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노트북 입니다.
지난주엔 정말 폭설이 내렸었습니다,,! 저는 아이 간호로 제 운동과 아들의 수업들을 모두 취소하고 둘이 집에만 있었는데, 오히려 이런 폭설에 미리 수업들을 모두 취소해 놓은 것이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네요.
재작년? 눈이 많이 오는 날, 처음으로 차가 미끄러져 통제 불가능하게 되는 것을 경험하고, 언덕에서 미끄러져 한쪽에 박혀져 있는 제 차를 다른 차가 미끄러져 와서 들이받는 사고를 경험했습니다. 그러고 나서는 트라우마가 생겨서.. 눈 오는 날, 얼음이 언 날은 아예 밖에 나가고 싶지(운전하고 싶지) 않아집니다. 따듯한 집에서 집콕하고 있는 것이 얼마나 안정적으로 느껴지는지 모르겠네요,,^^:
음..! 토지는 항상 읽을 때 너무나 재밌는데, 참 이렇게 후기 쓰기가 어려운 책은 처음인 것 같습니다.
아직 20권 중에 3권째라 그런지? 무언가 전체적으로 굵직하게 느껴지는 것은 없고 그때그때 사람과 삶에 관한 짧은 생각, 또 관련하여 떠오르는 저와 관련된 모든 것들이 떠오르고 또 지나 가집니다.
오늘은 그때그때 떠올랐던 생각을 공유드려 보겠습니다.
3장에서는 지난번 후기에서 공유드렸던, 귀녀와 평산, 칠성 (나쁜 사람들)의 죄가 밝혀지고 벌을 받는다는 점에서 정신적 보상 같은 것이 느껴졌습니다. 저는 그들의 범죄고 묻히는 건 아닐까.. 괜스레 걱정을 했었거든요. 그렇지만 마지막에 귀녀와 평산의 이야기는 또 그렇게 안타까웠습니다. (지난번 후기와 같아 짧게 넘어가겠습니다.)
1권 후기에서 1부의 주요 인물 계보도에서 왜 1편에서조차 범상치 않을 것 같았던 '길상'이가 아예 빠져있었는데, 저의 예상과는 다르게 길상이는 완벽한 조연으로 사라지는 인물인 건가? 궁금했다는 이야기를 썼었습니다. 읽으면서 [토지]에 대해 좀 더 찾아보니, 길상의 비중이 앞으로 상당해질 거라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서희를 보좌해 멋진 활약을 할 길상이 등장할 때마다 더 듬직하고 정이 갑니다.
3권 55페이지에서 개나리 봉오리들을 보며 길상이,
"옳지. 저걸 꺾어서 애기씨한테 드려야지. 방에 두믄 곧 꽃이 필 기다."
....
"길상아!" 삼월이가 불렀다. 길상이는 그곳에 더 서 있고 싶은 마음이 가득했으나 뛰어간다.
처음으로 길상이가 봉순이가 아닌, 서희를 좋아하나..?! 하는 마음이 들었던 대목입니다.
독자의 바람대로 이어가지 않는 스토리가 독자에게 강렬한 애착을 주기도 하지만, 윤 씨 부인과 봉순네, 김서방까지 죽은 안타까운 상황에서.. 길상을 비롯해 수동, 봉순이가 서희의 곁에 있는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다시 등장한 이동진과, 3부 끝에 등장한 우관 스님께서 가엾은 이들에게 어떤 방향으로라도 힘이 되어주길 바라게 됩니다.
'어디 그뿐이겠소. 도처에서 우리 금광을 파헤쳐서 각 나라들이 엄청난 이득을 보고 있다 하오.'
소설에서, 금광이 성행하던 시절의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아버지 말씀으론 당시에 금광산업이 유행이 일며, 외국인 (서양, 일본) 사업자가 국내에 동업자를 구해서 함께 금광을 여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저희 친가도 금광을 열었고, 나중에는 일제에 빼앗겼다는 이야기를 들었었습니다.
시대소설에서 제가 집안에서 듣던 이야기의 사실을 한번 더 확인하게 될 때는 많이 흥미롭네요.
