법을 찾지만, 그 과정에서 점점.. 주어진 시간 동안 아무 제약 없이 본인이 꿈꿔왔던 피아니스트 처럼 연주를 하염 없이 하거나, 정신병자로 알려진 에뒤아르와 사랑에 빠지는 경험 등을 통해.. 그 짧은 시간동안 해보고 싶은 것이 너무 많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 "난 이제 사랑에 빠질 수 있을 것 같아. 내가 가진 모든 것을 너에게 줄 수 있을 것 같아. 네가 나에게 요구하는 것은 몇 곡의 음악뿐이야. 하지만 난 내가 나 자신이라고 믿었던 것 그 이상의 존재야. 이제 겨우 깨닫기 시작한 다른 '나'들을 너와 함께 나누고 싶어."


  • 생의 마지막 며칠 동안, 그녀는 자신의 커다란 꿈을 마침내 실현 했다. 온 영혼, 온 가슴으로, 원하는 만큼 오랫동안, 기분 내키는 대로 크게 피아노를 쳤다. 정신 분열증을 앓는 청년이 유일한 청중이라는 사실은 조금도 중요치 않았다. 그는 음악을 이해하는 듯이 보였고, 그걸로 그만이었다.

이 소설을 통해 새롭게 알게 된 점은 정신 병원에는 생각보다 아프지 않은 분들도 많이 계실 수 있겠다는 것과, 또한 바깥 세상에서는 서로가 같은 부류의 사람(정상인 사람)이 되기 위해 스스로 제약을 둬야 하지만, 병원 내에서는 모든게 용인이 된다는 자유 때문에 그곳의 유혹을 벗어나지 못하고 생활하는 것일 수 있겠다는 것입니다.

베로니카가 있던 그 병원도 그랬습니다. 그 곳에는 각자의 사연을 가지고 병원에 안착해서 사는 여러 환자들이 있었고, 그들은 어느새 그 무료한 삶에 중독되어 있었습니다.

그런 그들 앞에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나 일주일 후의 죽음을 기다리는 베로니카를 보면서, 처음으로 자신의 삶에 대해 고민하고 떠날 결심을 하는 환자들이 생겨났습니다.


  • 처음으로, 앞날이 창창한, 젋고, 예쁘고, 건강해 보이는 아이한테 그 일이 닥친 거야. 베로니카는 유일하게 영원히 빌레트(정신 병원)에 머물길 원치 않는 아이일 거야. 그 때문에 우린 스스로에게 이런 질문을 던져보지 않을 수 없었지. '그럼 우린, 우린 여기서 뭘 찾고 있는 거지? 라고 말야."

한편, 그녀를 비롯한 정신 병원의 환자들을 치료한 이고르 박사는 공포를 야기시키는 상황에 직면한 인간의 신체속에서 분비되는 비트리올 이라는 화학 물질이 증오, 사랑, 절망, 열광, 호기심 같은 정열들을 죽인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그 비트리올에 중독된 극단적 경우는 더 이상 아무런 욕망도 느끼지 못하는, 살고 싶지도 죽고 싶지도 않는 상황에 이르고, 이 중독을 치료 한다면, 이러한 무기력에서 회복 될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이고르 박사는 자신의 환자로 왔던 베로니카를 상대로 이 비트리올 중독 치료(두려움을 없애는 치료)를 실험해 보기로 했고, 마침내 죽음을 앞둔 베로니카가 아직 이루지 못한 너무나 많은 것들을 느끼며 (병원) 밖에서 죽고 싶다는 말을 남기고 사랑에 빠진 에뒤아르와 병원을 탈출 합니다. 그 전까지는, 누구도 그 병원에서 자진해서 나가는 시도를 하지 않았습니다. 이고르 박사는, 자신이 실험하던 베로니카가 탈출 했다는 소식에 담당자들을 질책 하지만, 갑자기 무엇을 자각 한 듯 터질 듯 한 기쁨을 느낍니다.!


  • (간호사들..) "아무도 달아나려 하지 않으니까요. 우린 도망치는 게 가능한지도 몰랐어요."


  • 이고르 박사는 과학자로서의 침착함과 냉정함을 지키고 싶었지만, 터질 듯한 기쁨을 도저히 주체할 수가 없었다 .비트리올 중독의 치료와 관련된 테스트에서 놀라운 결과가 나왔던 것이다.!


