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노트북 입니다.
오늘은 책장의 책들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결혼 전에 읽은 책들은 친정이나 여기 저기 동생들한테 흩어져 있을 것 같기도 하고,
결혼 전에 제가 특히나 아끼는 책들 몇 권 들을 해외 파견 가서 읽을 생각에 챙겨간 책 빼고는,
모두 결혼 후에 산 책들 입니다.
(저는 결혼 후 거의 오랫동안 책을 읽지 않았습니다. 책을 거의 읽지 않는 남편의 삶에 맞춰지더라고요.. ㅎㅎ 그러다가, 결국 사람은 자기 색을 찾게 되는 것 같습니다. 최근 3년 동안은 책을 다시 좋아하게 되었네요.)
보니까, 사놓고 안 읽은 책을 제외하면. ^^:
113권 정도를 완독 했더라고요. 그리고 독서 후기는 이 모임 얼마 전부터 혼자 쓰기 시작해서..
40권에 대해서 완독 후기를 썼습니다.
신기하더라고요..! 제 삶에서 읽은 책들을 모두 그 때 그 때 독서 후기를 기록해 놓았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 그나마.. 마지막에 시작해서 40권의 후기를 쓰게 된 것 도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저는 오랫동안, 책을 좋아한다고 해놓고 잘 안 읽는 그런 사람이었습니다.
에세이, 소설, 가끔 역사책. 이정도 읽게 된 것 같아요.
그러다가 본격적으로 세상의 유행에 올라타 자기 계발서, 재테크 책을 시작으로 비문학 책들을 많이 읽었습니다.
아마 저는 아이가 태어난 이후에, 어떻게 하면 아이와 최대한 많이 보내며 행복한 생활을 할 수 있을까?1
를 생각하다 보니,, 회사가 돈은 많이 준다고 해도, 회사에 묶여 있는 삶을 사는 동안은 아이와 자유롭게 함께 할 수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그 시점부터 회사 외의 돈버는 법 등 다양한 시도들을 하게 되었는데, 그 시점이 우연찮게 코로나랑 잘 맞아 떨어졌던 것 같아요.
최근에 독서 모임을 시작한 이후로, 재테크/자기 계발 이외의 책에 다시 관심이 가기 시작했습니다.
이제 해볼 것도 해보고.. 시간적 여유도 생기고 하니, 다시 본래의 저로 돌아가고 있는게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분명한 것은, 한 턴 외도를 심하고 하고 오니,
이전과는 또 다른 차원으로 책들이 다가 온다는 것입니다.
다시 책 읽는 기쁨에 빠질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재테크 책, 자기 계발서(멀리 한지 좀 되었지만..) 들이 언제 부턴가, 그 책이 그 책 같다는 느낌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대신에 다시 읽는 소설은, 이전에 제가 재밌어한 그 매력 이상으로 제게 다가옵니다.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혼자 추정해 가며 하나하나 음미하고, 하나하나 단서를 더 찾고 싶어하는 노력을 하게 됩니다.
그냥 읽는 것이 아니고, 막 온전히 느끼며 읽고 싶다는 욕구가 몹시 강해지네요.
그러다 보니, 책을 읽고 제대로 느끼고 싶어 곧장 다시 한번 재독 하는 경우가 생기는데,
그럴 때, 같은 글을 읽었지만, 처음과 다르게 눈에 보이는 것들이 느껴지니 독서하는 재미가 배가 되는 느낌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독서 법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되어 가는 것 같아 뿌듯하면서 묘한 기쁨이 느껴집니다.)
저는 오래도록 아버지의 인격이 고귀하다고 생각했으면서도,
엄마가 그 덕에 더 고생하신 것 같고, 또 .. 왜 자꾸 돈이랑 연결 지으실 생각을 안 하시고,
그냥 그 문학이나 ,정신적 충만함에만 매료 되셔서 책을 읽으시는지.. (제가 세상에 눈뜨면서는 더더욱..) 이해가 가지 않았습니다. 조금 안타깝게 느껴지기도 했거든요.
그런데 아버지는 제게,
" 언젠가 니가 다시 아버지를 이해할 날이 올 거다.
아버지도 젊은 시절부터 쭉 돌아보면 다 그 시기마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달랐고, 세상을 보는 눈이 달라졌다는 것이 느껴진다."
그런 말씀을 하셨었는데, 요즘에 와서야 다시 아버지의 독서에 대해 공감할 수 있게 된 것도 기쁘게 느껴집니다.
오늘은 갑자기, 책장 정리 덕에 몇 일 전에 사온 헤르만 헤세의 [책이라는 세계]에 손이 갔습니다.
정말! 너무나 매력적인 책입니다. ㅜㅜ
헤세가 이 책을 쓰기 위해서 처음부터 끝까지 쓴 책은 아니고,
추정컨데 헤세가 기고한 글들, 단편으로 책에 대한 생각을 쓴 글들을 고스란히 모아 놓은 책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정말..! 이 책을 읽으면 헤세가 어떤 사람이었는지, 작가로서 어떤 사명감을 가지고 있던 분이신지 느낄 수 있어요!
지식인의 지식인 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책을 좋아하시고, 음미하는 독서를 하는 분이시라면, 이 책에서 하는 헤세의 말에 공감을 많이 느끼실 것 같습니다.
오랜만에 종이책을 보면서 ,밑줄도 긋고, 저의 감탄들을 적으면서 여유롭게 도 음미하며 책을 보았습니다.
오늘 딱, 51쪽까지 읽었는데, 우선 시간이 늦은 관계로.! 강력히 추천 드리는 책이라는 말까지만 남겨 보겠습니다.
(정말.. 51쪽 까지인데도 그 안에 얼마나 맡은 밑줄과 메모를 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좋은 책을 만나고, 저의 생각과 같은 책을 만나는 기쁨이 넘 큰 것 같습니다.
왜 그런지, 오이님과 촉촉 단비님, 딸기님도 좋아하실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늘은 여기 까지 쓰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노트북 드림.
노트북님의 공력을 촤라락 펼쳐 엿본 것 같네요.
지식인의 지식인을 알아보는 두터운 공력이 부럽고 따라 가고 싶네요~~
저도 덩달아 독서모임으로 쉽게 여러 분야의 지식을 보고 있으니!!!
참 감사해요
우와~ 113권이나 완독하셨다니~👍엄지척 입니다~^^
저도 다시 읽거나 읽어야 겠다 생각하는 소설들이 있는데 아직은 자기계발책이나 재테크 책에 더 관심이 가네요 ㅎㅎ 좀더 예전부터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준비할걸 아쉽지만 그때는 또 관심이 없었으니.....ㅜㅜ
이번년도에는 삼국지를 읽어보려고 구매했는데 지켜질지 제 자신을 지켜봐야 겠습니다~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