더불어 책을 읽으며, 참 아버지 생각이 많이 났습니다. 제게 자식만큼 큰 비중을 차지하는 존재가 부모님이어서 그런 것 같습니다.
소설에서 김훈장에 대해
"후일 어른이 되어 얻은 지식도 그런 식이어서 깨우침이나 비판의 여지없이 통째로 받아들였고 고스란히 그의 완고한 돌대가리 속에 사장되어 왔었다."
언제부턴가 부모를 사랑하는 자식으로서, 부모님의 삶과 인생에 영향을 미쳤던 요소들이 어떤 것이 있었는지, 또 그것들의 출처는 어디였는지, 또 그 안에서 저의 삶에는 어떠한 영향이 있었을지 반추해 보게 됩니다.
그러던 중, 아버지께서 가지고 계신 장점과 단점들 모두 비판 의식 없이 자신이 접한 학문과 철학을 통째로 받아들이고 흡수하셔서 그랬던 게 아닐까?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그런 생각을 한지 오래되어서 인지 저는 소설 속 최치수의 그 뛰어난 비판의식이 나쁘지만은 않았습니다. 설령 그로 인해 은둔하는 염세주의자가 되었다 하더라도 말입니다.
반면 이동진이, 자신이 이러한 국난에서도 심정 동요를 일으키지 않았던 근본 이유에 대해,
"근본에서 국가에 대한 충의심에 무비판이었다는 것, 유교를 바탕한 근왕 정신이 굳어버린 관념으로 되어 버린, 그것은 비단 이동진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양반계급의 생활태도, 정신적 주축이기도 했었지만, 그 탓이었을 것이다."
라는 부분에서도 아버지께서 읽으신 책, 좋아하시는 책, 어린 시절 열심히 공부하신 책들이 모두 그 유교사상이었다는 것을 감안하게 되었습니다.
자기 자신은 무엇이며 겨레란 또 무엇이며 국토란 무엇인가 하고 자신과 연대되는 대상을 향한 감정을 캐보기에 이르렀다. 그는 냉혹하게 국가와 황실을 새로운 각도에서 인식하려 했다. 시베리아 벌판에 우뚝 선 자기 그림자, 한 인간의 모습을 처음 만난 듯싶었고 군주의 권좌의 부당성을 깨달았다. 국가나 민족의 관념도 무너지는 것을 느꼈다. 그것은 불행한 이성, 그 불행한 이성이 마음속에 터전을 잡으려 했을 때, 그러나 감정은 창을 들고 일어서서 아우성치며 반란을 일으키는 것이었다.
이동진이 세상에 눈을 뜨고 자신과 겨레, 국가에 대해 좀 더 냉정하고 객관적인 시간을 가지기 시작하면서부터의 생각의 전환은, 제가 차츰 눈을 뜨며 부모의 생각과 가치관을 절대적인 것에서 객관적인 한 개인의 것으로 다시 받아들일 때의 감정을 잘 표현해 주었습니다.
"눈을 뜨는 이성에 대한 감정의 반란. "
이것이 저의 머릿속을 너무나 잘 표현하는 것이었습니다.
나이 사십을 바라보는 지경에 와서 이동진은 자신이 최치수가 이십 대에 치러야 했었던 번민의 함정에 빠진 것을 깨닫고 스스로 비웃었던 것이다.
이것 또한 느지막하게 저를 둘러쌌던 환경과 모든 것에 대해 눈을 뜨기 시작한 제 감정과 다를 바 없었네요.
(딸기님의 후기에서도 언급하셨던) 어윤중에 대해서도 생각해 봅니다.
"나라에 고방이 그득그득 차 있어야 싸움도 할 수 있고 새로운 무기도 사들일 수 있고.. 어윤중이 그 양반은 착실한 살림꾼이었는데 백성들한테 맞아 죽다니. 그 양반 친일할 사람도 아니고 진로 할 사람도 아니고 청나라 하고 손잡을 사람도 아니요. 나라에 이득이 된다면 누구라도 친할 수 있는 그런 사람 아니겠고. 그걸 백성들이 알아야 하는데.."