  • 이고르 박사가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것은 비트리올 중독 치료 효과의 전염성이었다. 빌레트의 많은 환자들이 돌이킬 수 없는 느린 죽음을 자각함으로써 두려움에 휩싸였다. 그들은 그들이 잃어가고 있는 것에 대해 생각해야만 했고, 그들 자신의 삶을 다시 평가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고, 놀라운 사실은 작가 역시.. 정신 병원에 입원한 적이 있었고, 그 이유를 정확히 밝히지는 않았으나, 부모에 의해서, 그것도 진정한 정신병이 아닌, 무언가 다른 목적을 위해서 그런 일이 벌어진 것처럼 보였습니다. 파울로 코엘료는 언젠가 꼭 그 당시의 기억을 책으로 쓸 생각을 해 왔지만, 그 시기는 꼭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난 이후일 거라고 생각했다고 합니다. 그 이유는.. 부모님께 상처를 주기는 싫었다고 하네요.! 하지만.. 베로니카라는 실존 인물의 이야기를 듣고서 그는, 어머니는 돌아가신 상태지만, 연로하신 아버지께서 살아계신 시점에, 꼭 자신의 이야기가 아닌, 다른 주인공을 내세워 글을 쑬 수 있겠다고 생각해서 이 책을 쓰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너무 놀라웠습니다.)

어린 시절에는 소설이 '이야기'라서 좋았다면, 성인이 되어서는.. 제가 감히 범접하기 힘든 철학을 소설이라는 이름으로 접할 수 있어서 좋은 것 같습니다. 이 책에서 주는 메세지는 무기력과 우울함을 극복하고 열정을 살리기 위한 방법은 '두려움'을 극복하는 것이라는 것과, '죽음에 대한 자각은 우리를 더 치열하게 살도록 자극 한다.' 로 생각이 됩니다.

어제 완독을 하고, 오늘 이 책을 한번 더 읽었습니다. 그리고 나니, 마지막에 열정을 다시 얻기 위해 두려움을 버려야 한다는 그 메세지를 생각보다 강력히 전달하려 했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지금도 참.. 작가가 주는 진정한 메세지를 제가 다 느낄 수 있었던 건지도 궁금하고, 제가 더 음미하지 못한 무언가가 있지 않을까 하는 여운을 남기게 되는데, 이전에는 소설을 무엇으로 받아들이고 읽었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대학시절 내내 모아오며 읽었던 '요시모토 바나나'의 책들도 제가 느꼈던 것 이상으로 깊이가 있는 소설이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앞으로 읽을 책도, 다시 읽어볼 책들도 참 많네요! 독서의 기쁨은 너무 큰 것 같습니다.! ^^


이 책을 읽으면서는 참 여러가지 생각이 났습니다.


Wisdomflow를 하면서, 글쓰기의 매력에 빠지게 되고 보니, 어느 덧 점점 더 제 내면의 깊숙한 이야기를 하고 싶은 충동을 많이 느낍니다. 회원님들은 어떠신지 모르겠어요..! 저는 사실, 일부러 피하는 소재도 있고, 언젠가는 꼭 글로 쓰고 싶지만 지금은 때가 아니라 애써 누르고 있는 소재도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글을 써보면서 알게 된 사실이.. 독서로 전혀 인지 하지도 못한 제 내면을 바라 볼 수 있게 되는 경우에, 그 순간 느꼈던 저의 진솔한 마음을 글로 쓰면 그냥 그 자체로 치유(?)가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여기 이 공간에서는, 최대한 저의 속마음을 그대로 적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더 강하게 드네요.

첫 번째는 부모의 사랑에 대한 이야기 입니다. 실제로 저와 아주 가까운 분이 부모의 기대를 한 몸에 받으며 적극적 지원과 사랑 속에서 살았습니다. 저는 참 많은 혜택을 누리는 분이라고 생각했는데, 그 분이 그 무게로 말 못할 무거운 짐을 항상 짊어지고 살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얼마 전 주 1회 독서 모임 매화나무님의 [가족의 두 얼굴] 책 후기에서 가족의 희생양 역할을 하는 자녀들의 모습은 대표적인 것이 바로 '문제아'와 '영웅' 캐릭터 라고 했던 기억이 났습니다. 영웅 역할을 맡은 희생양은 부모가 이루지 못한 꿈을 실현시키기 위해 위임되는데, 실제 부모의 '영웅'이 되어 준다고 해도 여전히 그 피해는 남아 있다는 것이 제가 인지하지 못했던 사실이라 가슴에 남았습니다.

