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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eathe(브리쓰)
2024년 1월 10일
In 매일 매일 읽고 쓰는 독서 챌린지
작년 12월 어느 주말에 남편과 19개월 아기와 동네 작은 카페에 앉아있다가 책꽂이에서 발견한 책이다. 그 카페는 두번째? 세번째? 방문으로 인테리어도 괜찮고, 포카치아도 맛있고, 커피맛도 나쁘지 않고 전반적으로 믿음이 가는 구석이 있어 이 책도 한번 펼쳐보게 되었다. 베이커리 관련 책이 몇 권 있었는데 혹시 그 카페 주인장이 이 책을 보고 공부를 했으려나? 라는 생각과 함께 호기심이 생겼다. 간단한 샌드위치의 역사부터 세계의 정통레시피와 계절별 응용레시피가 그림과 함께 설명되어 있어서 바로 인터넷으로 검색하여 책을 주문해두었다. 소장해놓고 언젠가 남편과 아이에게 집에서 샌드위치를 만들어 줄 날을 상상하며. 나는 뭐든 시작이 오래걸리는 사람인 듯 하다. 누군가는 인터넷에 널린게 레시피인 세상에 왜 굳이 레시피 책을 사냐고 하기도 하지만, 내 눈에 가까이 있을수록 실행 가능성이 높아질 것 같아 소장 가치는 충분해보인다. 신선하고, 참신하고 먹음직스러워 보이는 샌드위치의 그림만 멍때리듯 보고있어도 힐링이 된다. 그림으로 보면 뚝딱이고 참 간결해보이는데 무엇때문에 시작이 어려울까? 나는 이 책을 보며 막상 샌드위치 자체보다는, 때로는 복잡한 머릿속을 비우고 간단히 손과 몸을 움직이는 일을 하며 1년 정도를 보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그냥 직접 내 손으로 만들어서 바로 결과물을 볼 수 있는 무언가를 하고, 내 몸을 움직여서 변화를 만들어내는 생동감 같은것 말이다. 이야기가 다른데로 갔지만, 샌드위치 자체에 대한 체계적이고 친절한 설명이 되어 있는 책으로, 읽고나면 샌드위치에 박식해 질 것 같은 자신감이 뿜뿜하는 책이다.
[독서 모임 4기 20/2][독서 중] 우연히 카페에서 발견한 책_샌드위치, 어떻게 조립해야 하나? NAGATA YUI 지음 content me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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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eathe(브리쓰)
2024년 1월 09일
In 매일 매일 읽고 쓰는 독서 챌린지
세상에는 수없이 많은 색이 있다. 대형 서점에서 본 적 있는 퍼스널 컬러에 관한 책만 보아도 이루 말할 수 없을 만큼 많은 색이 있다. 자연에서 볼 수 있는 유일무이할 것 같은 색깔은 어찌나 신비로운지. 나는 맛있게 익은 호박 고구마의 노란 빛깔만 보아도 어떻게 이렇게 색깔마저 맛있어 보이며, 이런 색깔은 어디서 오는 것일지 자연이 무궁무진하게 신비스러워 보일때가 있다. 얼마전 12월 마지막 주에 회사 우리팀 연중 행사로 재고실사를 다녀오는 택시 안이었다. 아침 7시도 안되서 집에서 나선 탓에, 재고실사를 모두 마치고 창고 근처에서 동료들과 점심식사를 하였음에도 점심시간에 집으로 돌아오는 택시를 타고있었다. 추운 날 따끈하게 해물 칼국수도 먹었고, 창밖으로 햇빛도 따뜻하고, 무엇보다 육아로 지친 일상에서 한시간이 넘는 택시 안에서의 나홀로 자유 시간은 달콤했다. 이 시간에 무엇을 하면 좋을까 하다가 밀리의 서재를 켜보았다. 어떤 책을 읽으면 좋을까? 고민하는 시간도 아깝게 느껴져 그냥 단번에 끌리는 책을 읽기로 했다. 남편이 읽던 책인지 내서재에 있는 '오색찬란 실패담'이라는 책이 들어왔다. 한눈에 보아도 상반되어 보이는 두 단어의 조합과, 1년 4개월 육아휴직을 마치고 복직한지 3개월 정도 되어가는 시점에 이 책이라면 그동안 쌓아둔 내 마음이 위로받을 수 도 있으리란 기대감에 선뜻 읽기 시작했던 것 같다. 책은 사람들은 흔히 실패의 색을 잿빛이라 여긴다는 문장으로 시작한다. 나 역시 다르지 않다. 어떻게 이렇게 실패의 색을 단일화시키는 것이 쉬울 수 있을까? 노르스름한 고구마 빛깔마저 신비로운 이 오색찬란한 세상에서 나는 어째 실패를 잿빛으로만 연상하고 있을까? 실패하고싶지 않다는 두려움이라는 감정이 작동해서일까? 실패를 성공으로 바꾸려는 억지를 버리고 나니, 나의 실패가 모두 다른 빛을 가진 형형색색의 경헝으로 보이기 시작했다는 작가의 말을 보니, 내가 그동안 성공 아니면 실패라는 이분법적인 사고에서 얼마나 자연스럽게 갇혀있었는지 새삼 돌아보게 되었다. 그 생각을 단단히 받쳐주고 있었던 것은 역시나 두려움이었다. 책을 읽어갈수록 용기를 주입할 수 있을 것 같았기에 계속 읽어가기 시작했다. 작가는 흔히 말하는 흑역사, 수치심 관련된 에피소드를 담백히 얘기해가는데, 그 이야기가 재미있고 편안하게 읽히며 살며시 위로가 된다 이 책 한권을 다 읽는다고 마법처럼 용기로 무장되는 일은 없겠지만, 적어도 내가 하는 실수나 실패의 고유한 색깔은 간직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마저 읽어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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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eathe(브리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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