저도 사람이기에 지키고 싶은 신념이 있고 가치관이 있지만, 그에 못지않게 실리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충분히, 나라에 이득이 된다면 누구라도 친하게 지낼 수 있다는 것에도 동의합니다.
예를 들어 이전에 '보수'당 출신의 대통령에 대한 이야기가 생각났습니다. 보수에서 '보수'인 줄 알고 표를 주었지만, 알고 보니 자신은 '실리주의자'라고 하며.. 은근히 이념에 대한 확실한 답을 회피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당시 대통령을 '기회주의자'라며 보수에서 분노하는 목소리들이 나온다는 이야기를 (역시 부모님께) 전해 들었습니다.
저는 그 순간 생각했습니다. 왜 대통령이 반쪽으로 나누듯 확실히 이념의 노선을 나누어야 하는 것인가..?!
그러한 반쪽짜리 확신과 편협한 사고로 실리적인 외교가 가능할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느 쪽이라도, 나라가 힘이 없으면, 또는 힘이 필요하면, 돈을 벌 수 있으면, 그 상황에 맞는 적절한 외교를 펼치는 것이 나라와 국민을 위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부모님의 성향으로 이러한 사례를 들었지만, 언제나 그렇듯 양쪽 진영 모두에 해당되는 이야기라 생각합니다.
"그(어윤중)의 조국에 대한 사랑은 원시적인 것이었다. 객지에 나간 자식이 집을 생각듯 나라를 생각했고 고향 집의 식구들을 생각듯 겨레를 생각했다. 러시아에 국적을 두고 그 나라 지방 관청의 도헌으로서 녹을 먹으며 황제로부터 수차 훈장을 받은 몸이지만 아무 혜택도 받은 일이 없는 헐벗은 조국에의 충성은 이재에 밝은 냉철한 두뇌의 소유자로서 상상키 어려울 만큼 순수한 것이었다. 그가 어윤중에 관심을 가지는 까닭도 아마 자신이 가진 양면과 유사한 것을 발견한 때문이 아니었을까. 해외에 거주해 있는 만큼 세계 대세에도 일가견은 있어 국내의 수구파를 암적 존재로 보는 최재형이었으나 거유로서 학구에 몸을 바쳤어도 욕이 되지 않아을 생애를 버리고 일제에 항쟁하여 일어선 의암 유인석에 대해서만은 깊은 경우를 표하는 것 같았다."
실상 깊은 애국심에 대한 고찰로 실리주의자가 되었을 어윤중과 최재형의 생각이 앞서 나왔던 수많은 대화에서의 조준구의 말과 표면적으로 일맥상통합니다. 하지만, 그 인간됨이 역겨워 조준구와 뜻이 같다고 말하기조차 치욕스러운 상황에서 기왕이면 제 뜻이 어윤중과 최재형이 추구한 그것과 일치한다고 생각하고픈 바람이 있었습니다.
또한 문의원님과 조준구가 함께 사랑에 있을 때는 조준구가 방을 옮기게 함으로써, 조준구의 위치를 일깨워준 경고를 보내고, 다짜고짜 아내 홍 씨와 아들을 데리고 와서 눌러앉으려 했을 때는, 김서방네 내외가 살던 뒤 채를 내주며, 되도록이면 홍 씨는 안채에 얼굴을 안 보이면 좋겠노라까지 말했던 윤 씨 부인의 처사에 잠시나마 속이 다 시원했습니다.
평소에 거의 말이 없고, 1,2권까지 계속되는 조준구의 주제넘은 행동을 보고만 넘기는 윤 씨 부인이 결정적인 순간에 선을 확실히 그어주는 것을 보며, 아주 이상한 사람에게도 전혀 티를 내지 못하고 함부로 대하지 못했던 저의 지난날들이 떠오르며, 지나가는 감정이지만, 이제와 생각해 보니 그럴 필요까진 없었겠다.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저는 아무래도 모든 사람은 차별 없이 아주 평등하게 대해야 한다는 뜻을 잘 못 받아들이고 산 게 아닐까 싶었습니다.