여기서 베로니카 역시.. 그 부모의 영웅이 되어야 한다는 감정이 죄책감으로 가득 채워 졌고, 급기야는 그 사랑을 증오하게 된 것입니다.


  • 그녀는 자신에게 쏟아진 사랑을 증오했다. 그 사랑은 아무런 대가도 요구하지 않았으므로. 그것은 자연법칙에 반하는 부조리하고 비현실적인 것이었다. 그 사랑은 그녀를 죄책감으로 가득 채워놓았고, 그녀가 꿈꾸는 모든 것을 포기하는 한이 있어도 그 사랑의 기대만은 충족시키고픈 욕망을 그녀에게 불어넣었다. 그 사랑은, 언젠가는 그녀도 삶의 험난함과 세상의 추악함을 발견하게 될 것이고 그것들에 맞서야만 하리라는 필연적인 현실을 외면한 채, 긴 세월 동안 그것들을 그녀에게 감추려 들었다.


그리고, 두 번째 이 글 때문에 후기를 더 남겨야 겠다고 생각했습니다.


  • 아빠는 모든 사람에게 친절했고, 우호 적이었다. 진정 그런 대접을 받을 자격이 있는 단 한 사람, 엄마만 빼고, 그래서 그녀는 그를 증오했다.

저는 항상 너무나 화목한 가정에서 자랐다고 생각했습니다. 제가 결혼을 빨리 하고 싶고 아이를 많이 낳고 싶었던 것도, 제가 자라온 저의 가정 환경과 같은 가정을 이루기 위해서 였습니다. 부모님은 너무나 어렵게 시작을 하셨지만, 합심하여 자식들을 키우시고 먹고 살 걱정 없이 집안을 일구실 수 있었습니다. 그 합심은 진정한 사랑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 했을 거라 생각 합니다.


어린 시절을 생각하면, 부모가 자식에게 주는 사랑 외에, 부모간의 사랑을 확인하는 것 만으로도 아이들의 정서 함양에 큰 도움이 된 다는 것을 경험으로 알고 있습니다. 저는 운전을 하실 때 조차도 아버지께서 엄마 손을 꼭 잡고 가시는 모습, 매일 아침 딸기를 씻어서 꼭지를 다 떼어서 엄마께 가져다 주시는 아버지를 보며 행복감을 느꼈습니다.

엄마는 항상 저희에게 아버지가 우리를 위해서 일을 너무 열심히 해서 불쌍하시다며.. 아버지가 안 계신 자리에서 저희에게 아버지 같은 분이 안 계시니 정말 잘하라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아버지 입술이 다 부르트신 기간에는 너무 안쓰러워 그런 말씀을 하시면서 우시기도 하셨습니다. 엄마도 아버지를 정말 많이 사랑하셨던 것 같아요!


그랬기 때문에 저희 남매들에 할머니까지 모시고 목욕, 대소변을 받아 내시며(저도 큰 딸이라 같이 많이 했습니다.) 가게까지 하실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엄마는 너무나 피곤한 삶을 사셨어요! 잠도 정말 부족하신 삶이었지만, 혼자서 외출 한번 못하실 정도로 바쁘게 사셨습니다. 오랜 시간 아버지께서는 직장 생활을 하시면서 새벽과 밤에 일을 하셨고, 엄마는 집과 붙어 있던 가게에서 24시간 사셨습니다. 그 덕에 그렇게 벅찬 살림을 병행하시면서도 정말 경제적으로도 집안을 일으키시게 되었지요..! 엄마는 아버지에 비해 저희 학창 시절에는 다소 저희에게 엄하신 역할도 하셨고, 규율을 바로 잡는 역할도 하셨습니다. (하지만 자식과 남편, 가정을 위해서 너무나 희생적인 분이셨어요..! ) 그래서 더 어린 시절에는 자상하신 아버지 덕분에 저희가 더 화목하다고 생각했고, 항상 친구들도 저희 아버지를 부러워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런 환경에 대해서 다른 시각으로 생각하게 된 계기가 결혼을 하고 임신과 출산, 육아 였습니다.

제가 결혼을 하지 않았더라면.. 평생 엄마의 그 고충을 이렇게 까지는 모르고 살았을 것 같아요.!


