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권에서는 너무 마음 아픈 이야기들이
많이 전개되네요.
마을에 괴정이 돌아 마을 사람들과
최참판댁 윤씨 부인과 그댁의 중요한 하인들이
많이 죽어서 어린 서희와 길상 수동 봉순이가
똘똘 뭉쳐서 조준구와 홍씨부인에 맞서서
살아가는것이 넘 안타까웠습니다.
그 과정에 서희가 자신의 엄마를 험담하는
삼수와 홍씨부인을 혼내는 장면은 정말
통쾌했습니다.
괴정이 휩쓸고 간 이듬해에는 흉년이 들어
마을사람들이 굶어 죽게 되었을때
윤씨부인이 살았다면 곡식을 풀어
굶어 죽음을 면하게 도와주었을텐데,
잔꾀만 많은 조준구의 계략으로
조준구에게 도움이 될만한 사람들에게만
곡식을 주고 나머지는 한톨도 주지 않아
마을사람들을 분열시키는 결과를 초래합니다.
이런 모습을 보니 지금의 우리나라 정치현실이
잠시 떠오릅니다.
국민들을 갈라치기하고 자신의 이득을
위해 국민들을 선동하는 정치인들을
보는듯 했습니다.
어디서나 자신의 이익에 눈먼자들은
항상 있는가 봅니다.
함안댁 둘째 한복이가 마을로 왔을때
마을사람들의 인심의 변화를 보는것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살인자의 아들이라고
멀리하는 마음이 들다가 두만네가 먼저
어리고 불쌍한 한복이를 살갑게 대하니까
점차 사람들도 한복이를 조금씩 친절하게
대하는 태도를 보고 '선한 영향력'이란
이런것인가 라는 생각도 듭니다.
누군가의 선한 마음을 보면 주변사람들도
비슷한 마음을 가지게 하나봅니다.
한복이 돈을 모아 엄마 산소에 비석 세우겠다는
마음을 먹는데, 어린 한복이지만 함안댁이
아주 잘키운듯 합니다.
그런데 같은 부모 아래에서 나고 컸지만
형 거복이와는 너무나 다른 형제네요.
나쁜짓만 하는 거복이라도 한복이는
아버지 평산 보다는 거복에게 더 혈육의
정이 있는가 봅니다.
아버지 평산은 지나다가 만난다 해도 아는채
하고 싶지도 않을 만큼 역겹다고 하고,
형 거복은 만난다면 붙잡고 울고 싶은
심정이라고 하니까요.
어리고 착하고 순수한 한복이를 보는것도
마음 아팠습니다.
마을을 떠나 힘들게 살다가 돌아온
임이네에 대한 마을사람들의 마음의 변화도
재미있었습니다.
처음에는 타지에서 거지꼴로 온 임이네를
애처러워 하다가 윤씨부인이
너그럽게 대하며 도움을 주면서 부터
행색이 나아지게 되니 마을사람들은 임이네를
미워하거나 질투의 감정까지 느끼게 됩니다.
누구나 자신보다 못한 처지에 있을때는
연민의 마음이 들지만, 자신보다 나아지고
또 겸손도 없고 예의 없어 보이는 태도를
보이면 바로 좋게 보이지 않고 미움이 싹틉니다.
그러므로 자신의 형편이 좋든 안좋든
무례한 태도는 누구의 마음도 살 수가 없네요.
윤씨 부인이 서희를 데리고 최참판댁 농토를
둘러 보러 떠나는 장면이 있었는데,
오늘날 대기업 회장이 자녀를 데리고 경영수업을
하러 그룹사들을 방문하면 저런 모습을 보이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많은 땅을 소작농들을 거느리고 탈없이
경영하려면 윤씨 부인처럼 촉도 빠르고
사람을 보는 안목도 있어야할듯 싶습니다.
어린 서희도 할머니 윤씨부인의 이런 당찬 모습을
보고 커서 앞으로 힘겨운 삶을 잘 헤쳐나갈거란
기대가 됩니다.
용이도 무척 안타깝습니다.
진정한 사랑은 월선이였는데,
그 사랑이 이루어지지 않으니,
사랑없는 강청댁과 정없이 결혼하여
의무감에서 무의미한 결혼생활을 하고
또 마음에도 없이
그냥 잠시 욕정을 참지 못하고 임이네에게
임신을 시켜서 임이네까지 거두고 사는
모습이 힘겨워 보였습니다.
용이도 월선이도 그냥 서로 마음이 향하는대로
살았으면 좋았을텐데...
무당의 딸이라는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자신의 인생을 마음대로 살지 못한
두사람의 사랑이 마음 아픕니다.
3권은 읽는 내내 마음 아파하면서
읽었네요.
다음에 이어지는 4권도 기대가 됩니다.
드디어 3권까지 완독하셨군요.^^ 좀 앞서 읽고있는 입장에서 다시금 3권의 리뷰를 보는 마음이 새롭습니다. 조금은 진전된 이야기의 과거를 돌아보는 심정이라고나 할까요. 누군가는 더 좋게, 누군가를 또 그렇지 못하게 삶이 흘러가고 있는 상황에 있다보니 삶은 누구도 예측할수 없고 또 기대를 하는것도 부질없겠구나 하는 생각을 문득 하게 되네요.
좋은 사람은 잘 살고 그렇지 못한 사람은 벌을 받는 당연한 이치가 우리의 삶에 적용이 되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부질없는 생각도 하게 되는데 그러기엔 삶이 녹록치않아서 말입니다.
그래서 삶을 바라보는 시각을 좀 달리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권선징악이 삶의 옳은 방향이라고 생각하며 살면 답답하고 안타까운 순간이 너무 많아서 그렇습니다.
어떤 식으로 삶이 흐르던 우린 존재의 이치를 이해하는 방향으로 삶을 누려야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언제나 평정심을 유지하고 삶을 지긋이 바라보는 태도를 갖기를 원합니다. 그렇게 되도록 마음속을 다지고 있습니다. 그것이 나의 행복을 짓는 가장 쉬운 방법이라고 생각하거든요. 불교 공부를 하니 제 삶의 방향이 그렇게 흘러가네요.
아무튼 토지 안의 여러 유형의 삶을 보면서 생각이 많아지고 그 안에서 깨닫는것도 많아지는 것 같습니다.
후기 함께 나눠주셔서 감사합니다. 꾸준히 하셔서 꼭 완독하시길 응원합니다.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