그러면서도 또 3권을 마지막에 한복이에 대한 글을 읽으며 역시 아버지가 생각났습니다. 아버지는 정말 한복이 같은 분이셨습니다. 캐릭터가 굉장히 비슷합니다.
아니다, 아니다 고개를 저으며 마음속으로 울부짖는다. 불쌍한 어머니 영신을 혼자 버려두고 떠날 수 없다고 마음속으로 울부짖는다. 어머니 잠든 곳에 뿌리를 박고 살아야 한다. 욕스러운 전사를 내 자신이 지워버려야 한다고 한복이 어린 마음은 발버둥 친다. 결코 형과 같이 남에게 손가락질받는 사람이 되어 어머니께 한을 더 보탤 수는 없다고.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나서 한복이는 어머니와 함께 했던 고향 동네가 그리워 평사리를 자주 찾아옵니다.
그러면서 어린 나이에 꾸역꾸역 가지고 있는 엽전 몇 닢으로 어머니 제수상에 놓을 사과 배 감, 명태 한 마리를 사서 싸갑니다. 보는 사람들은 한복이가 어려서 안쓰러운 건지.. 사는 물건이 너무 적어서 안쓰러운 건지.. 가슴 아파합니다.
저는 이 대목에서도 아버지가 생각났습니다. (소설 속 설정과는 상황이 다르고, 할아버지,아버지와 김평산은 거의 180도에 가깝게 다른 인물이지만, 아버지의 삶에는 위의 한복이의 이야기가 모두 포함되어 있습니다.)
제가 머리로는 아버지를 충분히 이해하는 것이 이런 이유입니다. 다만.. 어떤 이유로든 아버지의 올바르다 하더라도 그 신념들로 채워진 삶에는 항상 엄마의 삶도 세트처럼 따라다닌다는 것이 무한히 긍정적인 면만 보기에는 현실적으로 힘든 점이 있습니다.
또한, 1권에서는 용이와 월선이 애틋하여, 본처인 강청댁 셋이 누구 하나 빠지지 않고 불쌍하여 연민이 느껴졌다면, 그런 와중에 마을로 돌아온 임이네가 아무리.. 과부가 되었던 들 제 발로 찾아가 범하고 아이까지 가지게 한 것에는 실망감이 들었습니다. 얼마나 성적 욕구가 강하면.. 용이처럼 임이네의 그러한 상황에서 임이네를 찾아가 일을 저지르게 될 수 있는지.. 조금 이해가 어려웠습니다.
또한 임이네가 자신의 자식까지 낳아서 죽은 강청댁 대신 집안을 차지하는 시기에.. 용이가 다시 월선을 만나며 자식한테 조차 그닥 애정을 갖지 못하는 것이 소설 내용만으로는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는 것은 아니나 무언가 실망스러운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또한 강청댁의 경우에는 미우나 고우나.. 아이를 낳지 못하는 본처의 그 안달에 불안해하는 마음이 이해는 갔으나, 강청댁이 죽은 이후 어엿한 용이네 처가 되어 있는 임이네가 가질 용이와 월선의 관계에 대한 불안에는 이상하게 동정이 가지 않았습니다.
그냥 이 애정전선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가슴 아프고 동정이 가는 인물은 월선이 밖에 없네요.
그리고 왠지 모르게,, 평산이에게 나쁜 물이 들어서 불길하다 느껴지던 삼수가.. 역시나 결국 그러한 역할을 하는 것을 보고, 작가님께서 간접적으로 넌지시 캐릭터들을 우리에게 심어주셨는지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 밖의 서양에서 우리나라에 철도를 놓을 때, "새발의 피 같은 돈을 헌납하고 기막힌 조건으로 약정서를 작성했다는 것."
에서 현실 세계에서 왜 정경유착과 각종 로비들이 존재하는지가 다시 한번 상기되었고,
동네에서 김진사댁 두 청상이 살고 있는 집에 몰래 탈을 쓰고 침입한 자가 누구인지, 김진사와 두만아비는 알고 있는 듯했으나, 끝내 그 인물이 소설에서 밝혀지지는 않는 건지도 궁금합니다. 글을 읽을 때는, 조만간.. 그 범인에 대해서도 나오겠지.. 했는데, 결국 흉년에 두 청상은 모두 죽고, 그 범인에 대한 이야기는 더는 없이 그냥 종료되는 듯싶습니다. (저만 궁금했나 싶어서 남겨 봅니다.)