저는 엄마를 닮아서 입덧이 심했는데, 그 때 부터 밥 한번 직접 차리시지 않는 시어머님 세끼를 챙기시며 저희 밥을 차려주시고 항상 입덧으로 토하시는 소리를 들었던 기억이 났습니다. 저희는 그때 너무 어려서 엄마가 왜 그렇게 맨날 토하시는 줄도 몰랐던 거에요. ㅜㅜ 할머니께서 다리에 힘이 없어서 몸을 끌고 다니기 시작하신 이후로는 대변이 집안 바닥에 많이 문질러져 있었습니다. 집 문을 열었을 때 냄새가 매우 지독해서 이게 무슨 냄새인지 생각없이 물어보는 저희에게 엄마는 조용히 하라는 제스쳐와 함께 엄한 눈으로 쳐다 보셨어요.

"할머니께서 이런 이야기를 들으시면 얼마나 속이 상하시겠니..! 니가 이담에 할머니가 되었을 때 니 손녀딸이 냄새 난다고 한다면 기분이 어떻겠어?!"

하셨는데, 저는 진정 할머니 냄새인줄 모르고 말한건데도.. 항상 그렇게 말씀 하셨습니다. 제 할머니 이지만 특이하신 면이 매우 많으셨고, 제가 보기에.. 할머니와 한번도 큰 소리가 나지 않은 유일한 존재가 저희 엄마, 아버지 이셨습니다. 단 한번도 엄마는 할머니를 모시는 것에 대해 불평하지 않으셨고, 다 씻겨 드리고, 바닥도 아무말 없이 다 닦으셨습니다. 아버지께서 그시대 아버지에 비해 아무리 자상하신 편이었어도.. 할머니 방 청소 한번, 밥 한번 차려드리거나,, 대소변도 받아서 버리지 않으셨습니다. 모두 엄마의 몫이었지요.


그런 환경이지만, 아버지는 항상 부모께(자신의 어머니께) 효도를 하는 것은 자식으로서 당연한 것이라 하셨고, 형제와 주변 분들을 많이 좋아하셨기 때문에 그 와중에도 사람들이랑 함께 하는 것이 얼마나 행복하냐며 그렇게 갑자기 많은 분들을 초대하곤 했습니다. (엄마는 아버지께서 말씀 하시면 모든 손님 치레를 새벽까지 다 하셨습니다.)

집안에 얼마 되지 않지만, 재산은 당연히 형제에 양보를 쿨하게 하시고, 어머니는 내가 모신다며, 갑자기 선포를 하셔서 진행을 하시고, 큰 아버지가 돌아가시고는 명절과 제사까지 모두 가지고 오셨습니다. 저는 엄마의 그 과대한 칭찬 덕으로 아버지께서 참 의롭고 멋진 분이시라고 생각 했고, 진심으로 존경 했지만.. 지금 돌이켜 보니.. 도대체 한 여자로서 엄마의 희생은 어디까지였는지와.. 얼마나 깊은 내조로 아버지와 가족을 떠 받치고 계셨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돌이켜 보면 엄마는 자식을 사랑했기 때문에, 더 저희 앞에서 아버지를 칭찬하셨던 것 같기도 해요..!)


저는 임신 후부터 엄마가 한없이 불쌍하게 느껴졌습니다.

아버지께서 고생을 시키려고 하신게 아니고, 없는 살림에 자식들을 합심해서 키우려고 선택 하신 가게 였기 때문에 그 것에 대해서는 감사한 마음이 정말 크지만, 그 가게를 지금까지 이어가시는 모습에도 괜시리 화가 납니다.(엄마의 뜻도 있으시겠지만, 제가 가끔 제 글에서 왜 꼭 이 방법밖에 없는지를 여쭤 봤다는 이유가 그 것입니다.) 제가 보기엔 엄마는 꼭 골병이 나신 것 같은데, 거기에 더해, 몇 년 전 (저도 고모를 너무 사랑하지만) 몸이 불편하게 되신 엄마 몸집의 두 배는 되시는 고모까지. .저희 집에서 케어를 해드리자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저도 제가 여건만 되면 고모를 돌봐 드리고 싶을 정도로 맘이 아팠기 때문에 아버지의 그 마음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도대체 아버지께 엄마는 무엇인가..?! 라는 생각이 들면서, 평생 사랑하고 자랑스러웠던 아버지가 어느덧.. 너무나 답답하게 느껴졌습니다.