거의 모든 감정과 생각이 사사롭고 딱히 연결이 되지 않아, 후기에 남기지 아니하고 그냥 흘려보내려니, 후일에 다시 읽어볼 때 이 재밌는 소설에서만 유독 남는 게 없어졌다고 생각할까 봐 적어보았습니다.
다음 주 한 주도 4권을 읽게 되어 너무 행복하네요,,!
저는 독서 모임 전에, 우선 4권만 주문해 놨었는데, 빨리 주문해서 끊기는 일이 없도록 해야겠네요,,!
회원님들 모두, 추운 겨울, 타치지도 병나지도 않고 무탈히 지내시면 좋겠습니다.
** 빨강머리앤님! 제게 유일하게 오픈채팅방의 채팅창조차 없으신 분이셔서 안부를 못 여쭙네요,,!
혹시 글을 읽으러 오시는 일이 계시면,, 꼭 안부를 댓글로라도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
노트북 드림.
재미있는 후기 잘 읽었습니다. 왜 재미있는...이라고 했냐면요.. ㅎ 저또한 노트북님처럼 읽는 에피소드마다 느끼는 감정이 있었는데 이어지는 얘기가 아니다보니 짧게짧게 생각이 스치고 지나가버려 다시 주워 담기 어려운 점이 있어 안타깝다 생각했었는데 그걸 다 건져주시어 써놓으시니 읽는 재미가 너무 쏠쏠하지 말입니다 ㅎㅎ
저도 임이네, 용이, 월선이 구도에서 이젠 월선이만 불쌍하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어요. 다만 용이의 행동에도 뭔가 그만한 이유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스치듯 지나가기도 합니다. 제가 남자가 아니어서 이해 못하는 뭔가가 있는건 아닌가..(물론 그가 임이네를 범한 행동이 잘했다하는 말은 아니구요) 그런 행위를 했던 상황의 그의 마음 상태가 궁금했다는 말이 더 맞을거 같네요. 어쨌든 지금이라면 잘 지냈을수도 있는 월선이라는 인물이 시대를 잘못 태어나 겪어야하는 고초가 무엇보다 마음 아팠습니다.
저 또한 윤씨부인의 단호함이 너무 맘에 들었습니다. 안채에 얼굴을 보이지 못하게 조준구 일가를 뒷채에 거처를 마련한것은 그어느 선택보다 현명했다는 생각입니다. 여자 혼자 큰 살림을 좌지우지하던 카리스마의 멋짐이 뿜뿜했던 순간이어서 언젠가 서희도 그에 못지 않은 현명함을 보여줄것이라는 기대도 하게 됩니다. 이미 곡식창고를 무수었던 경험에서도 보였지만요.
길상이와 한복이는 꼭 이 이야기의 중심에 있었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봅니다. 저역시 길상이의 중요도는 알고 있지만 한복이는 잘 모르겠지만 그런 인물이 이야기의 중심에서 극을 이끌어가는 것을 보고 싶기 때문입니다.
노트북님 말씀대로 이야기는 여러 사람의 이야기를 군데군데 보여주기 식이어서 어떤걸 주제로 잡아 후기를 쓰기가 참 애매합니다. 하지만 이런 방식이 20권이라는 대하 소설을 이끌어갈수있는 방법이라는 생각도 들어요. 어떤 중심 스토리를 처음부터 끝까지 움켜쥐고 그 스토리만을 쫓아가는것은 독자 입장에서도 좀 지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거든요.
어쨌든 저는 지금 이 토지의 이야기에 너무 만족합니다. 읽기도 부담스럽지 않고 즐거이 독서를 즐긴다는 말이 잘 어울리는 요즘입니다.
이렇게 함께 나눌수 있어 저도 너무 행복합니다.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