당시 엄마는 "내가 몸이 힘들어서 내 엄마(외할머니)도 혼자 돌보다가 포기 하고, 요양원에 보내서 맘이 아픈데, 어떻게 그걸 하는지.. 못한다"고 하셨습니다. 실제 엄마 70이 다되셨을 때 90이 넘으신 할머니가 너무 불쌍하다며, 혼자서 집에서 모셨었습니다. 당연한 이야기 이지만 아버지는 함께 사는건 좋다고 하셨지만.. 치매 할머니의 모든 수발은 엄마 몫이었고, 엄마는 또 외할머니를 모시며.. 가게를 이어 가셨습니다. 매일 밥을 두 시간씩 걸리며 떠 먹여 드리고, 하염없이 말씀 하시는 할머니 이야기를 들어드려야 했습니다. 똑같이 대소변도 아이처럼 신경써 드려야 했고요..! 엄마는 결국 몇 달 만에 몸이 너무 아파서, 할머니가 불쌍한데, 몸이 너무 힘드시니, 형제들께 2달씩 돌아가며 돌 봐 드리는 건 어떤지 제안 했지만.. 현실이 녹록치 않아서 형제분들과 결정 하시고 요양원으로 모시게 되었습니다. 엄마는 그때 당시 너무 많이 우셨던 것 같아요.


그런 엄마께 아버지께서는 (고모 목욕 한번 본인이 시키시지도 못할 것인데..) 거절하시는 것에 서운함을 느끼셨던 것 같습니다. 저도 이 작가처럼 아버지를 욕되게 하거나 상처를 드릴 마음은 없습니다. 다만.. 아무리 자식을 위해 헌신하시고 사랑하셨다고 해도, 엄마의 삶이 희생적이었다면 그 자식은 그 아버지를 있는 그대로 기억하고 사랑하지 못한다는 말을 이제는 너무나 잘 알 것 같습니다.

저와 친분이 있는 모든 분들이 저와 아버지 사이를 모르시는 분이 없으실 정도로 저는 아버지를 좋아했습니다. 마지막에. .이렇게 답답한 감정, 서운한 감정이 들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한 일이었네요.


아버지와 또 함께 하는 시간은 즐겁게 보낼 수 있겠지만, 아버지를 향한 제 깊은 감정은 최근 몇 년 이래 이전 같지 않아졌습니다.

뒤 늦게 아버지를 한 사람의 남편으로서 객관적으로 보게 된 느낌은 생각보다 좋지 않고, 화나는 감정에 괴롭기도 했던 것 같아요.


이 글을 읽으면서, 제 아들이 나중에 제게 이런 감정을 느끼지 않게 하고 싶다는 생각이 더 강하게 들었습니다.

자식을 정말 사랑 한다면, 배우자의 인생부터 존중하고 최대한 배려해 주어야 한다는 것을 다시 한번 상기시켜 주었습니다.


  • 아빠는 모든 사람에게 친절했고, 우호 적이었다. 진정 그런 대접을 받을 자격이 있는 단 한 사람, 엄마만 빼고, 그래서 그녀는 그를 증오했다.


오늘 후기는 여기 까지 써보겠습니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노트북 드림.



《감사의 기도》

  1. 세탁기에서 물이 철철 나와 걱정 했는데 , 단순히 배수 호스가 빠진거라고 해서 다행이다. 큰돈 들지 않고, 간단한 A/S로 끝나서 감사하다.

  2. 매일 매일이 아들 덕분에 너무 행복하고 감사하다. 어떻게 엄마를 이렇게 까지 좋아할 수 있을까?! 신기할 정도로 엄마를 좋아한다. 말도 너무 이쁘게 하고 재잘 재잘 사랑스럽다. 책을 읽으면서도 다짐 하지만, 아이가 온전한 자아를 가지고 살아 갈 수 있게 해주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바램은 있으나, 현명한 방법에 대해서는 나부터 수양이 필요 할 것 같다.)




조회수 108회댓글 2개

최근 게시물

전체 보기

2 Comments


NoteBook
NoteBook
Dec 28, 2023

댓글이 안 써지는 분들 께서는, 아래 참조하셔서 간단히 위즈덤 플로우 웹사이트를 홈화면에 바로가기 저장 해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ㅜ


불편을 드려서 죄송하며, 빠른 시일내에 앱으로 전환 될 수 있도록 노력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ㅜ


https://blog.naver.com/madeke_notebook999/223215610371

Like

NoteBook
NoteBook
Dec 28, 2023

댓글 테스트

Edited
Like
bottom of p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